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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Jan.2013 :: 정신적 에너지 깜박깜박, 단단해지기

라오스같은 곳에서, 줄을 타고 날아갔다가 돌아오는 것이었는데.

너무 멀리가서 눈덮힌 산 중턱에 떨어졌다. 그 옆에는 호랑이가 있었다.

무서워서 열심히 도망쳤지만 호랑이는 훌쩍 날듯이 다가와 화가 난 표정이었고, 난 떨었다.

마지막으로 본 것은 호랑이의 벌린 입에 보이는 날카로운 이빨들.

정신을 잃었다. 걸어서 돌아왔는지 눈을 떠보니 이미 있던 곳에 돌아와 있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는다.

 

얼굴을 잃었다고 생각했다. 물어 뜯겼기 때문에 얼굴이 없을 거라 생각하고,

니코와 닮았지만 니코는 아닌, 남자가 있었고, 울면서 이야기했다. 나 호랑이가 얼굴을 물어 뜯어갔다고.

괜찮다고 이제 여기있으니까 류의 위로를 하길래 물었다. 나 얼굴 괜찮냐고. 괜찮다고 했고,

거울을 보니 광대뼈와 호랑이의 입모앙 같은 느낌으로 멍이 시퍼렇게 들었을 뿐, 괜찮았다.

 

그리고 그 남자가 내 손을 쓰윽 잡고, 그렇게 풋풋한 기분이었다.

 

잠에서 깨어나 생리를 시작한 걸 알았다. 허리는 끊어지고, 잠을 불편하게 자서 끙끙거리며 화장실로 갔다. 기분이 매우 안좋고, 아팠다. 화가났고, 슬펐다.

남아있는 잠기운을 떨쳐낼 즈음, 아, 나 호랑이에게 물리는 꿈을 꾸었구나. 그래서 그랬구나.

 

시베리아 호랑이를 떠올렸던 어젯밤, 간만에 웹툰을 보았고, 요즘 한참 판타지를 읽었다. 그리고 변이 개에게 물린 흉터가 있는 남자아이 이야기를 했었다.

 

한계에 부딪히는 순간 무너져버리는 내가 싫다. 정신적 에너지가 깜박거린다는 생각은 했지만, 이런 꿈은 좋지 않다. 그리고 이런식으로 무너지는 것도 좋지 않다. 부딪히는 순간 징징거리지는 말아야지.

가슴에 consistencia를 새기고 싶다고 결심했다. 그 옆의 열매를 맺은 나무던, 아니면 견과류, 열매를 그리고 싶다. 역시 단단해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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