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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Jun.2013 :: 소울없이 알콜가득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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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친구가 결혼했다. 내 주변에서 처음으로 결혼하는 내 친구였다. 이런 젠장. 강남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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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가 일반 코스프레하자며 팔짱끼고 낄낄. 바보야 일코를 하려면 니가 내 팔짱을 끼면 어떡해ㅋㅋㅋ 강남 결혼식이라니 왠지 자꾸 쫄게 되어서 쫄지 않으려고 노력. 오랫만에 얼렁뚱땅 흥신소를 복기하며 "부자는, 자신감이야!" 를 외쳐대기. 아 정말 얼렁뚱땅 흥신소는 우리의 마음 속 명언집ㅋㅋㅋㅋ

 

막상 결혼식을 보는데 헐 진짜 코스요리 먹으면서 보는 연회장이다. 짱이네 헐헐. 그런데 친구가 걸어나오는 걸 보며 왠지 눈물이 울컥했다. 울었다 엉엉. 너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정말일까.

 

확실한 건 결혼식은 참 쓸데없는 짓으로 가득 차있는 것. 그래서 음 안 하고 싶어졌어. 뭐 저런 걸 하고 있나 싶다. 역시 결혼식을 한다면 양화대교에서 고고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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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이 끝나고 돌아오니 나와 낮에 한량짓을 하던 패거리가 망원시장 초입에서 네시부터 막걸리를 들이붓고 있다. 이런 만취자들. 오자마자 사랑을 퍼부어주시는데 뭐야 너네 미친거야?ㅋㅋㅋ 요즘 나 술 취할 때 까지 안마신다고 졸라 자기들이 슬픔의 쓰레기통이냐며 지랄하길래 막 열심히 마셨다.ㅋㅋ 좋아 마셔주지. 지금까지 나다에서 술마실 때 너희 페이스대로 마시면 나는 만취하고 중간에 쓰러져 잘테니까... 체력 안배를 잘 해서 오래 이야기 하고 버티며 술을 안먹는 거 였는데... 좋아 마셔주지. 막걸리가 참 맛있었다. (와인보다는 아니지만..)코스요리보다 더. 참 안좋아하는 술인데 사카린 맛이 거의 없이 맛났어.

 

가자마자 나에게 사랑한다고 니가 제일 예쁘다고 미친듯이 말하는 만취자들. 쏘울없이 알콜가득한 말들이 난무한 자리였다. 참 공허하지만 그래도 좋았다. 고마워 사랑해줘서. 그렇지만 결혼하자고 프로포즈 열 번 넘게 하는 건 좀 곤란했어.ㅋㅋㅋㅋ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린다고 위장결혼식을 해야하는 거니!!

 

비틀비틀 집으로 돌아와서 갑자기 춤추고ㅋㅋㅋ 하와이 노래 틀어놓고 엄마는 진짜 짱인 것 같다고 칭찬하고, 내 방에 물건 다 그대로 놓고 짐만 빼서 나가라고 하고... 방을 내놓으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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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취해서 잠들었고, 일어나자마자 일상수업하는 이들이 고기파티를 외쳐서... 중딩들 고기파티에 동참해줬다. 아니 고기를 구웠다. 그렇다. 고기 세근을 심지어 돼지갈비로... 오목한 프라이팬에... 그치만 청소도 너무 열심히 하고 갔어 사랑스러워! 기요미들.

저녁 때 온 고딩들을 보니 작년 캠프에서 봤던 기억이 난다. 왠지 피곤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그 캠프ㅋㅋㅋ 아 그 때도 연대에서 개 덥게 특강을 3주? 겁나 빡세게 끝마치고.. 토론회까지 끝마치고... 일상수업 캠프에 따라갔다. 가서 처음 만난 중딩들과 인사하고... 고기를 구웠다. 목살 11인분이었나.... 그렇지... 고기를 구웠지.... 내가 고기를 다 굽고 나니 이미 중딩들은 소맥을 섞어 마시고 개 취해 있었지... 그래서 나는 졸린데 진짜 졸린데 애들이 자꾸 안 자고 그래서 나도 못 자고... 자라고 막 부탁하고ㅋㅋㅋㅋ 캠프에서 애들한테 자라고 한 건 처음인 것 같다. 게다가 남자놈들이 은근히 같잖게 굴어서 헐 거리며 돌아온 기억.

 

여름에 고기를 굽는 건 참 덥당. 더워. 고기 시러... 아니 고기 좋앙....

 

그래도 진짜 맛있었던 고기는 2010년쯤? 12월 31일에 나다에서 애들끼리 모여 했던 대청소. 하나 둘씩 발견되는 지옥. 썩어가는 냄새. 까매지는 목구멍. 미쳐가는 정신. 옥상달빛의 가장 쉬운 이야기를 틀어놓고, 행복이란 뭘까?에 고기!!! 로 대답해가며 핑계를 만들었다. 우리는 먼지를 많이 먹어서 삼겹살로 정화해야한다며... 그렇게 서교지하시장에서 사다 구웠던 삼겹살 ㅋㅋㅋㅋ 그리고 매실주ㅋㅋㅋㅋ 그리고 1월1일을 폐인으로 맞이했던 기억. 아 아름다웠던 기억. 왜 사진이 없어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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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건이랑 새로운 수업 준비하다가... 그러지 말고 우리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보자... 해야되는 거 말고 ㅋㅋㅋ 그러다 결국 맥주먹자!!! 한강!!! 맥주!!! 그렇게 엠건은 녹취를 풀고나서 가기로 했는데 나에게 무정도시를 보라고 줬다. JTBC라서 음 음 거리다가 그래도 엠건과 함께 대화를 나눠보지 뭐, 그리고 느와르라 내가 좋아할 것 같다잖아. 그런데 헐 이게 뭐지. 10분 보고 토할 것 같아. 이런 끔찍한 연기를 하는 여자라니... 그리고 그 남자친구라니... 이입이 안되어.. 대사를 그렇게 치는 건 진짜 아니잖아.... 헐....

 

시리우스가 보고 싶다..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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