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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Jun.2013 :: 짐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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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멘붕에 빠졌다. 이제 안그럴줄 알았는데 좀 다르다. 멘붕이다. (데미지는 좀 적어졌지만)이전까지 했던 고민들은 여전하고, 몇가지가 추가 되었다. 아하하. 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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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붕에 휩싸인 내가 결국 퍼즐을 꺼냈다. 나에게 퍼즐이란? 메디테이션. 노래를 틀어놓고, 퍼즐을 맞추다가 기타를 쳤다가 노래를 불렀다가 잉여력이 폭발했다. 어제 제대로 못놀았던 난다가 두리반에 밥먹으러 가자고 나를 끌어내줬다. 같이 칼국수도 먹고 빙글빙글 거렸다. 언제나 아름다운 두리반 닭칼국수에 동동주 :)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하다가 충격적인 이야기도 듣고... 우리 아쉬운데 입가심으로 맥주나 한잔 할까? 하고 쿠스코를 향해 살랑살랑 걸어갔다. 가는 길에 어떤 언니가 팔고 있던 옷들중에 둘이 하나씩 건져내고 신나서 더 빙글빙글. 맥주를 마시다가 페북을 보고는 난다에게 물었다. "저이는 지금 어떤 마음일까?" 그랬더니 귀염둥이 난다는 음...음... 사람의 마음을 짐작하는 일은 어려운 것 같아. 어쨌든 짐작이지 직접 들은 게 아니잖아. 라고 한다. 그러게 좋은 말이다. 나는 참 지레짐작하곤 했는데. 물어야 할 때도 있을 텐데..  아 힘났어! 좋은 사람.

 

난다는 참 좋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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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옷입고 룰루랄라 하는 걸 난다가 찍어줬다.

오른쪽 사진은 최근 찍은 사진중에서 가장 편안하게 즐거운 얼굴을 하고 있어서 마음에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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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다랑 만나기로 했던 게 금요일. 전날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나는 먼저 들어와 잠들었다. 그런데 새벽 네시쯤 눈이 번쩍. 바깥이 시끌시끌하다. 애들이 들어왔구나. 그런데 어떤 여자가 안녕하세요. 그런다. 어 저건 뭐지. 수수다! 잠도 깨버렸겠다 수수랑 수다떨기. 수수가 참 보고싶었어.

 

그렇게 수수는 1시간 후 자러 가고, 나는 잠이 안와서 책이나 보자 하고 미스터 모노레일을 집었다. 전에 화성에서 엄마 기다리느라 도서관 갔던 날 보다 잤던 기억. 앞부분은 좀 아리까리했는데 그래도 재밌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빌려왔다. 한편의 거대한 농담을 써낸 기분이라더니 진짜 좀 그렇다. 이게 뭐하자는 건가 싶었는데 그 황당무계한 다음 내용이 또 궁금해서 술술 읽었다. 뭔가 박민규가 떠오르는 구석이 있었다. 허허허 내내 실소를 터트리다 마지막 장을 넘겼다. 내 정신을 혼미하게 만드는 한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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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다 그럴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런던아이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 외의 소설 속 모든 이야기는 허구다."

젠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이거 한권을 다 읽고 허허거리다 잠도 잘 잤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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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가 가장 많이 웃어버린 부분. 동사라니... 김중혁의 센스란..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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