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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가끔 그냥 쓰는 일기

3.Mar.2013 :: 봄맞이는 비틀비틀 스카스카 :)

봄이 왔나보다 하고 한껏 들떠서 따뜻한 날씨를 즐겼다. 하지만 깜박한 것은 새로운 계절은 언제나 내 몸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 환절기는 왜이리 아픈 걸까. 봄을 맞이하기에는 너무 비틀비틀.

 

몸만 아프면 좋겠는데 마음도 좀 아프다. 어딘가 현실에 발 붙이지 못한 채로 떠다니는 기분이 든다. 일기를 쓰지도 않는다. 그 무엇도 기록하고 싶지 않다. 이 혼란을 글로 쓰려고 하면 자꾸 절망적인 말들만 내뱉게 되는 기분이 든다. 그래서 가볍게 페이스북에 이래저래 떠들어 대고, 그 것 또한 즐겁다.

 

최근들어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사람들과 연락을 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 기분이 묘-하다. 그리고 신기하고, 보고싶다. 간만에 만난 예쁜이랑 앉아있는데 날 물끄러미 보다가 한마디 한다. '누나도 이제 늙었네.. 예전의 그 쩡열이 아니라 정열쯤?' 나쁜놈. 내가 이제 스무살이거든!! 하며 패악을 좀 부리다가 조심스레 물었다. 정말이야? 나 어쩌지? 예전과는 다르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여전히 초조하고 혼란스럽다.

 

내 마음의 병은 놀아야 풀린다고 생각하니까, 놀러갔다. 베레언니의 페북을 보고 버닝과 썩스라니. 전철을 타고 가는 내내 두근두근 너무 떨리고 신나서 행복했다. 간만에 스팟으로 갔지만 아 뭔가 많이 달라졌다. 바가 늘어나고, 사람도 없고, 계단도 없고, 예거도 없어. 그래도 공연은 즐겁지만 아 왠지 예전만큼 눈물날 듯 짠하지 않아. 루나틱이 없어서 그런 걸꺼야 라고 혼자 중얼중얼. ENFP오빠들이 건네는 예거밤. 서른살언니가 쥐어주는 하이네켄.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다들 만났다 하하하) 아까 마셨던 맥주로는 간의 기별도 안 갔나보다. 예거는 참.. 하하... 기다렸던 썩스터프는 뭔가 좀 아쉬웠고, 버닝과 순서가 바뀌었던 바로 그 팀...은 신났다. 하이네켄을 흡입하고 달려들어가 스캥킹을 시작했지만 아 물배가 아프다. 게다가 한 곡이상 뛸수가 없다. 그치만 이야 신난다. 신난다. 정말 신난다.

열 넷, 아니 열 셋, 태어나 처음으로 클럽이란 곳에 갔었고, 홍대 놀이터가 어디예요? 하고 물어봐가며 겨우 찾았던 게 스팟이었다. 뭔가 앞에서 보는 게 좋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호준오빠 앞에 자리를 잡았다. 슬램무리에 휩쓸리지 않게 조심조심하며 그냥 모든 게 다 너무 행복해서 가만히 있었다.  저 음악들이 내 눈앞에서 연주되고 있다는 것이, 처음 마주한 이 세계가 너무 가슴 벅찼다. 그렇게 정말 열심히 놀았었다. 공연을 보는 게 가장 행복한 일이었고, 내 유일한 놀이였다. 어느덧 그렇게 만나게 된 사람들, 그렇게 알게 된 음악들이 내 세상을 조금씩 채워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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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선을 다해 공연보러 다니던 그 때, 스팟 포스터는 대강 다 예뻤다. 그리고 슬모스라고 줄여부르던 공연시리즈는 몽키글로벌 밴드들이 늘 나와 참 행복했었다. 아 저게 당연한 줄 알았다ㅋㅋㅋㅋ

 

 

가장 중요한 건 공연이었고, 핫 플레이스는 홍대 놀이터, 가장 흥겨운 건 스캥킹, 뭐 이런 식이었다. 그치만 그 때처럼 공연내내 서서 뛰놀수가 없었다. 한팀 이상이 힘들었던 건 2010년쯤부터인 것 같은데, (몇 년간 유일하게 봤던 루나틱 공연은 뛰다 말고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듣는데 집중했었다.) 아, 이제는 한곡 이상이 너무너무 힘들다. 뭔가 우울해졌다. 하루 지난 오늘은 하반신이 마비된 채로 걷지를 못한다. 발목은 왜 아픈 걸까 허허.. 레이지본 공연에서는 이렇게 나자빠질 시간이 없는데.. 모조리 느끼고 즐기고 와야하니 운동을 해야겠다. 남은 2주라도! :( 

 

+ 아 그래도 뭔가 자아존중감이 회복되었다. 아주 조금. 조금 부끄럽기도 하지만, 조금 속상하고 화가 나기도 하지만, 그냥 좀 내가 뿌듯해서 칭찬해달라고 으쓱거렸다. 문제는 회복된 게 한 5쯤 된다면 데미지는 한 4.... 으으 1밖에 안 남았어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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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Jan.2013 :: 정신적 에너지 깜박깜박, 단단해지기

라오스같은 곳에서, 줄을 타고 날아갔다가 돌아오는 것이었는데.

너무 멀리가서 눈덮힌 산 중턱에 떨어졌다. 그 옆에는 호랑이가 있었다.

무서워서 열심히 도망쳤지만 호랑이는 훌쩍 날듯이 다가와 화가 난 표정이었고, 난 떨었다.

마지막으로 본 것은 호랑이의 벌린 입에 보이는 날카로운 이빨들.

정신을 잃었다. 걸어서 돌아왔는지 눈을 떠보니 이미 있던 곳에 돌아와 있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는다.

 

얼굴을 잃었다고 생각했다. 물어 뜯겼기 때문에 얼굴이 없을 거라 생각하고,

니코와 닮았지만 니코는 아닌, 남자가 있었고, 울면서 이야기했다. 나 호랑이가 얼굴을 물어 뜯어갔다고.

괜찮다고 이제 여기있으니까 류의 위로를 하길래 물었다. 나 얼굴 괜찮냐고. 괜찮다고 했고,

거울을 보니 광대뼈와 호랑이의 입모앙 같은 느낌으로 멍이 시퍼렇게 들었을 뿐, 괜찮았다.

 

그리고 그 남자가 내 손을 쓰윽 잡고, 그렇게 풋풋한 기분이었다.

 

잠에서 깨어나 생리를 시작한 걸 알았다. 허리는 끊어지고, 잠을 불편하게 자서 끙끙거리며 화장실로 갔다. 기분이 매우 안좋고, 아팠다. 화가났고, 슬펐다.

남아있는 잠기운을 떨쳐낼 즈음, 아, 나 호랑이에게 물리는 꿈을 꾸었구나. 그래서 그랬구나.

 

시베리아 호랑이를 떠올렸던 어젯밤, 간만에 웹툰을 보았고, 요즘 한참 판타지를 읽었다. 그리고 변이 개에게 물린 흉터가 있는 남자아이 이야기를 했었다.

 

한계에 부딪히는 순간 무너져버리는 내가 싫다. 정신적 에너지가 깜박거린다는 생각은 했지만, 이런 꿈은 좋지 않다. 그리고 이런식으로 무너지는 것도 좋지 않다. 부딪히는 순간 징징거리지는 말아야지.

가슴에 consistencia를 새기고 싶다고 결심했다. 그 옆의 열매를 맺은 나무던, 아니면 견과류, 열매를 그리고 싶다. 역시 단단해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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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Dec.2012 :: 춥다. 무섭다.

한참 비정상적인 추위가 몰아치고, 잠시 평년기온으로 돌아왔다 싶더니 다시 춥다.

지구가 멸망한다더니 왜 눈이 오는게냐.

 

운전면허를 드디어 붙고, 1종 보통 면허를 소지하게 되었다. 면허증이 오면 그 때 다시 기뻐해야지.

우선 어제는 아침부터 배가 너무 아팠고, 긴장으로 몸이 단단했다. 시험에 붙고 겨우 몸이 풀렸나 싶더니 이제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었다는 걸 실감했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쫄지 말라고 이야기하는데 나는 뭐가 그리 무서울까.

겁이 많다는 생각을 했다. 화가 나고 쪽팔린 건 둘째치고 너무 무서웠다. 그 모든  민영화도, 앞으로 지속될 그 많은 일들도. 아.. 춥다.

 

뭐 문재인은 우리편이었냐! 싶지만 박근혜는 더 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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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Dec.2012 :: 각종 스트레스

 

 

 

시험의 스트레스가 이런건지 몰랐다.

와 미치겠다. 난 수능같은 거 보면 안되는 거구나 역시 하는 마음을 먹었다.

진짜 스트레스 받는다 엉엉...

 

 

*

일을 해야 하는데 싫은 건 아니고 그냥 귀찮고 괜히 미루고 싶고 마구 그렇다. 그러던 와중 티비에서 청담동 앨리스를 보았고, 그린 호넷을 보았고, 이제는 퀵이 나오고 있다.

 

청담동 앨리스는 웃긴데 가끔 엄청 어둡고 그래서 좀 힘들었다. 그래도 웃기니까 오케이.

드라마의 제왕은 더 보기에는 너무 기구하고 역경이 많아 보기 싫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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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앨리스를 보자니 가십걸이 계속 생각나고, 그래도 가십걸이 더 부자. 와 진짜 생각해보면 서민 남매 덕분에 많은 비교가 가능해진다. 청담동 앨리스는 서럽지만 가십걸을 떠올리면 그리 살면 세상이 우습겠었다. 그래도 잘생긴 녀석들도 많이 나오고, 예쁜 여자도 많이 나오고, 연애전선도 아주 그냥 정신 없고...

늦은 새벽, 일하다 말고 잠들기엔 불편하지만 일하기는 싫을 때 보기 좋은 드라마는 가십걸ㅋㅋㅋ

  + 아주 부끄럽게도 시즌 3 중반쯤 가서 척이 좋아졌다. 아니면 차라리 댄. 네이트는 매력이 너무 없엉. 나쁜남자에 끌린다는 건 진짜 쓸데없지만 진짜 그런건지 여튼 척은 얼굴이랑 목소리 매력이 철철. 성격은 더럽지만 잠깐 헨리 프린스로 살려고 하던 그 때의 척 베스라면 100점.

 

그린 호넷은 역시 나는 히어로물이 힘들고, 재미없다. 저기의 어떤 면이 히어로인지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아....

배트맨도 나쁜놈이었고, 그린호넷도 역시 사람 막 죽이고 난리가 났음. 폭력엔 더 큰 폭력으로 응수하고, 죄가 없다거나 아무 일 없이 있던 일반 시민들이나 경찰에게도 쉽게 죽음을 선사한다. 그리고 지네 대신 누군가가 희생당하게 만들고.... 상대방이 바주카포를 쏜다면 미사일도 불사하는 또라이들... 저게 바로 악당이다 내 보기엔.

주걸륜이 나온다니까 그래도 두근두근 이었는데 주걸륜이 나이가 막 들었나보다. 샤오위 손등위에 손가락으로 피아노를 치던 귀요미도 물론 고딩으로 보긴 무리가 있었지만, 그래도 귀여웠다. 하지만 지금은 흑 그게 뭐야 엉엉. 게다가 이름은 카이토라는 일본이름인데 태어난 곳은 샹하이인 중국인 배우. 그리고 글도 중국어로 써...ㅋㅋㅋ 혼란스러웠다. 60년대? 무렵의 미국의 오리엔탈리즘인 건가 하는 생각.

 

퀵은 예전에 강화도에서 봤던 것 같은데 재미는 없다. 그치만 일하기는 집중이 안된다. 내일 할까 정말? 엉엉

 

 

*

책언니 준비를 열심히 해야하는데. 잘 하고 싶다. 나다에 일하고 좀 처음으로 내가 왜 하고 싶은 일이라는 느낌이 조금은 생겼으니까 더 잘 하고 싶다. 그런데 결국 일을 안하고 이러고 있다.

하지만 웹홍보는 열심히 했다. 무언가를 만들어내려니, 글을 만들어내려니 단순작업이 편하게 잘 되어가고, 웹홍보도 끝나고 나니까 나다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었는데 포토샵도 요래저래 만져가며 하니 재밌었다. 집중도 되고. 그치만 글도 써야하는데 그거 내일 꼭 할 수 있지 ? 응 ?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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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Dec.2012 :: 반년은 금방,

여름특강 준비하던 때가 저번 달 같고, 특강 끝나고 놀러다니던게 저번주 같은데

어느새 겨울특강이 돌아왔다. 이제는 드디어 책읽어주는 언니를 시작한다니 막막하고 두근대고 혼란스럽다.

 

바깥에는 하루걸러 눈이 소복소복 내린다. 춥다. 내일 도로주행 시험인데 망했다.
그깟 신분증에 돈을 얼마를 쓰는지 모르겠다. 아마 지문을 안찍어도 되고 신분증이 쉽게 만들어지면 이렇게까지 운전면허를 따려하진 않았을텐데.. 아마 해도 원동기 정도? 그치만 이쯤되고 보니 차를 만들어서라도 타고 다녀야겠다는 오기가 바락바락.

 

짧고 뭉툭한 손톱에 색깔을 곱게 칠해본다. 내가 가지지 못했던 신체적 여성스러움에 대해 어렸을 때는 컴플렉스였고, 어느순간 나는 안된다는 포기가 있었다. 10대 후반이 되어서는 화장하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치마도 많이 입고 그렇게 되었지만 내가 할 수 있고 어울린다고 생각했던 것들에 한한 것이었다.

손톱에 메니큐어를 바른다는 건 내가 가지지 못했다고 생각되었던, 사회의 시선이 이야기하는 여성의 신체를 되찾고 그 틀에 맞는 '여자'의 모습을 갖고 싶은 바램이 점점 커지는 것 같다. 예뻐지고 싶은 것.

 

물론 그래봤자 여전히 대강대강이긴 하지만.

 

 

*

홈페이지를 고쳐본다고, 제로보드를 업데이트 하겠다고 까불다가 DB비밀번호 바꿨는데 소스파일 못찾아서 한참 헤메임. 눈앞도 하얗고, 홈페이지도 하얗게 되었다.

 

결국 config/가 아니라 그 앞에 files/config 를 찾았지만 뭔가 업로드가 안되고 그러다가 잘못 만져서 저 파일이 없어지고... 그렇게 되니까 막 도메인에 들어가면 제로보드 설치 화면이 뜨고...!!!! 내손으로 하나하나 사고를 저지르는 과정이 너무 선해서 거 참, 감명깊네. 하늘이 차례차례 무너지드라고요.

 

카페24 아저씨들이 해준다고 해놓고 안해줘서 결국 걍 새벽 데이터로 복구하고 찾아논 파일에서 이전 DB비밀번호도 찾았다. 홈페이지 못 만지겠다고 이제 못 하겠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3시간으로 뭔가 오기가 발동했다. 두가지가 안에서 충돌하긴 하지만...

예를 들어

1. 이따위로 심장이 두근두근하고 방법을 찾을 때 까지 미칠 것같은 일은 못한다. 프로그래밍은 할만한 일이 못 되는 것 같아.....

2. 이렇게 두근두근 할 바에야 내가 잘 하면 되지

 

뭐 이 정도?

 

 

*

결국 해결된 후에도 긴장으로 진이 쏙 빠져서 자려다가 돌아온 엠이랑 얘기 좀 하고, 기타를 연습하기로 마음 먹었다. Suck it and see 는 실력이 안느는 건지 여전히 코드 이동에서 버버버버법ㅂ 물론 예전보다는 낫지만 그닥 .. 큰 발전이 없다. 알렉스의 쎀 잇 앤ㄷ 씌 는 참 멋진데... 그래도 나래가 바레코드 홍수를 나를 위해 번역(?)해 주어서 G Em Am D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어 연습이 가능한 게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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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xt in line 코드 한번 찾아보고 바레코드의 홍수에 포기. 질ㅋ겁ㅋ

그러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소녀 코드를 찾아보고 있었다. 찾아서 쳐보는데 오오올 이제 조금은 알겠어.

C G F G 반복이라고 코드 쉽다고 해도 치는 게 불가능 했는데 노래 생각하면서 요렇게 조렇게 맞춰보다가 유투브를 뒤져서 용원 어쿠스틱 소녀 라이브 찾아냄. 열심히 보면서 대충 하면 되겠지 뭐 아하하하 했는데 결국 악보 제작했다...ㅋㅋㅋㅋㅋ 변이 알려준 아쉬움은 아직은 못 치겠지만 소녀는 해볼만 할 것 같아!

 

그놈의 기타를 배운다 배운다 하다가 드디어 좀 열심히 한다. 매일 하루에 1시간 정도. 못해도 10분은 꼭.

영어공부도 빨리 시작하고 싶다. 연애를 안하면 확실히 이것저것 하고싶은 게 많아진다.

그러다 결국엔 연애도 하고싶다는 건 함정 :P

 

 

*

기타를 한참 치다가 알렉스 터너도 그렇고, 용원도 그렇고, 나으 프린지 행운 양창근도 그렇고.

아 노래 잘부르는 남자 목소리가 언제나 참 갖고 싶었다.

 

노래를 잘 부르는 여자도 많은데 왜 하필 나는 남자 목소리를 갖고 싶을까?

남자 보컬을 더 좋아해서 그렇다고 늘 생각했었는데 남자에 집착하는 건지 남자가 되고 싶은건지 싶다.

어렸을 때부터 딱히 여성스러운 취급을 받거나 여성스럽게 살지는 않았어서 나는 남자같다는 생각이 좀 박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여성스러운 그런 뭐랄까... 변의 말을 빌리자면 나의 애교의 한계를 뛰어넘는 그런 거는.. 못하고 부끄러우니께. 멋지고 예쁜 도시여자, 여성스럽고 귀여운 사람 이런 거 해보고 싶지만 꽤나 닭살돋고 괜히 부끄러우니까 뭔가. 차라리 남자답게 이런건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 아닐까?

 

남자가 되고 싶은 건가 하고 생각하기에는 나는 여자로서의 정체성이 강한 사람이고 만족하니까 패스. 아마 그냥 사회적 시선으로 보여지는 '여자의 모습'에 대한 갈망도 있지만 잘 안되고 그러니까...ㅋㅋㅋㅋ 그런 거 아닐까 하며 혼자 궤변스러운 생각.

 

아니면 남자를 너무 좋아하는 건가? 뭔가 이건 말하기 참 부끄러워.

남자를 좋아하지 물론. 매우ㅋ_ㅋ,,,, 하지만 음악적 취향으로는 남자노래가 좋아.

여자노래는 음 좋은 게 없진 않지만 비율로 따졌을 때 좀 적고.

음 음

변명에 변명에 자기정당성을 입증하고 싶지만 뭔가 새벽의 흰소리인듯.

 

 

이게 바로 완전 멋지고 목소리도 멋지고 영쿡에 사시는 알렉스 터너의 쎀 잇 앤ㄷ 씌

이거 보면서 연습하다가 절망에 빠져 결국 남자 목소리 타령을 하게 된 건데....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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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Dec.2012 :: 기억의 조각과 흔적 + 다양한 근황

나는 사진 찍는 걸, 그리고 무언가를 남기는 걸 좋아했다.

소유욕의 폭주라고 해도 할 수 있는 말은 없지만

 

그 순간 나의 느낌과 감정, 기분, 냄새, 온도, 생각같은 그 무언가들을 간직하고 싶다.

언제나 모든 건 영원하지 않을 거라는 전제를 깔고 살고 있는 것인지 지금의 이 사소함을 기억하고 싶다.

 

흔적을 남기는 것에 대하여 신경쓰지 않았기 때문에 흑역사도 많고, 나를 부끄러워 잠 못들게 하는 일도 많아 종종 후회하곤 한다. 하지만 언젠가는 부끄러움 마저 흐릿해지고 그저 한 때로 남아 웃어넘길 수 있는 시간이 올 거라고 믿는다.

 

그 때가 가깝기에, 5년 안팍의 일들이기에 여전히 부끄럽지만 10년 전의 일 따위 '그저 어렸지 허허' 하고 웃을 뿐이다. 아직 같은 시기를 보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아직 그 때의 관계들이 이어지고, 혼란스러워 했지만 결국 올해 까지는 19살인 것 같으니까.

 

 

사실 기타 연습한 거 들어보려고 아이폰 음성메모를 켰다가 2년전 겨울특강 때 나다에서 애들과 함께 녹음했던 종이봉지공주와 지각대장 존을 찾았다. 들으면서 낄낄낄. 역시나 나이스 캐스팅이었어 :) 좋다. 즐겁다.

 

그 밑의 무언가 하나가 더 있다. 아마도 아즈와 녹음했던 거라고 기억을 하고 틀어봤다. 2년 전, 200일이었던가? 코엑스로 김종욱찾기를 보러 갔었다. 티몬에서 산 쿠폰으로 맛있는 것도 먹고, 그 날 어쩌다 코엑스에서 아이폰 3G를 구입하고 돌아오는 길에 전철에서 음성메모 기능을 처음 이용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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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했던 날 그 순간의 조각이기에 참 행복해 보였다. 사진도 글도 그림도 그 날의 상황과 그 때의 많은 걸 불러오지만서도 음성녹음은 참 색다르다.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상태 그 미묘함들과 그이와 나의 관계 같은 많은 것들이 캐치된다. 스키다마링카 딩카딩카 스키다마링카 두 노래를 부르는 아즈와 애기목소리를 내는 아즈. 지금의 너는 무얼 하고 있을까. 잉잉 거리는 나 역시 지금은 여기에 있구나.

 

 

최근에 만났던 이와 바다에 가서 아마릴로로 찍은 사진들, 아이폰 사진첩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주고받은 사진들과 함께 찍은 사진. 어썸노트에 적어두었던 일기. 카페에서 그림그리던 수첩. 그 사람으로 연결될 이런저런 것들. 아직은 흠칫흠칫 따가워 하겠지만 후에 어떻게 기억될까.

 

어떤 행복했던 기억은 후에 보면 부끄럽고 한심하지만

어떤 행복했던 기억은 후에 보면 뭉클할 정도로 행복하다.

 

차이는 뭘까?_?

 

 

*

부천에서의 우여곡절을 겪고 나서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달라진 것인지 정리된 것인지 혼란스러워진 것인지 잘 판단은 안 된다. 참 갈팡질팡 갈피를 못 잡고 있다. 단호하기에는 너무 복잡하고 너무 많은 것들이 연결되어 있어서 눈을 딱 감아버리는 수 밖에 없다.

 

구치소에 들어간 태완이 면회를 이번 주에는 가지 않았다. 운전면허는 아직 합격하지 못 했고, 지민이는 전화가 와 반가운 마음에 잘 지내냐 물으니 아니라고, 물어볼 거 있다며 물건들은 팔렸냐고 묻는다.

 

 

*

영어공부를 하고 싶다. 노래도 잘 부르고 싶다. 기타도 잘 치고 싶다.

춤은 상관 없으니 그냥 추고 싶다.

 

 

*

연애를 안하는 동안 예전같이 늘 친구들이 옆에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혼자 집에서 우울한 것도 딱히 없이 힘든 것도 딱히 없이 지냈다. 그리고 블로그를 했다. 혼자 방안에서 가만가만 차분히 지내면서 좀 안정되었었는데 연애를 하게 되는 순간 모든 게 무너졌다. 연애는 지난한 관계의 문제들을 해결해야 할텐데 나는 그 무엇도 없이 주변의 혼란과 붕괴에 더불어 침몰했다. 그리고 너무 우울했구나. 하는 걸 깨달았고 이제는 힘든 일은 여전히 종종 많고 울기도 많이 울고 힘들기도 많이 힘들지만, 괜찮다. 누군가에게 기대는 순간 무너진다는 걸 처음 알았다. 하지만 기대지 않을 자신이 없어서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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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July.2012 :: 하늘하늘 한량에너지 :)

나다 특강이 정말 코앞이다. 지산 표 준다던 이야기에도 못가고 집에서 이게 뭐야.

월요일이라니 엉엉. 엉엉. 교재도 만들어야되고 수업준비도 해야하고,

지금까지 그 어떤 특강보다도 하는일이 많은 것 같아. 아닌가?

 

나름 배운 것도 많고, 감도 좀 잡고, 이런식으로 하면 되지 않을까? 싶은 마음들이 들면서 힘이 조금 나,

다들 슬퍼하고 힘들어하는 것 같아 안타깝지만 그래도 이번 특강 잘 하고 힘내서 나가야지.

 

이번 여름은 그 어느 때보다 더 힘이 쭉쭉 빠지고 있어서 처음으로 복날이 왜 있는 건지, 여름에 왜 기운이 허하다는 건지 이해하고 있어. 어디 온몸의 근육에 힘이 들어가야 말이지. 뭔가 한 건 많지 않았던 거 같은데 바쁘긴 매우 바빴고, 이제는 피크를 눈 앞에 두고 불을 사르려고. 힘들고 힘들었지만 이야기도 하고, 워터파크도 다녀왔으니까 괜찮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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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로 충전했으니 이제 한 번 스퍼트를 올리고, 특강이 끝나면 CINDI도 가고, 집에서 영화도 드라마도 보고, 영어공부도 하고, 이런저런 책도 읽고, 책읽어주는 언니도 준비하고 싶은게 내 마음.

 

나다 MT를 다녀와서 2차로 충전 한 번 빡시게 하고ㅡ 그 정도면 잠시 보였던 바닥을 다 메울 수 있을 거야. 이미 마음속 에너지 창고가 바닥을 한 번 쳤었기에 여행을 다녀왔어도 이렇게 금새 다시 바닥이 드러났다는 게 조금 마음 아프지만, 그만큼 자주 채워주고 충전해주면서 살면 되지! 하며 다독이기

 

그렇게 또 한 번 이래저래 살다가 10월이 오면 부산으로 가야지. 부산. 부산에 갈꺼야. 해운대 그 바닷가에서 맥주를 마시며 영화를 기다릴 거야. 영화를 보고 바다를 보고 맥주를 마시면서 하늘하늘 한량같이.

하늘하늘 한량같이 맥주먹던 라오스가 그리워서, 길거리에서 니코랑 Leo한병씩 들고 웃고 떠들던 느낌이 그리워서 한량 에너지를 충전하러 갔다 온 디큐브시티 앞 공원의 칭따오는 참 즐거웠지. 무더위에 피서가겠다며 공원에 누워 맥주를 홀짝이고, 피시방에 피서와서 캐치마인드를 하고.

 

그런거지 뭐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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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하늘 한량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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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July.2012 :: 흩어지라고 있는 게 마음

흩어지라고 있는 게 마음이고, 마음이란 흩어질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닫는 게 각오이므로 3월이 되고 4월이 되고 5월이 되어 문득 1월의 마음을 잃어버린 걸 깨닫게 되는 순간, (<개그콘서트>의 허경환 버전으로) 아~~~, 이래서 12월이 지나면 13월 대신 다시 1월이 오는구나, 생각하며 쓰다 만 다이어리 찾게 되는 순간이 오겠지만, 영화를 보면서 귀를 후비는 이 고요한 1월, 다짐과 계획과 각오의 순간은 결국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된다고 해도 그 자체로 얼마나 행복한 순간인지 모른다.


올해에는 파란색 다이어리를 하나 샀다. 결국 3월을 넘기지 못하고 장렬히 전사한다 하더라도, 쓴 곳보다 빈 곳이 더 많더라도, 뭐 어떤가, 인생이 다 그렇지, 흩어지라고 있는 게 마음이고, 비워두라고 있는 게 노트고, 무너지라고 있는 게 다짐이고, 쓰라고 있는 게 돈이고(이건 아니고), 자랑하려고 사는 게 아이폰이고 (이 건 연수 군이고), 어긋나라고 있는 게 계획이 아니겠는가.

/ 321p, 쓰다 만 지난 다이어리에서 발견한 행복한 순간 - 김중혁

 

매일매일은 아니어도 하루 걸러서라도 일기를 쓰겠다고 결심했다. 흩어지라고 있는 게 마음이고, 어긋나라고 있는게 계획이고, 무너지라고 있는 게 다짐이니까 괜찮아.

 

그래서 하루걸러 일기쓰기, 그 하루가 2일이든 3일이든 괜찮아.

 

한마디로 하루 한번이라도 컴퓨터 키는 게 목표다 후후.

어제 우울해서 기분전환한다고 하고 나갔던 화장.

그리고 다 참 못하고 돌아와서 반쯤 지워진 화장으로 찍은 셀카.

곤란해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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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렁꿀렁한 마음으로 배가 너무 고파서, 샘플로 왔던 Twinings 다즐링 티백을 두번째 우리고,

감자를 소금물에 푹푹 삶아서 아뜨거 하며 껍질을 벗겨서 거기에 우유를 쪼금 넣어 으깨고, 버터 다진마늘 후추 오레가노를 뿌리고, 남은 참치와 치즈 두장을 넣어 만든 겁나 고칼로리의 Mashed potato. 초복에 먹은 건 이게 전부라니. 이게 뭐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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