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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아의 의기양양

홍아가 변기에 쉬하고 응가하기 연습을 하고 있다.

1월에 아침에 일어나서 엉겹결에 변기에 쉬를 한 번 하고

5월 들어 다시 변기에 응가를 한 번 했다.

 

크면 기저귀 안 차고 팬티 입고 변기에 쉬 하고 응가 하는 거라고 계속 말을 했더니

'크면 혼자서 하는 거지? 팬티 입고 쉬 하고 응가 하지. 쿠피(책에서 본 곰 이름)도 머뭇머뭇 꾸물꾸물하다 변기에 쉬 하고 응가 했지.'하며 아는 소리를 한다.

 

하지만, 아무래도 변기에 쉬 하기는 낯설고, 쉬나 응가의 느낌을 미리 알기도 어렵고, 참기도 어려워

기저귀에만 일을 보고 있었다.

 

그러다,

어제 응가가 마렵다기에 재빨리 기저귀를 빼고 변기에 가 앉았다.

평소에는 변기에 가자면 싫다고 하여 그냥 두었는데, 어젠 선선히 가서 변기에 앉았다.

그리고 응가를 하겠다고 내 목을 끌어안고 힘을 주었다.

 

한참을 힘 주었으나 아무 것도 나오지 않자,

홍아가 실망하거나 포기할까 좀 걱정이 되려 하는데

쉬~~ 하는 소리가 났다.

 

만세!!!!!

 

아유, 예쁜 쉬!!!!!

 

홍아도 기분이 너무 좋았다.

그리고 말했다.

'홍아가 다 컸으니까 이제는 기저귀 안 차고 팬티 입을 거야.'

'변기에 쉬 하고 혼자 손 닦을 거야.!'

그리고 또 말했다.

'내일부터 학교에 갈 거야!'

 

하하하하하, 그 동안 홍아도 크면 어린이집도 가고 앞집 언니들처럼 학교도 가고

엄마는 일 하러 간다고 이야기를 했더니 그걸 새겨들었었나 보다.

 

완전히 의기양양한 홍아를 보니 느무느무 귀엽고 뿌듯했다.

또 한편으로는 요 패턴 변화가 쉽지 않은 고집쟁이가 잘 때도 팬티를 입고 자겠다고 하면 어쩌나 걱정이 됐다.

그래서 얼른 '좋아! 그런데 언니들도 혼자 변기에서 쉬 할 때까지는 낮에는 팬티 입고 밤에는 기저귀 차지?' 했다.

 

다행히 잘 때가 되니,

'홍아는 작으니까 기저귀 차고 엄마 으그 먹고 잘 거야.'라며 기저귀를 채워 달라고 했다.

 

요즘 저 하고 싶은 것은 '다 컸으니까' 맘대로 하겠다 하고, 엄마 젖을 먹거나 안겨서 가는 것은 '작으니까' 하고 싶은 대로 해야 한다고 한다.

 

아침에 일어나서는 또 기운을 차려 기저귀를 떼고 팬티를 입었다.

 

그리고 종일 다섯 번, 식탁 아래와 화장실 앞, 아빠 이불과 마루 매트, 마루에서 그대로 쉬를 했다.

그러고도 내일 낮에는 또 팬티를 입겠다는데 남아나는 팬티랑 바지가 없어 어쩔랑가 모르겠다.

 

크는 애기 보는 것은 왜 이렇게 재밌고 뿌듯하고 행복한 것이냐.

음 애가 잘 때 잘 자고 잘 먹고 갑자기 떼 쓰며 울지 않는다면 더할 것인데 말이지~~~~

(오늘은 점심에 밖에 나가 고기를 구워 먹었는데, 자기는 빨간 고기(안 익힌 고기)를 먹겠다며 갑자기 빼액 울어버렸다. 구운 고기 한 점을 입에 넣어주니 바로 '또, 또~~' 하더라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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