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어제 홍아와 놀이터에서 돌아오는 길이었다.
내가 나무를 보며
"오아~ 겨울에는 잎이 없었는데, 봄이 되니까 연두색 잎이 나더니, 여름이 되니까 잎이 초록색이 됐다, 그치?" 했다.
그러고 좀 있다가 철쭉 곁을 지나는데
홍아가 철쭉 가까이 가더니
나무에 뽀뽀를 하는 시늉을 한다.
'쪽!' 소리가 나게.
그러더니
"꽃이 많이 피었었는데 잎이랑 나뭇가지만 있네.
예쁘네.
홍아가 예쁘다고 하네."
하면서
두 손으로 나무를 어여쁘게 쓰다듬었다.
홍아는 무슨 일을 할 때 입도 쉬지 않는다.
"홍아가 나무를 쓰다듬네.
잎이 많이 났는데 초록색이네.
나무가 예쁘네."
하면서 나뭇잎 하나하나를 한참 쓰다듬었다.
아아 이뻐라~~ 초록도 이쁘고 홍아도 이쁘다.
요즘 홍아는 궁금한 게 많아졌다. 전에는 설명하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던 것이
"뭐가 어떻게 됐다는 말이지?"
하며 '뭐야'와 '어떻게'를 이해될 때까지 계속 묻는다.
한 번 넘어가도 또 생각나면 또 묻는다.
대답해주기 힘이 들기는 하지만, 부쩍 큰 모습이 보여 뿌듯하다.
큰 만큼 고집과 자기 주장도 세졌다.
대견하기도 하지만 피곤할 때도 많다.
그래서 요즘 홍아는 두 얼굴의 홍아이고, 나는 두 얼굴이 안 되려고 노력 중이다.
토끼 인형 두 마리를 안고(한 마리는 잡고) 토끼 책을 읽어주고 있다. (아 방향 바꾸기는 어려워요~~ ㅜㅠ)
산에 놀러갔는데 나뭇가지를 줍더니 나무에 한참을 뭐라뭐라하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요즘 홍아는 동그라미와 선을 그리며 제법 무언가를 표현하려 한다.
주로 그리는 것은 '바람 부는 풀, 풍선이 빵 터진 것, 홍아 변기에 싼 홍아 똥, 엄마 아빠 홍아, 구름, 고래'이다.
할머니 댁에 가서 사촌언니의 장난감으로 놀고 있다. 홍아 옆에 나란히 앉아 있는 것은 홍아가 좋아하는 인형들이다. 멀찍이 턱 들고 앉아 있는 것은 '멍멍이 아빠'이고, 가운데 하얀 것은 '멍멍이 엄마', 그 옆에 조그만 것은 '아기 멍멍이'이다. 홍아는 요 세 녀석을 데리고 우리가 했던 일들을 따라하며 참 잘 논다. 이 날은 소꼽놀이 중에 자두를 하나 들더니 한참을 맛있게 먹는 시늉을 한다. 이런 것을 보면 자두가 좀 비싸더라도 맛난 거 찾아서 사 주고 싶어진다.
댓글 목록
앙겔부처
관리 메뉴
본문
아 토끼 안고 있는 첫번째 사진 발가락도 귀엽다ㅜㅜㅜㅜ 너무 예뻐요 말하는 것도 참 예쁘다!! 동영상도 올려 주세요< ㅎ파란꼬리
관리 메뉴
본문
어마 발가락까지!! ㅎㅎ 저도 다시 사진 보았네요. 늘 이뻐해주셔서 신나요. 히히. 그럼 글 본 김에 동영상 찾아보겠습니다아~~~~파란꼬리
관리 메뉴
본문
오잉 동영상은 파일이 안 올려지네요. 용량이 너무 커서 그럴까요? 이따 말걸기에게 물어보고 올려볼게요~ 히히히앙겔부처
관리 메뉴
본문
아이코 제가 큰 실수를..동영상은 바로 올리실 수 없어요, 용량 제한이 있어서. 20M까지밖에 파일 업로드가 안 되거든요 그래서, youtube같은 데 올리셨다가 그걸 퍼오셔야 해요. =ㅅ=;;
파란꼬리
관리 메뉴
본문
아공 뭔가 심오하군요. 앙겔부처님께 홍아가 토끼 인형과 '이거리 저거리 갓거리~'하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함 알려주신 방법대로 노력해 볼게요! ^^뵬
관리 메뉴
본문
아이쿠야...점점 소녀가 되가네요. ^^파란꼬리
관리 메뉴
본문
^^ 네. 아기 크는 것은 매일매일 크는 게 보이는 거 같아요. 요즘은 '혼자 할 거야!'라는 말도 많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