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말,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잭슨 폴록의 작품(넘버5, 1948)이 1억 4천만달러 (약 1330억 원)에 팔렸답니다. 그 그림을 산 사람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집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하구요.

 

가난뱅이로서는 돈이야기인지 모래이야기인지 헷갈리는 금액입니다.

 

이미지를 넣고 싶었으나 이미 '그림'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므로 넣지 않았습니다.

어떤 블로그에서 보니 그 비싼 집 값이 이 그림 값보다 3분의 1정도 가격이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집 없는 서민 생각을 하며 한탄하다가 갑자기 '왜 그림 값이 더 비싸지'라는 의문으로 달리는데

순진한 것도 죄다.. 라는 생각이 스치더군요. 갑자기 슬픈 느낌이 들었습니다. 

 

잭슨폴록 놀이를 발견하고 처음에는 유쾌했는데, 위 내용이 담긴 기사를 보고나니 영 기분이 좋지 않네요..

잭슨폴록 놀이를 열나게 하면 작품 값이 떨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잠깐 들다가 그건 아닐 것 같습니다. 장기적으로 생각하면 더 값이 오르겠다 싶기도 하지만..이런 가난뱅이의 쪼잔한 생각 같으니라구. 그림 값을 올리는 건 '그림을 사는 사람들, 파는 사람들'이지 그림이 아니지요. 그림은 그림대로 즐겨야죠. 결국 돈의 문제는 돈의 문제, 사람의 문제, 사회 구조의 문제구.. 그런 상황에서 피어난 그림이 시달림을 당하기만 하는 건 너무 불행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걸 보는 사람도 시달리니까요.

하다못해 웹에서 봐도.. 시달리다니 -_-;;; (아, 이게 그 1330억짜리 그림이구나.. 등등)

 

가난한 사람들은 그림과 그 그림의 가격을 보고는 '이 그림이 그 정도의 가치가 있나?'를 따지죠.

1330억 짜리 그림은 '웹에서 보면 그저 그렇지만 이걸 실물로 보면 천국에라도 가나?'하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러다가 '에에이, 그럴리가 있나, 쓸데없는 미친 짓이야! 그림 그리는 자들도, 그림 사는 자들도.'하고 썩소를 짓고 마는 경우도 많지 않나 싶습니다. 더 나가서는 '쓰레기같은 작품으로 돈 많은 놈들이 돈돌리기 하는거지'라고 화가 나면서 그 그림이 가진 느낌과 이야기와 재미와 감동마저 포기하게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결국 그림을 사는 것에 대해서 애초에 느꼈던 '가치'에 대해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느낄 권리마저 포기하거나 지나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되면 소위 '안 알려진' 작품들은 더욱 똥값보다 못한 취급을 받아도 된다는 정서가 형성되죠. 타인의 기준으로 그림의 가치를 판단한다는 건 그림을 그리는 사람에게나 보는 사람에게나 정말 쓸쓸한 일입니다. 결코 분노하지 않고 냉정해야 자신의 진짜 감정을 지킬 수 있는 험한 세상입니다..

 

하지만 부자들은 (돈 부자가 되어본 적은 없습니다만, 마음이 부자였을 때를 떠올리며) 그렇게 생각 안 할 것 같아요.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들은 그림의 가치를 환산하고, 희소성을 이용해 기술적으로 불린 돈을 사는 것과 같습니다. 결국 사는 행위 자체가 자신의 돈을 불리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갑자기 헛갈리네요^^:::) 그래서 그렇게 비싼 그림을 기를 쓰고 사는거죠. 그들에겐 이것이 절대 미친 짓이 아니고 다양한 종류의 부유함까지 얻을 수 있는(사기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만) 훌륭한 돈벌이입니다.

 

뭐냐, 에 , 그럼에도 불구하고, 잭슨폴록 놀이를 하면서 즐거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면

너무 썰렁한가.  OTL..

 

http://www.jacksonpollock.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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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11 13:22 2007/04/11 1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