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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사랑하며 살아가자 70회 – 민들레처럼

 

 

 

1

 

읽는 라디오, 오늘도 문을 열었습니다.

안녕하세요, 들풀입니다.

오래간만에 사연이 도착했네요.

득명님의 사연을 먼저 소개합니다.

 

 

사랑이를 보면..

 

주둥이는 시커멓고 발은 두툼한 누렁이를 한마리 키우고 싶다는 꿈이 간절해 집니다. ^^

개밥을 잔뜩 주고는 불룩하고 말랑말랑한 배를 쓰다듬어 주고, 도톰하고 말랑말랑한 새카만 발바닥을 살짝 꼬집어줄겁니다. 어릴적처럼 개를 말처럼 타지는 않을거구요. 꼬리도 잡아당기지 않을 거구.. 나를 문다고 나도 개를 물지는 않을겁니다.

 

방송 잘 들었습니다. 감사힙니다.

 

사랑이의 건강을 기원합니다. ^^

 

 

지난 방송에 소개된 사랑이 모습을 보고 득명님이 어릴 적 누렁이가 생각났나 봅니다.

어릴 적 누렁이에 대한 기억이 정겨우면서도 누렁이를 못살게 굴었던 기억들도 함께 떠올라서 살짝 민망하기도 했네요.

그 누렁이는 득명님에 대한 어떤 기억을 갖고 살았을지 모르겠지만

득명님이 정겨운 만큼 누렁이도 정겨웠을 테고

득명님이 미안해하는 만큼 누렁이도 미안해하지 않았을까요?

그러고 보면 반려견들은 우리의 거울이지 않을까 합니다.

우리를 잘 따르는 만큼 우리의 모든 것을 받아들이기도 하고 돌려주기도 하니까 말이죠.

성민씨, 앞으로도 사랑이 소식 종종 올려주세요.

 

 

2

 

가끔 문제가 발생했을 때 처리를 부탁하는 선배님이 있습니다.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그 분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서 문제가 생기면 연락을 하곤 합니다.

그 분은 자신의 일에 대한 책임감도 강하고 성실하기도 하셔서 연락을 하면 오래 걸리지 않아 문제가 해결되곤 합니다.

문제는 그분이 굉장히 권위적이고 자기 기분을 그대로 드러내곤 한다는 점입니다.

전화를 했을 때 예의를 깍듯이 차려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분의 기분상태를 살피며 통화를 해야 합니다.

기분이 좋을 때는 아주 쾌활하게 통화를 하지만, 조금 바쁜 상황이면 통화 중에 바쁜 티를 팍팍 해면서 상대를 미안하게 만들고, 조금 짜증이 나있는 상태에서 통화를 하게 되면 저에게까지 그 짜증을 여과 없이 쏟아냅니다.

그러다보니 그분에게 전화를 하게 될 때면 항상 긴장을 하게 되고 용무 이외의 사적인 친밀감을 들이밀기가 어렵습니다.

 

며칠 전에 또 그분에게 연락해야할 일이 생겼습니다.

다른 곳에 연락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면 그렇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문제여서 연락하는 것을 주저하게 되더라고요.

사소한 일로 전전긍긍하는 제 모습이 안쓰럽기까지 했습니다.

그렇게 망설이다가 결국 통화를 했고

무뚝뚝한 어조의 그분에게 깍듯하게 상황을 설명드렸고

몇 시간 후에 문제는 해결됐습니다.

 

그렇게 문제가 해결되고 나니

목에 걸린 가시처럼 붙어있던 이런저런 상념들도 사라졌지만

약간의 불편함은 남아서 자리를 지켰습니다.

그 불편함을 바라보며 생각했습니다.

“나는 사람을 어떤 식으로 대하고 있을까?”

“편한 관계만 쫓아가다가 옹졸해지고 교만해지는 자신을 몰라보는 것은 아닐까?”

“모든 사람들을 대할 때 충분히 조심하면서 대하고 있을까?”

 

 

3

 

 

좋아하는걸까? 사랑하는걸까?

 

좋아하는 건

그 사람으로 인해 내가 행복해졌으면 하는 것이고,

사랑하는 건

그 사람이 나로 인해 행복해 졌으면 하는 것입니다.

 

좋아하면

욕심이 생기고,

사랑하면

그 욕심을 포기하게 되는 것입니다.

 

지구가 멸망해서 탈출하는 우주선이 있다면,

좋아하는 사람은

내 옆자리에 태우고 싶은데,

사랑하는 사람은

내 자리를 주고 싶어지는 것입니다.

 

‘좋아해’는

들으면 가슴 설레는 것이고,

‘사랑해’는

들으면 눈물 나는 것입니다.

 

꽃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 꽃을 꺾지만,

꽃을 사랑하는 사람은

그 꽃에 물을 줍니다.

 

‘좋아해’는

웃는 날이 많고,

‘사랑해’는

우는 날이 많습니다.

 

좋아하는 사람은

내 곁에 두고 싶은데,

사랑하는 사람은

내가 그 사람 곁에 있고 싶은 것이랍니다.

 

좋아하는 것은

감정의 흔들림이지만,

사랑하는 것은

영혼의 떨림이라 합니다.

 

‘좋아해’는

그 사람이 나 없으면 힘들기를 바라는 것이고,

‘사랑해’는

그 사람이 나 없어도 행복하길 바라는 것입니다.

 

좋아할 땐

가슴이 두근두근,

사랑할 땐

가슴이 시큰시큰.

 

좋아하는 건

앞서 걷고 있는 당신을 뒤따라가는 것이고,

사랑하는 건

내 걸음을 당신에게 맞춰가는 것입니다.

 

좋아하는 건

내가 그 사람을 포기했을 때 내가 잃어버릴 것은 당신 하나 뿐인 거고,

사랑하는 건

그 사람과 헤어졌을 때 내가 잃어버린 것은 당신을 뺀 나머지 모든 것입니다.

 

좋아하는 건

이 글을 보고 누군가가 떠오르는 것이고,

사랑하는 건

이 글을 보고 누군가가 눈물 날 만큼 보고 싶어지는 것입니다.

 

 

정확한 출처를 알 수 없지만 인터넷에서 떠돌고 있는 글을 옮겨봤습니다.

구구절절 가슴에 콕 와 닿는 문장들이네요.

과연 저는 ‘사람을 사랑하려고 하는 것인지, 좋아하려고 하는 것인지’를 생각해보게 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산책을 나선 공원길에서 조그만 민들레와 홀씨를 봤습니다.

흔하게 볼 수 있는 작은 꽃이지만 발걸음을 멈추게 만드는 매력이 있고

포근하면서도 풍성한 느낌을 전해주는 홀씨는 숨소리까지 조심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민들레와 홀씨를 보며 생각했습니다.

내가 발걸음을 멈추고 조심스레 서 있는 이 순간만이라도

누군가를 걱정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호흡하자고요.

 

 

 

(꽃다지의 ‘민들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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