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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져만가는 서민들의 불안과 한숨

커져만가는 서민들의 불안과 한숨
        - 소위 전월세 대란 바라보며

매년 겨울만 되면 집 없는 서민들은 이리저리 다리 품을 팔며 집을 구하려 돌아다닌다. 그런데 올 겨울 특기할 만한 것은 전세 품귀 현상과 그나마 전세로 계약하고 있던 집도 월세로 전환하라는 집주인의 일방적인 통보였다. 사실 내 집 마련은 꿈도 꾸지 못하는 서민들에게 전세는, 생존의 불안을 불식시킬 수 있는 심리적인 마지노선으로 기능하여 왔다. 이제 그 마지노선 마저 무너져 버렸다. 큰 일이 난 것이다. 연일 언론은 또 하나의 "대란"을, 정부는 또 하나의 "종합대책"을 뱉어내며 열을 올린다.
그러나 집 없는 서민들에게 이런 세간의 풍경들은 낯설게만 느껴진다. 사실상 세입자와 집주인 사이의 마찰은 늘상 있어온 일이고, 전세가 심리적으로 안정적이긴 하지만 여의치 않으면 월세로 살 수 밖에 없었고 그렇게 해 왔다. 그런데 현재 문제가 되는 것은 과거와는 달리, 집을 가진 사람들이 모두 고리대금업자로 변해가는 것과 그것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사회적 분위기 자체이다. 수많은 세입자들이 가장 불안해하는 것도 이 지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세간의 호들갑들이 오히려 서민들의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면 어떨까? 한마디로 어처구니없는 일이지 않을까! "'저금리 시대'이니 국민들은 당장 은행에서 돈을 빼서 은행금리보다 수익성이 좋은 다른 곳으로 투자하십시오", "구체적으로 금리생활자들은 은행 이자보다는 개인연금을, 재태크를 원하는 사람들은 위험부담은 크지만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가 유망합니다" 이러한 것들이 이제는 삶의 지혜이자 상식으로까지 받아들여지고 있는 상황에서 집주인들이 과연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멀쩡한 자기 집 놔두고 싼 전세방에 거주하면서 자기 집은 월세를 주는 사람들의 행태가 지혜로운 것으로 생각되지 않을까. "그럼, 나도 …!"
사태의 추이가 이러할 진데, 정부가 대책이라고 내놓은 게, 각 지자체에 분쟁을 조정하는 위원회 설치라니. 마치 "분쟁은 어쩔 수 없지만 그 과정에서 조정은 한 번 해봐야지 않겠냐"는 식이다. 하여간 이래저래 목소리 큰 사람들이 호들갑을 떨면 떨수록 서민들의 불안과 한숨은 커져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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