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책을 공유합니다 - 15

몇 년 전 ‘히어로즈’라는 미국 드라마를 재미있게 본 적이 있었습니다.

미드열풍이 몰아치던 때라서 여러 미국 드라마가 케이블을 통해서 인기를 끌었는데

‘히어로즈’는 탄탄한 구성과 현란한 시각효과 그리고 다양한 캐릭터들의 창조로 드물게 공중파로까지 진출한 미국드라마였습니다.

평범한 삶을 살아가던 이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특별한 초능력을 확인하면서 다른 초능력자들과 협력하기도 하고 싸우기도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하늘을 날아가는 능력을 가진 사람, 시공간을 이동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 엄청난 치유능력을 가진 사람, 상대의 생각을 읽어내는 능력을 가진 사람, 손에서 방사능 에너지를 쏟아내는 능력을 가진 사람 등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초능력자들이 다양하게 나옵니다.

그 많은 초능력자 중에 중심적 인물로 두 명의 초능력자가 나옵니다.

어떤 상처로 막 바로 치유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소녀는 동시에 다른 초능력자들과 접촉하면 그 사람의 초능력도 흡수할 수 있는 능력도 갖고 있습니다.

소심한 시계수리공이었던 어떤 남자는 다른 초능력자의 능력을 강제로 빼앗아서 자신의 초능력을 키워나가는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이 두 명의 슈퍼 울트라 초능력자가 선과 악의 중심에서 대결을 하면서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히어로즈’가 인기를 얻던 즈음 “당신은 누군가의 영웅입니다”라는 문구를 앞세운 광고도 인기를 끌었습니다.

평범한 당신도 사랑하는 이에게는 이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영웅이라는 내용의 광고였습니다.

이 드라마와 광고를 보면서 우리들은 모두 숨겨진 초능력을 갖고 있는 히어로즈이고 영웅일 수 있다는 메시지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나 역시 엄청난 능력을 갖고 있는 초능력자입니다.

나의 초능력은 내가 살면서 접해왔던 사람들과 내가 읽어왔던 책들에서 얻어진 것입니다.

앞으로도 나의 초능력은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더 많은 책들을 읽으면서 더욱 커질 접니다.

내 초능력의 원천인 책을 공유하면서 내 초능력도 공유하는 것이고, 초능력이 더욱 많이 공유될수록 내 초능력은 더 커져만 갑니다.

내 초능력을 공유하세요.


아래 적어 놓은 책들 중에 보고 싶은 책이 있으신 분은 저에게 메일을 주십시오.

보고 싶은 책과 받아볼 수 있는 주소를 적어서 메일을 주시면 보내드리겠습니다.

김성민 smkim18@hanmail.net


렘브란트와 혁명 (책갈피, 2003년판) : 자본주의 태동기 네덜란드 화가의 대표주자였던 렘브란트의 그림들은 어떤 정신을 담으려고 했는지에 대해 쓴 책입니다. 영국사회주의노동자당의 이론가 중의 한 사람인 존 몰리뉴가 쓴 이 책은 봉건적 억압을 넘어선 자유의 혁명적 정신을 그렸던 렘브란트의 미술을 역사와 사회에 대한 유물론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그림들과 쉬운 설명들이 이해하기 쉽게 이어지고 있지만, 뛰어난 예술가의 영혼을 너무 도식적으로 다룬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습니다. 이 책은 공유의 가치를 존중해주신 분이 보내주신 책입니다. 그래서 다시 또 다른 분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김민수의 문화 사랑방 디자인 사랑방 (그린비, 2009년판) : 미술의 공공성을 강조하는 김민수 교수가 어느 방송에서 진행했던 내용들을 모아서 내놓은 책입니다. 우리 주변에서 넘쳐나는 여러 문화와 디자인의 홍수에 대해 다양하게 접근하기도 하고, 왜곡된 역사 속에 뒤틀린 문화현상을 지적하기도 하고,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의 작업과 작품을 소개하기도 합니다. 대중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을 많이 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지만, 지식인의 눈으로 대중을 개화하려고 한다는 인상은 지울 수 없습니다.


밥 딜런 평전 (실천문학사, 2008년판) : 실천문학사에서 펴내는 역사인물찾기 시리즈의 25번째 책입니다. 1960년대 저항의 상징에서 이후 은둔과 신비주의를 거쳐 체제에 순응해버린 밥 딜런의 삶과 음악의 궤적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 책을 쓴 마이크 마퀴스가 서문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이 책은 미국 저항운동의 흐름을 밥 딜런이라는 상징적 인물을 통해 그려내는 것이기도 하고, 개인과 사회의 상호작용에 대한 예술가의 고민을 그려낸 것이기도 합니다. 담담하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책을 편하게 읽을 수 있기는 했지만, 풍부한 고민과 상상을 안겨주기에는 조금은 부족함이 느껴졌습니다.


조국은 하나다 (실천문학사, 2001년판) : 김남주 시인의 대표적 시집 중의 하나입니다. 오랜 기간 감옥에 갇혀 있으면서도 조국과 민중에 대한 사랑과 혁명의 정신을 잃지 않으려고 했던 시인의 치열함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200여 편의 시들이 들어있습니다. 시집이 나오진 20여 년이 흘러서 철지난 과거의 목소리를 듣는 느낌이지만, 그 힘과 열정은 감히 폄하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힘과 열정의 목소리를 더 이상 들을 수 없는 것이 많이 아쉽지만, 또 다른 김남주는 21세기 형태로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철지난 김남주의 목소리가 더욱 소중합니다.


소금꽃 나무 (후마니타스, 2007년) : 한진중공업에서 여성 용접사로 살아가다가 민주노조를 경험하면서 열정을 불태우고, 해고된 이후 다시 현장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20년의 세월을 살아가고 있는 김진숙의 글들을 모은 책입니다. 그가 살면서 겪어왔던 무수한 일들과 그 속에서 맛보아야 했던 격정들이 글자 하나하나에 생생하게 녹아들어 있습니다. 지식인적 글쓰기와 환연히 다른 노동자 글쓰기의 전형이기도 합니다. 너무 삶의 무게와 그 속에서 맛보아야 했던 고통에 전착해서인지 무겁다는 느낌은 지울수가 없습니다.


깊이에의 강요 (열린책들, 2005년판) : 향수와 좀머씨 이야기 등으로 유명한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단편소설 4편을 모은 책입니다. 사물과 현상에 대한 기발한 접근방식과 쉬우면서도 깊이 있는 글쓰기로 소설을 읽는 재미를 느끼기에는 충분합니다. 4편의 단편이 모두 길지 않아서 부담 없이 소설책 한 권을 읽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단편이라서 그런지, 아지면 약간은 메너리즘에 빠져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깊이에의 강요만이 있을 뿐 깊이가 없습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