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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하루.

어젯밤 블질을 하고 자려고 들어가는데 영 몸이 안좋았다.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면 좀 나을까 싶어서 목욕을 하고 욕실에서 나왔는데 미루가 통곡을 하는 소리가 들린다. 급하게 물기를 닦는둥 마는둥 하고 들어가 미루를 안고 젖을 먹였다. 뜨거운 샤워로 좀 나아지던 목이 다시 붓기 시작한다. 미루는 젖을 먹고 나서는 크게 운다. 겨우 재우고 나와서 진경맘이 알려준 소금물로 가글. 효과가 있는 듯 하다.

 

다시 자려고 들어갔는데

그때 부터 미루가 계속해서 깬다. 낑낑 거리다 울다 조금 자다 또 울다.

똥도 저번에 하루 세번 보고 나서 안봤으니까 6일째가 되었다. 배도 힘든지 끙 힘을 주다 다시 울고 몸도 점점 뜨거워 지고...그러다 똥을 두번이나 쌌다. 속도 시원하고 똥을 싸면 체온도 좀 떨어질터이니 다행이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체온을 재니 윽 38.9 도 이런...안되겠다.

 

그때 시간이 새벽 4시,

상구백을 깨워 미지근한 물로 몸을 닦기 시작했다. 체온을 내리는 방법중 하나다.

조금 하니 미루가 힘들어 한다. 매번 이 방법은 별 효과를 못 본다. 지대로 해야 하는 데 항상 하다가 미루가 힘들다고 울면 그만하게 된다. 결국 해열제를 먹이기로 한다. 타이레놀 시럽을 조금 먹였더니 열이 조금 내리는가 싶더니 잠이 든다. 난 미루 옆에서 겨우 눈을 붙인다. 한시간 정도 잤나. 감기기운이 있는 상태로 밤새 한숨 못 잤더니 몸이 가라앉는다. 

 

결국 다시 병원에 갔다.



의사샘 왈 "제대로 감기에 걸렸네요. 한 삼사일 열이 날꺼에요. 그러다가 나아요."

아...미루 탄생 이후 처음이다. 이렇게 심한 열은.

타온 약을 먹여도 계속 열이 난다. 오늘 타온 약에는 해열제 가루가 들어가 있는데 그게 영 힘을 못 발휘하는 듯 하다. 약을 먹이고 삼십분이 지났는데도 열은 내릴 기미가 없다. 또 약을 먹일 수도 없고 좀 더 기다렸다가 미지근한 물로 몸을 닦아 주기로 했다. 해열제 먹고 바로 닦아주면 체온이 더 올라간단다. 시간이 얼마 지나서 미지근한 물로 온몸을 닦아주기 시작했다. 한 십분 하니 몸이 서늘해지면서 열도 내리는 것 같다. 미루가 잘 참아준게 고맙다. 수건으로 꼭 싸안고 젖을 먹이니 눈이 감긴다. 많이 졸린데도 열이 나니 힘들어서 잠을 못 잤나 보다. 조용히 눕히고 작은 손을 잡으니 쌕쌕 잠든다.

 

오래 잘줄 알았는데 열이 다시 나는지 40분 자고 깼다. 좀 달래다 젖 먹이고 다시 미지근한 물로 닦아준다. 그리고 징징징..

 

이렇게 하루 종일...약 먹이고 열 재고 울면 달래고 미지근한 물로 닦이고 다시 열 재고 젖 먹이고 재우고  등등을 반복 반복. 그래도 이번에는 물로 닦이는 것이 조금 효과가 있었다. 닦이고 나면 한시간 정도는 조금 덜 힘들게 있는다.

 

오후에 들어서는 데 상구백이 그런다. "하루가 참 길다."

상구백은 아직 감기로 골골...불쌍하다. 아픈데 푹 쉬지도 못하고.

입맛도 없는지 밥도 먹는둥 마는둥, 콩나물국이 있길래 거기에 밥을 넣고 끓여 같이 먹었다. 넘기기가 조금 수월하다. 난 체기가 있는지 머리가 아프다. 소화제를 먹어주는 센스~

 

지난 화요일에 상구백이 감기 기운 보일때 바로 미루와 격리 시켰어야 했는데 나도 아프니 그렇게 못했다가 미루가 감기 걸리는 일이 발생했다. 지금이라도 정신을 차려야 한다. 지금은 오직 미루 감기퇴치에 정신 집중. 그리고 사실 다른 생각을 못하겠다. 아가가 너무 작은 아가가 아프다고 우니..느무 안쓰럽다.

 

그런데 그 와중에도 열이 조금 내리면 미루가 웃는다.

그리고는 어느새 배운 소리들을 종합적으로 낸다.

약을 먹이면 뭐가 그리 억울한지 '브브브' 그런다.

금방이라도 말을 할 것 같다.

이제는 조금씩 소리에 감정들이 보인다.

정말 많이 자랐다.

 

병원에 전화를 세번인가 한거 같다. 마지막 전화는 이상하게 약을 먹여도 열이 안내린다는 것에 대한 문의. 역시 의심이 많다. 우린.--;;

 

병원에서 준 약 사이에 다른 해열제를 먹이라고 한다. 음....조제해준 약을 5시간 마다 먹이는데 그 사이에 다른 해열제를 또 먹이라니...아무래도 미루한텐 무리다. 그래서 어제 준 약에 집에 있는 해열제를 먹이기로 했다. 어제 준 약에는 기침약만 있고 해열제는 없었다. 시간 재서 약을 먹였다.

 

진짜 하루가 길다.

 

미루가 또 깼다.

 

이번에 앓고 나면 미루도 많이 자라겠지.

조금만 더 힘내자. 미루, 상구백, 그리고 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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