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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소통해야지

일요일에 부산에서 첫 상영을 했다.

관객과의 대화도 있었다.

 

부산 오기 전에 '이주노동자인터뷰프로젝트' 서류작업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여러명의 감독이랑 하다 보니 이래 저래 관련된 일들을 한데 몰아 해야했다.

거기다 '계속된다' 상영회가 이틀 연속 있어서 정말 제 정신이 아니었던듯..

역시 일을 몰아서 하면 안된다. 그게 다 몸으로 나타나니까.

부산에 오자 마자 콘디션 난조..결국 감기에 걸려버렸다.

그렇다고 쉴 수도 없고 그것도 부산에서 말이다. 엉엉..

그 최절정에 오른 날...관객와의 대화를 했다.

 

 



영화 상영하는 내내 난 잡생각 이빠이.

과연 사람들은 어떻게 볼까,

중간에 나가 버리면 어쩌나, 소심의 극치를 보이다

결국 저 장면을 왜 저렇게 찍었을까 자책까지 했다.

미쳤다...정말...

옆에서는 관객과의 대화 사회를 볼 오정훈 선배가 웃는다.

에공....이따 무슨 질문이 나올까..

감기 때문에 땀은 삐질삐질 몸은 으시시...

맘은 삐질, 으시시 동시다발.

긴 시간이었다.

 

'계속된다'는 선전선동을 위한 영화다.

짧은 시간에 후반작업을 하면서 오직 내가 하고자 했던 것은

내 분노를 나누는 것이었다.

이주투쟁을 함께 나눌 생각 밖에 없었다.

영화를 만들면서 관객에 대한 배려는 생각할 수 없었다.

그래서 부산영화제에 선정됐다고 했을 때 당황스러웠다.

어울리지 않은 옷을 입은 것도 같고 불편하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반갑기도 하고..

작업의 완성도가 떨어짐에도 상영할 수 있었던 것은

이주노동자 때문일터인데..

 

생각 밖으로..

관객과의 대화는...좋았다.

'생각 밖으로' 라니..그러니 내가 편견이 많지.

사람들은 편견 없이 다큐를 보았는데

난 사람들이 불편해 할 거라 생각했으니...

그래서 그런지 난 아무래도 넘 수동적이었다.

말도 골라 쓰고 그런 내가 웃긴다.

사람들에 대한 배려도 좋지만 그 안에 내 편견이 부끄럽다.

 

난 소심의 극치였지만

사람들은 이주노동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투쟁을 지지했다.

고마운 일이다.

 

일관된 모습, 어디서도 당당한 모습.

내겐 그게 필요했던 것 같다.

이주노동자의 투쟁을 알리는 것이 목표였다면

관객과의 대화도 그렇게 했어야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소심했다.

반성해야지!!!!!

 

계속해서 소통해야지.

소통을 하기 위해서라도 당당해야지.

정말 진부한 이야기지만

내가 선명해야지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이번 경험이 날 더 성숙시키겠지.

그래서 다음에는 작업안에서도 배려할 수 있겠지.

그리고 난 더 선명해지겠지.

 

얻은 것이 많은 시간이었다.

배려 하기 위해서

더 당당해져야지. 

더 열심히 공부하고 더 열심히 살아야지.

방어적이지 말아야지.

자유로와야지.

여유로와야지.

그래서 소통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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