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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영화제에서 얻은 것^^

영화제라는 것이 자고로 그 동안 접하지 못한 영화를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것이 최고의 미덕일 것이다. 안그래도 기억에 남는 영화를 몇 편 본 것 같다. 내가 가지고 있지 못한 덕목들을 발견한 다큐도 있고 거장의 영화에서는 그 안의 권위를 걷어 내고 보면 왜 꼭 이렇게 만들었어야 했을까 하는 자유로운 의문들도 생기도, 전통적인 다큐에서는 오랜기간 쌓여온 힘이 느껴져서 저절로 기분이 좋아지고, 혹은 살아 남은 자가 승리한다는 묘한 희열도 느낀 것 같다. 부산영화제에서 내가 느낀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책임감이란 것이다. 다큐를 만들어서 사람들과 소통하고 뭔가 바뀌기를 기대한다고는 하지만 나는 엄청 개인적인 인간이다. 내가 뭘 하든 그것에 대해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신경 안쓰고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면 된다고 나이브하게 생각했던 듯 하다. 그런데...책임감...정확한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것을 느꼈다. 한 다큐 감독이랑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30이 되고 이제 나이 먹어 간다는 것을 느낀다고 그게 너무 싫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땐 그 이야기가 정확히 무슨 뜻인지 몰랐다. 아니 어쩜 그건 그냥 액면 그대도 나이 먹어 가는 것이 싫다는 소리였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중에 느낀 것은 나이 들어 가면서 느끼는 혹은 나이와는 상관 없이 사회적 책임감을 느낀단 뜻이었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어쩜 사람들은 대부분 대략의 책임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지도 모르겠다. 내가 너무 철 없이 살아서 그런 것에 대한 대략의 것도 없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부산의 그 공기는 내가 한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책임감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 아직 그것이 나에게 무엇인지 나에게는 책임감이라는 것이 어떤 양태로 존재하는 지 모르겠지만 연구해봐야 할 것은 확실하다. 연구해봐야겠다. 책임감이란 뭔지. 혹은 내가 무엇에 책임감을 느끼는지. 어떤 것이 책임감이란 것인지. 등.. 어려운 연구가 될 것 같지만..고민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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