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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방학에도 어김없이, 3년을 내리 자지 못하고, 팽개친 책가방 다시 챙겨서 연수 왔습니다.
부산 신라대가 이젠 편안하네요.
신라대는 산 위에 있는 학교라서 덕분에 바다가 저멀리 보여요.
강의실 창문에서 보이는 바다 위로 해가 지는데,
그 일몰이 기가 막힙니다.
차가운 공기가 무대 커튼 처럼 층층이 내려져 있고 거기를 빛나는 주홍의 태양이 쓰윽 통과하여 바다로 딸꾹 넘어가요.
아아, 내가 시인이었어라, 그 빛을 어찌 표현하리요.
이번 방학에 온 선생님은 에머슨 대학 내 마이클 홀이란 발도르프 학교에서 24년간 교사일을 했던 윌리엄입니다. 윌리엄은 원래 은행에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서른세살 되던 해, 내가 정말 이렇게 살고 싶은가, 하고 생각하고는 사직서를 내었고, 그러고나서 내가 뭘 하고 싶나...하고 생각해보다가, 자기 인생에 가장 굵직했던 순간이 8살부터 11살까지 다녔던 발도르프 학교에서의 시절이었음을 다시 한 번 느끼고 발도르프 교사가 되겠다고 작정했답니다.
그리고 교사연수를 받고 외국어교사부터 시작을 했습니다.
윌리엄은 노르웨이계 영국인인데 5개국어를 모국어처럼 사용한답니다.
그래서 16년 동안 외국어교사와 고등학교 인문학교사를 하고, 8년간 담임을 하였답니다.
아이는 여섯을 낳았고, 둘을 더 입양했답니다.(이 활기찬 재생산능력은 과연 무엇일까.)
큰 딸이 낳은 손녀가 18개월 되었는데, 아직도 막내는 여덟살인가 그렇답니다. 그 막내와 막내 바로 위, 이렇게 두 소년은 집에서 암탉을 키우는데, 암탉이 낳은 달걀 4개씩을 모아 상자에 잘 넣고, 집에서 먹는 달걀 빼고 나머지를 이웃에게 팔아서 그것으로 용돈을 한답니다.
노르웨이에는 인지학 공동체가 잘 꾸려져가고 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 공동체가 있는 곳에는 인지학 병원이 있는데, 인지학 병원에 가면 의사는 환자를 보통 한시간 반 동안 만나서 이야기를 한답니다. 살아온 이야기를 다 하는 겁니다.
오늘 남편이랑 메일을 주고받다가, 문득 인지학 상담자(심리학 상담자 같은)가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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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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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님. 학교가 어디세요? 저번에 메일받고 싶었던 건 그 학교에대해서 정확히 알고 싶었던 거거든요. 우리 딸 올해 학교 가야해서요...한번 알아보고 싶어서요. rmlist@jinbo.net으로 좀 알려주시면 안될까요? ^^부가 정보
고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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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내용과 상관없이 '남편이랑 메일을 주고받다가'라는 문장이 딱 꽂히네. 남편과 메일을 주고 받는 사이라니 아직 절망하기엔 이른걸. 소통이 끊겨버린 나보다 훨씬 희망적이야.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