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에서 또

from 우울 2005/05/16 17:07
아침에 일어나서 메일확인을 할까하고 컴퓨터를 켰더니
인터넷이 유난히 빠르고 끊김이 없다.
여기 와서 사용해본 날 들 중 최고로 잘 되고 있다.
아마도 연휴마지막 날 아침이기 때문인 것 같다.
어제는 거리에서 축제가 벌어져서
베를린 사람들이 거의 다 거리에 쏟아져 나온 것 같았다.
아마 어제 축제 구경갔다가 맥주도 한잔씩 하고
늦게 들어와서는 다들 인터넷을 안쓰나 보다.

축제가 참 많다. 큰 축제들이 한달에 한 번씩은 있는 것 같다.
어제는 세계문화축제였는데 해마다 하는 행사라고 한다.
그냥 이곳에 사는 외국 사람들이
자기 나라 문화를 보여줄 수 있는 옷이라던가 화장으로 꾸미고
간단한 퍼레이드 용 수레(?) 같은 것을 만들어서 베를린 시내를 몇시간 동안
줄줄이 이어 돌아다니면
베를린 사람들이 거의 다들 나와서 그걸 구경한다.
꽤 볼 만한 구경거리였다.
작년에는 우리나라가 2등을 했다던데...
나는 우리나라 행렬은 못봤다.
어학원 다른 친구들도 특이한 옷과 화장으로 꾸미고
퍼레이드를 ?아가면서 춤도 추고 사진도 찍고 즐겼는데
보기에 좋았다.^^

베를린에는 워낙 외국인들이 많다보니
그런 축제를 하면 참여할 수 있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
자유롭게 신청하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모양인데
사람수가 모자라거나 나라수가 부족할 상황은 전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축제를 할 수 있을까?
외국인들 수가 너무 부족할래나...?
외국인들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는데 참 괜찮은 행사가 아닌가 싶다.
함께 춤추고 웃다보면
아, 저사람들은 나와 다른 문화에서 온 사람들이지만 또 같은 사람이구나
하고 자연스럽게 느끼게 되고
그들의 문화에 대해서 신비하게 느끼게 되고
알고 싶게 되고 함부로 무시하지 않게 될 것 같다.

같이 일하는 것보다 더 사람들을 가깝게 하는 것은
같이 노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베를린은 주말에 지하철을 밤새 운행한다.
주말에는 파티를 하는 게 당연한 문화다.
밤에 지하철을 타보면 꽤 사람들이 많다.
버스도 정해진 시각에 반드시 온다.
몇시에 오는지도 정거장에 자세히 안내되어있다.
난폭운전은 절대로 없고 그냥 지나가는 일도 절대로 없고
느리게 탄다고 화를 내는 기사도 절대로 없다.
유모차를 혼자 데리고 타는 여성들도 정말 많다.
(그런데도 아직 버스나 지하철에서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사람은 한번도 못봤다)
그대신 운임이 무지하게 비싸다.
한번 타는데 2유로니까 우리돈으로 2800원정도 되려나...
하루권을 끊으면 5유로정도니까 7000원 정도...
이곳 물가가 전반적으로 한국과 거의 비슷한 정도라고 생각하면
버스와 지하철 요금은 정말 비싼 거다.
나는 어학원을 다니다 보니 학생신분이라 한달권을 46유로에 끊을 수 있다.
대략 7만원이 좀 안되려나.
다행이다....

화장실에 앉아서 글쓰는 게 영 익숙해지지 않는다.쩝.
불편하다...쩝..쩝...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5/05/16 17:07 2005/05/16 1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