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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신용 2006/06/08
  2. 2006/06/08
  3. 허리 2006/06/08

신용

from 우울 2006/06/08 12:31

우리에겐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었다.

6년쯤 전에,

은행은 우리에게(사실은 그에게) 알량한 천만원어치의 신용이 있다며

천만원을 빌려주었고

우리는 그 돈으로 신림동에 천에 삼십짜리 원룸을 빌려 한동안 살았다.

 

그가 회사를 한 2년쯤 다니고 나니 그 신용이 3천만원이 되어서

우리는 삼천에 삼십짜리 투룸을 빌러서 또 한동안 살았다.

 

지금 우리는 전세 8천쯤 되는 아파트에 사는데 4천은 신용이고

4천은 아파트 전세금이 담보로 걸린 돈이다.

 

우리는 처음에도 지금도 한푼도 없는데

 

이 신용의 규모는 회사 근속년수와 비례해서 커지고

살고 있는 공간도 그에 비례해서 커진다.

 

미친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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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08 12:31 2006/06/08 12:31

from 우울 2006/06/08 12:19

나는 요새 유치하고 추악할 정도로 돈에 집착하고

돈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질투심이 한심할 정도다.

 

질투. 그것은 가진자의 여유로부터 보면 그저 어리석고 한심한 것이다.

질투하는 자는 결코 가진자가 가진 것을 얻지 못한다.

 

이성적으로 생각해볼 때, 질투는 하지 않느니만 못한 것이다.

 

질투하는 이는 질투의 원인을 사랑하고 있기 때문에

결코 질투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원인을 파괴하기 보다는 먹다버린 국물이라도 한방울 핥아볼 수 없을까 전전긍긍하여

작은 것이라도 주어지면

언젠가는 전체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 헛된 믿음을 가져보는 것이다.

 

처음부터 가질 수 없는 것이 아니었다면 질투도 하지 않았을 것을.

 

논리적으로,

질투는, 가지지 못한 자가 결코 가질 수 없는 것을 바라볼 때 느끼는 감정이고

아무리 큰 질투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가질 수 없는 것은 가질 수 없기 때문에

질투를 하던 하지 않던 전체 세계 내에서 물질의 이동에는 변화가 경미하고

질투를 하는 개체의 내부에서 물질의 변화를 통해 일어나는,

흔히 정신적인 고통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그저 그 개체 내에서만 무수히 일어날 뿐

외부적으로 거의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므로

 

개체가 고통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질투를 하지 않는 것이

엔트로피적으로 효율적이다.

 

그러나, 인간은 어리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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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08 12:19 2006/06/08 12:19

허리

from 우울 2006/06/08 11:54

허리가 아프다.

버스에서 뒷문으로 내리거나 하면 죽음이다.

내려 딛을 때 늘어나는 허리부분이 실감나게 아프다.

 

가벼운 물건조차도 드는 것이 겁난다.

허리에서 약간 오른쪽께에,

내가 무언가 하면 안되는 일을 할때마다 경고하듯이

찌르는 듯한 아픔이 온다.

 

영화에서 본 것과 똑같다.

나쁜 욕을 하면 엄청난 통증을 일으키는 전기자극을 주어서

나쁜 짓을 못하게 하는 것처럼.

 

무언가를 들어올리면 허리에 강한 전기자극 같은 것이 온다.

 

웬만한 통증에는 이미 익숙해진 내게도 그것은 무섭다.

 

나는 왜 허리가 아픈가.

그것은 아무도 모른다.

아마 하느님도 모를 거다.

많은 사람들은 그가 알거라고 믿지만, 나는 모를 거라고 믿는다.

어찌되었든,

내가 아픈 것에는 이유가 없다.

 

아픈 것은 그냥 아픈 것이다.

그렇기로 되어있는 것이다.

 

새벽까지 뒤척거리며

세가지 소원을 어떻게 하면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반복해 생각하고 또 생각해볼때,

 

첫번째 소원은 언제나 '다리를 고쳐주세요'라고 정해봤자

달라질 것은 없다.

 

그렇기로 되어있는 것은 그렇기로 되어있다.

 

그것은 마치,

내가 창조적 작업에 나를 던지고 싶을 때

기껏해야 글쓰기 밖에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미 정해진 일이다.

 

그림이나 음악을 하려면 태어날 때부터 돈이 많아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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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08 11:54 2006/06/08 1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