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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칼을 품고 글을 쓴다.
활동가가 된다는 건 사실 정말 행복한 일이다.
삶과 세계에 대해서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자신이 택하는 길을 갈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활동가의 삶은 그 자체가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사는 세상을 꿈꾸지만 가장 자기중심적인,
가장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에 강경한,
그런 삶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사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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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노동자이던 아빠는 실직하고나서
월남전에서 다친 오른손때문에 육체노동도 못한다.
주유소에서 주유기를 왼손으로 다루다가 왼손까지 망가졌다.
택시운전을 하려고 나갔다가 하루종일 일을 한뒤
장애인은 안써준다고 돈도 못받고 쫓겨나고
아파트 수위같은 건 꿈도 못꾼다.
작은 봉다리도 무거워서 아무것도 안들고 다니는 아빠가
한달에 10만원이라도 벌었으면 좋겠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나역시 답이 없다.
보증금 300에서 월세가 매달 30씩 깎이는 방에 혼자 사는 아빠가
뭘 먹고 어떻게 사는지 나는 잘 모른다.
국가에서 나오는 연금을 담보로 대출을 하도 많이 받아
이자랑 원금떼면 실제 나오는 돈은 거의 없을텐데.
국민연금은 연금을 못내서 못받는다.
돈때문에, 아빠가 활동가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아무것도 못받는 거보다는 적은 활동비라도 받으면
내가 훨씬 덜 힘들테니까.
좀 더 진지하게는,
당시 25살에 고등학교 중퇴였던 동생의 경우
긴장하거나 불안할때 보이는 틱증세가 심해서
사회생활이 안되고 교육도 제대로 못받아서 사고의 수준이 초등학교 수준이고...
그래서 동생을 활동가로 만들고 싶었다.
내가 활동을 하면서 누렸던 문화적, 정서적 풍부함과
삶의 기쁨들을 동생에게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남들과 함께 사는 기쁨이 어떤 건지 알게 해주고 싶었다.
그들은 세상에 활동가가 될 수 있는 기회도 있다는 것조차 모르고 사니까.
그들을 어떻게 하면 활동가가 되게 할 수 있을까?
체계적인 활동교육이나, 새롭고 조금 다른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운동사회에
그들을 편입시킬 수 있을까?
내가 동생에게 활동가의 삶을 경험해보게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을때 처음 머리에 떠오른 것은
'동생이 단체에 짐이 되고 귀찮은 존재가 되겠구나...'하는 것이었다.
활동할 만한 능력이 되는 사람들의 공간.
문화적이고 지적이고 자기가 무엇을 해야하는 지 아는,
경제적 자립이 가능한 사람들만이 살아갈 수 있는 공간.
나는 이 공간에 들어오려다 튕겨나간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전업활동의 여건이 되지 않아 자원활동을 하는 사람들의 경우엔
자신이 한 노동에 대해 금전적인 것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지지조차 받지 못하는 것도 많이 보았다.
닫힌 공간,
삶의 다른 차원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꿈조차 꾸기 힘든 공간.
아직까지는 그런 곳이 활동가들의 공간이라는 느낌이다.
동생에게 매달 적지 않은 일정량의 돈을 보내는데,
그 돈이 항상 모자라서
동생은 또 전화를 한다.
나에게는 많은 돈인데,
동생에게는 택도 없는 돈이다.
알바를 하려는데 핸드폰이 고장나고
몇달째 요금을 못내
연락을 받을 수가 없어서 일을 놓친다고...
20만원만 빌려달라는 걸 정말 돈이 없어서 못보냈다.
전화를 하면
'고객의 사정으로 착신이 안된다'는 안내가 흐르고
동생에게는 그 후로 연락이 없다.
밥은 먹고 있을까?
알바는 구했을까?
처음부터 무리였지만,
고등학교 중퇴에 경미하지만 눈에띄는 정신질환까지 가진
동생을 꼭 대학에 다니게 하고 싶었다.
사실은, 어떻게든 대학이라도 졸업시켜야
내가 평생 짊어질 짐이 덜어지지 않을까 생각했다.
전화할 돈도 없어 전화를 못하는 건지
무소식이 희소식인지...
오늘 월세랑 아주 적은 생활비를 부치는 날인데
한동안 일을 안해서
내 통장에 잔고가 없다.
현금서비스도 다 받았는데...
쩝...
쩝이다...
왕창 왕창 남아돌아 블로그질에 혼신을 다하고 있다.
더 많이 올리고 싶은 걸 참느라 고생이다.
에고...참는 것도 쉽지 않군...
앞으로 3일분은 너끈하다.
이러다 또 일 들어오면 좋은 소재 다 까먹는데....
그래도 돈 벌게 일 좀 들어왔음 좋겠다...
어쩌면 그들이 옳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그들이 옳을거라고 생각한다.
누가 내게 묻는다면 아마 나도 그렇게 대답하려고 애쓸 것이다.
잘 모르더라도 그들의 의견에 가깝게 대답하려고 애쓸 것이다.
누가 내게 묻는다면.
내 머리와 몸은 완전히 분리되어있는 것일까?
지금, 어디에선가 일어나고 있는 투쟁에
내가 가있어야 하는데
나는 조금도 갈 생각이 없다.
가면 힘드니까.
힘든 일도 즐겁게 하는 척 해야하니까.
당장 죽을수 있다면 죽어버릴 태세가 되어있고
인간을 사랑하지 않는데
살아야 한다면...
이라기보다 그냥 다 귀찮은거지...
한 세대를 넘어서도 계속 읽히고 사랑받는 창작물을 고전이라 부른다.
슈퍼맨은 그런 의미에서 미국의 '고전'이라 할만한 작품들이다.
미국은 이제 나름 '고전'이 무더기로 생길 정도의 역사를 가지게 된 것이다.
말하면 입아픈 스타워즈로 시작해서
최근 유행하는 미키마우스 등 디즈니의 오래된 캐릭터 상품들과
온갖 맨 시리즈 영화들, 심지어 '오만과 편견'같은 작품까지...!
헐리웃은 고전으로 꽤나 돈을 벌어들인다.
나는 사실 미국의 '고전' 코믹스들을 단 한권도 읽은 적이 없다.
"맨시리즈 코믹스들이 사회적 약자를 대변한 경우가 많다"는 둥
뭔가 그안에 대단한 아우라가 있는 것처럼 포장한 글들을
영화잡지 등에서 읽어본 적은 있지만
직접 보고 정말 그렇구나! 느껴본 적은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맨시리즈는 꼭 극장에서 보게 된다.
왜냐구?
이런 영화는 큰 화면으로 봐야 제격이거든.
장르도 액션 '스펙타클' 아닌가
스펙타클이라 함은, 호사스럽고 거대하고 화려하고 일단 보는 것으로 압도하는 것을 의미하니
결국 극장에 가서 그 스펙타클에 짓눌려 보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스펙타클 영상에 이성을 잃은 내 마음 한켠에,
마치 고전을 접한 것과 비슷한 뿌듯함이 약간 켕기면서도 자랑스럽게 숨어 있다.
참고서에 요약된 '죄와 벌'을 읽고서 남들 앞에서 읽은 척 하는 것과 비슷한 심정이랄까.
실제 코믹스를 한번도 읽은 적이 없으면서도
영화만으로 이미 슈퍼맨에 대해서 잘 알게 되었으며
고전을 하나 내것으로 만든 것이다.
부족한 부분은 인터넷에서 잘 주워 담으면 된다.
흠...
이렇게 자기를 기만하고 나면 영 뒤가 켕긴다.
일찌기 디즈니가 인어공주, 백설공주, 신데렐라를 똑같은 예식장에서 결혼시키는 것을 보며
경악했던 경험도 있지 않은가
인어공주는 거품이 되었어야 마땅하거늘...
Angst essen Seele auf.

파스빈더 감독의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를 본 뒤 그렸다.
놀랍고 아름다운 영화였는데...
독일어 원제인 'Angst essen Seele auf'는
직역하자면 "불안은 영혼을 먹어치운다" 정도의 의미라
이런 그림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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