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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번이나 들어와서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나간다.
순간적인 느낌들에만 충실한 나는, 그 느낌들로 많은 사람들을 상처주는 것 같아서
말하지 않는 것이 훨씬 낫다고 느낀다.
모든 것을 말해야할 필요는 없어 라고 말하는 것조차
심장 너무 가까운 곳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상처다.
거침없이, 가차없이 칼날을 휘두르고 싶은 욕망은 어디에서 기인하는 걸까?
근거없는 오만함일까?
유치한 승부근성?
솔직함과는 다른 걸거야. 천진난만한척 칼날로 장난하는 걸지도 몰라.
나는 도대체 움직일 수가 없는데, 다들 잘 움직여서 이상하다.
캐러웨이, 캐러웨이, 캐러웨이.
하고 세번 부르면 돼.
라고 나는 말한다.
캐러웨이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내 말을 따라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그 말은 아주 위험한 주문이기 때문이다.
캐러웨이는 불꽃처럼, 꼿꼿하고 강하게, 그러나 부드럽고 유연하게 하늘을 향해 불타오르고 있어.
캐러웨이는 위험해.
캐러웨이는 거리를 걷는다.
여기저기 두리번 거리면서 재미있는 것을 찾는다.
재미있는 것. 재미있는 것을 찾아서 카메라에 넣을 거야.
캐러웨이는 재미있는 것을 발견했다. 아흐, 카메라를 손에 들기도 전에 사라져버리고 말았어.
캐러웨이는 키 큰 친구를 만난다.
키 큰 친구는 캐러웨이에게 말한다.
명왕성에 갈거야.
캐러웨이 : 명왕성엔 가지마. 그곳은 지루해.
하지만 키 큰 친구에게는 그런 종류의 지루함이 필요한지도 모른다.
캐러웨이는 고쳐 말한다.
명왕성에 가고 싶다면 가.
캐러웨이의 이름은 시다.
키 큰 친구는 그것을 몰랐다.
어쩌면 지금은 알지도 몰라.
캐러웨이는 사랑으로 넘쳐난다.
캐러웨이는 키 큰 친구에게 말한다.
너를 사랑해.
키 큰 친구는 캐러웨이를 이해하고 만다.
캐러웨이, 키 큰 친구를 만나지 마.
나는 질투에 가득 차서 말한다.
캐러웨이는 싱글싱글 웃는다.
캐러웨이, 캐러웨이, 나는 캐러웨이를 사랑해.
캐러웨이는 시야.
캐러웨이는 하늘로 조금씩 사라지고 있어.
캐러웨이는 사라지지 않아.
하지만, 하늘에 속해있지.
하늘에 속해있어.
캐러웨이는 무관심하다.
키 큰 친구도, 배불뚝이 친구도, 나도 캐러웨이에게는 귤같은 존재.
캐러웨이는 손에 귤즙이 묻는 걸 끔찍하게 싫어해.
그래서 귤을 까지 않아.
하지만, 귤을 먹는 것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일.
먹고나면 그뿐이라네.
캐러웨이, 캐러웨이, 나는 캐러웨이를 사랑해.
그녀는 아주 길어져서 이제 머리가 하늘에 닿아버렸어.
나는 캐러웨이를 올려다 본다.
캐러웨이는 기린이야.
캐러웨이는 기린은 아냐.
캐러웨이는, 캐러웨이는 하늘에서 싱글싱글 웃는다.
캐러웨이 이야기는 끝이 없어.
캐러웨이 이야기는 끝이 없어.
사람들이 캐러웨이를 무서워해.
사람들은 캐러웨이를 미워해.
캐러웨이는 누구에게나 보인다.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어.
사람들은 비겁하게 캐러웨이를 무서워해.
캐러웨이는 너무 잘 보여.
캐러웨이라면 조금은 비밀이 있어야지.
캐러웨이는 너무 하늘에 있어.
캐러웨이도 땅에 발을 딛고 있잖아. 분수를 알아야지.
캐러웨이는 캐러웨이는.
캐러웨이는 주문을 외워볼 생각이 없어.
캐러웨이는 주문을 외우지 않을거야.
캐러웨이는 너무 행복하니까.
캐러웨이는 캐러웨이는.
아, 이제 화요일이군.
한주가 시작되는 시점에 놓였다고 생각하면 벌써 한주는 이미 시작된지 오래인건가...
어쨌든 새벽에 깨어있다. 새벽이라고 하기엔 아직 1시 30분밖에 안되었지만,
요새 내 체력으로는 꽤나 늦은 시간이다...아직 쌩쌩한 느낌...술도 좀 먹었는데...
철학공부나 더 해보기엔 너무 가난해서, 돈을 벌어야했기 때문에 대략 7년전쯤,
친구소개로 디자인 알바를 시작한 것이, 시작이었다.
7년동안, 나는 맨날 아마츄어라는 생각땜에, 철학공부로 언젠간 돌아가겠다는 생각땜에
여러가지로 정체성의 혼란을 겪어왔었는데,
단지, 디자인을 공부하는 학교에 들어왔다는 이유만으로
갑작스럽게 나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꽤나 안도감을 느끼게 되었다.
이제 '정식' 디자이너가 될 거라는 안도감이랄까...
주변에 디자인에 대해 고민하고 예술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좋다.
너무나 자유롭다는 느낌때문에 엄청나게 행복하다.
쓸모없는 무언가를 만들어도 되는 자유, 디자인 그 자체를 위한 디자인을 해볼 기회,
예술 그 자체를 위한 예술에 대해 생각해도 될 자유,
나 자신을 완전히 열어도 되는 자유...
누가 그 기분을 알까?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혹은, 돈을 벌기 위해
그 무엇도 아닌 나 자신을 위해, 내 상상력과 내 욕망을 위해, 내 넘쳐나는 표현의 욕구를 위해
궁극의 이기주의를 따라서...
나는 행복하다.
하지만, 카툰을 그릴 수 없게 된 걸 생각해보면,
글도 못쓰게 된 걸 생각해보면,
학교따위 안다녀도 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혼자 쓰고 그리는 즐거움을 좀 알겠다 싶어 제대로 좀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게다가,
제도권안에서의 안정감이라니, 석연치가 않잖아...
하지만, 덕분에 예술하는 사람들 만나서 좋은건 정말이야...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들 만나서, 나는 그들에게 묻고 싶은게 너무 많아...
매저키스트마조히스트처럼일까? 진보넷을 못떠난다.
많이 배워서 돌아올꺼야. 잊지 않을꺼야...라는 각오랄까. 웃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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