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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로 이사간 부산사람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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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으면서 연구실에서 숨죽여가며 웃느라 혼났다. 트워터를 통해 접한 글을 퍼오기는 저번 미역을 조심하세요에 이어 두번째이다. 이 글을 쓴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그리고 실화인지 모르겠지만, 덕분에 쌓였던 스트레스가 조금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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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Monday 5th July 2010, said:

---강원도로 이사간 부산사람의 일기---

8/12
강원도의 새 집으로 이사왔다.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태백산맥의 줄기는 위풍당당하다. 부산에서는 눈이 없었지만,
이 곳은 눈이 많이 온다는데 정말 기다려진다. ^o^
난 눈이 정말 좋다. 빨리 겨울이 되었으면 좋겠다.

10/14
이 곳은 정말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곳이다.
나뭇잎들이 전부 울긋불긋하게 바뀌고 있다.
산에 올라가서 우아한 자태로 노니는 아름다운 사슴들을 보았다.
어쩜 저리도 아름다울까!
분명히 세상에서 제일 멋진 동물이다.
이 곳은 천국과 다름없다.
이 곳을 사랑한다.

11/11
사슴사냥을 허가하는 기간이 왔다.
이렇게 멋지고 아름다운 동물을 사냥하려는 사람들을 이해 할 수가 없다.
사냥꾼들은 죄다 잡아다 삼청교육대로 보내야 한다.
저렇게 아름다운 사슴을 잡는다는 건 도저히 인간이라 여길 수 없다.
눈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온 세상을 하얗게 덮는 신의 선물... 아! 정말 기다려진다.

12/2
드디어 간밤에 눈이 왔다!
만세! 만세! 만만세다!
아침에 눈을 뜨자 온 세상이 하얀색으로 덮여 있었다!
아름다운 풍경화 같다!
마당을 쓸고 길을 냈다.
아내와 눈싸움을 했다. (내가 이겼다!)
제설차가 와서 길을 치우며 집 앞으로 눈이 몰렸다.
아내와 같이 치웠다.
아!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가! 이 곳을 사랑한다.

12/12
간밤에 눈이 더 왔다
아름다운 눈이다.
제설차가 또 와서 길을 치웠다.
집 앞을 다시 치웠다.
아름다운 곳이다.

12/19
눈이 더 왔다.
출근을 할 수가 없었다.
오전 내내 삽질하기에 지쳐 버렸다.
삭신이 쑤신다.
이건 뭐 내몸이 내몸같지가 않다. 염병할..
그 놈의 제설차가 오전 내내 오지 않았다.

12/22
하얀 똥덩어리(-_-)가 간밤에 더 쌓였다.
삽질하다 손에 물집이 생겼다. 우c~
이 놈의 제설차는 내가 집 앞을 다 치울 때까지 숨어있다 오는 것 같다.
사람을 놀리는거야 뭐야! 씨양놈으 c끼!
빨랑빨랑 와야지!

12/23
드디어 몸살이 걸렸다.
아내도 같이 걸려서 병간호도 해줄 사람이 없다.
약도 사러 갈 수가 없고..
우와 진짜 욕나온다.

12/24
꼼짝을 할 수가 없다.
아내와 난 이틀동안 아무것도 못먹었다.
하지만 힘을 내야지.
저녁무렵이 되니까 몸이 좀 나아지는 것 같다.

12/25
크리스마스라구? 빌어먹을!! 그게 어쨋다는거야
방송에선 서울놈들이 눈이 안와서 화이트크리스마스가 아니라고
생지X들을 떤다.
개눔c키들! 저것들은 여기로 잡아다 사흘밤낮 눈만 쳐다보게 해야 한다.
간밤에 끄 망할놈의 눈이 더 왔다.
간신히 몸을 추스리고 일어났는데 말이다.
빌어먹을 놈의 제설차는 내가 눈을 다 치울때까지
기다렸다가 집앞으로 잔뜩 밀어놓고 가버린다.
개눔c키! 소금을 잔뜩 뿌려서 녹이면 될텐데 뭐하는지 모르겠다 .
도대체 대갈통이 도는 X끼들인지 모르겠다.
이렇게 많은 눈을 제설차로 다 치울수 있다고 생각을 하다니...
소금을 찔찔 뿌리지 말고
왕창왕창 퍼붜야지 될것
아니냐고 눈을 하얗게뜨고 욕을 한바탕 해줬다.
쌍x의 새x들!
소금 뿌리는데 들어가는 돈이 지네 돈이야!
다 쓰라구 있는 국가 예산인데 말이야!

12/27
간밤에 더 많은 하얀 똥덩어리들이 쌓였다!
제설차가 지나갈 때마다 나와서 삽질한 것 빼고는 3일동안 집안에 쳐박혀서
한일이 없다. 도대체 어디를 갈 수가 없다.
자동차가 하얀 똥덩어리 속에 파묻혀 어디 있는지도 모르겠다.
여기가 도대체 사람 사는덴가?
일기예보는 또 30cm 가량의 눈이 더 온단다.
30cm면 삽질을 얼마나 더 해야하나?
우와! 돌아버리겠다.

12/28
기상대놈들은 뭐하는 놈들인지 모르겠다.
그러구두 월급받고 있다니...
핵폭탄으로 죄다 쥑여버려야 한다.
그리구 눈속에 파묻어 버려야 한다.
일기예보가 틀렸다.
30cm가 온다던 하얀 똥덩어리가 무려 1m나 더 왔다.
1m30cm다.
도대체 이렇게 눈이 많이 올수가 있는 건지
하늘에 구멍이 뚫렸는지 모를 일이다.
이 정도면 내년 여름에나 다 녹을 것 같다.
제설차가 눈에 파묻혀 운전수 놈이 우리집에 와서 삽을 빌려 달랜다.
그 놈이 밀어놓은 눈
때문에 삽을 여섯자루나 부러뜨렸다고 얘기 해주고
마지막 삽자루는 그 놈의 새x를 패면서 부려뜨렸다!
대갈통을 빠개버릴려다 말았다.

1/4
오늘 드디어 집에서 나올 수가 있었다.
가게에 가서 음식 좀 사고 돌아오는 길에
빌어먹을 사슴놈이 튀어나오는
바람에 차로 치었다.
차수리비가 200만원이 나왔다.
저 망할놈의 짐승들은 다 잡아 죽여야 한다.
뭣때문에 산에 돌아다니게하는지 모를일이다.
지난 11월에 사냥꾼들은 뭐 했는지 모르겠다!
기관총이라도 가지고 와서 염병을 할 사슴이라는 짐승은
죄다 피작살을 내야 할일이 아닌가!

3/3
지난 겨울에 그놈들이 얼마나 소금을 뿌려댔는지
차가 다 녹이 슬어 버렸다.
제설차로 밀어야지 도대체 왜 소금을 사용해서
이모양을 만들어 놓냐 말이다.
국가예산이 저희돈이란 말인가?
아껴썼어야 하지 않은가!
무식한 새x들같으니라구...
정말 도대체 신도 포기한 이곳에서 사는 사람들은 제정신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인지 모르겠다.

5/10
부산으로 이사왔다.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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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05 19:51 2010/07/05 19:51

2 Comments (+add yours?)

  1. 강귀웅 2010/07/11 00:55

    형.. 무더위 어떻게 보내세요? 오늘 김규항 블로그에 갔다가 진중권에 대한 글이 있더라구요. 김규항의 한겨레 칼럼에 대해 진중권이 씨네21에 반론을 했습니다. '김규항이라는 이가---'로 시작하는 진중권의 칼럼은 그의 이번 글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 것이라는 걸 짐작케 합니다. 근데 글이 꼭 이런 식이어야 하는지 불편합니다. 특히 김규항을 '예수족보 파는 사람'으로 노골적으로 조롱하는 표현은 진중권의 장기인 '재치'가 얼마든지 '경박'으로 바뀔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봅니다. 기왕에 글로 다투는 것, 품위있게 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자유주의자, 웅>


    * 참고문헌(?) ㅋㅋ

    1. 김규항의 한겨레 칼럼(http://www.hani.co.kr/arti/SERIES/57/425949.html)

    2. 진중권이 씨네21 칼럼
    (http://www.cine21.com/Article/article_view.php?article_id=61413&mm=005003029)

    3. 김규항 블로그의 글
    (http://gyuhang.net/trackback/1981)

     Reply  Address

    • 새벽길 2010/07/11 02:22

      실은 저도 진중권이 언제 반응할까 궁금하던 차였습니다. 지금 진중권씨와 함께 헌법소원을 하고 있는 처지이지만, 이번 논쟁은 김규항 쪽으로 기울 듯 합니다. 두분 사이에 의미있는 논쟁이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그건 그렇고... 글빚에 쌓여서 이 새벽에 컴퓨터를 붙잡고 씨름하고 있습니다. 지금쯤이면 이러고 있으면 안되는데 말이죠.

       Add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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