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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륭전자 협상 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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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기륭전자 협상이 타결되고, 그에 이어 동희 오토가 타결되었으며, KEC에서도 협상을 위해 공장을 점거하고 있던 노동자 40명이 나왔다. 몇년 며칠을 끌어온 투쟁들이 갑작스레 타결되고 보니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여전히 우리가 모르는 장기투쟁 사업장은 많다는 걸 잊어서는 안된다.

 

하지만 여기서는 기륭전자 노사가 합의에 도달한 것과 관련된 기사만 올린다. 사실 기륭 구사옥에는 꽤 가봤는데, KEC는 물론 동희 오토에는 한번도 가본 적도 없고, 상대적으로 많이 신경을 쓰지 못했던 터라 자연스럽게 기륭전자 협상타결과 관련된 기사를 모은 것이다. 아무래도 한번이라도 기륭에 가봤던 이들이라면 그 투쟁을 잊을 수 없겠지만, 나도 마찬가지다.
 
블로그에 글을 쓸 때에는 그간의 감상이라도 조금 덧붙여볼까 했는데, 눈이 너무 피로하다. 사실 그 헌신적인 투쟁(트위터에서도 얘기했는데, 구호 때마다 후렴구로 붙는 "결사투쟁!"구호가 상당히 부담스럽다. 그 연장선상에서 목숨을 걸고 투쟁하는 이들을 보면 그냥 안타깝기만 하다. 왜 이 사회는 노동자들로 하여금 자꾸 촌스러움과 절박함을 강요하는 걸까)에 대해 내가 말을 보탤 자격이 있기나 한 걸까. 

 

타결된 사업장은 앞으로도 별다른 문제 없이 노조가 건재하기를 기대하고, 여전히 투쟁하고 있는 사업장은 조속히 승리를 쟁취하길 바란다. 기륭전자 동지들이 보여준 것이 바로 그런 것 아닌가? 박준의 노래대로 '질긴 놈이 승리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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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길 돌아온 합의, 많은 분들께 죄송" (레디앙, 2010년 11월 01일 (월) 16:14:40 정상근 기자)
기륭전자 노사 합의서 조인식…진보정당 "아쉽지만, 환영-비정규직 해결 물꼬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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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복직해야 하는데, 너무 길게 왔습니다” (참세상, 김도연 기자 2010.11.01 19:52)
기륭 보고대회, 투쟁 승리의 기쁨과 회한 교차해
 
“우리 문제는 해결됐지만 2년 미만 불법파견 노동자들에 대한 대책은 여전히 없어요. 당장은 지친 심신도 챙기고 가족도 챙기고, 쉬는 동안 전국 순회를 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파견법 문제로 얼마나 고통 받았는지 산증인인 우리가 이야기해야죠. 폭로는 당사자밖에 할 수 없잖아요. 법이 비정규직 노동자 보호할 수 있도록, 제2, 제3의 기륭이 나오지 않도록 할 거예요.”
 
“많은 동지들이 우스갯소리로 먼저 투쟁 시작한 우리한테 ‘똥차가 빠져야 우리도 갈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는데 소원 풀게 됐죠.(웃음) 우리 합의로 한 발 나가는 것이라 생각하고 힘냈으면 좋겠어요. 동희오토, 재능, GM 다 잘 될 거예요. 그리고 지금 힘든 KEC동지들 힘냈으면 좋겠어요. 정당하고 소박한 요구를 위해 목숨 걸고 분신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지만 극복해야죠.”
 
오석순 조합원은 “아직 얼떨떨하다”며 쉰 목소리로 힘겹게 입을 뗐다. “세 시에 조인식이 끝났다는 연락을 받고도 머리가 텅 빈 듯 특별한 감정이 안 생기다가 ‘이 조인식 때문에 세 번씩 단식하고 고공에도 올라갔어야 했나. 우리 사회가 이런 사회인가’ 하는 생각에 마음이 쓰리고 아팠다. 우리 승리가 완벽한 당장 정규직 복직 아니지만 2년 이하 파견직 노동자가 승리를 얻어냈다는 데 만족하겠다. 이렇게 6년 동안 올 수 있었던 건 여러분들이 정말 많이 힘 써주고 마음 써준 덕분이다. 많은 분들이 연대한 것처럼 나 역시 불법파견 문제를 해결하는 데 누구보다 앞장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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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5일의 승리, '직접고용' 쟁취 성과 (레디앙, 2010년 11월 01일 (월) 14:49:17 이은영 기자)
[기륭합의 의미] 재정압박, 회사 후퇴…"비정규 투쟁에 자신감"
 
기륭전자 측은 그간 직접고용만은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지난 2008년과 2010년 2차례의 교섭에서도 잠정합의까지 이끌었으나, 매번 최동렬 기륭전자 회장의 ‘직접고용 반대’ 입장에 부딪혀 백지화됐다. 때문에 이번 기륭노사의 직접고용 합의를 이끌어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기륭전자 측은 노조의 농성이 장기화됨에 따라 외부 투자가 원활치 못했고, 주가도 떨어지는 등 기술개발에 필요한 자금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외에도 노동계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 가산동 기륭전자 옛 부지를 매입한 코츠디앤디가 아파트형 공장 건설이 지연됨에 따라, 시공사인 한라건설로부터 손실 보전에 대한 압박을 받는 등 어려움을 겪자, 기륭전자에 손해배상 청구 의사를 밝힌 것도 노사 타결을 압박하는 직접적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지난 10월 13일 잠정합의 번복과 이후 강행된 굴삭기 투입으로 기륭사태가 또다시 사회적 쟁점으로 부각되면서 회사는 부담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 같은 직접적인 사유의 배경에는 노동조합이 기록적인 장기 투쟁을 어려움 속에서도 이어왔으며, 이와 함께 지속적인 연대가 이어져왔다는 사실이 굳건하게 자리잡고 있다.
 
이번 기륭전자 노사 합의의 가장 큰 성과는 '간접고용 노동자의 직접고용 쟁취'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일정기간 유예기간을 둔 점이 “다소 아쉽다”는 평가도 있지만, 이미 대공장은 물론 중소영세업체에서 간접고용이 일상화된 상황에서 비정규직 노동자의 직접고용 쟁취는 실질적이며 동시에 상징적으로도 중요한 성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기륭전자의 합의가 당장 현대차 사내하청 문제나 동희오토 비정규직 노동자의 직접고용을 이끌어내는데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직접고용 투쟁에 한 획을 그었다는 점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클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계는 이번 기륭전자 노사 합의에 주목해야 할 또 다른 점으로 이명박 정권 하에서의 승리했다는 점을 꼽고 있다. 현 정권 집권 이후 강도 높게 밀어붙인 노동유연화 정책, 공공부문 선진화 정책, 개정 노조법, 파견범위 확대시도 등 계속된 반노동정책에 노동계는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했으며, 따라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도 못했다. 이런 가운데 6년간의 싸움을 이어온 기륭전자의 합의가 장기투쟁 사업장의 또 하나의 희망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은 “이명박 정부 들어 투쟁 당사자들에게는 ‘끝까지 싸우면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믿음이 많이 허물어진 게 사실”이라며 “기륭 합의를 계기로 반전시킬 수 있는 분위기가 어느 정도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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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쉽게 될 일, 왜 6년을 끌었나"…기륭 노동자들의 허탈한 눈물 (프레시안, 김윤나영 기자, 2010-11-01 오후 8:14:50)
고용 합의 조인식…비정규직 조합원 10명 정규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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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동 시인 등 각계각층 ‘연대’… 네티즌 자발적 후원모임도 큰 힘 (경향, 최명애 기자, 2010-11-01 22:15:31)
ㆍ기륭과 함께한 사람들
 송경동 시인은 지난 몇 년간 시인보다 기륭노조 조합원으로 살아왔다. 2006년부터 농성장을 드나들던 그는 2008년 기륭전자 공동대책위 집행위원장을 맡아 현장을 지켰다.
네티즌 모임 ‘함께 맞는 비’도 기륭 여성 노동자들의 후원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2008년 촛불집회를 계기로 결성된 이 모임은 기륭 농성을 지지하는 릴레이 동조단식으로 출발했다. 단식이 끝난 뒤에도 농성장을 잊지 않고 찾았다. 농성이 장기화하면서 연대 사업을 나온 학생들이 직장인이 되어 농성장을 다시 찾는 일도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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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된 파견노동자들, ‘직접고용’ 끌어낸 첫 사례 (경향, 유정인 기자, 2010-11-01 22:20:15)
ㆍ‘기륭 투쟁’의 의미
ㆍ200만명 달한 간접고용… 제도적 개선 공감대 이뤄
ㆍ비정규직에 ‘작은 희망’… “법 개정 여론 확산 돼야”

 
◇ 2년 미만·불법파견 노동자 ‘작은 희망’ = 기륭전자가 직접고용키로 한 10명의 기륭분회 조합원은 현행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을 통해 보호받지 못하는 2년 미만의 노동자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행 파견법은 2년 동안 같은 업무에 파견노동자를 사용한 경우에만 직접고용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전자기기를 생산하는 기륭전자와 같은 제조업 생산공정은 파견직을 사용할 수 없지만, 불법파견이라 해도 과태료를 물리는 것 외에 정규직 전환 의무는 부과하지 않는다.
 
기륭전자 분회의 이번 합의는 사측의 해고에도 불구하고 노조원들이 투쟁을 통해 사측의 직접고용 합의를 이끌어낸 첫 사례다. 유흥희 기륭전자분회 조합원은 “불법파견에 대해 과태료 납부 후 아무런 고용책임을 지지 않던 사측이 결국 직접고용을 하는 방향으로 정리했다는 것이 비슷한 현실에 처해 있는 비정규직들에게 작은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금속노조 서울남부지회 구자현 지회장도 “작은 사업장이지만 파견·간접고용 문제를 해결하는 사례를 만들어 간접고용이 만연한 한국사회 고용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 간접고용 실태 개선될까 = 기륭 노사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열악한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실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동계는 간접고용 사유를 엄격히 제한하고 파견제를 폐지하는 방향으로 법과 제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남신 한국비정규센터 소장은 “만연한 불법파견·간접고용 문제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직업안정법을 통해 간접고용을 활성화하고 파견업종과 임시직 단시간 근로를 늘리는 방향의 정책을 강하게 펴고 있다”며 “다시는 이런 장기투쟁 사업장이 생기지 않도록 간접고용, 파견 문제에 대해 사회적 관심을 환기하고 전 사회가 성찰과 대안 모색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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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이 정규직 되는 데 걸린 시간, 1895일 (참세상, 김도연 기자 2010.11.02 00:20)
기륭분회 6년 간의 투쟁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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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륭 사태 타결, 무엇을 얻고 무엇을 남겼나 (프레시안, 김봉규 기자, 2010-11-02 오후 6:53:48)
장기투쟁 사업장 성과…제도는 여전히 미비
 
기륭전자 노사 합의가 남긴 성과는 여러 가지다. 우선 수년간의 싸움으로 노사가 평화적인 해결이 어렵다고 여겨졌던 사업장에서 '대화'를 통해 결말을 지었다. 부속 합의서 내용에서도 노사가 양보한 흔적이 보인다.
 
회사 매출이 2004년 1711억 원에서 2009년 222억 원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당장 이들을 고용할 생산라인이 없다는 점을 감안해 1년6개월의 유예기간을 둔 후 고용하기로 했다. 2008년 당시 자회사 소속으로 직업훈련을 거친 후 고용하겠다는 사측 안보다 누그러진 유예 사유였고 노조 측도 이를 수용했다. 대신에 지난 5년간의 농성과 유예 기간 동안의 임금을 '노사화해기금'이라는 이름으로 복직 예정자들에게 전달키로 했다. 사측은 경영상황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 1년6개월을 더 유예할 수 있지만 임금은 계속 지급된다.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부소장은 "사측 입장에서 단기 파견직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겠다는 결단을 내린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G20을 개최하는 입장에서 사측의 불법 파견 책임이 분명한 사안을 내버려두는 것도 정부와 집권 여당 차원에서 부담이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비정규직 문제를 사회에 알린 최초의 싸움이 해결됐다는 의미도 크다. 사측은 경영 정상화를 위한 합의일 뿐이라고 의미를 한정지었지만, 기업이 불법 파견에 대한 사회적 여론을 의식하고 일부 책임지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KTX 여승무원의 복직 주장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고,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이어지는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반격'에 더해 기륭전자의 합의 소식이 힘을 보탰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5년이 넘게 농성을 지속한 금속노조 기륭전자분회 조합원들이 성과의 원동력이 됐다. 2006년 30일에 이어 2008년 94일에 달하는 목숨을 건 단식을 벌였고, 각종 고소, 고발과 벌금, 법원의 집회 제한 명령에도 이들은 기륭전자 구 사옥 부지를 떠나지 않았다. 이들의 농성으로 부지를 매입한 업체가 사업에 지장을 겪었고, 공사 지연에 따른 이자 압박이 기륭전자가 협상장에 다시 나온 원인이 됐다는 배경도 이들이 만들어냈다. 이러한 사실은 한편으로 정당이나 민주노총 등 '조식의 힘'이 기륭전자 사태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로 이어진다.
 
기륭분회를 대신해 협상한 금속노조 등 노동단체 역시 승리를 자축하기 전에 "이렇게 쉽게 될 거였으면 왜 6년을 끌었나"라는 조합원의 질문을 다시 한 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 부소장은 "기륭전자 싸움을 겪으면서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의 역량에 대한 논란이 생겼고 진보정당 역시 여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당장은 기쁜 소식에 축하를 보낼 일이지만 '구로공단 파견 노동자들이 한 번 싸우려면 이렇게 힘든 과정을 겪을 수 있다'는 사례를 남긴 데 대해서는 조심스럽지만 거론해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기륭전자 사례와 별개로 파견 노동자들이 여전히 노동법의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는 현실도 남은 과제다. 최근 현대차 대법원 판결에 비춰 봐도 기륭전자 조합원처럼 단기 파견직 노동자들에 대한 안전망은 여전히 요원하다.
 
회사의 복직 약속이 제대로 지켜질 지 여부도 관심사다. 회사의 의지를 떠나 산업 환경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고용전략2010'에서 파견업종 확대를 밝혔고, 제조업에서도 파견을 허용해야 한다는 요구가 재계를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기륭전자 비정규직의 싸움이 진정으로 '끝'날 수 있을 지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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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04 03:29 2010/11/04 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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