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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 - 가난한 자는 죽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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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삽입 이미지“저 그동안 삼성서비스 다니며 너무 힘들었어요. 배고파 못 살았고 다들 너무 힘들어서 옆에 거 보는 것도 힘들었어요. 그래서 전 전태일님처럼 그러진 못해도 전 선택했어요. 부디 도움이 되길 바라겠습니다.”
 

박정식 현대차아산비정규직지회 사무장이 자결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질풍노도님이 페북에 인용한, 박노해 시집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2010)’에 실린 ‘가난한 자는 죽지 마라’를 읽었습니다.
 
그제 운명을 달리한 최종범 삼성전자서비스 조합원의 소식을 들으니 다시 이 시가 생각나더군요. 제발 죽지 말고 살아서 투쟁하자고 말하는 것도 죄스럽네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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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자는 죽지 마라
                                                     박노해

가난한 자는 죽지 마라
외로워도 슬퍼도 죽지 마라
괴로워도 억울해도 죽지 마라

시위하다 맞아 죽지도 말고
굶어 죽거나 불타 죽지도 말고

가난한 자는 죽을 자격도 없다

가난한 자는 투신해도 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
가난한 자는 분신해도 아주 차가운 눈빛 하나

가난한 자의 생명가치는 싸다

시장에서 저렴한 너는
잉여인간에 불과한 너는
몸값도 싸고 꿈도 싸고 진실도 싸고 목숨마저 싸다

가난한 자들은 죽을 권리도 없다
죽으려거든 전태일의 시대로 가 죽든가
아직 오지 않은 미래로 가 죽든가

제발, 가난한 자는 죽지 마라
선진화의 시장에서는 죽지 마라
돈의 민주주의에서는 죽지 마라

아, 가난한 자는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살자

우리 죽지 말고 싸우고
죽을 만큼 사랑하자

가난한 우리는 가난하여
오직 삶 밖에 없기에
사랑으로 손잡고 사랑으로 저항하고
죽을 힘으로 싸우고 죽을 힘으로 살아가자

제발, 가난한 자는 죽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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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02 12:57 2013/11/02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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