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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MBC 라디오 여론광장 전화인터뷰: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2013.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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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대구MBC 라디오 여론광장과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에 대해 전화인터뷰를 했다. 올해 들어 세 번째다. 전화인터뷰는 생방송이더라도 미리 질문지가 나오고 그에 대한 답변을 준비할 수 있어 대처하기가 그나마 용이하다. 오늘은 진행자가 예전과는 달리 예정된 질문이 아니라 조금 다른 질문을 하는 바람에 조금 당황했지만, 실수는 없었던 듯하다. 이래서 주어진 대본만 읽는 앵무새로는 불충분한 모양이다.
아래는 전화인터뷰 내용이다.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을 이해하는 데 나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물론 지난 주에 나온 워킹페이퍼 원문(링크:
http://ppip.or.kr/webbs/view.php?board=pds&nid=2544 )을 참조하는 게 좋고. 이태릭체로 된 것은 혹시 몰라서 추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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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MBC 라디오 여론광장 전화인터뷰: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2013.12.26)
 

1. 박근혜 정부가 ‘비정상의 정상화’를 내세우면서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정성화하겠다는 건 지금 상태가 비정상적이라는 말인데, 대책을 세우려면 문제점과 원인부터 밝혀야겠죠. 정부에선 공공기관의 문제점을 뭘로 보고 있는가요?
 
→ 11일 발표된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에서는 공공기관의 원전 납품 비리, 부채상위 기관의 과다한 성과급 지급, 고용세습 등 방만경영 사례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공공기관의 비정상적이고 방만한 행태를 근절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말 기준으로 공공기관 부채가 493조원으로 4년만에 1.7배나 늘어났고,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충당하지 못하는 상태이기 때문에 이러한 과도한 공공기관 부채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것입니다.
 
2. 과도한 부채와 방만경영이 가장 큰 문제라면, 그 원인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는가가 핵심이겠군요.
 
→ 네. 그렇습니다. 문제는 과도한 부채와 방만경영에 대한 원인을 두고 정부와 공공기관 노조, 전문가들의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는 것이죠.
정부에 따르면, 공공기관 부채는 과잉복지와 방만경영의 결과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 원인이 정부가 주장하는 ‘방만경영’이 아니라 정부가 공공기관에 강제로 떠넘긴 4대강사업을 비롯한 해외자원개발, 보금자리주택과 같이 정부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비롯된 정책실패, 가스, 전기, 철도, 수도, 통행료 등 공공요금에 대한 비정상적 통제, 불가피한 공공서비스 확충 등에 기인한다고 봅니다.
물론 기관 자체 사업을 추진한 데 따른 부채의 증가 책임은 공공기관에 있겠지만, 공공기관 부채의 상당부분은 지난 정권에서 무리하게 추진했던 주요 국책사업의 실패와 정부의 책임 불이행에 있다는 것이죠.
 
3. 철도노조 파업에서도 많이 언급되는 내용입니다만, 방만경영의 원인이 경영진에게 있느냐, 아니면 직원의 과도한 임금과 복리후생에 있느냐.. 논란이 있습니다. 이번 대책엔 후자 쪽에 방점이 찍혀있는 것 같은데요?
 
→ 정부는 방만경영의 원인으로 두 가지 모두 지적하고 있고요, 이를 정상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공공기관 경영진의 과도한 보수를 조정하는 한편, 과도한 복리후생 개선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20개 방만경영 공공기관을 선정하여 중점관리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래서 후자 쪽에 쏠려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철도노조의 파업과 관련해서는 과도한 인건비와 복리후생 수준을 부각시키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4. 이번 대책에서도 경영진의 낙하산 인사나 보은형 인사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더군요.
 
→ 네. 시민들과 전문가들이 모두 지적하는 문제인데, 낙하산 인사 근절 대책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습니다. 사실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하는 ‘비정상의 정상화’의 신호탄은 바로 지난해 대선 직후 이명박 정부의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던 발언이었습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월 당선인 시절에도 공공기관 인사와 관련해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낙하산 인사는 새 정부에서 없을 거”라고 했습니다.
더욱이 공공기관의 부채 급증에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가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은 더 이상 부인하는 이가 없을 정도입니다. 공공기관 부채급증은 정부가 정책 수행에 따른 부담을 공공기관에 떠넘기기 한 데 따른 것이고, 여기에는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가 주효하게 작용하였던 것이죠.
실제로 올해 새로 임명된 공공기관장 99명 가운데 정치인이나 대선캠프, 인수위 참여 등의 경력자가 41명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정부가 제시한 부채 규모 상위 12개 공공기관 기관장 인사를 보면,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였던 2008년 이후 31명이 인선되었는데, 그 중에서 낙하산 인사가 25명으로 80%가 넘었습니다. 31명 중에 관료 낙하산이 15명으로 절반에 육박하고 있는데요, 이는 부채가 많은 공공기관에는 정부의 입맛에 맞는 관료 낙하산 인사가 임명되어, 기관의 설립목적에 어긋나거나 재무건전성에 도움이 되지않는 무리한 국책사업이라도, 정부가 강요하면 무조건 수행하는 역할을 담당하였음을 보여줍니다.
이래 놓고도 공공기관이 부채관리를 제대로 할 것으로 기대할 수는 없는 거죠. 결국 공공기관 문제는 정부가 낙하산으로 투하한 ‘기관장’이 비정상이라는 점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오석 부총리가 낙하산 인사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면 그만큼 확실한 공공기관 개혁방안도 없었을 겁니다.

 
5. 공공기관의 부채가 침소봉대 됐다.. 이런 주장도 있습니다. 부채의 대부분이 몇몇 공공기관에 집중됐다는데 이건 어떤 내용인가요?
 
→ 총자산 2조원 이상으로 중장기 재무관리계획 작성대상인 41개 공공기관, 그러니까 전체 295개 공공기관의 14%의 부채가 공공기관 부채의 96%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과거 5년간 부채증가를 주도하여 정부가 중점관리대상으로 지정한 12개 기관의 경우 그 부채규모가 지난 5년간 226조원이 급증했는데, 이것은 전체 공공기관 부채증가 규모의 92.3%에 해당하지요.
이처럼 문제되는 몇몇 공공기관이 부채문제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나머지 공공기관은 문제삼을 필요가 없는데도 이를 명목으로 전체 공공기관 때리기에 나선 셈입니다. 공공기관 부채라는 이름으로 이를 뭉뚱그려 공공기관 전반의 방만경영이 문제라고 지적하는 것은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6. 또 공공기관의 부채만 놓고 볼 게 아니라, 정부의 금융부채 전체를 봐야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정부 부채의 63퍼센트 가량이 정부의 정책과 사업, 공공요금, 해외사업 등에서 발생한 거라고 하거든요? 설명 좀 해주실까요?
 
→ 그것은 감사원 분석 결과인데요, 감사원이 2013년 5월 공공기관 부채발생 요인을 명확히 하기 위해 부채규모 등에 근거하여 한전, 토지주택공사 등 주요 9개 공기업을 선정해서 2007년부터 11년까지 4년간의 금융부채 증감 원인을 분석했습니다.
감사원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증가한 115조원의 금융부채 중 정부 정책사업 수행과 공공요금 통제, 그리고 이명박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했던 해외사업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이 73조로, 전체 금융부채의 63.0%였습니다. 최소한 이 정도는 공공기관 탓이 아니라는 얘기죠.
결국 이렇게 정부 정책사업 수행으로 인해 공공기관 부채가 급증한 것에 대해서는 이를 떠넘겼던 정부와 관료들이 책임을 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번 정상화 대책은 공공기관 노동자들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고 있습니다.
 
7. 부채관리를 위한 제도적 기반의 하나로 구분회계 제도가 제시됐는데요, 이게 공기업의 민영화와 관련이 있다는 건... 어째서인가요?
 
→ 구분회계 제도는 기관의 경영성과ㆍ재무상태를 파악하기 위하여 사업 또는 조직 등의 단위별로 재무정보를 산출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정부 정책사업과 기관 고유사업을 구분할 수 있기 때문에 공공기관 부채가 어디에 기인한 것인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또한 수익이 나는 사업과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을 구분하여 부채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공공기관이 부채비율을 낮추고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렇게 회계가 구분되어 매각하기 용이한 수익사업을 민간에 헐값으로 매각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수익이 나는 사업을 따로 떼어내어 자회사 설립 등을 통해 민간사업자에게 넘기는 식으로 분할 민영화가 훨씬 용이해지는 것이죠. 자회사는 기술적으로 언제든지 조직을 분리, 매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토지공사의 자회사였던 한국토지신탁이 이런 식으로 민영화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철도공사의 수서발 KTX 자회사도 이러한 견지에서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8. 그저께 워크샵에서 공공기관 장들에게 개혁을 강하게 주문했습니다. 자신없으면 사표 써라.. 이런 말까지 나왔는데요, 개혁 의지를 강하게 표명하고, 기관장들의 책임을 지우겠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충돌과 문제를 면책해줄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거든요?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그제 진행된 공공기관 정상화 워크숍에서 자산매각 손실이나 파업 등 정상화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가피한 사항에 대해서는 기관장의 불이익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것은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에서도 언급된 사항입니다. 기관장이 파업에 따른 문책 때문에 복리후생과 관련한 단체협약을 소신있게 추진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면서 방만경영을 적극적으로 개선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하서는 면책해주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노동조합과 갈등을 빚다가 파업이 일어나더라도 책임 추궁을 하지 않을 테니, 강력하게 노동조합을 밀어붙이라고 압박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9. 철도노조의 파업에 코레일 경영진이 강하게 대처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생각해볼 수 있을까요?
 
→ 네. 최근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을 놓고 파업에 나선 철도노조에 대해 철도공사가 이례적으로 파업 첫날 노조 집행부 194명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고소ㆍ고발 조치하는 한편 8천명이 넘는 파업 참여 노조원들을 직위해체하는 등 강력 대응에 나서면서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는데요, 여기에는 정부가 조장한 측면도 있다고 봅니다.
박근혜 대통령도 “당장 어렵다는 이유로 원칙없이 적당히 타협하고 넘어간다면 우리 경제·사회의 미래를 기약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정부가 이번 철도파업 문제를 공공기관 개혁의 시금석으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코레일 경영진이 강하게 대처하고 있는 듯 합니다.
 
10. 구체적으로 언급은 되지 않았지만, 경영개선을 위해서 공공요금이 인상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는데요?
 
기획재정부는 정상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공공기관 부채를 줄이기 위해 “물가 상황 등을 감안해서 필요하다면 공공요금 인상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전기·가스·철도·도로·수도 등 5대 공공요금의 인상을 예고했습니다.
사실 공공요금 인상은 공공기관이 손쉽게 부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지만 4대강 사업, 해외 자원개발 등 정부 정책 잘못으로 늘어난 공공기관 빚을 국민 부담으로 떠넘기는 셈이기에 논란의 소지가 있습니다. 공공기관 부채 축소가 국민 부담을 줄이자는 것인데, 공공요금을 인상하게 되면 오히려 국민 부담을 늘리는 꼴이 되기 때문입니다. 요금인상을 검토하기 전에 자구노력과 함께 불필요하거나 비효율적인 공공사업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게 우선일 겁니다.
물론 공공기관의 공공요금사업 원가보상률이 크게 낮은 건 사실입니다. 조세재정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전기요금의 원가보상율은 88.4%, 가스는 86.3%, 수도는 82.6%, 도로는 81.0%, 철도는 78.8%였습니다. 모두 100% 미만인데요, 이는 원가보다 이익이 낮다는 얘기입니다.
이 점에서 다른 건 몰라도 산업용 전기요금의 현실화는 검토할 수 있다고 봅니다. 30대 대기업들이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할인받은 전기요금이 약 3조 8천억원으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된 한전의 적자 3조 1천억원을 웃돌고 있습니다. 이것만이라도 현실화된다면 한전 부채의 상당부분은 해소 가능할 겁니다.
철도공사의 운송사업분야를 보면, 화물노선의 경우 운송료가 원가의 60%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물류철도가 4천3백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반면, 수출물류기업, 정유사, 시멘트 회사가 이득을 봤습니다. 물류부분 적자는 사실상 국가정책상 대기업을 도와주기 위해 발생한 것이란 말이죠. 따라서 이런 부분은 정상화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11. 어쨌든 현재 공공기관의 경영에 문제가 있는 게 사실이고, 또 개혁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현 대책에서 더많은 개선이 필요해보이는데요?
 
→ 공공기관의 자구책만으로는 공공기관의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공공기관의 방만경영 해소도 필요하지만, 이것만으로 부채 문제가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단시일 내에 해결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우선은 공공기관 부채 문제의 원인 규명과 책임 추궁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공공기관의 부채를 늘리는 행태가 사라질 테니까요. 이것은 낙하산 인사 근절책을 마련하는 것과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겁니다.
사실 지금 공공기관의 문제는 공공기관을 담당하는 부처인 기획재정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걸 의미합니다. 그런데 정부는 오히려 기획재정부의 통제, 관리 강화만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공공기관 개혁 논의 또한 이해관계자들을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행해지고 있고요.
저는 제대로 개혁을 하기 위한 출발점으로 국민의 대표인 국회 차원에서 공공기관의 개혁 문제를 사회적으로 공론화하는 공공기관 특별기구를 설치하는 것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자리에서 공공기관 부채 문제를 비롯한 공공기관의 주요 쟁점들을 논의하고 사회적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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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26 09:30 2013/12/26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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