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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의 문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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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저녁 때는 대학로에서 모 동지를 만나 전진의 문제들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다.

  

부산지역에서 한 동지의 전횡에 따른 갈등으로 두명의 동지가 탈퇴서를 제출했고, 다른 동지들도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가 비단 부산만이 아니다. 충남에서도 그러하였고, 경기에서도, 서울지역에서도 존재한다. 진정한 문제는 이런 문제가 공론화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전진을 보면 과거의 구습을 탈피하지 못했다는 느낌이 든다. 왜 전진 밖에서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단지 '구원(舊怨)'이라는 이유로 외면하는 걸까.

조직 내에서 정보유통 및 소통이 잘 이루어지지 못하니 무슨 문제제기를 할 수가 없다.

 

그리고 중앙에 문제제기를 하고 싶어도 그 통로를 잘 찾지 못하면 개인적으로 해결하게 되어, 그냥 '잘되겠지'하면서 속으로 묻어두거나 아니면 탈퇴하는 것으로 끝난다. 그리고 그러한 문제제기는 사라져버린다.

 

민주노총의 노사정대표자회의 참여를 두고 전진 소속 임원들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고, 결국은 이를 추인해주는 꼴이 되어 버렸다. 공무원노조의 문제는 전혀 풀리지 않을 듯한데, 그렇게 어영부영 넘어간 것이다. 그에 대한 규명이 필요한데, 내부에서는 아무런 말이 없다.

연맹이나 당에서 활동하는 동지들이 얼마나 힘든지 안다. 하지만 한 조직의 동지로서 함께한다면 이러한 것들이 보고되고 논의되어야 하지 않는가.

 

의장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가. 당과 노조에서 의장을 비롯한 상임위원들의 활동이 보이지 않는다. 각 지역조직이 삐걱거린다면 이를 해결하는 것이 지도부의 일이고, 대외적으로 전진에게 요구되는 주문들에 대해 조직이 적절하게 대응하도록 만드는 것이 지도부이다. 현재 전진의 문제를 지도부에게만 돌릴 순 없지만, 책임추궁의 큰 단위일 수 밖에 없다.

  

새내기 회원이 가입하게 되면 그가 누구의 추천으로 가입되었는지, 어디서 활동하는지, 전진이 어떻게 활동하기를 바라는지, 자신은 전진에서 어떻게 할 것인지가 기존 회원들에게 드러나야 한다. 그의 신분을 완전하게 숨기고자 하는 게 아니라면 말이다. 전진 외부의 활동가들은 아는데, 진작 내부의 회원들은 서로를 모르는 사태가 더이상 있어서는 안된다. 이것은 사상적, 이념적인 문제가 아니다.

 

어떤 회원이 탈퇴를 한다고 하면 다른 회원들은 이 탈퇴이유를 알아야 하고, 문제가 무엇인지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조직의 문제를 지도부만이 아니라 조직 전체가 고민할 수 있다.

기관지에 좋은 글이 실렸는데, 이름과 소속지역만으로는 누가 누구인지 모른다. 적어도 홈페이지의 회원게시판에서는 그가 누구인지, 무슨 활동을 하고 있는지를 밝혀야 한다. 그래야 개개 글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전진 회원이 아닐 때에는 대외적으로 열심히 활동하는 이들이 전진 회원이 된 다음부터는 몸을 사리게 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자신의 발언과 활동이 전진의 활동방향에 맞는 것인지를 확신하지 못해서 소극적으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나 또한 그러한 사람 중의 하나일 터이다.

 

다가오는 정치대회는 다루어야 할 중요한 사안도 많지만, 전진의 내부 문제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고 공유하는 자리도 있었으면 좋겠다. 아니 기관지에서도 이러한 문제를 공론화해야 한다.

세상은 급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감성은 여전히 과거 8-90년대에 머물고 있지 않은지 스스로 반문해보아야 한다.

     

나는 이번 지방선거를 겪으면서 민주노동당의 활동방식이나 선거활동에 많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다. 보수정당과 마찬가지로 상근자 중심의 활동을 벌였던 것이다. 선거에서 관건이 되었던 것은 선거에 전념할 수 있는 상근자의 확보였고, 적어도 한달 가량이라도 뛸 수 있는 인력이 없으면 선거를 제대로 치루지 못했다.

그런데 내용에서의 차이를 떠나 그런 역량면에서 볼 때 과연 보수정당을 능가할 수 있는가. 그리고 상근활동가 중심의 정당이 진보정당의 미래인가.

 

당원중심의 정당이고 당원이 참여하면서 이끌어가는 정당을 얘기했다면 이를 선거중에도 관철시켜야 했고, 이를 활동을 벌인 모범을 창출해야 했다. 하지만 선거를 거치면서 대부분의 지역활동은 몇몇 열성당원들 중심으로 이루어졌고, 당활동에 많은 시간을 낼 수 없는 당원들은 배제되었다. 민주노동당이 생활인들의 정당인지, 아니면 열성당원을 중심으로 한 활동가들의 정당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당원들 대부분이 자신의 일을 가지고 활동하면서 상근활동가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만약 그렇게 되었다면 이번 선관위의 조사에서도 떳떳하게 맞설 수 있게 되지 않았을까. 상근활동가 중심의 활동은 관료주의의 폐해를 낳는다. 물론 근대적인 의미에서 당내의 관료화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것도 사실이지만, 상근활동가가 중심이 되어서는 당이 전진할 수 없다.

  

민중들의 다수는 생계문제로 고민하고 있고, 고용의 불안정성, 실직 위험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 그들에게 이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을 보고, 세상을 바꾸기 위해 당과 노조에 관심을 가지라고 할 수 있겠는가. 바로 발등에 떨어진 불도 못끄고 있는데... 전진활동가들도 마찬가지이다. 아무리 뛰어난 활동가라도 생계문제가 걸리면 자신의 활동을 중단하고 일단 생계유지에 목을 걸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전진 회원들부터 단지 회비만 내고 기관지를 구독하는 페이퍼 회원이 아니라 조금이나마 조직활동을 하도록 되어야 한다. 그래야 다른 이들에게 당에, 노조에 관심을 가지라고 말할 수 있다.

  

생각난 김에 횡설수설해봤다. 잘 연결되지도 않지만 각각의 문제에 대해 고민해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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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04 23:50 2006/08/04 23:50

댓글1 Comments (+add yours?)

  1. 새벽길 2006/08/07 16:30

    첫줄에 쓴 부산지역 얘기는 제가 사실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쓴 듯 합니다. 전진 전반에 걸친 문제로 탈퇴한 것인데, 이를 개인의 문제로 축소한데다가, 오해의 소지도 있네요. 글을 고치는 대신 쪽글로 잘못 썼음을 밝힙니다.
    그러면서 이런 문제가 왜 공론화 안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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