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어떻게 이런 일이...

View Comments

어제던가 26개월만에 화염병이 나왔다는 기사를 보았다.
이것을 빌미로 민중들의 생존권 투쟁에 강력하게 대응하겠구나 싶었다.
 
더욱이 법무부 차관 임명자는 취임 일성으로 불법 집단행동을 엄단하겠다고 했고, 작년 촛불시위 때 단호한 면모를 보였던 서울경찰청장이 경찰청장이 되어 뭔가 본떼를 보여주겠다는 다짐을 했다는 소리도 들렸다.
 
결국 용산에서 대형 참사가 났다. 철거민 4명과 경찰 1명이 사망했다. 화상을 입은 이들 중에 정도가 심해 사망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한다. 아무리 이명박의 시대라지만, 이럴 수가 있을까.
 
철거민들의 생존권 사수 투쟁이 테러활동인가. 테러진압에 사용하겠다던 경찰특공대가 용역깡패들과 합작하여 철거민들의 저항을 뿌리뽑으려 나섰다. 30여명이 있었다는데, 대로변을 틀어막고 일반인은 물론 취재진의 진입을 막으면서 대규모 경찰특공대를 차출하여 치밀하게 진압작전을 펼쳤다고 한다. 여대생 납치사건은 한달이 넘도록 그 단서조차 못잡는 경찰은 이 엄동설한에 생존권 사수를 외치면서 농성에 들어간 철거민들을 진압하는 데에는 철저하고, 악랄했으며, 단호하고 신속했다. 그들은 시공사인 삼성그룹과 재개발조합의 용병인 듯 했다.
 
사방에서 최루액이 든 물대포를 쏘면서, 아래로 계단을 타고 진입하고, 위로는 컨테이너를 기중기에 실어 특공대를 침투시켰다. 재방송된 칼라TV는 경찰특공대의 활약상을 잘 전달하고 있다.
 
그 결과 5명이 죽었다. 이들은 왜 죽어야 했을까.
 
오전에 용산 재개발 현장의 참사를 보고 아무 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머리가 텅 빈 것 같았고, 괜시리 눈물이 흘러나왔다. 망루 속에서 물대포의 차가운 물세례를 받으면서 덜덜 떨다가 갑작스런 화재에 온몸이 불에 휩싸여 고통 속에서 숨진 이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얼마나 뜨거웠을까, 얼마나 아팠을까, 얼마나 무서웠을까, 얼마나 두려웠을까.
 
어제 새벽에 농성에 들어갔을 때에는 그렇게 될 것이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 텐데... 아무리 갈 곳이 없다고 외치기는 했지만, 저 세상이 갈 곳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터인데...
 
관련 소식을 검색하는 내내 맘이 무거웠습니다. 그냥 자판을 두드리면서도 죄송한 마음이 가시지 않았습니다.
가신 님들의 명복을 빕니다.



 사고 현장 목격자들 "경찰 과잉진압이 빚은 참사" (아시아경제, 2009-01-20 11:25, 특별취재팀 김진우)
 
"이들은(경찰) 살인마다. 이번 사고는 경찰의 계획에 따라 발생한 것일 뿐"
경찰의 철거민 진압 과정에서 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서울 용산4구역 인근 상인들과 주민들은 한 목소리로 이번 사고는 경찰의 과잉진압이 빚은 참사라고 주장했다.
 
사고 현장 목격자들은 새벽부터 경찰이 재건축 철거민들을 진압하기 위해 치밀한 작전을 벌였고, 이들의 계획에 따라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며 경찰은 이번 사고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용산4구역 인근 주민 박모(48) 씨는 "대치 첫날에는 물대포를 쏘며 진압하더니 오늘 새벽부터는 사고 건물에서 용역업체 직원들이 불을 피워 연기로 철거민들이 스스로 항복하도록 유도했다"며 "이들은 살인마"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주민은 "오전 4시30분께 경찰이 진압작전을 시작한 후 두 차례 컨테이너를 이용해 경찰들을 옥상으로 이동시켰다"며 "철거민들이 옥상에 위치한 가건물 안에 갇혀서 작은 구멍을 통해 화염병을 던지다 불이 붙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특공대 '폭력진압'...철거민 4명-경찰 1명 사망 (오마이뉴스, 특별취재팀)
정치인들 줄줄이 현장에..."공권력에 의한 살인"
[현장 5신] 용산 재개발지역 농성장... 목격자들 "굉음과 함께 화염이..."
 
[5신: 20일 낮 12시] 경찰 "철거민4명 사망, 경찰1명 사망 추정"
  
[4신: 20일 오전 11시 55분]
사건이 벌어진 용산구 한강로 2가 재개발지역은 몰려든 기자들과 대기 중인 경찰로 극도의 혼잡을 보였다. 이 지역 주민들은 이번 사망 사건에 대해 매우 침통해했다. 주민 장동기(40)씨는 "이렇게 빨리 강제진압이 시작될 줄 몰랐다"며 "아무래도 농성장이 대로변에 있었기 때문에 경찰이 조기 진압을 한 것 아니냐"고 의문을 표했다.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정도의 아비규환을 넘어섰다. '뻥'하는 소리와 함께 화염이 10m 이상 치솟았고 뭔가 툭 떨어졌다. 건물 옥상 위에는 세 사람이 끝까지 매달려 있었다. 경찰이 무리하게 진압했다."
 
불이 났던 오전 7시께부터 현장을 지켜봤다던 서아무개(50)씨는 "불이 났을 때 경찰이 줄곧 7군데서 쏘던 물대포를 오히려 잠시 멈추기도 했다"며 "경찰이 사람 잡는 데냐?"고 말했다.
 
공인중개사 김아무개(37)씨는 "지금 철거가 본격화된 용산 3·4구역은 본래 역전 앞 시장골목이었다"며 "지금 철거에 반대하는 이들은 시장 골목 상인들인데 10~20여 년 전부터 이 곳에서 장사를 해온 이들이 많다"고 했다. 김씨는 "이들은 당시 2천만원 정도의 권리금을 주고 지금까지 장사를 해왔는데 세입자여서 이번 재개발로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었다"며 "재개발조합이 약속한 보상금만으로는 이렇게 장사 목도 좋고 월세도 싼 곳을 얻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3신 : 20일 오전 10시 30분] 전철연 관계자 "경찰이 컨테이너로 망루 밀어 시너통 터진 듯"
건물에서 100m쯤 떨어진 상가에서 6년째 음식점을 경영하는 신아무개(42)씨는 "잠을 한숨도 못잤다. 이건 경찰이 죽인 것"이라며 "사람이 죽을 것 같으면 진압을 그만 해야 하는거 아니냐?"며 분노를 터뜨렸다.
 
한 전국철거민연합(이하 전철연) 회원은 "경찰이 크레인에 메단 대형 컨테이너 박스로 건물 옥상위에 설치됐던 높이 3m 가량의 망루를 여러번 밀었다"며 "망루가 심하게 흔들렸고 이 과정에서 안에 있던 시너통이 터진 것 같다"고 주장했다.
 
------------------------------------------
[오마이뉴스 댓글] ▶근조◀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익원(namsho)  2009.01.20 10:12 조회 929 찬성 14 반대 0
 
곧 설이 옵니다. 세월이 가는 것이 서러워서 설이라고 하던가요.
이 엄동설한에 갈 곳이 없다고 외치더니 그렇게 서럽게 가셨습니까? 서러운 세상 그렇게 섧게 살다가 미련을 놓아버렸습니까? 뜨겁지는 않으셨나요? 무슨 말로 위로를 드려야 한 많은 이 세상을 뒤로 하고 훨훨 편히 가실 수 있을까요?
이승과 저승이 갈라져 있으니 이승의 일은 이승의 일로 두시고 어이 편히 가시옵소서.
삼가 다시 한 번 가신님들의 명복을 빕니다.  
 
-----------------------------------
(손석춘칼럼) 생존권 요구한 국민 누가 죽였나 (2009/01/20 11:33)
 
서울 용산구 한강로 2가 재개발 지역. 철거 반대 농성을 벌이던 철거민들이 경찰 특공대 진압 과정에서 불에 타 숨졌다. 사건이 일어나기 바로 전날에도 경찰과 철거민 사이에 격렬한 충돌이 있었다. 바로 그 날 법무부 차관에 새로 임명된 이귀남은 살천스레 말했다. “불법 집단행동을 통해 의사를 관철하거나 목적을 달성하려는 시도는 법에 따라 엄단, 절대 용납되지 않는다는 인식을 정착시켜야 한다.”
 
이명박 정권의 실세 차관으로 언론에 소개된 그의 말을 경찰이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다음날 경찰의 모습은 전날과 확실히 달랐다. 살수차 3대를 동원했다. 경찰 병력이 들어간 컨테이너 박스를 기중기로 건물 옥상에 끌어 올리며 가혹하게 진압 작전을 벌였다.
 
그러나 그 결과는 무엇인가. 먹고 살려고 발버둥 치던 영세자영업자들의 참혹한 주검이다. 대다수 신문과 방송이 넘어갔지만, 이귀남 차관이 누구인가?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그룹으로부터 정기적인 떡값을 받았다고 공개적으로 지목한 인물 가운데 하나다. 단순한 우연일까? 용산 재개발 현장의 참사가 일어난 곳의 시공사는 다름아닌 삼성건설이다.
 
누가 감히 생존권 요구를 부당하다고 주장할 수 있을까. 전국철거민연합 관계자가 밝혔듯이, 참혹하게 죽은 철거민들은 재개발 자체를 부정한 게 결코 아니었다. 다만, 지금까지 그곳에서 살아온 사람들에게 시공사가 최소한의 생존권은 보장해달라는 하소연이었다. 철거민들은 시공사인 삼성건설과 재개발 조합, 관할 용산구청이 철거민대책위와 함께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강제로 철거하기 전에 상인들의 임시 주거와 생계를 위한 임시 시장을 마련해달라는 주장이 과연 억지인가?  함께 모여 논의할 의제조차 되지 못하는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9/01/20 12:49 2009/01/20 12:49

댓글0 Comments (+add yours?)

Leave a Reply

트랙백0 Tracbacks (+view to the desc.)

Trackback Address :: https://blog.jinbo.net/gimche/trackback/639

Newer Entries Older Entries

새벽길

Recent Trackbacks

Calender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ag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