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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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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시인들이 열사들에게 바치는 시들에 대해 지나치게 정치적이다 보니 어색하고, 문학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있었다. 이는 최근까지도 나왔던 것이다. 그런 비판들을 접하게 되면 과연 문학성이란 무엇일까 생각해본 적이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 앞에서 이와 비슷한 졸작들이 나와 판친다. 그래도 민중의 심금을 울렸으며, 민중의 일상을 노래했다고 평가받아왔던 이들이 노무현의 죽음 앞에서 온갖 추모시를 바쳤다. 물론 그에 대해 높게 평가하는 이들이 많기는 하다. 그런데 과연 그게 평소에 지적되었던 문학성에서 얼마나 가까운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들의 진정성을 이해해줄 수는 있다. 하지만 그들은 그런 진정성을 왜 노무현 정권 아래에서 목숨을 끊었거나 죽임을 당한 이들에게는 보여주지 않았을까. 정치인 노무현이 아니라 인간 노무현에게 예의를 표했을 뿐이라면, 그들은 균형감을 상실했다.
 
그들 중의 상당수는 노무현을 지지하는 문화예술인 모임(노문모) 소속 시인들이었던 만큼, 세상 사람들의 꿈이었던, 서민과 몸을 부대끼고자 노력했던 정치인 노무현에 대해 자신들이 가진 것으로 추모를 표하는 것 또한 당연하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내가 그들의 그런 모습 속에서 똑같은 질은 아닐지언정 전두환에게 헌사를 보낸 서정주의 시를 떠올렸다면 너무 지나친 비유일까. 가는 마당에 그렇게까지 말하는 것은 너무 심하긴 하네. 하지만 내 감정이 그렇다는 거다.
 
그들은 굳이 그렇게 자신을 표현해야 했는지... 물론 그를 통해 그들은 서민들과 호흡을 함께했을 뿐이겠지만, 그들이 바라는 미래, 가슴속에 가두어둔 현실, 이제는 잊고 싶은 과거를 끄집어내지 못했다. 내가 좋아했던 시인들인데, 아쉽다. 내가 너무 많은 것을 기대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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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시] 우리가 당신을 버렸습니다 (한겨레, 백무산 시인, 2009-05-25 오후 09:19:51)
-노무현 전 대통령 영전에 드린다
 
들찔레꽃 당신, 어려운 길만 골라 갔지요 (한겨레, 도종환/시인, 2009-05-26 오후 07:33:06)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노무현 전 대통령을 보내며 / 도종환 
 
당신의 참말 (한겨레, 유용주 시인·소설가, 2009-05-27 오후 08:16:38)
  
‘아아, 광주여!…’ 김준태 시인 “우리 모두가 盧!” (경향, 김준태(시인), 2009-05-28 14:15:25)
<헌시>-노무현 대한민국 제16대 대통령 영전에
우리들 자신이기도 하는 노무현 대통령!
결코 혼자서는 떠나보낼 수가 없습니다
  
[추모詩]당신의 부활, 그 찬란한 부활 - 前대통령 노무현님 영전에 (경향, 시인 신경림, 2009-05-28 18:26:51)
 
시작도 마지막도 바보, 그 바보와 사랑했네 (한겨레, 박노해 시인, 2009-05-29 오전 10:05:47)
[박노해 추도시] 가슴에 별 심어주던, 부끄러움 빛낸 사람 
 
[노무현 前대통령 국민장] 당신의 눈썹에 박혀있는 흉터, 초롱불처럼
-노무현 전 대통령의 靈前에
(한경, 2009년 5월 푸르른 날에 삼가 강은교(시인) 올림, 2009-05-29 17:53)
 
안도현 조시 "고마워요 미안해요 일어나요" (아시아경제, 2009-05-29 14:12)
 
29일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진행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노제에서 안도현 시인은 '고마워요, 미안해요, 일어나요'라는 제목의 추도시를 직접 낭송했다. '고(故) 노무현 대통령 영전에 바침'이라는 부제의 이 시에서 안 시인은 "고마워요, 노무현/ 아무런 호칭 없이 노무현이라고 불러도/ 우리가 바보라고 불러도 기꺼이 바보가 되어줘서 고마워요."라며 "아아, 부디 편히 가시라는 말, 지금은 하지 않을래요/ 당신한테 고맙고 미안해서 이 나라 오월의 초록은 저리 푸르잖아요/아무도 당신을 미워하지 않잖아요/아무도 당신을 때리지 않잖아요/ 당신이 이겼어요, 당신이 마지막 승리자가 되었어요"라고 고인을 추모했다. 
 
서울광장 '노제' 김진경 시인의 조시 낭독 (시사미디어, 2009-05-29 15:28:57)
 
김진경 시인이 29일 오후 2시 서울 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노제에서 조시를 낭독했다. 김 시인은 "당신의 아름다운 사랑은 왜 이렇게 말해질 수밖에 없었는가?"라는 제목으로 "당신은 늘 외로운 노무현이었습니다. 편리함을 위해 너무도 쉽게 저버리는 우리들 속에서 당신은 늘 바보 노무현이었습니다"라며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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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31 10:20 2009/05/3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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