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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리고 쏠리고 들끓다〉조직없는 조직력의 시대…인터넷·휴대전화·메신저로 通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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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소개하는 한겨레의 관련 기사에는 플레시몹하는 사진을 싣고 촛불집회에 대한 분석에 이 책이 유용함을 지적한다. 중앙일보의 책소개 기사에는 붉은 악마가 응원하는 장면이 나온다. 조중동의 이 책 기사는 촛불집회와 관련지어 소개하지 않는다. 아마 기자 뿐 아니라 웬만한 사람은 이 책의 제목을 보게 되면 촛불집회를 떠올릴 터인데 말이다. 일부러 그런 것일까.
 
이 책은 시의적절하게 번역되어 나왔기 때문에 대부분의 언론사에서 이에 대한 서평을 내놓았다. 물론 출판사에서 정리해놓은 보도자료를 참고한 흔적이 많이 보이기는 하지만, 책 소개기사 중에서도 유용한 내용들을 찾아볼 수 있다.
 
조직없는 조직력, 집단지성, 코즈의 정리, 조직비용 등이 책에서 언급되는 모양이다. 이런 용어 만으로도 재미있을 듯하다. 클레이 서키 뉴욕대 인터액티브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 교수는 ‘코즈의 정리(Coase Theorem)’, 즉 사회적 행동이 집단성을 띨 경우 조직 결성과 유지 비용이 목표와 성과보다 경제적이어야 한다는 개념을 근거로 들면서, 새로운 사회적인 도구의 등장으로 조직결성과 유지 비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고 설명한단다. 인터넷ㆍ휴대폰ㆍ메신저ㆍ블로그ㆍ메일링 등이 새로운 사회적 도구의 좋은 사례이고...
 
저자는 최근 인터넷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중의 움직임을 ‘조직없는 조직력(the power of organizing without orginazation)’이라고 정의를 내린다. 기업의 횡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소비자들, 브리태니커보다 더 강력한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를 자발적으로 만드는 성과를 도출해 내는 대중이 오늘의 사회를 이끌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저자는 조직 혹은 배후가 없으면 불가능했던 일이 이제는 조직 없이도 더 강력한 조직력을 발휘하는 변화에 예의주시하면서, 그 특성을 ‘끌리고 쏠리고 들끓다’로 정의한다.
 
말은 되는데, 이를 사례로 설명하는 만큼 그 반대되는 사례도 많을 것이다. 하나의 조직이나 하나의 현상을 설명하고자 한다면, 조직없는 조직력이 필요한 시기가 있겠지만, 반대로 조직된 조직력이 필요한 시기도 있을 것임에 틀림 없다. 따라서 이 양자를 구분하여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그렇게 분석의 틀을 짜는 것이 타당할 듯 싶다. 이를 촛불시위에 적용해 봐도 그러하다. 60일이 넘게 촛불시위가 벌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MB 정부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걸 보면, 촛불집회의 성과가 조직없는 조직력이 유의미하다, 조직비용 없이도 조직화가 가능하다는 결론으로 끝맺는 것은 무엇인가 허전한 것이다. 여기에서 나아가 촛불집회를 결집하는 구체적인 조직의 구성과 같은 것을 대안으로 제시해야 하지 않을까. 의제 또한 단지 쇠고기 재협상으로만 머무는 것이 아니고, 2MB정부가 추진하는 다양한 의제에 대한 대안마련으로 나아가야 하고... 물론 여기에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지만 말이다.
 
책 소개 기사를 보면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책으로 보인다. 그런데 한결같이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수용하면서 긍정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이 맘에 걸린다. 여기에 조금이나마 딴지를 걸어주면 좋으련만... 본격적인 서평이 나오지 않아서 그러한가. 한겨레신문의 안수찬 기자의 서평이 게 중 읽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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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없는 조직력'의 시대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2008-06-30 17:49)
'끌리고 쏠리고 들끓다' 출간
 
2006년 5월 뉴욕에서 한 여성이 택시에 휴대전화를 놓고 내렸다. 여자는 중요한 정보가 들어있는 휴대전화를 찾으려 노력했지만 결국 찾지 못하고 새 휴대전화를 장만했다. 그런데 여자는 우연히 자신의 휴대전화를 갖고 있는 사람의 메일주소를 알게 되고 전화를 돌려줄 것을 메일로 요청했지만 거절당한다.
 
여자의 친구는 인터넷에 사이트를 만들고 일련의 과정을 소개하기 시작했고 친구들은 인터넷 커뮤니티 등 곳곳에 글을 퍼 나르기 시작했다. 곧 휴대전화를 갖고 있는 사람으로 추정되는 사람의 마이스페이스(미니홈피와 유사한 미국의 사이트)를 찾았다는 제보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또 경찰은 처음에 이 일을 단순한 분실사건으로 처리했다가 네티즌의 비난이 쇄도하자 도난사건으로 바꿔 수사에 나선다.
 
잃어버린 휴대전화를 되찾겠다는 작은 동기에서 시작된 일은 신문에도 보도되는 등 일파만파로 확대됐고 결국 열흘 만에 휴대전화는 주인의 품으로 되돌아 왔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휴대전화 하나를 찾는데 아무 관계없는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참여하는 이런 일은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지만 사실 지금은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이야기다.
 
그룹네트워크와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클레이 서키의 '끌리고 쏠리고 들끓다'(갤리온 펴냄)는 개인과 조직, 기업과 소비자,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변화를 예로 들며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들이 어떻게 가능해졌는지를 분석한다.
 
경제학자 로널드 코즈의 이론에 따르면 사회적 행동이 집단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모여 조직을 만들어야 하고 그 조직을 만들고 관리하는 비용보다는 조직의 목표나 성과보다 커야 한다. 관리 비용보다 조직의 목표나 성과가 갖는 가치가 적다면 그런 일은 '추구할 가치가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저자는 이제 코즈가 설정한 조직비용의 하한선은 의미가 없어졌다고 이야기한다. 인터넷과 휴대전화를 필두로 메신저와 블로그, 메일 등 사회적 도구가 등장하면서 조직을 결성하고 관리하는데 드는 비용이 현격히 낮아졌고 급기야 조직 비용이 '제로'에 이르는 사회로 진입하면서 10년 전에는 조직관리비용 때문에 불가능했던 일이 가능해지게 됐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런 변화를 설명하는데 '조직 없는 조직력'이란 개념을 도입한다. 그 동안은 일정 규모에 이르면 '조직' 없이는 '조직된 상태'가 불가능했지만 이제는 조직이 없이도 조직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사회를 들끓게 하고 있는 촛불시위도 이 개념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주최측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촛불시위 참가자들은 메신저와 블로그,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자발적으로 거리에 모이고 조직화된 힘을 보여주고 있다. 과거 같으면 엄청난 조직비용이 들었을 일이지만 이제 인터넷 게시판이나 블로그에 올린 글 하나가 순식간에 수천, 수만 명에게 전파될 수 있게 되면서 조직비용은 문제가 되지 않게 된 것.
 
그 동안 소리없이 상품과 서비스를 구입하는 개인에 지나지 않았던 소비자가 큰 힘을 갖고 기업에 당당히 맞설 수 있는 존재로 바뀐 것도 같은 맥락에서 설명할 수 있다. 과거에는 동기부여가 잘된 의욕적인 소수의 사람만이 행동했던 반면 이제 별 의욕이 없더라도 목적을 달성하는데 힘을 보탤 수 있다. 직접 나서지 않고도 인터넷 상에서 벌어지는 불매운동이나 서명운동에 클릭 한번으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등 장애물들이 사라졌기 때문.
 
저자는 현재를 '이미 대중이 새로운 행동을 채택하고 있는 혁명의 시기'로 부르면서 '사회적 도구가 확산할 것인가' 또는 '사회의 모습을 바꾸게 될 것인가'를 묻는 대신 '사회가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가'에 주목할 것을 촉구한다. "도구들의 확산에 대해 약간의 통제력은 갖고 있지만 우리가 가고 있는 방향을 되돌리거나 멈추거나 하다 못해 홱 돌릴 수 있는 정도의 힘도 갖고 있지 못하다"면서 "우리의 가장 큰 도전은 목적지를 결정하는 일이 아니라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 중심을 잃지 않고 몸을 똑바로 세우는 일"이기 때문이다.(319~3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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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없는 조직력의 시대…인터넷·휴대전화·메신저로 通한다 (서울,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2008-07-04  22면)
끌리고 쏠리고 들끓다/클레이 서키 지음
 
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연방을 구성하는 나라의 하나였던 벨로루시는 1991년 독립했다. 자유시장과 민주화 과정을 수용한 다른 옛 소련국가들과 달리 벨로루시는 국영경제체제를 고수했다. 알렉산더 루카센코는 1994년 대통령으로 선출됐으나, 갈수록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
 
2006년 3월 3선에 도전한 루카센코는 88%의 득표율로 당선됐으나,1만명이 넘는 시민은 조작된 결과라고 주장하며 수도 민스크의 옥티아브르스카야 광장에 모였다. 루카센코는 수백 명의 시위자를 체포하고 제1야당의 대통령 후보를 감금했다.
 
이때 인터넷에 플래시몹을 제안하는 글이 올랐는데, 내용은 그냥 옥티아브르스카야 광장에 모여 아이스크림이나 먹자는 것이었다. 플래시몹(Flash Mob)이란 인터넷으로 특정 시각과 장소에 모여 주어진 행동을 하고 다시 흩어지는 일종의 깜짝쇼를 말한다.
 
그런데 경찰이 광장에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던 몇 사람을 연행해버리는 일이 일어난다. 다른 참가자들이 찍은 디지털 사진은 즉각 온라인에 올려졌고, 벨로루시의 폭압적 이미지는 민스크 너머로 퍼져갔다.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는 어린아이를 잡아 가두는 것만큼 경찰국가의 이미지를 깊이 각인시키는 장면은 없다는 것이다.
 
클레이 서키 뉴욕대 교수는 ‘끌리고 쏠리고 들끓다’(원제 ‘Here Comes Everybody’, 송연석 옮김, 갤리온 펴냄)에서 이같은 현상을 ‘조직 없는 조직력’이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설명한다.
 
서키에 따르면 과거에는 어떠한 사회적 행동이든, 그것이 집단성을 띠려면 사람들이 모여서 조직을 만들고, 그 조직을 형성하는 비용이 조직의 목표나 성과보다 경제적이어야 한다는 경제학이론인 ‘코즈의 정리’가 통용됐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비용 때문에 과거에는 전혀 발생할 수 없었던 잠재적인 조직, 혹은 잠재적인 일들이 거래비용의 급격한 감소에 따라 코즈의 하한선을 뚫고 올라왔다는 것이다. 인터넷과 휴대전화를 위시하여 메신저, 블로그, 이메일 등의 사회적 도구가 등장하면서 조직을 결성하고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이 현격하게 낮아졌고, 급기야 ‘조직 비용 제로’의 사회로 진입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메리칸항공이 폭풍에 갖힌 승객들을 지나치게 오랜 시간 기다리게 했을 때 항공승객 권리장전 운동이 시작됐고, 영국의 HSBC가 대학생 고객들을 무시했다가 조직적 항의와 기민한 행동에 큰 손실을 입고 사과를 해야 했으며, 평범한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세계 최대의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를 만들어낸 것도 모두 조직 없는 조직력의 결과이다.
 
지은이는 하나의 기술이 혁명적 역할을 수행하는 데는 대략 10년의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한다. 새로운 도구가 더 이상 새롭지 않고, 모두의 손에 들려 사람들이 대단하게 생각하지 않을 때, 비로소 대단한 변화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의미있는 변화는 복잡한 최신 기술이 아니라 인터넷, 휴대전화, 이메일처럼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도구를 활용하여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이 책은 지난 2월 미국에서 처음 발간되었는데, 이후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여 한국에서 벌어지는 촛불시위의 조직화 과정을 거의 완벽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특히 지은이는 예전의 기준으로 보자면 조직 혹은 배후가 없이 조직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이제는 조직 없이 더욱 강력한 조직력을 발휘하는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강조한다. 정치적 구호가 거의 없었던 촛불집회 초기 불필요한 ‘정치적 배후론’을 서둘러 제기하여 문제를 더욱 어렵게 끌고 갔던 당국자라면 이 책을 반드시 읽어봐야 할 것 같다.1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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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조직없는 조직’이 움직였다… ‘끌리고 쏠리고 들끓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광형 선임기자, 2008.07.04 17:38)
끌리고 쏠리고 들끓다/클레이 서키/갤리온
 
2006년 5월, 미국 뉴욕에서 한 여성이 택시에 휴대전화를 놓고 내렸다. 이 여성은 중요한 정보가 들어 있는 휴대전화를 찾으려 노력했지만 결국 찾지 못하고 새 휴대전화를 구입했다. 이후 그는 우연히 자신의 휴대전화를 가진 사람의 메일주소를 알게 되고 전화를 돌려줄 것을 메일로 요청했지만 되돌아온 것은 '얼간이 흰둥이' 등 욕설이었다.
 
여성의 친구는 인터넷에 사이트를 만들어 일련의 과정을 소개했고, 다른 친구들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글을 퍼 나르기 시작했다. 경찰에도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처음엔 단순 분실사건으로 처리했다가 누리꾼의 비난이 쇄도하자 도난사건으로 정정했다. 이 사건은 언론에 보도되고 결국 열흘 만에 휴대전화는 주인의 손으로 되돌아갔다.
 
2006년 3월, 벨로루시의 독재자인 루카셴코는 3선에 도전해 85%의 득표율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유럽 선거 관측통들은 조작된 결과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항의로 1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민스크의 옥티아브르스카야 광장에 쏟아져 나왔다. 한 사람이 온라인 라이브저널에 플래시 몹을 제안하는 글을 올렸다. 그냥 광장에 나가 아이스크림이나 먹자는 것이었다.
 
경찰이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던 몇 사람을 연행했다. 그 과정이 디지털 사진으로 찍혀 사이트에 오르자 정치 블로거들이 이를 유포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해서 루카셴코 정부의 폭압적인 이미지는 민스크 너머로 멀리 퍼져 나갔다. 아이스크림을 먹는 아이들을 잡아 가두는 것만큼 경찰국가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장면은 없을 것이다.
 
2007년 8월, HSBC은행은 초과 인출을 해도 위약금을 물리지 않겠다는 약속을 불과 며칠 만에 철회했다. 한 대학생 고객이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인 페이스북에 "HSBC의 엄청난 바가지 행위를 중단시킵시다!"라는 제목으로 불만을 토로하자 수 천명의 동조자가 서명을 했다. 성난 소비자들의 반발은 순식간에 확산하고 HSBC는 결국 무릎을 꿇고 말았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아무 관계없는 사람들이 대거 참여하는 이런 일은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지만 지금은 쉽게 접할 수 있는 이야기다. 뉴욕대 인터액티브 텔레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 교수인 저자는 이런 변화를 '조직 없는 조직력'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인터넷과 휴대전화를 비롯해 메신저와 블로그, 메일 등 사회적 도구가 등장하면서 조직이 없이도 '조직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
 
한국사회를 들끓게 하고 있는 촛불시위도 이 개념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주최측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촛불시위 참가자들은 메신저와 블로그,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자발적으로 거리에 모이고 조직화한 힘을 보여주고 있다. 과거 같으면 엄청난 조직비용이 들었을 일이지만 이제 인터넷 게시판이나 블로그에 올린 글 하나로 수천, 수 만명을 모을 수 있게 됐다.
 
저자는 이같은 대중행동이 10년 전만 해도 일어날 가능성이 아주 희박했다고 단언한다. 그는 현재를 '대중이 새로운 행동을 채택하고 있는 혁명의 시기'로 부르면서 "사회적 도구가 확산할 것인가, 또는 사회의 모습을 바꾸게 될 것인가를 묻는 대신 사회가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가에 주목할 것"을 촉구한다.
 
시위를 벌이려는 사람들과 그 반대편에 있는 국가, 기업, 혹은 여타 조직들은 쥐와 고양이처럼 쫓고 쫓기는 게임을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적 도구는 이 게임에서도 역시 힘의 균형을 바꾸어 놓고 있다. 정보의 폭포 현상과 인식의 공유는 더욱 빨라지고 있으며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책은 집단 행동을 일으키고자 하는 동기 자체가 갖는 힘의 변화에 주목한다.
 
해법은 없는가. 저자는 '인식의 공유'를 등한시한 동독 공산당 서기장 에리히 호네커의 사례로 그 실마리를 제시한다. 호네커는 "이적활동을 싹부터 잘라 버리고, 그들에게 대중적 기반을 허용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 물론 때는 이미 늦었다. '대중적 기반'이란 시위 참가자 수가 아니라 시위를 두려워하지 않는 잠재적인 사람들의 수로 측정하는 것임을 그는 알지 못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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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없는 조직력’ 새로운 대중이 움직인다 (경향, 김진우기자, 2008년 07월 04일 17:45:55)
▲끌리고 쏠리고 들끓다…클레이 서키 | 갤리온
 
2006년 5월. 폭정에 대한 불만이 높던 벨로루시에서 ‘플래시 몹’(flash mob,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인터넷이나 휴대전화를 매개로 모여서 주어진 행동을 하고 곧바로 흩어지는 것)을 제안하는 글이 한 블로그 사이트에 올랐다. 수도 민스크의 옥티아브르스카야 광장에서 아이스크림이나 먹자는 내용이었는데 결과는 어처구니 없었다. 광장에서 기다리고 있던 경찰이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던 사람들 몇 명을 연행해 간 것이다. 그러나 그 폭압적인 과정은 디지털 사진에 고스란히 찍혀 인터넷을 통해 퍼져나갔다. 다양한 형태의 플래시 몹도 잇달았다. 정부로선 고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공개 시위를 벌이는 것을 사전에 차단할 방법이 없었고, 그렇다고 억압하면 대중이 자료를 만들어 공개해버리는 세상이 된 것이다.
 
‘아이스크림 몹’ 사례는 이 시대 세계를 움직이는 변화의 한 징표일 뿐이다. 이제 새로운 대중이 탄생하고 있다. 도처에서 ‘대중행동’이 분출하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쉽게 가라앉던 분노와 사소한 문제가 거대한 이슈로 사회를 들썩이게 만든다. 개인의 삶이나 사회를 틀어쥐고 있던 권력의 힘은 점차 약해지는 반면, 대중은 이곳저곳에서 동시에 서로 연결되어, ‘끌리고, 쏠리고, 들끓는다’.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운 시민과 소비자 군단은 권력과 기업들의 횡포에 적극적으로 맞서고 있다.
 
혁명은 사회가 새로운 행동을 채택할 때 일어난다. ‘조직없는 조직력’을 특징으로 하는 이 시대의 새로운 대중은 이미 새로운 행동을 채택하고 있다.
 
필리핀에선 정부의 부패에 분노한 시민들이 문자메시지를 통해 순식간에 ‘검정색 복장’ 시위를 벌였고 성추행 파문에 휩싸인 미국 가톨릭교회는 자발적으로 조직된 평신도들로부터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항공사들은 비행기 지연 사태에 분노한 고객들의 조직적인 서명운동에 직면했고 대학생 고객들을 무시했던 HSBC 영국지점은 성난 소비자들의 집단 행동에 무릎을 꿇었다. 아니,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다. 두 달을 넘긴 촛불집회를 보라. 집회의 대중에겐 정부와 보수언론이 말한 ‘배후 세력’도 없고 지도부도 없지만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둘러싼 진실을 낱낱이 밝히고 퍼뜨리면서 전국 곳곳에 열정과 분노의 촛불을 밝히고 있다.
 
‘끌리고 쏠리고 들끓다’라는 특이한 제목의 책(원제 ‘Here Comes Everybody’)은 세계를 들썩이게 하고 있는 변화의 원인과 기제, 양태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날카롭게 분석하고 있는 책이다. 그룹 네트워크 및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저자(뉴욕대 교수)는 특히 웹 2.0시대에 우리 사회는 물론 우리의 삶이 인터넷을 비롯한 수많은 사회적 도구들에 의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박진감 넘치게 서술했다.
 
저자는 오늘날 진행되고 있는 역동적인 변화의 뿌리를 원서 부제이기도 한 ‘조직없는 조직력’(the power of organizing without organizations)에서 찾는다. 예전의 기준으로 보자면 조직 혹은 ‘배후’가 없이는 불가능하지만, 실제로는 조직 없이 조직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새로운 대중이 출현했다는 것이다. 특히 과거에는 조직의 형성·유지에 드는 비용 때문에 생길 수 없었던 잠재적 조직이나 일들이 인터넷과 휴대전화 등 새로운 사회적 도구의 등장으로 인한 거래 비용의 급감으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사회학자 세브 파케는 새로운 사회적 도구가 창출해낸 기본적인 장점을 “말도 안될 정도로 쉬운 그룹 형성”이라고 했다. 과거의 장애물이 없어지면서 새로운 능력을 갖춘 그룹들이 더 쉽게 한 자리에 모여 원하는 대로 해낼 수 있는 방법론을 자유롭게 모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장애물이 제거된 사회에서 대중은 이제 ‘공유’하고 ‘협력’하며 나아가 ‘집단행동’에까지 나서고 있다. 특히 과거 미디어 전문가들의 전유물이었던 작업에 진출하는 ‘아마추어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소비자도 말 없이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예전의 ‘소비자’가 아니다. 약간의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조금씩만 참여하는데도 큰 힘을 발휘하면서 기업의 말을 되받아치고 불만을 당당히 밝히는 등 직접 행동에 나서고 있다.
 
이 책은 현재를 ‘혁명의 시대’로 규정한다. 저자에 따르면 ‘대단한 변화’는 새로운 도구가 도처에 흔해지고 사람들이 대단하게 생각하지 않을 때 비로소 시작된다. 지금, 도구를 모두가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고 사용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혁명의 시대다. 저자는 말한다. “혁명은 사회가 새로운 기술을 채택할 때 일어나지 않는다. 사회가 새로운 행동을 채택할 때 일어나는 법이다. 대중은 이미 새로운 행동을 채택하고 있다.”
 
저자는 나아가 혁명적인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같은 변화에 문제가 없는 건 아니지만 “손해보는 사람이 없다면 그것은 혁명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변화는 “이미 일어난 사건”이다. 그것은 카약 조종과 같다. 우리는 약간의 통제력은 갖고 있지만 방향을 되돌리거나 멈출 수 있는 힘은 갖고 있지 못하다. 그래서 지금 중요한 질문은 “과연 이런 도구들이 사회의 모습을 바꾸게 될 것인가”가 아니라 “사회는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가”다.
 
영미권에서 비즈니스 리더십 분야, 커뮤니케이션 분야, 경제·경영 분야에서 베스트셀러 상위에 올랐던 책이다. ‘변화하는 조직’에 대한 실제적인 지침을 주고 있는 실용서로도 볼 수 있다. 효율적인 조직과 마케팅 등을 고민하는 CEO나 관리자, 마케터 등에게 이 책을 권하고 있는 이유다. 그러나 책은 궁극적으로는 사람들이 모여 소통하고 공유하고 협력하면서 사회의 모습을 바꿔나가는 현재와 미래의 트렌드에 대해 명석한 통찰을 담고 있다. 무엇보다 지금 이곳, 한국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역동적인 변화의 동력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이다. 송연석 옮김.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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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없는 조직력` 어떻게 생겨났나 (매일경제, 손동우 기자, 2008.07.04 18:02:28)
인터넷ㆍ휴대폰 등 새로운 도구의 등장, 조직비용 `0` 으로 
관계없는 타인들, 같은 목적 위해서 쉽게 모일수 있어
 
  
이젠 `조직 없는 조직력`이 위력을 발휘하는 시대인가. 요즘 사회 현상을 잘 살펴보면 특이한 점을 하나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조직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느슨한 형태의, 하지만 그 힘만큼은 예전 어느 조직도 따라올 수 없는 무리가 늘어나고 있는 것.
 
현재 한국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은 촛불시위가 바로 대표적인 예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주최자가 있지만 참가자들 대부분은 자발적으로 거리에 모여 폭발적인 힘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끌리고 쏠리고 들끓다`(원제 `Here Comes Everybody`ㆍ송연석 옮김)의 클레이 서키는 "이제 전 세계적으로 위와 같은 현상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순식간에 `전혀 관계가 없던` 사람들이 같은 목적으로 모이는 일이 계속 늘어난다는 얘기다. 평범한 사람들이 관리자의 통제 없이 만드는 위키피디아, 예전 같았으면 그냥 넘어갔을 수도 있는 비행기 연착 때문에 기업적 차원에서 사과까지 했던 아메리칸항공 등 그가 당장 말하는 사례도 많은 편이다.
 
서키는 그럴 수밖에 없는 근거로 경제학자 로널드 코즈의 이론을 든다. `코즈의 정리`로 알려진 이 이론은 사회적 행동이 집단성을 가지기 위해선 조직을 만들고 관리하는 비용보다 목표와 성과가 커야 한다는, 조직이 만들어지고 활동하게 되는 메커니즘을 설명한 것. 즉 지금까진 관리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이를 뛰어넘는 가치를 지닌 조직의 목표나 성과를 찾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사람들이 모이기가 어려웠다는 것이 서키의 주장이다.
 
그러나 이제 코즈가 설정한 조직비용의 하한선은 의미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인터넷과 휴대전화를 시작으로 메신저와 블로그, 이메일 등 사회적 도구가 등장하면서 조직을 만들고 관리하는 데 드는 비용이 급격히 낮아졌기 때문. 서키는 급기야 조직 비용이 `0`에 가까워지면서 예전에는 전혀 발생할 수 없었던 잠재적인 조직, 잠재적인 일들이 코즈의 하한선을 뚫고 올라왔다고 말한다.
 
최근 여러 곳에서 일어나는 소비자와 기업 사이의 분쟁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그동안 상품과 서비스를 구입하는 개인에 불과했던 소비자가 이젠 기업에 당당히 맞서는 존재로 바뀐 이유를 서키는 이렇게 설명한다. "과거에는 동기부여가 잘된 의욕적인 소수의 사람만이 행동했던 반면 이젠 별 의욕이 없더라도 목적을 달성하는 데 힘을 보탤 수 있다. 직접 나서지 않고도 인터넷상에서 벌어지는 불매운동이나 서명운동에 클릭 한번으로 의견을 보탤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현대는 새로운 사회적 도구들이 연이어 등장하면서 조직과 관련된 모든 문제가 뿌리부터 변하고 있는 시대인 것이다. 따라서 이런 변화에 어지럼증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도 당연한 일. 하지만 서키는 이미 이런 변화는 피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단 하나, `사회가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가`에 주목하라고 충고한다.
 
"우리는 이 도구들의 확산에 대해 약간의 통제력은 갖고 있지만, 우리가 가고 있는 방향을 되돌리거나 멈추거나 하다못해 홱 돌릴 수 있는 정도의 힘도 갖고 있지 못하다. 우리의 가장 큰 도전은 목적지를 결정하는 일이 아니라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 중심을 잃지 않고 몸을 똑바로 세우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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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여라! 인터넷과 사랑의 힘으로 (한겨레, 안수찬 기자, 2008-07-04 오후 07:43:42)
‘디지털 혁명’이 대중들 인간성 깨우고 집단행동 이끌어
막대한 비용으로 국가·기업이 조직 관리하던 시대 종말
 
 
〈끌리고 쏠리고 들끓다〉
클레이 서키 지음, 송연석 옮김/갤리온·1만5000원

 
“촛불을 누구 돈으로 샀는지 보고하라.” 지난 5월31일, 청와대 대책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했다는 이 말의 속뜻은 간단하다. ‘나는 촛불집회에 대해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겠어.’ 온라인 글을 삭제하고 관련 누리꾼들을 수사하며 시청 앞 광장을 봉쇄하고 시민단체 간부들을 배후로 몰아 구속하는 따위의 대책도 같은 맥락이다. 최초 촛불집회 이후 두 달이 지나도록 그들은 전혀 감을 못 잡고 있다.
 
2년 전인 2006년 5월, 유럽 변방의 신생국 벨로루시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똑같은 일을 벌였다. 독재자인 그가 3선에 성공한 직후, 한 누리꾼(‘by_mob’)이 ‘플래시 몹’(잠깐 동안의 집단 행동을 보여주고 사라지는 행위)을 제안하는 글을 올렸다. 수도 민스크의 광장에 나와 그냥 아이스크림이나 먹자는 것이었다. 경찰은 광장에서 아이스크림을 먹는 시민 몇 사람을 잡아갔다. 그러나 일은 더 커졌다. 아이스크림을 먹었다는 이유로(!) 잡혀가는 시민들의 사진을 누리꾼들이 인터넷에 올렸다. 이때부터 무수히 많은 시민과 집단들이 다양한 형태의 플래시 몹을 광장에서 벌였다. 서로 보고 웃으며 그저 광장 주변을 걸어다니는 플래시 몹도 있었다. 이 일은 그해 가을까지 계속됐다.
 
<끌리고 쏠리고 들끓다>의 지은이 클레이 서키는 “비밀 경찰은 무용지물이 됐다”며 루카셴코 같은 권위주의적 통치자들을 비꼰다. “개인의 삶을 틀어쥐고 있던 독점적 힘이나 사회를 장악하던 권력의 힘은 점차 약해지고 있다. 대중은 이곳저곳에서 동시에 서로 연결되어 끌리고 쏠리고 들끓는다.” 그는 사회학·경제학·경영학·언론학 등을 넘나들며 “완전히 새로운 대중과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 탄생”한 배경을 분석한다. 그의 탐색을 이끄는 질문은 이런 것이다. 과거에는 상상도 못했던 거대하고 강력하며 지속적인 ‘행동’을 어떻게 평범한 시민들이 그리도 쉽게 조직할 수 있는가?
 
여기서 그는 조직 관리의 방식에 주목한다. 근대 자본주의 이후 지난 100년 어떤 일을 조직할 때 제기된 화두는 두 가지였다. ‘국가가 지휘하는 게 최선인가, 아니면 시장의 기업들이 맡는 게 최선인가.’ 그 답을 판가름 짓는 것은 조직 관리의 비용이었다. 사람을 모으고 하나의 방향으로 매진하게 하려면 여러 형태의 비용이 반드시 발생한다.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면 조직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 따라서 “(국가 또는 기업이 관리하는) 조직 활동의 대안이라고 해 봐야 (조직) 활동을 안 하는 게 고작이었다.”

 

 
» 〈끌리고 쏠리고 들끓다〉
 

그러나 디지털과 인터넷이 모든 것을 바꾸었다. “관리자의 지휘 없이, (경제적) 이익이라는 동기를 초월해 활동하는, 구조가 느슨한 그룹이 탄생하여 적은 비용으로도 대규모 조율이 가능해지면서 과거 어떤 조직도 손대지 못했던 진지하고 복잡한 작업을 해낼 수 있게 됐다.” 지은이는 조직의 구성 및 관리에 들어가는 비용의 감소가 “혁명의 원동력”이라고 지적한다. 휴대폰, 인터넷 카페, 블로그 등은 개인과 개인 사이의 정보 공유, 협력, 집단행동의 능력을 크게 향상시켰다. 전통적 조직에서는 층층으로 쌓인 위계구조의 어느 층위까지만 정보를 전달한다. 그래야 조직을 관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디지털과 인터넷에 기초한 새로운 조직은 오히려 ‘정보의 공유’를 통해 조직을 확장시킨다. 이 때문에 “어느 때보다 더 거대하고 더 널리 흩어져 있는 공동 작업 그룹이 탄생하고,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집단 행동이 가능”해졌다.
 
흥미롭게도 지은이는 이 대목에서 공동체적 선을 지향하는 인간의 본성을 끌어들인다. ‘인터넷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했다’는 식의 기술결정론으로 치우치지 않는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가 형성시킨 기존의 조직들이 무엇을 놓치고 있었는지에 주목한다. 그것은 서로 아끼고 배려하는 가운데 형성되는 ‘사회적 자본’의 힘이다. 특별한 대가를 바라지 않고 아픈 이웃을 대신해 그 집 개를 산책시키는 일 따위가 그가 말하는 사회적 자본이다. “협력하는 습관이 더 강한 그룹의 개인은 그렇지 않은 개인에 비해 건강·행복·잠재수입 등에서 더 넉넉한 삶을 산다”는 실증적 연구결과도 소개한다.
 
지은이가 명시적으로 지칭하진 않았지만, 그가 말하는 사회적 자본은 ‘공동체’ 또는 ‘코뮌’으로 번역해도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디지털 혁명이라는 사회적 도구가 중요한 수단이 되긴 했지만, 이런 도구를 사용하는 ‘전혀 새로운 대중’이 탄생하게 된 것은, 바로 현대 자본주의가 놓치고 있는 인간의 어떤 본성과 관련이 있다는 게 지은이의 생각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위키피디아’다. 세상 모든 것에 대한 누리꾼들의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는 수많은 대중의 검토를 거쳐 끊임없이 자기 오류를 수정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런 위키피디아가 존재하는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위키피디아를 ‘배경 삼아’ 서로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클레어 서키가 말하는 사랑이란 상대에 대한 배려가 언젠가 나에 대한 배려로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이기도 하다. 국가 또는 기업에서는 이런 배려와 기여가 불가능하다. 나의 이익을 포기하는 만큼 타자 또는 조직이 나를 배려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없다. 흔히 ‘공유지의 비극’이라 일컬어지는 딜레마다. 그러나 디지털 혁명을 통해 만들어진 새로운 조직에서는 ‘이기주의의 딜레마’가 붕괴한다. “(인터넷과 같은 사회적 도구 덕분에) 서로를 충분히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범위로 보나 지속성으로 보나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일들을 이룩해낼 수 있다. 사랑으로 큰 일을 할 수 있게 됐다.”
 
<끌리고 쏠리고 들끓다>는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비판하는 데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저 상호작용 방식의 변동을 디지털 혁명과 연관시켜 상세히 분석할 뿐이다. 그럼에도 어느 대목에 이르면 이 책의 메시지가 ‘디지털 코뮌’과 잇닿아 있음을 알게 된다. “혁명은 사회가 새로운 기술을 채택할 때 일어나는 게 아니다. 사회가 새로운 행동을 채택할 때 일어나는 것이다. 대중은 이미 새로운 행동을 채택하고 있다.” 지난 2월 출간된 이 책의 원제는 'Here Comes Everybody'다. ‘여기 모든 이가 달려간다’ 정도로 직역할 수 있다. 그들은 공안정국 따위에 밀려 ‘새로운 행동’을 멈추지는 않을 것이다.

 

디지털 상호작용이론 최신 버전들 ‘덤’으로

디지털 혁명에 대한 지적 작업 가운데 많은 경우가 기술결정론이나 마케팅이론에 치우쳐 있다. <끌리고 쏠리고 들끓다>의 지은이 클레이 서키도 원래 정보기술 기업의 컨설턴트였다. 그런 점을 고려하면 <끌리고 쏠리고 들끓다>는 이례적인 저작이다. 사회학적 패러다임인 ‘상호작용 이론’의 자취가 강하다. 개인의 행위와 그 상호작용에 의해 사회가 유지·변화한다는 상호작용 이론이 이 책의 사회과학적 토대 구실을 하고 있다.
 
여기에 경제학, 언론학 이론의 최신 버전들을 가미했다. 책 곳곳에서 이를 직접 소개하고 있는데, 관심 있는 이들에게 길잡이가 될 수 있다. 언론인 출신인 댄 길모어가 쓴 <우리가 미디어>(We the Media)는 디지털 혁명이 새로운 저널리즘의 탄생을 이끄는 양상을 분석하고 있다. <멋진 신전쟁>(Brave New War)은 인터넷에 기반한 새로운 미디어가 미국 등의 패권주의 국가에 맞서는 군사세력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를 분석했다. 요차이 벤클러가 쓴 <네트워크의 부>(The Wealth of Networks)는 광범위한 정보 공유에 기초해 사람들이 금전적 보상 없이도 기꺼이 시장 외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을 다뤘다.
 
클레이 서키가 언급한 저작 가운데 국내에 번역된 것도 있다. <참여 군중>(Smart Mobs)(황금가지)은 이 분야의 교과서라 할 만하다. 정보통신 전문가인 하워드 라인골드가 디지털 기구를 갖춘 현대의 대중들이 어떻게 네트워크를 형성해 집단행동에 나서는지 분석했다. 제임스 서로워키가 쓴 <대중의 지혜>(랜덤하우스코리아)도 서로 흩어진 개인들이 어떻게 지식과 직관을 모아 더 좋은 해답을 끌어내는지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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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없는 조직력`이 사회를 바꾸는 시대 (중앙일보, 이은주 기자, 2008.07.04 19:36)
끌리고 쏠리고 들끓다, 클레이 서키 지음, 송연석 옮김, 갤리온, 344쪽, 1만5000원
 
1999년 1월 3일. 디트로이트 공항에 착륙한 비행기에서 승객들이 7시간 머물렀던 사건이 있었다. 폭설로 전날 공항이 폐쇄돼 탑승구가 태부족이었기 때문이다. 갇혀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음식은 부족해졌고 변기는 흘러 넘쳤다. 기내에서 ‘지옥’ 같은 시간을 보내고 풀려난 승객들은 이후 항공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으나 결국 합의로 해결됐다. 그리고 항공사는 “이름뿐인 고객 서비스안”을 채택했다.
 
2006년 12월 29일. 거의 똑같은 사건이 발생했지만 “결과는 하늘과 땅”이었다. 승객들은 권리를 대변하는 그룹을 만들고 온라인 서명운동을 벌였다. 이듬해 2월 해당 항공사는 ‘항공승객 권리장전’을 채택했다. 승객들의 분노가 ‘조직 결성’으로 이어졌고, 조직은 순식간에 전국 규모로 확산됐다. 이 문제는 의회에서 다뤄졌으며, 언론에 보도되고, 항공산업 서비스에 대한 대중의 기대를 바꿔놓았다. 무엇이 이렇게 다른 결과를 가져온 것일까?
 
이 책에 따르면 ‘도구’가 달랐기 때문이다. 인터넷, e-메일, 블로그, 메신저 등의 새로운 도구를 통해 사람들은 과거에 비해 광범위하면서도 신속하게 뭉칠 수 있었다. 과거에 일방형이었던 미디어가 ‘공유형’을 넘어서 ‘협력형’ 플랫폼으로 진화해 있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사회적 도구가 ‘새로운 미디어 주체’와 ‘신종 소비자 군단’을 만들어” 낸 것이다.
 
굳이 미국 사례를 들 이유도 없다. 국내에서도 2005년에 일어난 ‘개똥녀’사건을 비롯, 블로그·카페 등 인터넷 매체를 통해 매섭게 번져나간 ‘집단 행동’이 한 둘이 아니다. 뉴욕대 인터렉티브 텔레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 교수인 저자가 주목한 것은 바로 “10년 전에는 일어날 가능성이 없었던” 일들이 수시로 벌어지고 있는, 새로운 집단 행동의 출현과 그 역동성이다.
 
그는 현재를 “혁명의 시기”라며, 이 원동력을 설명하기 위해 경제학 이론인 ‘코즈의 정리’ 개념도 빌려왔다. 조직을 형성·유지되려면 비용이 조직이 도모하는 목표나 성과보다 경제적이어야 하는데, 과거에 이 비용 때문에 생길 수 없었던 일들이 코즈의 하한선을 뚫고 올라왔다는 것이다. 즉, ‘조직 비용 제로 사회’가 도래해 “완전히 새로운 대중과 새로운 세상이 탄생”했다는 것이다.
 
요즘 세상에서는 조직 없이도 조직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것도 과거와 다르다. 이른바 ‘조직 없는 조직력’이 생겼다. 전문가와 아마추어, 소비와 생산의 경계도 허물어지고, 과거에 특정 그룹에게 독점돼 있던 특정 능력이 대다수 시민에게 주어진 것도 큰 변화다. 의사소통의 신속성 덕분에 ‘사전계획’대신 ‘실시간 조율’이 늘어나 집단행동의 양상은 더욱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저자가 이 시대를 ‘혁명’이란 부른 데는 다른 이유도 있다. 이 사회적 도구들이 “현대사회에 도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책의 상당 부분은 조직의 역동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사회·정치운동을 염두에 두고 쓴 글 같다. 그러나 저자는 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산업에 특히 초점을 맞췄다. 위키피디아·리눅스 등의 사례를 들며 과거의 전통적 위계구조보다는 느슨하고 유연한 조직이 더 효과적이라는 걸 강조하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목적지를 향해 가고 있는 걸까. 저자는 흥미진진하게 변화와 역동을 설명했지만 혹시나 하고 기대했던 ‘대안’이나 방향에 대한 언급은 피했다. 다만 변화의 “물길을 따라 빠르게 떠밀려 내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의 낡은 상식에 집착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역사에 길이 남을 변화”를 직시하라는 것이다. 원제 『Here Comes Everybody: The Power of Organizing without Organiz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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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움직인다, 조직없는 조직력에 의해 (한국일보, 장병욱기자, 2008/07/05 02:44:21)
끌리고 쏠리고 들끓다/클레이 서키 지음ㆍ송연석 옮김/갤리온 발행ㆍ344쪽ㆍ1만5,000원
 
촛불집회의 향방에 대한 우려가 촛불만큼 뜨겁다. 이것은 한국식 민주주의의 도래인가, 민주주의의 위기인가? 당초 한 억울한 죽음에 대한 추모의 형식으로 시작된 촛불 집회는 온 ? 오프 라인을 휩쓸며 엄청난 동력으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제목은 그 과정을 압축한다. 미증유의 ‘대중’이 탄생한 것이다. 10년전만 해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다.
 
현대 세계는 ‘조직 없는 조직력’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 2006년 손해 배상을 요구하는 투자자들의 조직적 항의 앞에 결국 공식 사과해야 했던 HSBC(홍콩-상하이 은행), 무단 회항 사건이 시민 서명 운동으로까지 비화해 CEO가 사임해야했던 아메리칸 항공 등의 사례는 얼굴 없는 다수의 위력을 절감케 했다. IBM 등 첨단 기술 기업을 움직이는 것은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인재들이며, 그들 불특정 다수의 의견은 기업을 움직인다. 인기 웹사이트인 ‘위키피디아’ 백과 사전은 다수의 분산 협업이 이뤄낸 대표적 성과물이다.
 
이 시대, 사람들은 조직이 없이도 강력히 조직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Here Comes Everybody’가 원제인 이 책은 새 개념의 대중이 만들어가는 사회상을 펼쳐 보인다.
 
한 소비자가 웹에 올린 소박한 의견이 무수한 댓글을 유발하고 언론의 관심을 끈다. 이어 관련 회사나 단체들은 블로그에 링크를 걸고, 사람들은 기부금ㆍ서명ㆍ전화 걸기 등으로 응답한다. 이제 문제의 회사가 사죄하는 일만 남은 것이다. ‘새로운 혁명’은 그렇게 진행된다.
 
이 책은 2006년 뉴욕타임스 기자의 취재원 보호 사건 등 커뮤니케이션을 두고 최근 세계에서 벌어진 사례들을 예화로 제시, 생생한 접근법이 돋보인다. 한물간 뉴스가 시간이 지난 후 특종으로 돌변하는지, 정보의 병목 현상과 뉴스의 희소성이 사라지면서 뉴스 제작 방식은 어떻게 변하는지 등 혁명적 변화에 직면한 커뮤니케이션 산업의 속사정도 해부한다. 비즈니스월드 지는 이 책을 두고 ‘Real World 2.0’이라며 책의 분석력과 예측력을 높이 샀다.
 
이 책은 갤리온 출판사가 학문의 최전선에서 벌어지고 있는 논의들을 일반의 언어로 소개하는 ‘크리에이티브 클래식’ 시리즈의 첫 작품이다. 이어 <클루자 ? 인간 마음의 우연적 구성>, <미러링 피플 ? 우리는 다른 사람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 등이 속속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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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08 12:16 2008/07/08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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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일, 조선왕 독살사건,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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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 독살사건.
이덕일 지음. 다산초당. 2005.
 
책 표지에 나와 있는 것처럼 조선 왕 독살설을 둘러싼 수많은 의혹과 수수께끼를 다룬 책이다. <누가 왕을 죽였는가>라는 책의 개정판이라고 한다. 인종, 선조, 소현세자, 효종, 현종, 경종, 정조, 고종 등 8명의 독살설을 다루고 있다.
 
이덕일의 책은 이번에 처음 읽었는데, 나름의 고증과 함께 썰을 풀어나가는 솜씨가 보통은 아니다. 물론 이 책을 읽게 된 것도 이덕일이라는 이름 때문이었다. 헌책방에 이와 유사한 제목의 책이 있더라도 손이 가지 않았을 텐데, 이덕일이 썼다고 하여 책을 사게 되었고, 그간 묵혀 두었다가 이번에 읽게 된 것이다. 술술 읽힌다.
 
독살설을 제기하는 것이 약간은 부정적이고 선정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이에 대해서는 서문격으로 이덕일이 쓴 글에 잘 나와 있다. "역사는 어둡고 밝음을 떠나, 긍정적인 면이든 부정적인 면이든 정확히 밝혀질 필요가 있다. 그 속에서 가치를 추출해 내는 것은 우리의 몫일 뿐이다. 때로는 부정의 극에서 최상의 긍정을 찾을 수 있는 것이 역사며, 그래서 역사는 모름지기 끝까지 추구해야 그 의미에 도달하게 된다." 물론 이 책이 그렇게 역사를 추구한 결과인지는 잘 모르겠다.
 
책의 후기 비슷하게 조선에 독살설이 많은 이유에 대해 쓴 것은 나름 설득력이 있었다. 조선은 임진왜란 내지 병자호란 등을 거치면서 망했어야 할 나라였는데, 그 때 망하지 않고 500여년을 지속했으니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는 논리가 괜찮아보였다. 조선은 쇠퇴기, 멸망기에 접어든 이후에도 무려 3세기 이상을 존속한 특이한 국가였다는 지적에 동의한다. 국왕 독살설은 왕조 국가의 대표적인 비정상적 정치 행태인 것이다. 실제 독살설이 제기된 왕들은 대부분 조선 후기의 왕들이었다.
 
물론 조선 후기는 봉건제를 탈피하면서 자본주의의 맹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지만, 봉건 왕조 자체가 교체되었어야 했다. 조선이 아닌 새로운 나라가 세워졌다면 대한민국의 역사를 바뀌었을까.
 
이덕일은 독살설에 휘말린 국왕들의 공통적인 특색으로 독살설의 배후에 그 임금을 반대했던 정당이 존재하며, 숙종 즉위 때를 제외하면 임금이 죽은 후 어김없이 그 당이 집권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국왕 독살설은 신하가 임금을 선택하는 택군의 결과였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책 중간중간에 이덕일이 제시하는 만약이라는 가설은 이와 상충된다. 그는 만약에 독살설이 나왔던 그 시기에 해당 국왕이 죽지 않았더라면 하는 가설도 제기한다. 과연 왕의 생사로 인해 역사가 바뀔 수 있을까. 임금이 죽은 후 반대당이 집권했다면, 독살이든 아니든 그 왕의 죽음은 역사적 필연일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역사에 접근하는 것이 어떠한 의미가 있을까. 학부 때는 주로 민중사를 중심으로 학습을 했다. 한국민중사, 한국현대사의 재인식, 청년을 위한 한국현대사, 강만길 교수의 한국사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중고딩 때나 공무원시험 공부를 하면서 했던 한국사 공부는 왕조 중심의 역사였다. 아마 여기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역사를 바로 아는데 얼마나 의미가 있을지는 모르겠다.
 
물론 역사에 대해 흥미를 상실한 이들에게는 이를 통해 접근하는 것도 괜찮을 듯하기는 하다. 독살설이 제기되었던 왕들이 만약 독살당하지 않았더라면 하는 식으로 상상력을 자극하다 보면 역사를 다시 볼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세상을 아름답게 보려 한다고 해서 객관적으로 세상을 아름다워지지는 않는다."
"반성 없는 역사에는 미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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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02 22:55 2008/07/02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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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폭력/비폭력, 운동권/시민의 이분법을 넘어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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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6월 28일의 촛불집회가 과거와는 또 다른 국면을 초래하고 있다고 한 바 있다. 여기에 연 이틀 진행된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미사는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 청와대와 경찰, 그리고 조중동은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있지만, 다른 많은 언론들이 사제단의 시국미사를 통해 폭력화되던 촛불집회가 다시 비폭력 원칙을 되찾게 되었다고 사제단의 결정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이에 불교계, 개신교계 역시 비슷한 행사를 하겠다고 한다. 
 
나는 청와대와 한나라당, 경찰을 당황하게 만든 사제단의 결단에 박수를 보내기는 하지만, 뭔지 모를 찜찜함이 가슴 한 구석에 남아 있었다. "모든 폭력은 악이다"라고 말씀하시면서 시위대에게 비폭력 원칙을 지켜달라고 당부하고, 경찰들도 쉴 수 있도록 12시가 되기 전에 해산하자고 하며, 원수를 사랑하듯이 대통령님을 사랑한다고 하시는 사제단의 목소리를 통해, 경찰의 강경진압 기조뿐만 아니라 촛불이 가진 역동성마저 꺾어버린 것은 아닌가 싶었기 때문이다. 사제단을 비롯한 종교인들의 결단은 존중할 수는 있으나, 그대로 넘어가기엔 많이 불편하다.
 
참세상에 실린 문성욱 님의 글은 이러한 내 심정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다. 일독을 권한다.
나아가 이 글에 딸린 이득재님의 두개의 댓글도 문성욱님의 글과 함께 읽어볼 만하다. 이 댓글은 중복되는 내용이 많긴 하지만, 다른 내용도 있어서 그대로 담아온다. 그리고 문성욱님의 답글도 글의 논지를 분명하게 하는데 도움이 되기에 담아온다. 
 
이득재 2008.07.01 23:17
 
종교계가 촛불집회를 하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가 아직 미성숙하다는 증거다. 종교는 하늘의 원리를 따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현실의 원리가 지배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다. 서울광장은 종교계에 넘어갔다(그렇다고 해서 내가 종교계를 비난하는 것도 비아냥거리는 것도 아니다). 비폭력, 평화라는 말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그 말들은 그 말들에 대칭되는 폭력을 즉각적이고 직접적으로 상기시킨다. 말의 원리, 말의 한계를 생각하면, 비폭력/평화라는 말 안 쪽은 비어 있고 그 빈 자리를 '폭력'이라는 말이 차지하게 된다. 폭력이 아니라 과도한 행동일 뿐이다.
 
국가가 경찰, 군대를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폭력이다. 시민은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다. 폭력의 '행사'는 국가에게만 가능한 일이다. 시민은 '저항'할 뿐이고, 저항에서 과도한 행동을 한 것 뿐이다. 설사 '폭력'이란 말을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해도, 비폭력과 폭력은 '임계점'과 같은 것이다. 비폭력이 국가의 폭력을 맞이하여 임계점에 다다르게 되면 비폭력의 대칭어=반대말로 변하는 것 뿐이다.
 
폭력이라는 말을 잘못 사용하게 되면 촛불=시민=평화/횃불=화염병=노동자=폭력이라는 위험한 이분법이 만들어지게 된다. 노동자는 자본주의 하에서 노동자이면서, 대한민국 헌법 하에서는 시민이다. 노동자는 시민 아닌가. 소득세를 내는 시민이다. 노동자의 파업은 불법이고 폭력인가. '모든 폭력은 악이다'는 아주 순진한 발상 아닌가. 하늘은 평화를 주문하지만 자본주의 현실은 평화의 반대편에서 굴러간다.
 
평화/비폭력을 서울 광장에서 주장하다보면, 어느새 노동자=>좌파=>폭력=>빨갱이라는 식으로, 이미지가 강화되어 나가고 결국엔 우익의 논리와 만나게 된다. 폭력이 아니라 저항이다. 폭력과 비폭력은 대반대말, 대칭 개념이 아니다. 비대칭이다. 비폭력은 평화라는 단어를 만날 수 있지만, 폭력이란 단어는 만날 수 없다. 이분법은 위험하다. 특히 흑백논리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대한민국에서는...
 
이득재 2008.07.02 01:26
 
국가가 경찰과 군대를 소유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폭력입니다. 촛불대중은 폭력을 행사하지 않았습니다. 폭력행사란, 국가에게만 가능한 일입니다. 진압이 바로 폭력행사죠. 대중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저항' 뿐입니다. 따라서 폭력이란 '과도한 행동에 의한 저항' 정도로 봐야 합니다. 저항을 폭력으로 위장하고 뒤집는 것은 군사독재, 조중동입니다. 이명박 독재도 마찬가지입니다.
 
'비폭력', '평화'란 단어를 입 밖으로 내뱉는 순간, 비폭력, 평화는 바로 그 반대말인 '폭력'이란 단어를 불러냅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폭력이란 단어가 만들어지고, 폭력이 마치 비폭력의 반대말인 것처럼 인식되는 것입니다. 폭력이란 말도 그렇지만 비폭력이란 말도 신중하게 써야 합니다.
 
'국가폭력'이란 말은 성립하지만, 대중폭력/시민폭력이란 말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폭력은 비폭력/평화와 대칭적이지 않다는 말이 가능합니다. 사제단은 하늘의 원리를 따릅니다. 서을광장이 종교계에게 넘어간 것은, 긍정적이면서도, 한국사회의 역량의 한계를 드러내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늘나라의 원리를 따르며 사는 것이 아니라, 물가 폭등에 인상 찌푸리고 비정규직 문제로 고통받으며, 자본주의라는 하늘 밑의 땅 이에서 살고 있습니다. '평화는 세상이 주는 것이 아니라 하늘이 준다'는 사제단의 말은 사제의 입장에서 지극히 당연하게 나올 수 밖에 없는 말입니다. 하지만 사제가 아닌 나는, 하늘보다 이 땅 위의 구체적인 현실 - 신자유주의가 압박하는 숱한 고통 - 위에 서 있습니다.
 
비폭력이 폭력을 지시해서는 안됩니다. 비폭력/평화는 지시대상이 없는 절대적인 단어입니다. 비폭력은 국가폭력을 만나는 순간, 과도한 행동에 의한 저항으로 발전하는 것입니다. 임계점을 넘어가면 물은 끓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끓더라도 100도를 넘어가지 않습니다. 비폭력은 임계점을 넘어가면 과도한 행동으로 변화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폭력은 아닙니다. 물의 온도가 100도에 닿지 못하듯이 폭력이라는 단어에 닿지 않는 것입니다.
 
남미에서 물가폭등으로 수퍼를 터는 행동이 폭력입니까? 짐바브웨에서 물가 폭등으로 화염병 던지는 것이 폭력입니까? 그것은 저항일 뿐입니다. 저항에 대해 말하며 비폭력/평화에 대해 말해야 합니다.
 
문성욱 2008.07.02 01:42
 
영등포, NGR / 글에서도 얼핏 써놓았지만, 제 이야기는 폭력이 필요하다는 것도, 또 운동권이 집회를 '지도'해야 한다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단지 폭력에 대한, 운동권에 대한 촛불집회의 담론이 정치권이나 언론의 보수주의적 담론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그것이 촛불집회가 갖고 있는 폭넓은 가능성을 제한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었습니다. 비폭력적 투쟁이 무조건 잘못되었다는 것도 아니고, 비폭력을 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 상황을 무시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비폭력이 대체 무엇인가에 대해 성찰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과연 운동권을 비난하는 보수주의자들의 담론을 벗어날 수 있을까요. 성찰이 없다면, 우리의 투쟁의 의미도 퇴색하지 않을 수 없을 듯합니다.
 
금속노동자 / 저는 사제단에 대한 언론 기사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고, 사실 사제단의 역할 그 자체에 대해 이야기한 것도 아니며, 사제단을 '나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당연히 아닙니다. 하지만 저는 사제단의 시국 미사를 둘러싼 정황이, 촛불 집회를 지켜보며 제가 느꼈던, 폭력/비폭력, 운동권/시민이라는 보수주의적 이분법의 문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동시에 그 문제를 온존시킬 위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구별짓기'에 대해 이야기하셨지만, 그 이분법이야말로 촛불 내부에 '순수성'이라는 기준으로 구별을 짓는 것은 아닐까요.
  
나는 순수한 것이 싫다. 순수함 자체가 무기가 되어 나를 죄는 억압으로 다가오는 것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조금은 비틀어지고 불순하며, 이것저것이 섞여서 뒤죽박죽인 세상이 자연스럽지 않은가. 지금은 불순하고 불온한 상상력이 요구되는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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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비폭력, 운동권/시민의 이분법을 넘어 (참세상, 문성욱, 2008년07월01일 5시36분)
[기고] 사제단의 구국 미사에 대한 기사를 보고
 
오늘 집회에 참여하지도 않은 주제에, 지금껏 남들보다 열성적으로 참여해온 것도 아닌 주제에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우스꽝스러운 일일지 모르겠다. 그러나 무슨 말을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 어설픈 글을 시작한다.
 
그 '필요'를 느끼게 한 것은 월요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 미사에 대한 기사들이었다.
사제단은 정부의 행태를 통렬히 비판하면서, 시위대에게도 비폭력의 원칙을 지켜달라고 당부하고, "국민 속으로" 향하기 위해 청와대가 아닌 남대문으로 행진로를 잡았다고 한다. 어쩌면 그런 방침이, 당장 더 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을 수 있고, 어쩌면 눈앞의 문제를 해결하기에도 적절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걸로 충분한가 하는 의심은 지워지지 않는다. 그 의심의 정체는 미사에 참여한 어떤 시민의 말을 보고 분명해졌다. "사제단의 결정에 감동했다. 촛불 집회가 변질됐다는 말을 많이 하지만 사실 못 느끼겠다. 소위 조중동에서 그런 말을 많이 만들지만 실제로 경찰의 폭력 진압에 맞서 폭력적으로 대응하는 시민은 매우 소수다. 그리고 오늘 미사와 행진이 언론에 보도되면, 누구도 촛불 집회를 비난할 수 없을 게다".("남쪽으로 향한 촛불, 청와대를 버렸다", 《프레시안》)
 
촛불 집회가 이어지면서, 정치권과 언론이 던진 비난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건 촛불 집회의 순수성이 퇴색되었다는 것이다. 그 순수성이란 필경, 집회의 문제의식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라는 처음의 현안을 넘어 정권 퇴진이라거나 공기업 민영화, 대운하 등의 사안으로까지 확대되었으며, 거기에는 '일반 시민'이 아닌 '운동권'의 입김이 작용하고 있다는 식의 논리에서 제기되는 것이리라.
 
이 논리와 짝을 이루는 것은 폭력/비폭력의 이분법이다. 그런데 이 이분법은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 사이에서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6월 10일, 단지 '명박산성' 앞에 스티로폼으로 연단을 쌓아 올리자는 상징적 행위를 두고도 적잖은 사람들이 "비폭력"을 외치며 반대했던 것은 '비폭력'이 얼마나 경직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가를 보여주었다. 그것은 비폭력이라기보다는, 차라리 전경이든 시위대든 아무도 다치지 않고 아무도 불쾌하게 하고 싶지 않다는 이상한 평화주의 ― 이 말을 여기에 쓸 수 있다면 ― 로만 여겨졌다.
 
물론 현 시점에서 비폭력이라는 원칙 자체를 부정할 까닭은 없다. 어쨌거나 아무도 다치지 않고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면, 그게 가장 좋은 일임은 당연하다. 그러나 일단 묻고 싶은 것은 과연 그 비폭력의 정체가 무엇이냐는 점이다. "촛불의 힘은 비폭력에서 나온다"는 식의 말은 집회 초기부터 많이 되풀이되어 왔으나, 비폭력이 대체 무엇인지, 그것이 왜 옳은지, 비폭력의 경계는 어디까지인지에 대해 성찰하는 목소리는 어디에서도 들어본 기억이 없다.
 
그것은 차라리, 노동자나 운동권 등을 두고 언론이나 정치권의 보수주의자들이 흔히 사용하는 "폭력 집회"라는 용어를 떠올리게 한다. 그것은, 거의 모든 경우에 (때로는 시위대가 끝까지 폭력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에도) '선제공격'을 감행했던 경찰의 폭력을 은폐하는 기만에 불과하며, 그들이 왜 그렇게 거리에 나설 수밖에 없었는지는 애당초 관심도 없는 야바위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 담론이 긴 세월 동안 끈질기게 유포되면서 '폭력성'은 그들과 '일반 시민'을 나누는 뚜렷한 경계선이 되었다. 폭력이라는 말은 그 자체로 모든 투쟁의 악덕을 증명했다. 동시에 그 폭력이 어떠한 것이었는지, 투쟁은 왜 일어날 수밖에 없었는지는 폭력의 딱지 아래서 매장되기 일쑤였다.
 
지금 집회 참가자들이 외치는 "비폭력"은 저 보수주의적 담론으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않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것은 집회 현장에서조차 운동권이 아닌 순수한 일반 시민이라는 자기의 정체성을 끝끝내 유지하기 위한 몸부림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그 몸부림을 계속하는 한, 우리는 보수주의자들의 말장난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일부 참가자들의 돌출적 행동을 비폭력의 이름으로 비난할 때 자주 등장하는 "조중동에게 빌미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는 식의 논리는 현재의 비폭력이 원칙의 문제라기보다 보수주의적 담론과의 기이한 타협(?)의 결과임을 분명히 드러내며, 비폭력의 "힘"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바로 그 타협의 산물이다. (그 힘이, 타협이 순진한 착각에 지나지 않음은 보수언론이 한번도 촛불집회에 대한 비난을 멈추지 않았던 데서 알 수 있다.)
 
폭력/비폭력이라는 이분법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것인지는 실제 상황을 살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10일의 '스티로폼 연단'에 대해 양분된 반응을 보였던 것과 달리, 지금의 시위대는 나란히 서서 모래를 나르며 '국민토성'을 쌓고, 밧줄로 버스를 끌어당기는 등, 얼마 전까지 폭력이라고 비판받았던 행동을 하면서도 그것이 폭력적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이처럼 사람들이 행동이 바뀐 것은 사람들이 폭력적이 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경찰의 탄압과 이명박 정부의 변치 않는 독단과 같은 상황적 요인들 때문이며, 애초에 폭력/비폭력이 딱 부러지게 나눌 수 없는, 경계가 모호한 개념들이기 때문이다. 연행되기 일보직전인 옆의 사람을 구하기 위해 그 경찰을 밀치는 것은 폭력인가 아닌가? 살수차를 망가뜨리려고 시도하는 것은 폭력인가 아닌가? 이 질문들은 언제나 구체적인 상황 속에서 판단해야만 하는 질문들인 것이다. 더군다나 자기 스스로 지극히 폭력적이고 무차별적인 탄압을 서슴지 않는 경찰의 작태는 폭력/비폭력의 이분법이 얼마나 허구적이고 우스꽝스러운 것인지 스스로 증명해 보이고 있다.
 
이 중언부언 늘어진 이야기가, 사제단의 시국 미사에 대한 기사를 읽고 내가 느낀 불편함을 설명해준다. "비폭력 원칙"을 강조하는 건 종교인으로서 당연한 일일지 모르겠으나, 현 상황에서 그것은 오히려, 지금까지의 촛불 집회가 만들어 온, 폭력의 문제에 대한 실천적인 성찰의 가능성을 닫아버리는 효과를 갖는게 아닐까? 그 뒤에 남는 건 위에 인용한 시민의 말처럼, "경찰의 폭력 진압에 맞서 폭력적으로 대응하는 시민은 매우 소수"라는 식의 담론뿐이다.
 
그 담론은, 결코 성찰된 적 없고 정체도 불분명한 비폭력의 원칙을 기준으로 하여, 그 원칙에 해당되지 않는 시민들의 의견을 억압하고, 시민과 '시민이 아닌 자들'을 분리하는 기능을 할 수 있다. 그 점은 22일 새벽의, 방화를 시도한 한 집회 참가자를 시민들이 경찰에 인도한 사건에서도 얼핏 드러났던 바이며(<전경버스 방화시도 30대, 경찰에 넘겨야만 했나>, 《참세상》), 폭력뿐만 아니라 이런저런 사안에 대해 다수 참가자들과 입장이 다른 이들을 무조건 '프락치'라고 매도하는 경우는 집회 현장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폭력/비폭력의 이분법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운동권'과 '일반 시민'을 분리하려는 담론을 강화함으로써, 여러 사회단체와 노조의 운신을 제약하는 것이기도 하다. 운동권은 결코 '시민'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운동권과 시민의 이분법이 유지되는 한, 즉 '순수성'에 대한 강박을 놓지 못하는 한, 우리는 대운하ㆍ공기업 민영화 같은 '변질된' 사안들은 물론이고, 쇠고기 문제 자체도 해결하지 못할지 모른다. 그 문제는 결코 독립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집회 초기, 시위에 참가한 중학생들을 향해 저녁 8시에 경찰이 "여중ㆍ여고생 여러분, 시간이 늦어 밤길이 위험합니다. 여중생ㆍ여고생을 집으로 보내 주십시오"라고 방송한 데 대해 학생들이 "우리 원래 야자 12시에 마쳐요"라고 응수했던 일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라는 문제가 학생들을 "12시"까지 괴롭히는 경쟁의 논리와 같은 맥락에서 벌어지는 일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일례이다.
 
그 논리는 지금껏 운동권이 문제삼았던, '이윤'의 이름으로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이주노동자의 절규를 무시하며 장애인ㆍ여성 등 수많은 '소수자'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논리들과도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
 
그러므로 문제는 그저 폭력을 용인할 것인가 하는 점에 있지 않고, 이 글의 목적도 '화염병을 던지자'는 주장과는 거리가 멀다. 문제는 폭력/비폭력의 이분법, 운동권/시민의 이분법이,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 소모적인 대립 구도를 만들고, 더 나아가 촛불집회 자체의 역동성을 경직시킨다는 점에 있다.
 
1999년 시애틀의 반세계화 투쟁을 다룬 <이것이 민주주의!>라는 다큐멘터리에서, 어떤 활동가는 당시 투쟁에 실로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한 점에 대해, "다양성이 우리의 힘이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다양성은, 그것이 개인과 집단 사이의 차이들을 인식하고, 그 차이들을 성찰과 토론의 대상으로 삼을 때만 힘이 될 수 있다. 그렇지 않을 때 다양성은 어떤 무비판적이고 획일적인 기준에 따라 '남'을 '우리'로부터 배제하는 독단론만을 낳게 될지도 모른다. 사제단의, 더할 나위 없이 용감하고 존경스러운 선택을 보면서도, 씁쓸해지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바로 그 까닭이다.
 
또한, 기본적으로 '종교단체'인 사제단과 대조되게도, 정작 노조나 여타 단체와 같이 정치적ㆍ사회적인 조직들이 무력한 모습을 보이는 것에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수많은 조직들이 모인 광우병 대책위는 정부의 탄압에 맞서 방송차를 꾸리며 험난한 싸움을 계속하고 있지만, 과연 집회 현장에서 새로운 담론을 생산하거나 논의를 주도하는 역할을 했는가는, 내가 모르는 것일 수도 있겠으나, 미심쩍은 느낌이 든다.
 
민주노총 역시 총파업 출정식을 가지고 쇠고기 출하 저지 투쟁을 계속하고 있지만 그것이 폭넓은 호응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대책위나 민주노총이 어떤 처지에 놓였는지, 향후 계획이 정확히 어떠한지도 모르는 입장에서 이런 식으로 말하는 것은 지나친 일임에 분명하지만, 그럼에도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그들의 싸움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어떤 '지도'나 '조직화'가 필요해서가 아니라, 수십 년 동안, 누구보다도 앞장 서 싸웠던 그들의 경험과 그간의 숙고가, 촛불집회에 어떤 동력을 제공해줄 수는 없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다. KTX 파업 현장에서의 연설에서 김진숙 씨가 한 말처럼, "오늘 촛불이 범람하는 광장이 있기까진 서서 노래 부를 한 뼘의 공간을 위해 보도블록이 짱돌이 되어야 했던 시절이 있었고, 광주에서 죽어간 친구들의 이름을 부르며 밤을 새워가며 마셨던 절망의 증거들이 낮이면 꽃병으로 환생하는 용기가 있어야" 했으며, "지금 소화기나 물대포를 폭력이라 부르기까진 최루탄을 눈처럼 덮어쓴 채 창자까지 쏟아질 듯하던 구역질과 그 최루탄에 맞아죽은 이한열과 대공분실에서 물고문으로 죽어간 박종철과 쇠파이프에 맞아죽은 강경대와 군홧발에 밟혀죽은 김귀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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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의 권위가 아닌 시민의 권위로 일어설 때 (참세상, 명숙(인권운동사랑방)  / 2008년07월05일 15시50분)
[기고] 다시 청계광장에서 싸움을 이어가자!
 
전방위적 탄압과 새로운 권위의 등장
50일이 넘는 촛불집회는 정부의 탄압으로 이제 새로운 국면에 놓여 있다. 지난 6월 29일 이후 정부는 시민들이 도로에 나가는 것조차 허용하지 않으며 시민들을 발목을 잡아두었다. 시청광장은 대책위가 방송차를 경찰에 뺏긴 채 원천봉쇄되었고, 경찰은 인도에서 항의하는 시민조차 목을 조이며 험악하게 연행해갔다. 법의 엄정한 실현을 하겠다며 내린 법무부의 방침으로 이제 시청광장은 더 이상 시민들이 찾을 수 없을 듯해 보였다. 조중동 불매운동에 대한 네티즌 탄압방침, 언론의 폭력시위 운운, 백색테러까지 촛불집회에 대한 전방위적 공격을 해왔다.
 
이때 사제단이 시국 미사를 하며 종교의 권위를 빌려 시청광장을 되찾았다. 많은 사람이 엄숙한 분위기속에 정부를 비판하는 사제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투쟁의 정당성’에 다시 한번 감격했다. 그러나 다음 이튿날 동안 빗속에 벌어진 시국 미사 후 벌어진 침묵행진과 10시 해산 종용은 그동안 분출해왔던 시민들의 자발성을 억누르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하게했다.
 
자발성을 억누르는 순간, 지금까지 긴 시간 싸울 수 있었던 동력원을 차단하는 것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우려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3일과 4일 개신교 집회와 불교 집회는 시민들의 최소한의 행동을 억제하지는 않았다. 대책위의 권위, 야당의 권위 등을 거부하며 긴 시간 싸워왔던 시민들은 종교의 엄숙함과 성직자의 온화함에 멈춰 서서 종교의 권위를 받아들이고 있다.
 
지금 촛불 싸움에 필요한 건 리더가 아니라 웹 2.0의 끈기와 행동!
촛불싸움이 오랜 기간 지속한 이유에 대한 분석을 보면 1인 미디어를 비롯한 미디어의 발달, 인터넷 네트워킹을 활용하는 네티즌의 대거 결합을 거론한다. 이들의 특성이 기존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으며 자발적으로 투쟁을 기획하고 지속적으로 참석할 수 있게 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그래서 과거 87년이나 91년에 있었던 정권퇴진운동 등의 거대한 싸움에서 야당까지 포함하는 ‘사회단체 연석회의’가 투쟁의 향방을 이끌어갔던 것과는 대조를 이루었다.
 
이번 싸움에서 시민들은 누구의 권위와 지도도 용인하지 않았기에 촛불싸움은 ‘무정형’이었으며 ‘정부가 어디를 탄압 해야 할지 몰라’ 하는 사이 긴 시간을 이어왔다. 대책위가 인제 그만 해산하자는 ‘안’을 내놓아도 쉽게 그 안과 행동을 철회시켜왔다.
 
그랬던 시민들이 지금은 성직자들의 투쟁지침을 따르는 온순한 ‘양’이 되었고 ‘운동의 역동성과 자발성’이 사라지고 있다. 이렇게 운동의 역동성과 자발성이 사라지면 촛불집회는 생명력을 잃어버리게 되어 싸움을 이끌어가기 어렵게 된다.
 
시민들은 긴 시간 싸움으로 ‘많이 지쳐’ 있으며, 정부의 태도는 변함이 없었기에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는 ‘허무한’ 상태에 있다. 그래서 성직자들의 촛불 합세가 반갑고 기대고 싶기도 하다. 그런 점이 종교의 권위가 쉽게 용인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종교의 권위가 촛불 집회의 리더쉽을 형성하는데 큰 영향을 미치고 ‘성직자’를 중심으로 ‘대책위를 대체하는 지도부’가 형성되면 이제 싸움의 국면은 과거의 무정형과 자발성을 근간으로 했던 양상은 사라지게 된다.
 
이러한 리더쉽은 정부와의 협상에는 유리할 수 있으나 그동안 우리가 경험했던 ‘위임된 권력’의 부당함에 저항하며 쌓아왔던 ‘직접민주주의’의 경험을 담아내기에 역부족이다. 더구나 아직까지 정부는 더 이상 무엇인가를 양보하려 하지 않고 있다. 쇠고기 재협상만이 아니라 수돗물, 의료 민영화, 대운하 개발까지 정부의 의지대로 풀어가려고 하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민주당은 다음 주에 국회에 등원할 가능성이 많다. 이러한 상태에서 리더쉽은 의회정치의 외곽부대로서의 역할밖에 못 할 가능성이 크다. 지금 필요한 건 자발적 시민들의 강렬한 투쟁과 끈기이며 그래서 정부가 종잡을 수 없어 고민하게 하는 거다. 종교의 권위는 상황을 정리하고 수습하는 리더쉽이 되기 쉬우며 그러한 리더쉽으로는 싸움을 이끌어나가기 어렵지 않겠는가.
 
시민의 권위를 세워야 할 때
리더쉽은 시민들 내부에서 만들어져야 한다. 수많은 싸움에서 정부의 탄압에 분노했던 시민들이 자신의 권위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싸움의 정당성과 역사성이 지속할 수 있다. 집단지성의 힘을 다시 보여줘야 한다. 그를 위해서는 촛불집회를 이끌어가고 있는 성직자들의 싸움과는 별도로 흐름을 이어가야 한다. 성직자들이 종교의 권위를 시청광장을 이어가도록 하고, 이제 그동안 싸워왔던 시민들은 청계광장에서 새로운 싸움을 이어가야 한다. 처음 5월 2일 촛불집회처럼 다양한 의견과 자유발언이 쏟아내며 정치에 참여했던 것처럼 말이다. 종교의 권위는 완충지대와 대중적 명분을 만드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한정하고, 그동안 시민들이 해왔던 역할은 끈기를 갖고 이어가야 한다.
 
그런 점에서 다음(Daum)의 네티즌을 공격하는 방송통신심의원회의 결정은 네티즌의 자발성을 억누르기에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네티즌들은 탄압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더러운 정부방침에 어이가 없어하며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며 주춤하고 있다. 그래서 과거와 같은 논쟁과 창의적 싸움이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더 이상 주춤거리다간 싸움은 정리될 수 있다는 점에 긴장해야하지 않겠는가. 더 이상 주춤거리지 말고 거리로 나오자. 정부의 전방위적 공격에 맞선 후방의 지원이 생기고 있지 않은가. 국제사회에서도 한국의 싸움을 지켜보고 있다. 엠네스티에서 조사관을 파견했을 뿐 아니라 많은 세계시민사회가 우리를 주목하고 있다. 아무런 성과 없이 여기서 멈추지 말자. 종교계, 국제사회의 지원 등 정부의 전방위적 공격을 무력화할 수단이 우리 주변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지금, 다시 싸움을 준비해야하지 않겠는가. 다시 청계광장에서 두 번째 라운드를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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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02 04:32 2008/07/02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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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감 첫 직선, 잘못된 교육 자율화가 아닌 교육공공성 구현의 계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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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 직선은 교육계에서는 화두 중의 하나인데, 시민들은 이에 대해 잘 모른다. 서울신문 정도가 이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많이 알린 바 있고, 최근 들어 이를 다루는 언론이 늘어나고 있지만, 대부분의 보수신문들은 시민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데 별로 관심이 없는 듯하다.  
 
이번 7월 30일에 치뤄지는 서울시교육감 직선은 이명박 정권의 시장화 교육정책, 잘못된 교육 자율화 정책에 대한 심판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지금의 서울시 교육감을 비롯한 각 시·도 교육감들은 MB식 교육정책을 충실히 따르면서, 학교를 학원화하고, 아이들을 성적경쟁의 장으로만 몰아세우는 등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시 교육청은 특목고나 자사고 뿐 아니라 국제중학교 신설을 추진하여 초등생까지 입시에 시달리도록 하였고, 학원 교습시간 연장을 추진했으며, 0교시 수업, 심야 보충수업 등을 추진하면서 많은 청소년들이 반발하도록 하였다. 그것은 촛불집회에서 현 정부의 교육정책 비판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반발을 수용하기는 커녕, 촛불시위의 배후를 색출하는데 혈안이었고, 학생들의 기본권을 억압하였다.  
 
문제는 이렇게 교육을 말아먹은 이들이 다시 직선교육감 선거에 출마하였으며, 그들의 당선가능성이 여전히 높다는데 있다. 촛불집회가 나름대로 이 사회를 바꾸었다고 말할 수 있다면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부터 변화의 기미가 보여주어야 한다. 촛불시위를 벌이면서 우리는 지난 대선에서 잘못된 선택을 한 것에 대한 막대한 비용을 치르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위임한 강력한 권한을 가진 교육감마저 후회스런 선택을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이제는 교육공공성 구현에 앞잡서는 교육감이 선출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현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심판도 가능하다. 서울시교육감선거는 다른 시도의 교육감 선거에도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미칠 것이다. 투표를 통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건 아니지만, 투표를 통한 변화의 확인도 하지 못하면서 변혁을 꿈꾸는 것은 얼토당토 않다.  
 
한편, 지방자치와 교육자치의 관계에 있어서 교육의 중립성 문제는 좀더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어차피 교육자치법 개정으로 2010년부터는 지방선거와 교육감·교육위원 선거가 동시에 치러진다. 교육의 중립성이 헌법 제31조에 규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이 세상에 정치와 무관한 것은 존재하지 않듯이 교육정책 또한 정치를 배제할 수는 없다. 무작정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내세우는 것 자체가 정치적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교육감이 지역 주민들에게 책임질 수 있도록 하는 올바른 정치의 개입이다.  
 
선거에서 교육감이 시·도 단체장의 러닝메이트로 출마하는 것은 과도하겠지만, 교육자치와 지방정치를 제대로 연결시킬 수 있는 선출제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교육자치가 일반자치로 통합될 경우 교육의 전문성과 자주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시각이 교육계 쪽과 교육 기득권층에 존재한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이 교사 자격증이 없더라도 테솔을 통과하면 영어식수업 교사자격증을 준다고 했던 것을 기억한다. 과연 그들이 교육의 전문성과 자주성을 얘기할 자격이 있을까. 
 
교육감 선거의 투표율이 15%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지금 당장에는 한달도 채 남지 않은 서울시교육감 선거의 투표율을 제고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며, 향후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뤄질 경우에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검토도 있어야 할 것이다.  
 
아래에서는 교육감 직선과 관련된 최근 기사를 담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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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감 첫 직선, 학력신장 확대냐 교육불평등 해소냐 (한겨레, 정민영 기자, 2008-06-29 오후 10:06:43)
고교선택·특목고 확대, 일제고사 시행 놓고 격론일 듯
공정택 “수월성”, 주경복 “평등성”, 이인규 “창의성” 강조
 
 

 
»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 명단
 

서울시교육감 첫 직선 한달 앞으로

서울시교육감 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7월30일 실시되는 서울시교육감 선거는 새 정부 들어 처음으로 주민 직선으로 치러지는 교육감 선거라는 점에서, ‘교육 민심’을 엿볼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5일 충남도교육감 선거도 주민 직선으로 치러졌지만, 단독 후보가 출마해 쟁점이 부각되지는 못했다.
 
교육감은 시·도 교육예산 집행권과 교원들에 대한 인사권, 특목고를 포함한 각종 학교에 대한 설립 인가권 등 막강한 권한을 쥐고 있는 자리이다. 특히 서울시교육청의 교육정책은 다른 시·도교육청의 정책 방향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 만큼 서울시교육감은 초·중등 교육에 관한 한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못지않은 영향력을 갖는다. 더욱이 새 정부 들어 초·중등 교육에 관한 권한의 상당 부분이 시·도교육감에게 위임되고 있어 서울시교육감의 위상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수월성 교육’ 대 ‘평등교육’ 이번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는 공정택 현 교육감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고교 선택제와 특목고 확대 등 고교 평준화 정책을 둘러싸고 격론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달 1일 현직에서 물러나 재선에 도전하는 공 교육감은 그동안 특목고와 자사고를 확대하고, 국제중을 신설해 수월성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반면,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상임의장 출신으로 진보 진영의 지지를 받고 있는 주경복 예비후보(건국대 교수) 쪽은 “특목고와 자사고가 사교육비 상승을 부추길 뿐 아니라 초·중학생 때부터 학생들에게 입시경쟁을 조장한다”며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이인규 예비후보(아름다운학교운동본부 상임대표) 쪽은 특목고·자사고 증설에는 반대하면서도, 폐지가 아닌 특목고 기능의 ‘정상화’를 주장하는 한편, 다양한 교육에 대한 수요를 ‘창의형 자율학교’를 통해 충족시키자는 쪽이다.
 
전국 단위의 일제고사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 교육감은 학생들의 학력 신장을 위해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인데 반해 주 예비후보는 전국 단위 일제고사가 초등학생들에게까지 학습 노동과 경쟁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폐지하자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 예비후보 쪽은 학력부진 학생에 대한 책임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전제 아래 일제고사 시행 여부를 학교운영위원회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하자는 의견이다.
 
■ 투표율을 높여라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교육감을 직선으로 뽑는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는 주민들이 여전히 많은데다 선거일인 7월30일이 휴가철이어서 20% 투표율을 확보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5일 치러진 충남도교육감 선거 투표율은 17.2%였고, 지난해 2월 부산시교육감 선거에서도 투표율은 15%에 그쳤다.
 
선관위 관계자는 “교육감 선거 방식을 학교운영위원 간선에서 주민 직선으로 바꾼 이유가 선거 과정에서 나타나는 조직 동원 등의 폐해를 없애기 위한 것인데, 투표율이 낮으면 이런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며 “초·중등 교육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교육계의 수장을 뽑는 선거인 만큼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관위는 1가구 1투표 운동, 부재자 투표 독려 운동, 교육감 선거 ‘구전 홍보단’ 등 다양한 방식으로 ‘투표율 높이기’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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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 선거, 이명박 정부 심판대 된다? (시사인 [42호] 2008년 06월 30일 (월) 09:41:36 이오성 기자)
‘주민이 직접 뽑는’ 서울시 교육감 선거가 7월30일 실시된다. 지금까지는 국민 대다수가 무관심한 채 교육계 내부의 ‘물밑 선거전’만 뜨거운 양상이었다. 하지만 선거가 다가오면서 국민의 관심도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불을 지핀 것은 단연 ‘촛불시위’다.  
 
“서울시 교육감 선거가 ‘킹왕짱’ 중요한 것 아시죠? 꼭 투표하세요!”(6월24일 ‘미친소·미친교육 반대 촛불문화제’ 현장에서 교육감 선거 홍보물을 나눠주던 중·고생)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전교조의 손에 교육권이 넘어간다면 우리 아이들의 미래는 암담합니다.… 한시가 급합니다. 우리 모두 팔 걷어붙이고 뜁시다. 파이팅~.” (6월23일, 네이버 카페 ‘과격불법 촛불시위반대 시민연대’ 게시판에 올라온 글)
 
7월30일, 처음으로 ‘주민이 직접 뽑는’ 서울시 교육감 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지금까지는 투표권자인 국민 대다수가 무관심한 채 교육계 내부의 ‘물밑 선거전’만 뜨거운 양상이었다. 하지만 선거가 코앞에 닥치면서 일반 국민의 관심도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불을 지핀 것은 단연 ‘촛불시위’다. 촛불집회가 광우병 쇠고기 문제를 넘어 각종 사회 쟁점을 아우르는 양상으로 ‘진화’하면서 지난 6월21일에는 ‘교육감 선거에 참여하자’라는 내용의  손팻말이 등장했다. ‘미친소·미친교육 반대’를 주제로 내건 6월24일 집회에서는 좀더 다양한 손팻말과 구호가 등장했다. 초기 촛불집회를 주도한 10대 청소년의 불만이 ‘학교 자율화 조처’ 등 현 교육정책에 대한 것이었음을 떠올리면 촛불집회 참가자가 교육감 선거를 이슈화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교육감 선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누리꾼도 부쩍 늘었다. 일부 누리꾼은 선거 자체를 홍보하는 것은 물론, 출마 예상 후보의 경력과 성향까지 분석하며 나름의 평가 기준을 제시하기도 한다. ‘촛불집회 배후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던 공정택 현 서울시 교육감(출마 예정)의 경우 인터넷에선 이미 ‘비호감’ 1순위다.
 
‘촛불 진화 세력’도 움직이기 시작
촛불 세력이 움직이는데 ‘촛불 진화’ 세력이 가만 있을 리 없다. ‘과격불법 촛불시위반대 시민연대’ 등 보수 성향 인터넷 카페에는 최근 “전교조의 지지를 받는 주경복 후보를 떨어뜨려야 한다”라는 글이 잇따른다. 일부 게시물은 ‘주경복 OUT’이라는 말머리를 달고 노골적으로 주 후보를 비방해 선관위의 경고를 받기도 했다. 이번 교육감 선거가 ‘진보-보수’ 대립 구도로 흐르는 양상이다. 
  
선거를 진보-보수 구도로 몰고 가려는 움직임은 보수 언론도 마찬가지다. 6월23일자 조선일보는 ‘비용만 320억 들인 그들만의 교육감 선거’라는 제목으로 교육감 선거 문제를 크게 다뤘다. 조선일보는 “국민 대다수가 선거에 무관심한 가운데 국민 혈세만 낭비되고 있다”라며 비판하는 한편, 이번 선거가 ‘전교조 후보 대 공정택 교육감’의 2파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교육감 선거 열기에 찬물을 끼얹는 동시에 국민의 ‘반전교조’ 정서를 자극하려는 계산으로 읽힌다.
 
그러나 이런 보도 태도는 다른 ‘보수’ 진영 후보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보수층 표를 잠식할 것으로 보이는 한 후보는 “2006년에 주민 직선제로 법이 개정될 땐 가만히 있다가 이제 와서 혈세 낭비 운운하는 건 유권자의 냉소를 불러일으켜 투표율을 떨어뜨리자는 속셈이다”라고 반발한다. 투표율이 낮을 경우 조직력이 앞서는 공정택 현 교육감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조선일보 보도가 교육감 선거에 무관심하던 이들을 자극한 면도 있다. 한 후보의 선거운동본부 관계자는 “최근 며칠 사이에 6월23일자 조선일보를 보고 선거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는 유권자가 부쩍 늘었다. 조선일보가 좋은 일 했다”라고 말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조선일보의 ‘물타기’가 선거 분위기를 뜨겁게 달군 셈이다.
 
촛불집회나 인터넷의 분위기와 달리 일반 시민의 관심은 여전히 높지 않다. 이미 지난해부터 부산·제주·울산·충남 등에서 교육감 선거가 치러졌지만 투표율은 모두 10%대를 넘지 못했다. 교육계 관계자가 “일선 교사조차 교육감 선거가 언제 치러지는지 모른다”라고 말할 지경이다. 교육감 선거에 뛰어든 후보들도 “많은 사람이 교육감과 장학사도 구분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라고 하소연한다. 
 
대다수 시민이 무관심한 것은 교육감 선거의 중요성을 아직 체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해 교육감이 우리 사회에서 가지는 ‘권능’의 내용을 잘 모르고 있다. 과거 교육감 선거는 각 지역의 학교운영위원이 선출하는 간선제였던 탓에 일반 시민의 관심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교육감은 각 시·도의 교육기관을 대표하는 수장이다. 단순히 행정적 의미의 대표가 아니라 명실상부한 최고 결정권자다. 교사 및 교장의 임명권은 물론 0교시, 우열반 실시 등 구체적인 교육정책을 세우고 추진하는 권한도 가졌다. 고교 신입생 배정, 학원 강사의 학교 수업 등 학생과 학부모의 관심이 높은 문제의 결정권도 교육감에게 있다.  
 
돈과 권력 모두 쥔 ‘교육 대통령’

중앙정부의 결정을 뒤엎을 수도 있다. 예컨대 교육과학기술부가 자립형사립고 100개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워도 지역 교육감이 반대하면 어쩔 도리가 없다. 특목고와 자립형사립고의 인가권이 교육감에게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가 4·15 학교자율화 조처를 발표하면서 학교운영·수업지도 등 관리·감독 권한까지 교육청에 넘김으로써 교육감의 권한은 한층 커졌다. 교육감이 어떤 정책을 추진하느냐에 따라 지역의 교육환경이 180도 바뀌는 것이다. 
 
교육감의 권한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것이 예산 규모다. 서울시 교육청의 지난해 예산은 6조2000억원으로 부산시 1년 예산과 맞먹는다. 교육청이 ‘돈과 권력’을 모두 손에 거머쥔 셈이다. 게다가 서울시 교육감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의 대표를 맡게 된다. 올해 1월 법정기구로 출범한 교육감협의회는 실질적으로 전국의 교육정책을 총괄하게 된다. ‘서울시 교육감=교육 대통령’이라는 말이 나오는 게 무리가 아니다.
 
2010년 지자체 선거에서 태풍의 눈 될 수도
물론 한계도 있다. 예산 집행 등과 관련해 교육감은 서울시 의회의 견제를 받는다. 한나라당이 다수를 차지한 현 서울시 의회가 ‘반한나라당’ 성향 교육감의 발목을 잡을 경우 사사건건 난관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실제로 학원수업 시간 제한 등 지역 정치인의 ‘이권’이 걸린 문제에 대해 서울시 의회가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

관건은 ‘직선 교육감의 힘’이다. 박범이 참교육학부모회 서울지부장은 “직선으로 뽑힌 교육감인 만큼 의회가 마음대로 예산을 삭감하려 들 경우 주민과 교육단체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힐 수 있다. 교육감의 정책이 올바르다면 의회도 함부로 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직선’의 정치적 의미는 짐작보다 크다. 2006년 지방자치법 개정에 따라 선출되는 이번 교육감의 임기는 2010년 6월30일까지다. 임기 4년을 꽉 채울 차기 교육감은 그해 5월 치러질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때 함께 뽑는다. 정당 공천을 받을 수 없는 현행 교육감 선거와 달리 2010년에는 선거법 개정으로 정당 공천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지난 1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자치단체장과 교육감이 정당 공천을 받아 함께 출마하는 ‘러닝메이트제’ 도입을 건의했다. 이 경우 교육감의 정치적 위상은 한결 높아진다. 일부 지역은 재선에 도전하는 현직 교육감이 자치단체장을 ‘고르는’ 일도 생길 수 있다. 호사가들이 이번 선거에 ‘교육 수장’ 선출을 넘어선 의미를 부여하는 까닭이다.
 
그럼에도 투표율 전망은 낮다. 지난해 2월 첫 선거를 치른 부산에서는 투표자에게 영화관 할인권을 선물하고, 충남에서는 투표율이 높은 지역에 포상금까지 약속하는 등 투표율 높이기에 고심했지만 투표한 유권자는 적었다. 17%의 투표율을 기록한 6월25일 충남 교육감 선거 당시 주민이 직접 교육감을 선출한다는 사실을 아는 유권자는 43%에 불과했다.
 
관계자들은 서울 교육감 선거의 투표율 역시 15% 남짓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선거일이 법정 공휴일이 아닌 평일인 데다 여름 휴가철의 한가운데 들어 있기 때문이다. 서울 800만 유권자 중 15%가 투표하고 35%를 득표한 후보가 당선한다고 가정했을 때 당선자가 얻는 표는 겨우 50만 표이다. 전체 유권자의 6%만 지지하는 교육감이 탄생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낮은 투표율의 변수는 ‘촛불시위’이다. 광우병 쇠고기 파동으로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한 뒤 치러지는 첫 대규모 선거라는 점이 중요하다. 각 후보 진영은 “학교 급식 등 광우병 쇠고기 문제의 당사자인 30~40대 학부모의 투표 참여 여부가 이번 선거의 관건이다”라고 입을 모은다. 촛불 정국의 향배에 따라서는 ‘이명박 정부 심판’이라는 상징성을 띨 수도 있다.
 
30~40대 학부모의 투표 참여가 관건

이번 교육감 선거 구도는 아직 안갯속이다. 지금까지 예비 후보로 등록한 이는 7명. 7월에 후보등록이 확실시되는 공정택 교육감까지 합하면 8명이다. 후보마다 인지도 높이기에 급급해 아직 의미 있는 여론조사 결과도 아직 나오지 않았다. 다만 확실한 것은 선거 초기엔 ‘4파전’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공정택 교육감, 주경복 건국대 교수, 이인규 아름다운학교운동본부 상임대표, 이규석 전 서울고 교장이 그들이다. 그 중에서도 ‘현역 프리미엄’을 앞세운 공 교육감(오른쪽 상자 기사 참조), 시민사회 단체의 지지를 받은 주 교수가 양강 구도를 이룬다. 선거 구도로만 보면 주 후보가 다소 유리하다. 조직력이 탄탄한 시민사회 진영의 지지를 받는 데다 출마자 중 보수 성향 인물이 많아 보수층의 표가 갈리기 때문이다. 
 
주 후보의 경우 초·중등 교육 현장이 아닌 대학 출신이라는 점이 한계다. 선거 양상에 따라서는 전교조와 민주노총의 지지를 받는다는 점이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일각에선 이인규 후보와의 연대설도 솔솔 흘러나온다. 전교조 출신이지만 교원평가제 실시를 찬성하고,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스타 강사 이범씨가 정책위원장으로 참여한 이인규 후보가 다크호스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선거구도가 결국 4파전이 될지, 팽팽한 양강 구도로 굳어질지 지금으로서는 단언하기 어렵다. 분명한 것은 사상 첫 직선 교육감이 누가 되느냐에 우리 교육의 미래가 달려 있다는 점이다. 주민 손으로 뽑는 교육 대통령 선거, 이제 꼭 한 달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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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감 직선제 아세요? (서울, 이경원기자, 2008-06-14  10면)
 
“우리도 투표를 하나요?”
오는 7월30일 서울시교육감 선거가 서울에서는 처음으로 주민직선으로 치러진다. 하지만 이를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심지어 교사들 중에서도 선거일은 물론 직선제라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다. 이처럼 인지도가 낮은 상황에서 선거는 휴가시즌에, 그것도 평일에 치러진다. 때문에 투표율은 10%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당선자의 득표율이 한 자릿수에 그칠 수도 있어 대표성 논란도 예상된다.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는 이런 고민을 갖고 있지만 13일 교육감 선거 ‘입후보안내설명회’를 열었다. 공정택(74) 현 교육감쪽 관계자 2명을 포함, 예비등록을 한 6명의 후보측 관계자 14명이 참석했다. 출사표를 던진 6명은 김성동(66) 전 경일대 총장, 이규석(61) 전 서울고 교장, 이인규(48) 아름다운학교운동본부 상임대표, 박장옥(56) 전 동국대 사대부고 교장, 이영만(61) 전 경기고교장, 주경복(58) 건국대 교수다. 공 교육감도 조만간 등록을 마칠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7∼8명의 후보가 경합을 벌일 것으로 점쳐진다. 후보 본등록은 다음달 15·16일이다.
 
교육계에서는 이번 선거가 보수세력을 대표하는 공 교육감과 사실상 진보세력의 단일후보인 주 교수의 양자대결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다루는 예산만 지난해 기준 6조 1574억원으로 부산시 전체 예산(6조 7372억원)과 맞먹는다.
 
더구나 이명박 정부 들어 교육과학기술부가 다뤘던 초·중등교육 관련 업무가 모두 교육청으로 넘어오게 되면 교육감은 말그대로 ‘무소불위’의 권한을 갖게 된다. 이처럼 ‘막중한 자리’를 뽑는 선거지만 주민들의 관심은 거의 없는 수준이다. 지난해 2월 치러진 부산시교육청 교육감 선거 투표율은 15.3%에 불과했다. 당선자 득표율은 유권자 대비 5%에 그쳤다. 서울시 선관위 관계자는 “이번 서울시 교육감 선거의 투표율은 더 저조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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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 선거제 심층진단 (1)] 유권자 70% “우리지역 교육감요? 모르는데… ” (서울, 박현갑 김민희기자, 2008-06-16  10면)

  
오는 25일 충남 교육감 선거를 시작으로 전북 서울 대전 등 연말까지 4개 지역에서 교육감을 주민 직선으로 뽑게 된다. 하지만 올 투표율도 전국 최초 직선제로 실시된 지난해 부산교육감 선거 투표율(15.3%)보다 크게 개선되지 않을 전망이다. 수백억원대의 예산이 각 선거마다 투입된다. 낮은 투표율은 예산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 교육감의 교육철학과 교육정책의 우선순위에 따라 지역의 교육환경은 크게 바뀔 수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대도시나 중·소도시의 기숙형 공립고 선정계획을 부인하는 가운데 나온 서울교육감의 기숙형 공립고 3개 조기 선정방침 발표는 교육감의 의지에 따라 교육여건이 크게 바뀔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전국 교육감 선거를 맞이해 교육감이 하는 일과 지역별 교육감 후보들의 공약 등을 시리즈로 점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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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1학년 아들을 둔 주부 김모(33·서울 은평구)씨는 교육에 관심이 많다. 유용한 교육정보를 얻기 위해 해외 웹사이트도 뒤진다. 그러나 김씨는 올해 서울에서 교육감 선거를 하는지, 그것도 시민이 직접 뽑는 직선제인지 모른다. 김씨는 “교육엔 관심이 많아도 교육감은 신경쓰지 않았다.”며 “나 같은 사람이 태반일 텐데 선거가 제대로 되겠냐.”고 걱정했다. 조사결과 김씨 같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권한 이해도 43.3%에 그쳐

먼저 교육감 선출방식에 대해 ‘주민 직선제’라고 제대로 응답한 비율은 43.3%였다. 서울 지역(47.1%)이 그나마 정답률이 높았지만 절반 이하였다. 초·중·고생 자녀를 둔 학부모층에서도 ‘직선제 방식’이라는 응답은 46.2%에 그쳐 전반적으로 직선제로 치러지는 교육감 선거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교육감에 대한 인지도를 살펴본 결과 ‘누구인지 알고 있다.’는 응답은 23.0%에 그쳤다.‘잘 모른다.’는 응답은 76.1%나 됐다. 학부모층에서는 교육감 인지도가 28.5%로 평균치보다 5.5% 포인트 높았다.
 
지역 교육감 인지도는 지역별로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2월 교육감 선거가 실시된 부산지역에서는 인지도가 32.4%로 전체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다. 반면 선거가 예정돼 있는 서울, 충남, 전북 지역에서는 인지도가 각각 24.9%, 11%, 20.6%에 불과했다.
 
교육감 권한에 대한 이해도도 50%가 안 되는 43.3%로 나타났다. 개별 항목별로 보면 교육감 권한인 교육관련 예산편성권이 58.9%로 가장 높았다. 이어 공립 초·중·고 교직원 인사권(49.5%), 초·중·고교 신설 및 이전(41.8%), 유치원 설립 인가권(23.1%) 순이었다. 교육감 권한이 아닌 ‘사립 초·중·고 교직원 인사권’을 꼽은 비율이 20%,‘공립대학 교직원 인사권’이라는 응답도 13.9%에 달하는 등 아예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학부모층의 경우 이해도가 47.2%인 것으로 나타나 전체평균보다 3.9% 포인트 높은 수치를 보였다.
 
정당이 교육감 후보 추천가능?

정당이 교육감 후보를 추천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비율은 64%였다. ‘정당이 교육감 후보를 추천할 수 있다.’는 오답도 29%에 달했다.
 
정당에서 교육감 후보를 추천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한 학부모층의 인지비율은 67.6%로 전체 평균보다 3.6% 포인트 높았다. 서울지역 인지비율도 71.5%로 다른 지역보다 높았다.
 
한편 교육감 임기에 대한 정확한 인지비율은 18.9%로 매우 낮게 나왔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부산 지역에서는 정답인 ‘2010년 지방선거 때까지’란 정답률이 4.8%에 불과했다. 서울·충남·전북 지역에서도 정답인 ‘2년 이하’라는 응답이 각각 28.3%,14.8%,15%로 나타났다.

  

초·중·고 역점시책-‘방과후 학교 지원 강화’ 한 목소리

응답자들은 교육감이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분야로 ‘인성교육 강화’를 들었다. 초등학교 부문에서 66.5%, 중·고등학교 부문에서 59.4%를 차지해 응답자들이 학교교육 전반에서 인성교육 강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인성교육 강화 희망 중간층서 특히 높아

초등교육 부문을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응답자들은 인성교육 강화 다음으로 사교육 부담 완화(46.6%)에 역점을 둬야 한다고 주문했다. 학교 안전 및 왕따 예방(32.5%), 방과후 학교 지원 강화(19.9%), 영어공교육 강화(12.0%), 과밀·과소학급 개선(9.5%)이 뒤를 이었다.‘인성교육 강화’ 의견은 중간학력층(고졸), 중간소득층(월소득 151만∼300만원), 자영업, 블루칼라층에서 특히 높게 나타났다. 40대와 화이트칼라층에서는 ‘사교육 부담완화’라는 의견에 높은 반응을 보여 이들이 상대적으로 사교육 문제로 많은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취학자녀를 둔 학부모층에서는 전체 응답층에 비해 ‘사교육 부담완화’와 ‘방과후 학교 지원’에 대한 의견이 상대적으로 더 높았다. 전체 결과와 순위는 같았으나 전체 응답층에 비해 각각 7.9%와 3.6% 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학생들 ‘고입경쟁 해소·평준화 확대´ 기대

중·고등학교 교육 부문을 살펴보면 응답자들은 인성교육 강화 다음으로 고입경쟁해소 및 평준화 확대(38.3%)를 골랐다. 이어 영어공교육 강화(33.2%), 방과후 학교교육 강화(24.4%), 특목고 및 자율형 학교설립 확대(17.8%) 의견이 뒤를 이었다.
 
‘인성교육 강화’라는 의견은 특히 자영업과 블루칼라 계층에서 높게 나타났다. 한편 ‘고입경쟁 해소 및 평준화확대’라는 응답은 서울지역,30∼40대, 학생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학부모층에서는 특히 ‘방과후 학교교육 강화’에 대한 의견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전체 응답층과 우선순위는 같았으나 방과후 학교교육 강화 응답수치가 3.7% 더 높았다.

 

선출방식 선호도-직선제 40%·공모제 37% 의견 엇갈려

선호하는 교육감 선출방식에 대해 물은 결과, 직선제 40.4%, 공모제 36.5%로 의견이 엇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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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직선, 지방은 공모 선호

지역별로는 서울에서는 직선제 선호도가 높았다. 응답자 946명 가운데 44.6%가 주민직선을 선호했다. 학교운영위원 등이 교육감을 선출하는 간접선거방식이나 교육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에서 선출하는 공모제 방식은 똑같이 27.5%로 나타났다.
 
하지만 부산, 충남, 전북에서는 공모제가 각각 45.1%,43.6%,42.0%로 직선방식(37.3%,35.2%,38.8%)보다 높게 나타났다.
 
사교육 열풍의 진원지라 할 서울지역에서 직선제 선호방식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그만큼 공교육에 대한 불만과 개선에 대한 욕구가 높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교육감 선출방식으로 직선제를 선호하는 응답자(868명)를 대상으로 자치단체장 선거와 동시에 실시해야 하는지를 물은 결과, ‘동시실시 의견’이 64.1%로 ‘별도 실시’(34.4%)보다 훨씬 높았다. 2010년 6월 차기 교육감 선거부터는 전국 지방 동시선거로 교육감을 선출하게 된다. ‘별도로 실시해야 한다.’는 응답은 부산지역, 여성,20대 이하, 고소득층, 화이트 칼라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지난해 2월 전국 최초로 주민직선으로 교육감을 뽑은 부산의 경우, 응답자 149명 가운데 42.7%가 별도 실시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교육감 선출방식으로 간선제를 선호하는 응답자(476명)를 대상으로 선출권을 누가 갖는 게 적합하다고 보는지에 대해 물은 결과, ‘시·도의 초중고 학교운영위원들이 가져야 한다.’는 응답이 63.0%로 가장 높았다. 이어 ‘시도의회내 교육위원회 위원들’이 25.0%였다.‘시·군·구 의회의원들’이라는 응답은 7.1%였다.
 
공모 심사위는 교육위원회에서

공모제 선호자 784명을 대상으로 교육감을 공모방식으로 정할 경우, 적합한 심사위원회 구성방안에 대해 물은 결과,‘시·도 교육위원회 주관 아래 심사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이 53.5%로 가장 높게 나왔다. 이어 ‘교육과학기술부 주관 아래’가 27.6%, ‘시·도 단체장 책임 아래 심사위 구성방안’이 12.8%로 파악됐다.

 

선거참여 독려방안-지방선거 동시실시 59%·휴일지정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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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조사에서 교육감 선거 참여를 높이는 방안으로는 지방선거와 교육감 선거를 동시해 실시하는 방안이 59.2%로 가장 높게 나왔다.
 
이어 ‘선거일을 휴일로 지정’하는 방안이 24.6%, ‘국·공립 공원 무료입장권 제공 등 투표 인센티브제 도입방안은 13.0%로 각각 파악됐다. 선거일을 공휴일로 지정하자는 의견은 서울지역에서 31.0%로 가장 높게 나왔다.
 
현행 선거법상 2010년 6월 전국 지방동시선거부터는 전국의 시·도 교육감과 광역단체장 선거일이 똑같다.
 
교육감의 단체장 러닝메이트 방안은 부정적

정치권 일각에서는 향후 지방교육자치법 등 관련 법을 개정해, 교육감 후보를 광역단체장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자치단체에서도 이같은 방안을 선호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방안에 대해 국민들은 부정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감이 단체장의 러닝메이트로 출마하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물은 결과,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66.4%로 ‘동의한다.’는 의견(28.3%)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동의하지 않는다.’는 반대의견은 대부분의 계층에서 과반을 넘었는데 특히 서울지역, 30∼40대, 고학력층, 자영업과 학생층에서 높게 나왔다. 반면 ‘동의한다.’는 의견은 전북지역, 50대 이상, 저학력층, 저소득층, 농림어업과 주부층에서 전체 평균보다 높게 나왔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 우려 높아

러닝메이트 방안에 동의한다는 응답자(607명)를 상대로 그 이유를 물은 결과, ‘지역사회 전체가 교육터전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57.0%로 가장 높게 나왔다. ‘교육감과 광역단체장의 정책방향이 비슷하기 때문’이라는 반응은 20.0%,‘현재도 사실상 정치권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므로’라는 응답은 18.3%로 나왔다.
 
러닝메이트 방안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자(1425명) 가운데 64.6%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을 그 이유로 가장 많이 꼽았다. 특히 서울 응답자의 68.6%와 학부모층 응답자 68.1%, 자영업 응답자의 71.3%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을 러닝메이트 반대사유로 꼽아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을 더 우려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신문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공동으로 조사한 이번 설문조사는 현행 교육감 선거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과 개선방안에 대한 여론을 알아보기 위해 실시됐다. 지난 9,10일 이틀간 교육감 선거가 실시됐거나 실시될 지역인 서울·부산·충남·전북 지역 만19세 이상 성인남녀 2146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질문지를 이용한 전화조사 방법과 대면조사 방식을 사용했다. 표본오차는 ±2.1% 포인트(신뢰구간 95%)이다. 응답자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지역별로는 서울 946명, 부산 400명, 충남 400명, 전북 400명이다. 성별로는 남자가 1057명(49.3%), 여자가 1089명(50.7%)이다. 초·중·고교에 다니는 자녀가 있는 학부모 응답자가 669명(31.2%), 학부모가 아닌 응답자가 1470명(68.5%)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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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직선제 모른다” 57% (서울, 박현갑 김민희기자, 2008-06-16  1면)
  
현행 교육감 선출방식에 대해 유권자 10명 가운데 4명 정도만 제대로 알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감은 주민 직선으로 뽑는다. 오는 25일 충남 교육감 선거를 시작으로, 전북(7월23일), 서울(7월30일), 대전(12월17일) 등 연내에 모두 4개 지역에서 치러진다.
 
교육감이 해야 할 최우선 사업으로는 ‘인성 교육 강화’가 꼽혔다. 정부가 추진 중인 학교 자율화 조치가 교육감 선거에 미칠 영향에 대해 서울에서는 자율성을 강조하는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는 반응이 높게 나왔다. 반면 충남·전북에서는 형평성을 강조하는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서울신문이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 9,10일 실시한 교육감 선거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다. 조사는 서울, 부산, 충남, 전북의 만 19세 이상 유권자 2146명을 상대로 전화 및 대면방식으로 이뤄졌다.
 
조사에서 “교육감 선출방식에 대해 어떻게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43.2%가 ‘주민들이 뽑는 직접선거 방식’이라고 응답했다. 학교운영위원, 시·도 교육위원 등이 뽑는 간접선거방식이라는 응답은 44.6%였다. 모름 및 무응답을 포함하면 조사대상자 중 잘못 알고 있거나 모르는 비율이 56.8%다. 초·중등교육에서 교육감이 가장 역점을 둘 사항으로는 ‘인성교육 강화’가 각각 66.5%와 59.4%로 가장 높게 나왔다.
 
학교 자율화 조치가 교육감 선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자율성을 강조하는 후보가 더 유리할 것’이라는 응답이 40.7%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형평성을 강조하는 후보가 더 유리할 것’이라는 반응도 38.2%나 됐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경우, 자율성을 강조하는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는 반응이 53.3%로 형평성을 강조하는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는 반응(35.7%)보다 높았다. 반면 부산·충남·전북지역은 형평성을 강조하는 후보가 더 유리할 것이라는 반응이 각각 39.9%,40.7%,40.1%로 자율성을 강조하는 후보(33.6%, 27.8%, 31.2%)보다 높았다.
 
KSOI는 이에 대해 “서울에 교육 자원이 집중되어 있고 고학력 고소득층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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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 선거제-심층진단 (2)] 선출방식 변천사 (서울, 박현갑기자, 2008-06-19  11면)
조직선거 폐해로 간선제→직선제 
  
교육감 선출 방식은 중앙정부 임명에서 간선제를 거쳐 현재는 주민 직선으로 바뀐 상태다.
 
중앙정부 임명에서 선출로 바뀐 것은 1991년 지방교육자치법이 제정되면서부터다. 당시 방식은 교육위원들이 각각 선호하는 교육감 후보를 써내 최다 득표자를 교육감으로 선출하는 이른바 ‘교황식 선출방식’이었다. 교육위원이 각 시·도별로 15명 안팎에 불과해 금품선거가 늘 시비였다. 당시에는 당선됐다 하더라도 금품선거 시비 끝에 구속되어 중도하차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이런 금품선거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1997년 지방교육자치법이 개정되면서 교육감 선거권은 간선제로 바뀌었다. 교육위원에서 학교운영위원회 선거인(97%)과 교원단체 추천선거인(3%)으로 넘어갔다. 이어 2000년에는 학교운영위원 전체로 선거권이 넘어갔다. 이 무렵 서울에서는 차기 교육감 자리를 노리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자신을 지지할 교원 등을 학교운영위원으로 넣으려는 신경전이 치열해져 ‘학교의 정치화’가 되었다는 지적이다.
 
학교운영위원을 통한 간선 방식이 주민 직선으로 바뀐 것은 2006년 법이 개정되면서부터다. 간선제가 후보간 조직선거 양상을 띠면서 전체 교육 수요자들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반영했다. 교육이 학교교육만으로 한정되지 않는 만큼 직선방식으로 민주성을 확대한 셈이다. 첫 직선제 교육감은 지난해 부산시민들이 뽑은 설동근 부산교육감이다.
 
서울의 경우, 유인종 전 교육감은 초선 때 교육위원 호선으로 교육감으로 선출됐으며, 재선 때는 학교운영위원 전체 투표로 뽑혔다. 공정택 현 서울교육감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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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 공교육 예산 집행·인사권 가진 ‘교육 대통령’ (서울, 박현갑기자, 2008-06-19  11면)
교육감 권한과 역할
 
“0교시 수업 여부는 개별 학교에서 알아서 하도록 하고 학원 영업시간은 늘리겠다. 외국어고 등 특목고를 원하는 학부모들이 많으면 추가설치 여부를 적극 검토하겠다.”(A교육감 후보) “서열화 정책이나 다름없는 학교선택제는 백지화하겠다. 입시명문학교로 변질된 외고, 국제고는 일반고로 바꾸겠다. 학부모회를 법제화해 학교자치 발전을 도모하겠다.”(B교육감 후보) ‘미래’라는 가상도시의 교육감 선거 출마를 준비 중인 두 후보의 상반된 공약이다. 공약이 그대로 실천된다면 누가 되든 미래시의 교육은 변할 수밖에 없다.
 
●서울교육감 연간 예산 6조 집행
교육감은 해당 시·도의 초·중등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 대통령’이나 다름없다. 초·중·고교생은 물론 유아나 노인에 이르기까지 초·중·고교나 학원, 평생교육기관 등 대학교육을 제외한 각종 교육활동에 필요한 예산 집행과 인사권을 행사한다. 서울 교육감은 10만명의 교직원 인사권과 6조 1000억원대의 예산을, 부산교육청은 2만 4000여명의 교직원 인사권과 2조 4000억원대 예산을 각각 다룬다.
 
담임 교사나 학교장의 교육철학과 비전에 따라 그 반과 학교 전체 이미지가 바뀌듯 교육감의 철학에 따라 해당 시·도의 교육방향은 달라진다. 예를 들어 유인종 전 서울시교육감이 인성교육을 강조했다면, 공정택 현 서울시교육감은 학력신장을 강조하면서 서울 교육은 형평성보다는 자율성을 중시하는 기조로 바뀐 상태다.
 
초·중·고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궁금해할 만한 사항을 중심으로 교육감 자리의 중요성을 살펴본다.
 
●고교 신입생 배정·외고 추가설치 권한
고교 신입생 배정방식은 교육감에게 있다. 권역별 배정, 선지원 후추첨, 선발고사 방식 등 어떤 방식도 교육감 권한이다. 따라서 교육감이 누가 되느냐가 중요하다.
 
외국어고 추가설치 여부도 교육감 의지가 관건이다. 외고 설치권한은 원래 교육감에게 있었으나 참여정부 때 교육부 장관과 협의하는 허가제로 바뀌었다. 교육감들이 일부 학부모들의 자율화 열기에 편승해 잇따라 설치방침을 밝히면서 사회문제화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난 4월 발표된 학교 자율화 조치로 교육감의 의지에 따라 설치 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0교시 수업실시 여부
개별 학교장에 달려 있다. 하지만 학교장 인사권을 지닌 교육감의 지침은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현재는 전국 시·도 부교육감 협의회에서 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한 상태다. 방과후 수업을 위한 학원 강사의 학교 진출 여부도 교육감에게 결정권한이 있다.
 
●학업성취도 평가
국가차원에서 실시하지만 그 평가결과에 따른 활용방안은 교육감이 정한다. 평가 결과에 따라 개별 학교에 대한 인센티브, 페널티 등의 차별화 정책을 펼 수 있다.
 
울산시교육감은 지난 3월6일 전국적으로 실시된 중 1학년 학력진단평가에서 울산이 꼴찌로 나오자 향후 평가에서 성적 우수학교를 선정, 포상금을 지원하고 보충수업 관리수당을 학교장에게 준다고 밝힌 바 있다. 이밖에 시·도 조례에 따른 학원의 영업시간 제한도 교육감 의지가 중요하다. 서울시 교육청은 오후 10시로 1시간 단축했던 학원영업시간을 오후 11시로 환원하기 위해 관련 예산을 편성했다가 시의회에서 삭감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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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 많았던 역대 선거사 (서울, 김민희기자, 2008-06-19  11면)
금품 선거·줄서기 시비로 ‘얼룩’
 
과거 교육감 선거에서 가장 문제가 된 것은 금품선거였다. 유권자들이 학교운영위원회 등으로 한정되면서 금품선거 시비는 끊이질 않았다. 현재는 금품선거 시비가 상대적으로 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만 19세 이상 지역주민들 전체가 투표권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 교육감이 후보로 출마할 경우, 해당 지역 내 교육종사자들의 줄서기 시비는 여전히 논란이 될 전망이다.
 
●조직과 자금동원력이 관건
2000∼2006년 실시됐던 학교운영위원회 전원투표에 의한 교육감 선출방식은 후보의 조직이나 자금 동원력에 따라 결과가 좌지우지되는 폐해를 낳았다. 이 기간 중 35차례 치러진 교육감 선거에서 총 253건이나 위법행위가 적발됐다. 이 가운데 당선자들의 위법행위는 16건이나 됐다.
 
지난해 직선제로 바뀌고 나서도 잡음은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치르진 5차례의 선거에서 70건의 위법행위가 적발됐다. 지난해 12월19일 선거에서 당선된 권정호 경남교육감은 텔레비전 토론회에서 한 발언이 문제가 돼 현재 창원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당선무효에 취임 하루만에 구속
역대 교육감 선거 중에서 금권선거 오명을 쓴 대표적 사례는 2003년 7월 충남교육감 선거, 2004년 1월 대전·제주교육감 선거, 2005년 울산교육감 선거 비리를 들 수 있다.
 
2000년 7월 교육감 선거에서 당선된 강복환 당시 충남교육감은 이모 도 교육위원에게 자신을 지지하는 대가로 일부 시·군의 교원인사권을 위임해 주겠다는 각서를 써준 혐의로 2003년 구속됐다.2004년에는 인사비리 등으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 추징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2004년 대전교육감 선거에서는 당시 오광록 당선자가 당선무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오 교육감과 부인 이씨가 선거를 앞두고 대전지역 교장 등에게 양주 270여병(시가 880만원)을 선물하고 전화로 선거운동을 하는 등 사전선거운동 혐의가 인정돼 벌금 150만원형이 선고됐기 때문이다.
 
같은 해 제주도에서는 오남두 교육감당선자와 낙마한 후보 4명이 모두 구속됐다. 자신들을 찍어달라며 학교운영위원들에게 돈을 건네고 횟집 등에서 음식을 제공한 혐의 때문이었다.
 
2005년 울산에서는 김석기 교육감이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취임 하루만에 구속됐다. 그해 6월 부인과 울산 북구의 한 음식점에서 학교운영위원 4명 등 모 단체 회원 10여명에게 35만원어치의 음식물을 제공하는 등 5건의 선거법 위반행위로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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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 선거제 심층진단(3)] 교육감 선거 Q&A (서울, 조현석기자, 2008-06-24  11면)
 
교육감 후보자는 정당 공천을 받을 수 있나.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정당은 교육감 후보를 추천할 수 없다. 자격도 후보자 등록 신청일부터 과거 2년 동안 정당의 당원이 아닌 자이어야 한다. 후보자는 등록 신청일을 기준으로 교육경력 또는 교육공무원으로서의 교육행정 경력이 5년 이상이거나 두 경력을 합해 5년 이상이어야 한다. 후보자 등록은 공직선거법에 따라 선거권자의 추천을 받아 선거일 전 15일부터 이틀간 시·도선거관리위원회에 서면으로 등록신청을 해야 한다.
 
후보자 기호는 어떻게 정해지나.
-후보자 성명의 ‘가나다’ 순에 따라 결정된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대통령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충북·경남·울산·제주 교육감 선거에서는 특정 정당과 기호가 같은 후보가 모두 당선되는 해프닝이 발생하기도 했다.
 
선거자금 조달 방법은.
-정치자금법에 따라 교육감 후보의 선거자금은 오로지 본인재산(차입금 포함)에 의해서만 조달이 가능하다. 국회의원 후보자 등과 같이 선거비용 조달을 위한 후원회를 둘 수 없고, 정당으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없다. 선거비용제한액은 공직선거법에 따라 기본 선거운동비용 4억원에 인구수에 300원을 곱해 산출한다. 서울시의 경우 기본액 4억원에 인구수 1020만명을 곱해 34억 6000만원이 제한액이다.
 
잔여임기 1년 미만 시·도 교육청은.
-인천시 교육감과 같이 임기 만료후 2010년 6월 동시선거까지 임기가 1년 이내인 경우 선거 없이 부교육감이 직무를 대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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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별 선출방식은 (서울, 김민희기자, 2008-06-24  11면)
美, 주마다 다르지만 직선제 선호
 
우리나라 교육자치제도의 전범(典範)은 미국이다. 미국은 주(state), 군(county), 학교구(school district)마다 교육감을 따로 두고 있다. 주 교육감 선출 방식은 주마다 다르다. 주 의회 위임을 받아 교육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주 교육위원회에서 임명하는 주가 25개, 주지사가 직접 임명하는 주가 11개, 주민직선제로 뽑는 주가 14개다. 카운티와 학교구 교육감은 주민직선제다. 다른 나라보다 주민직선제를 선호하는 것이 특징이다. ‘공교육 꼴찌’라는 워싱턴 DC에 공교육 개혁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미국내 최초 한인 교육감인 미셸 리의 경우, 시장이 임명한 경우다.
 
일본은 아예 교육감이 없다. 광역단위인 도·도·부·현과 기초단위인 시·정·촌 산하에 있는 교육위원회가 우리나라의 교육감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교육위원회는 산하 다른 부서와 달리 합의제 집행기관이다. 5명의 교육위원으로 구성되는데, 지방자치단체장이 지방의회의 동의를 얻어 임명하며 임기는 4년이다. 위원 3인 이상이 같은 정당에 소속될 수 없다. 이 교육위원 중에서 교육장이 임명된다. 김흥주 한국교육개발원 교육분권연구실장은 “직선제를 선호하는 미국처럼 미국식 지방자치를 받아들인 우리나라는 직선제가 바람직하다.”며 “그 외 지방교육자치제를 채택한 나라는 대부분 일반자치단체 안에 포함돼 그 안에서 자치권을 행사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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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선거 보완점은 (서울, 김민희기자, 2008-06-24  11면)
‘후보순서=정당’ 연상… 번호배정 추첨 등으로 바꿔야
 
2006년 교육자치법 개정으로 2010년부터는 지방선거와 교육감·교육위원 선거가 동시에 치러진다. 이에 따라 헌법 31조에 보장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김동석 교총 대변인은 “2010년에도 유권자들이 교육감을 정당의 후보로 생각할 개연성이 있다.”며 “직선제이지만 정당공천이 없는 교육감 선출방식에 대한 홍보를 폭넓게 하고 현재 헌법재판소에 계류돼 있을 정도로 문제가 있는 후보 번호배정방식은 제비뽑기나 추첨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대선과 함께 치러졌던 충북, 울산, 경남, 제주지역 교육감 선거는 정당공천과 무관한데도 후보 이름 순으로 번호가 배정되면서 모든 지역에서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와 같은 ‘기호2번’이 당선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반면 교육정책과 정치는 무관하지 않기 때문에 아예 연결지어 선거를 치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있다. 전교조 현인철 대변인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무조건 내세우는 건 순진한 생각”이라며 “교육과 정치를 연계시켜 교육감 후보가 지역 주민들에게 책임지는 방식으로 선거가 치러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해 사실상 ‘정당공천’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둘러싼 공방의 이면에는 지방자치와 교육자치간의 지난한 주도권 싸움이 자리잡고 있다. 지방자치와 분리되어 있는 교육자치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다. 현재는 지방자치가 약간 우세한 상황으로 지난해부터 교육위원회가 시·도의회 안의 상임위원회 중 하나로 바뀌었다. 나아가 선거에서 교육감이 시·도 단체장의 러닝메이트로 출마하는 내용의 법안 개정도 논의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교육의 전문성’을 살리는 대전제 아래 선출제도의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한다. 허종열 서울교대 교수는 “교육자치가 일반자치로 통합됐을 때 교육행정직에 몸담아온 사람들의 전문성을 훼손할 수도 있다.”며 “교육방법의 자주성과 전문성을 존중하는 틀 안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일 한국해양대 교수는 “그동안 교육감 선거가 갖은 시행착오를 겪은 것처럼 교육자치에 대한 실험을 하고 있는 거다.(어떤 제도를 선택할 것인지)정치적 판단을 해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교육자치와 지방정치가 무관하다는 비정치 신화를 버리고 어떤 선출제도를 선택할지 공론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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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 임기’ 교육감 1명 뽑는데 130억 들어 (서울, 박현갑기자, 2008-06-24  11면)
 
서울·경기 등 전국 5개 광역시·도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선거 무용론’이 적지않게 제기되고 있다. 임기가 정식 임기 4년의 절반도 안되는데 굳이 세금을 들여 선거할 필요가 있느냐는 얘기다. 하지만 교육전문가들은 교육감 직선제는 필요한 만큼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할 안전장치 마련과 정책선거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지방교육자치법에 따르면 교육감 선거는 2010년 6월 전국 지방동시선거 때부터 통합 실시된다. 2010년 6월30일 이전에 교육감 임기가 만료되는 경우, 임기만료일 다음날부터 2010년 6월30일까지의 기간이 1년 미만이면 선거없이 부교육감이 권한을 대행한다. 이 기간이 1년 이상이면 선거로 뽑지만 임기는 역시 2006년 6월30일까지로 한정한다. 이번에 선출될 교육감 임기는 모두 2년 이하다.
 
●서울, 투표용지 인쇄비로만 1억 2100만원
지난해 전국 처음으로 교육감을 주민들이 직접 뽑은 부산을 시작으로 내년 4월 경기도 선거 등 10개 지역의 교육감 직선에 투입되는 예산은 모두 1309억원. 2년 안팎의 교육감 1명을 뽑는데 평균 130억원이나 소요되는 셈이다.
 
25일로 예정된 충남교육감 선거는 현 교육감만 단독출마, 당선자가 정해진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배정된 135억원의 예산 낭비논란이 더욱 뜨겁다. 교육감 후보자가 한 명이면, 유효투표자의 3분의1 이상 득표로 당선된다.
 
서울의 경우, 투표용지 인쇄비로만 1억 2100만원이 들 전망이다. 전체 유권자 숫자에 해당하는 807만여장을 장당 15원의 인쇄비를 들여 준비해야 한다. 투표율이 50%가 돼도 이 중 절반은 날릴 수밖에 없다. 김인만 서울시선관위 홍보과장은 “낮은 투표율을 예상하고 적당히 인쇄할 수도 없지 않으냐.”면서 “총 선거관리 비용으로 332억원을 배정받았으나 최대한 절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에 교육감 선거가 예정된 경기도의 경우, 도 의회 예산승인 과정에서부터 논란이 됐다. 도 교육청은 교육감 선거 준비경비 67억원을 의회에 신청했으나 도 교육위원회는 이를 전액 삭감했다. 예산 낭비라는 이유에서였다. 도 의회는 본회의에서 이 예산을 살렸으나 임기 1년6개월 미만 교육감은 부교육감이 권한을 대행하거나 내년 선거에 한해 간접선거를 인정하도록 국회와 도내 국회의원들에게 건의한 상태다.
 
●“교육자치 실현 위한 기회비용으로 봐야”
교육전문가들은 이번 교육감 선거를 교육자치를 실현하기 위한 기회비용으로 감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 앞으로 단체장 선거와 함께 교육감 선거가 실시되면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 때문에 후보기호 추첨제 등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할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정책선거도 펼 것을 주문했다.
 
동국대 박부권 교육학과 교수는 “예전 방식에 많은 문제점이 있어 직선제로 바꾼 만큼 민주주의 기회비용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면서 “앞으로 정당공천을 받는 단체장과 공천을 받지않는 교육감을 함께 선출하는 만큼 교육감 후보 기호추첨 등 일반 행정과 정치로부터 독립된 교육자치 유지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좋은 교사운동의 정병오 대표는 “후보간 공약 비교 등 정책선거를 위해 이번 교육감 선거감시운동을 펼 예정”이라면서 “이같은 정책선거가 앞으로 확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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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 선거제 심층진단(4)] 학교성적공개 “줄세우기 조장”VS“경쟁력 강화” (서울, 박현갑기자, 2008-06-30  10면)
서울 교육현안 후보별 입장분석 
 
‘학교 교육 강화엔 한목소리, 하지만 각론은 제각각’. 서울신문이 서울교육감 예비후보 6명과 후보등록 예정인 공정택 현 서울교육감을 대상으로 교육 현안에 대해 조사한 결과다. 장희철 예비후보는 연락이 되지 않았다. 조사결과, 평등 및 보편 교육을 상대적으로 강조한 주경복 후보와 경쟁과 자율성을 강조한 공정택 후보가 대비됐다. 나머지 후보들은 두 가지 입장이 혼재되어 있었다. 
 
 
현행 영어교육 후보 2명만 긍정

현재의 학교영어 교육의 실효성과 경쟁력에 대해 김성동 후보와 공정택 예비후보 예정자 등 2명을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은 모두 부정적이었다. 이들은 개선책으로 영어 노출시간을 늘리기 위한 인터넷 과제시스템 도입(이인규), 외국어고의 일반고 전환(주경복), 실용 영어교육 강화(이영만 박장옥), 말하기 위주 지도(이규석) 등을 제시했다.
 
대부분 수준별 수업 찬성, 우열반 반대

대체로 수준별 수업은 긍정 평가했으나, 우열반 편성은 반대했다. 학력수준에 따른 상·중·하 개념이 아닌 학생들의 선택권이 보장되고 수업시간도 차등화된 ‘빠른·보통·차근차근반’ 개념으로 편성(이인규), 학교간 컨소시엄 구성(이영만), 국·영·수 이외 과목의 학교간 이동수업 실시(김성동) 등의 내실화 방안이 나왔다. 주경복 후보는 수준별 수업과 우열반 편성 자체를 반대했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특목고 확대·유지·폐지 3색 공약

학교선택권 방식에 대해선 이인규 이규석 박장옥 공정택 후보는 학군제한 없이 선지원 후추첨 방식을 선호했다. 서울교육청이 2010학년도부터 적용할 1단계 방식이다. 주경복 후보는 학군별로 무작위 추첨배정한 뒤, 학군내 전학 1∼2회 허용방식을 제시했다. 이영만 후보는 연구를 통해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답했다. 김성동 후보는 학군내 선지원 후추첨 방식을 선호했다.
 
특목고 운영에 대한 입장도 달랐다. 주 후보는 사교육 조장을 이유로 외국어고의 점진적 폐지를 주장했다. 이인규 후보는 추가 인가 반대입장을 폈다. 이규석 후보는 기본적으로 교육감 권한이어야 하지만 입시위주의 현 교육시스템에서는 정부협의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답변했다. 이영만 후보도 이와 비슷했다. 김성동 공정택 후보는 특목고 설치 권한을 교육감이 가져야 한다고 답했다. 특히 공 후보예정자는 특목고 추가설치 여부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학교성적 공개 찬반의견 팽팽

국가수준의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중·고교 단위로 공개하는 것에 대해서는 찬성과 반대로 엇갈렸다.

이인규 후보는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관련된 것을 제외하곤 모두 공개해야 한다.”고 찬성한 반면 주경복 후보는 학교별 성적공개 자체를 반대했다. 성적위주의 줄세우기 폐해를 이유로 들었다.

이영만 후보는 학교간 합의를 전제로 공개에 찬성했다. 공정택 김성동 이규석 후보는 학교이름을 밝히지 않는 조건으로 학교별 성적 공개에 찬성했다. 박장옥 후보는 구체적 입장을 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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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경영평가 도입 등 혁신바람 (서울, 박현갑기자, 2008-06-30  10면)
전국 첫 직선교육감 뽑은 부산은
 
“학교를 바꾸고 혁신할 수 없는 무능한 관리직은 스스로 물러나라고 공개적으로 말합니다. 여러분들도 학교장 눈치 보지 말고 소신껏 말씀해 주세요.”
 
설동근 부산교육감이 경쟁력 있는 학교 교육을 위해 교장·교감의 혁신을 강조하며 얼마 전 학교 운영위원들에게 한 말이다. 예산 편성·배정과 인사권을 통해 학교경영에 혁신의 바람을 불어넣겠다는 것이다. 그는 관선 교육감 시절, 부산을 ‘공교육 혁신의 발상지’로 만든 바 있다. 전국 첫 직선 교육감으로 초·중등교육의 변화를 전국으로 전파 중이다.
 
설 교육감은 “지난해 공립 교장 승진 대상자들에게 적용한 교장·교감의 학교 경영평가를 올해부터는 공·사립 모두 적용, 학교 교육의 질을 높일 것”이라며 새로운 혁신을 예고했다.
 
학부모, 교사, 주민들의 다면평가와 학력신장 기여도 평가 등을 토대로 상위 2∼3% 관리직 교사에겐 성과상여금은 물론 전보시 우대하고 하위 2∼3%의 관리직에게는 인사상 불이익을 줄 계획이다. 사립의 경우, 평가결과를 재단에 통보한다. 17대 국회 종료와 함께 자동폐기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에 포함된 교원평가방안은 평가 결과가 인사에 반영되지 않는 구조다. 하지만 부산교육청에서 시행 중인 관리직 교원평가 결과는 사실상 인사에 반영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지난해 시작한 ‘교실수업 개선 마일리지제’도 한발 앞선 부산교육의 사례다. “교원평가나 다름없다.”는 불만이 나왔으나 지금은 교사 1인당 연간 7차례만 수업 공개를 인정할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수업을 동료 교사나 학부모들에게 공개, 학부모 등 교육수요자의 만족도를 제고하겠다는 데 반대할 명분이 없었다는 것이다. 또 방과 후 학교 사업은 일반화 단계로 접어들었다. 부산시내 초·중·고 학생의 75%에 달하는 39만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전국 최고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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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발굴” “시민위구성” 봇물 (서울, 조현석기자, 2008-06-30  10면)
후보들 표심잡기 이색공약
 
‘일반 시민들의 표심(票心)도 잡아라.’ 서울시 교육감 예비후보들이 학부모 유권자 이외에 일반 시민들을 겨냥한 학교 시설물 개방 등 주민 친화적 공약들을 제시, 눈길을 끌고 있다.
 
주경복 후보는 학교 운영과 교육활동에 ‘학생, 학부모 의견개진권’을 도입하겠다고 공약했다. 시민과 시민사회단체의 의견 수렴을 위해 ‘서울교육개혁시민위원회’ 구성도 제안했다. 이인규 후보는 교육청 직속 청소년 인권변호사실을 운영, 학생들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한편 해외 학교를 매입해 교환학생 등 학교 해외 체험 기회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주민들과 각 분야에서 퇴직한 분들이 학교에서 활동할 기회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규석 후보는 ‘사교육비 절반 프로젝트’를 통해 공교육 경쟁력 강화와 선진국 수준의 고품질화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운동장과 실내 체육관, 강당, 도서관 등 학교 시설을 무료 개방, 학교를 지역 사회의 문화체육센터로 만들겠다는 것도 공약에 넣었다.
 
이영만 후보는 ‘도시형 기숙사 학교’를 만들어 정규 교육과정과 방과후 학습, 사교육기관의 교육활동이 학교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장옥 후보는 세자녀부터 무료 교육을 실시하고 학부모 부담 사교육비 70% 절감과 학교 급식을 가정식으로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김성동 후보는 영재아동 조기발굴 및 책임교육을 지원하고 영재아 전문지도사를 적극 육성하고 국제적인 영재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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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교육감 선거는 ‘미친 교육’ 심판의 장이다 (한겨레, 2008-06-22 오후 08:25:10)
 
교육감은 학교의 설립·이전·존폐, 예산편성과 집행, 지방교육공무원의 인사, 교육과정 등 초·중고교 교육에 관한 한 절대권한을 갖는다. 이제 0교시 수업, 심야·보충수업, 방과후 학교, 수준별 이동교육 허용 등은 물론 특목고 설립도 교육감의 권한이 되었다. 그런 교육감을 주민이 직접 뽑는 선거가 잇따른다. 25일은 충남도 교육감 선거일이고, 7월엔 전북(23일), 서울(30일) 교육감 선거를 치른다.
 
교육감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응당 학부모나 주민의 관심이 높아야 마땅하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딴판이다. 교육감 주민 직선 사실을 아는 사람은 열에 넷 정도다. 교육감의 권한을 알고 있다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이런 인식 부족과 무관심 탓에 지난해 2월 처음 치른 부산 교육감 직선에서 투표율이 15.3%에 그쳤다. 새 부산 교육감은 단 5% 유권자의 지지만으로 선출됐다.
 
이번 선거는 특히 중요하다. 이명박 정부의 잘못된 교육 자율화, 곧 ‘아이들 학대 교육’에 대한 심판의 장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시·도 교육감들은 이 정부의 방침에 따라 정부 출범 전부터 학교를 학원화하고, 아이들을 성적순으로 줄세우는 데 골몰했던 장본인들이다. 지난 2월 시도교육감협의회가 일제고사를 부활시키고, 개인별 성적까지 공개하기로 한 것은 그 상징이었다.
 
서울시 교육감은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특목고나 자사고도 모자라 국제중학교 신설을 추진해 초등생까지 입시에 시달리도록 길을 열었다. 학원 교습시간 연장을 추진했고, 0교시 수업, 심야 보충수업 등에 대해 관대했다. 심지어 공안기관에 앞서 촛불시위의 배후 색출에 혈안이었고, 학생의 집회와 표현의 자유를 공개리에 억압했다.
 
엉터리를 뽑아놓고 후회해선 안 된다. 지금 우리는 막대한 후과를 치르고 있다. 교육감은 이른바 ‘학대 교육’을 강화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막거나 제동 걸 수 있다. 그동안 이런 교육을 주도한 이주호 교육수석이 경질됐다지만, 후임자도 미덥지 않다. 그 역시 문제풀이 능력과 경쟁을 강조한다고 한다. 이럴 때일수록 교육의 공공성 구현에 투철한 교육감이 필요하다. 그를 통해 학교가 우리 아이들의 잠재능력을 계발하고 창조력을 키우는 곳으로 자리잡게 해야 한다. 그러면 정부 교육정책에 대한 심판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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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교육 Out' 촛불에서 투표로? (레디앙, 2008년 06월 23일 (월) 16:32:47 손기영 기자)
서울시교육감 직선, 시장 vs 공공성…"이명박 정책 심판" 성격 
 

광화문에서 두 달 가까이 촛불과 함께 울려 퍼진 구호 가운데 대표적인 것으로는 '미친 소'와 함께 '미친 교육 아웃'이었다. 이명박 식의 시장 우선과 경쟁 지상 노선, 사교육 천국 정책에 대해 중고교생들이 거리에서 저항했다.
 
촛불의 역동성, 선거 공간으로 옮겨 붙을까

   
  ▲ 서울시선관위 제작 포스터.
 

이제 그 거리와 광장의 촛불의 역동성이 초중등 교육 현실을 좌지우지하는 교육감을 뽑는 제도권 선거 공간으로 모아져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이명박식 '미친 교육'의 기조와 노선에 손발을 맞추고 있는 서울시 교육청의 교육감 직선이 사상 최초로 오는 7월 30일에 실시된다.
 
광역단위 교육청은 대학교육을 제외한 유치원과 초중고 학교 정책과 관련된 정책을 결정하는 곳으로 0교시 문제, 학원 등 사교육 문제 등과 관련된 중요 결정을 내리고 집행하는 곳이어서 교육정책 전반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곳이다. 이와 함께 직선으로 선출된다는 사실도 교육감의 정치적 무게와 위상을 높여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광역지방자치 단체 교육감 직선은 지난 해 부산을 시작으로 경남, 울산 등 3곳에서 진행된 바 있으며 오는 2010년 지방선거와 함께 실시도는 교육감 직선은 광역시도 단위별로 전국에서 동시에 치러진다.
 
이런 가운데 오는 7월 30일에 치러지는 서울시 교육감 직선은 몇 가지 점에서 이미 치러졌거나 치러질 선거와 비교해 볼 때 크게 주목된다.
 
우선 이명박 정권의 교육 정책이 전국적인 주요 이슈로 부상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반대하는 '촛불의 영향권' 안에서 치러진다는 시기적 측면이다. 이는 이번 서울시 교육감 직선이 현정권의 교육정책에 대한 심판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뜻한다.
 
교육 공공성 화두 놓고 한판 승부

이와 함께 이명박식 교육정책과 코드를 맞춰온 서울시 교육청의 기조에 맞서 교육의 공공성을 강조하면서 개혁과 진보진영의 지지를 받고 있는 후보가 강력한 맞상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 또한 이번 선거에 비상한 관심을 갖도록 만들고 있다. 또한 서울이 가지고 있는 상징적, 실질적 무게로 인해 이번 서울시 교육감 선거는 전국적 성격을 일정 정도 담보해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는 7월 15일 예비후보 등록 마감을 앞두고 23일 현재 모두 7명이 등록을 마쳤으며, 가장 유력한 후보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고 있는 공정책 현 서울시 교육감은 아직 등록을 하지 않았으나, 조만간 등록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현재까지 등록을 마친 예비후보는 주경복 건국대 교수, 김성동 경일대 총장, 이인규 ‘아름다운학교 운동본부’ 상임대표, 이규석 전 서울고 교장, 박장옥 한국청소년연합회 고문, 이영만 호원대 겸임교수, 장희철 ‘장희철 행정사무소’ 대표 등 7명이다.
 
교육감 선거에는 정당의 개입이 불가능한 것으로 돼 있으나, 교육정책이 갖는 우리 사회의 대중적 관심도가 높다는 점, 교육 정책이 정당 정책의 주요 부분 중에 하나라는 점에서 각 정당이 이번 서울시 교육감 선거를 무심하게 넘길 수 없을 것을 보인다.  실제로 교육계 안팎에서는 서울지역 여당 의원들은 공정택 현교육감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 대 진보 구도로 짜여질 가능성 높아
 

이에 맞서 교육의 공공성을 강조하면서 현 교육감과 대척점에 서 있는 후보로는 주경복 건국대 교수가 꼽힌다. 주경복 예비후보는 이명박식 교육정책에 반대하는 참교육 유관 단체와 전교조 그리고 교육개혁을 지지하는 진보단체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단일 후보로 알려져 있다. 주 후보는 민교협 공동의장과 전국교수회 회장, 한국문화커뮤니케이션학회 회장을 지냈다.
 
현재 다수 후보가 등록을 했으며, 추가로 등록할 가능성도 있으나 교육계 안팎에서는 공 후보와 주 후보가 선두 그룹을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평가의 근거로는 이명박의 교육정책 기조와 가장 분명한 선을 그으며 교육의 공공적 성격을 내세우고 있는 후보로는 주 후보가 유일하다는 점이 지적된다. 또한 참교육 운동 진영과 진보 단체들의 단일 후보라는 점도 근거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와 함께 친여 성향 후보들 사이의 갈등과 내분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로서는' 공정책 현 교육감이 가장 유력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편 이번 서울시 교육감 선거가 ‘시민직선제’로 바뀌었지만, 이 문제에 대한 시민들이 인지도가 낮아 관심이 떨어지며, 이에 따른 저조한 투표율이 예상되고 있다. 또 투표일이 학생들의 여름방학과 직장인들의 휴가기간과 겹쳐 있는 점도 투표율을 낮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선거관위 홍보과 이철씨는 "‘휴가 가기 전에 투표하세요’라는 광고카피를 새롭게 만들어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직선제’에 대한 이해를 돕기위해 현수막 등에 직선제를 강조하는 문구를 넣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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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역 집중 지원…서울 교육부조리 치료” (레디앙, 2008년 06월 23일 (월) 19:03:38 이재영 기획위원)
[인터뷰] 주경복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교수-시민단체들 지지 

오는 7월 30일이 서울시 교육감 선거날이고, 그것도 주민직선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과거 교육감선거는 학교운영위원들만의 행사였지만, 2006년 교육자치법 개정에 따라 주민직선이 됐다.
 
서울시 교육감은 1,036개의 공립유치원과 초중고교 교직원에 대한 인사권과 6조 원의 예산을 집행하는 자리다. 게다가 이명박 정부의 ‘학교자율화’에 따라 중앙정부로부터 넘겨받은 정책권까지 가지게 되기 때문에 실로 ‘막강’할 수밖에 없다.
 
유일한 진보 후보

이 선거에 예비후보로 등록했거나 등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후보는 7~8명이다. 그 중 유일한 진보 후보인 건국대학교 주경복 교수를 <레디앙>이 만났다.
 
교수 3단체와 교육단체, 시민단체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주경복 예비후보는 서울시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양극화’를 꼽고 “서민 밀집 지역에 예산지원, 제도지원, 컨텐츠 지원을 하여 강남 이상의 교육 질을 이루겠다”는 예비공약을 밝혔다.
 
또, 주경복 예비후보는 진보신당 심상정 대표의 ‘핀란드형 교육모델’에 찬성한다며 “성장교육, 보통교육이라는 측면에서 핀란드 모델을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래는 23일 서대문의 선본 사무실에서 이루어진 주경복 예비후보와의 인터뷰 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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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율 15% 정도 될 듯
- 교육감을 주민 직선으로 뽑는 의미는 무엇인가?
= 주민직선에는 장단점이 있겠는데, 선거 규모가 너무 크고 400억 원 가량이나 되는 비용이 든다는 등이 단점으로 얘기되고 있다.
 
하지만, 교육이라는 게 주민 삶에 직접 관계되는 것이니 당연히 직선으로 해야 하고, 예전에 학교운영위원들만 선거에 참여하다 보니 금권선거로 흐르는 등의 문제가 드러났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교육자치’의 원래 뜻을 살리기 위해 직선제를 하는 것이다. 미국 등의 외국에서는 자치단체장과 교육감이 러닝메이트로 나오는 등 오래 전부터 교육감 직선을 하고 있다.
 
- 선거일이 본격 휴가철이어서 투표율이 10% 안팎으로 예상되는데다가, 이번 교육감은 자치단체장의 남은 임기와 같은 1년 10개월밖에 일하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주민 지지를 얻는 교육정책을 추진할 수 있겠는가?

= 투표율이 15%는 될 것 같다. 최근에 연이어서 공직선거가 있었고, 옛 집권당인 민주당의 실정(失政)으로 국민 참여가 다소 축소되는 경향이 있다. 아쉬운 점이다.
임기가 짧기는 하지만, 과도기니까 감수할 수밖에 없다. 더 늦기 전에, 그나마 7월 30일부터 교육자치가 이루어지는 것이 불행 중 다행이다. 불평과 불만을 넘어 교육정책을 직접 만드는 주민 참여 바람이 불길 바란다.
 
“이해관계도 이권도 없다”
- 교육감은 초중등교육에는 영향력이 있지만, 대학교육은 중앙정부에게 맡겨져 있기 때문에 대학교수가 교육감 선거에 나온 예는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게다가 교육학 전공자도 아니지 않은가. 이와 같은 자신의 경력이 교육감직을 수행하는 데 단점은 아닐까?
= 교육학 전공자이고 현장을 잘 아는 사람에게는 나름의 장점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초중등교육 출신으로 교육행정에 참가하는 사람들 중에는 이해관계나 이권에 묶여 있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저는 초중등 교육현장에서의 경험은 없지만, 인사권을 통해 자리를 나눠먹는 행태라든지 이해나 이권에서 초월해 있기 때문에 서울시 교육의 부조리를 고치는 데 유리할 수 있다. 또, 교육학 전공자들의 경우 교육을 학술적이거나 기능적으로 보는 경향도 있는 것 같은데, 이런 관점으로는 직면한 교육 현실을 타개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저는 오랫동안 교육단체와 시민단체의 임원으로 활동하며 거시적 교육정책을 공부했고, 교육 현안에도 끊임없이 간여하며 풍부한 경험을 쌓아왔다고 자부한다.
 
- 구체적으로 어떤 교육단체 활동을 했나?

   
 
 

= 교육 관련 활동가들과 전문가들이 결합한 미래교육정책연구소의 소장으로 일하고 있고, 3년 전부터는 교육개혁 정책을 연구하는 한국교육정책이론연구회 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20여 년 전에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창립 멤버로 참여하며 교육 문제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전교조 해직교사들을 후원하는 활동도 해왔다.
 
- 예비후보로 등록한 사람이 이미 7명이나 되는 등 혼전이 예상된다. 어떤 선거운동을 펼치려 하나?
= 특별한 묘수보다는 정석에 따라 선거를 치르겠다. 숨김없이 정책을 알려 주민 평가를 받겠다.
 
“교수3단체,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가 지지 추대”

- 지금까지 지지를 선언하거나 선본에 결합하고 있는 단체를 소개해달라.
= 교수노조, 민교협, 학단협이 저를 후보로 추대하는 형식을 취하기는 했지만, 실제로는 참여연대 등 여러 시민단체들이 같이 연대하여 추대한 것이다. 1,000명의 인사들이 제 지지 선언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 전교조도 지지하거나 결합하고 있나?
= 교사들은 공무원법 등에 의해 선거운동이 금지돼 있어 공식적 지지는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교조가 내용적으로는 지지를 하지만, 아주 큰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다.
 
- ‘서울시 교육의 변혁에 앞장서겠습니다’라는 출사표를 보니, ‘한국적 선진교육’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무슨 뜻인가?
= 우리 나라 교육에 문제가 많다면, 우리 나라의 고유한 교육 모형이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 그런 모델이 있어야 선진국이 될 수 있는 것 아니냐. 그런데 지금은 미국만 따라가는 교육 종속성을 보이고 있다. 우리 나라 조건에 맞는 교육 모델을 빨리 만들어야 한다.
 
- 지난 총선 때 심상정 후보는 핀란드 모델을 얘기했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좋은 모델이다. 우리 나라 조건에 맞게 여과하고 추가하면 된다.
 
- 무엇을 여과하고 추가하자는 것인가?
= 교육의 본질을 회복하는 것은 핀란드를 따라가야 한다. 교육의 본질은 아이들을 잘 키우는 성장교육, 모든 시민에게 고른 교육을 주는 보통교육이다. 이런 점은 핀란드 모델을 그대로 가져와야 한다.
한편, 한국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조건, 고등교육 체계를 개혁하는 과제라든지 유난히 높은 교육열에 관련된 문제라든지 하는 데에서는 우리 나름의 대안이 있어야 한다.
 
풍요로우나 양극화 가장 심한 서울

- 다른 지역과 비교할 때 서울시 교육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당선 시 가장 우선적으로 그리고 집중적으로 추진하려는 정책을 말해달라.
= 서울은 경제적으로 다른 지역보다 풍요롭다. 그런데 그런 풍요가 사교육 팽창과 과열로 나타나고 있다. 또, 평균적으로는 다른 지역보다 좋은 조건을 가졌지만 지역 안에서의 양극화는 전국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낙후지역, 서민 밀집지역에 집중 지원하겠다. 이런 지역의 교육 질을 강남권 이상으로 높여서 교육 분산을 이루겠다.
 
- 구체적으로 어떻게 지원하겠다는 것인가? 그리고 현행 학군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더 많은 재정을 나누어 주는 예산지원, 우수교사를 배치하는 등의 제도지원, 교육내용을 보강해주는 컨텐츠 지원이 가능하다. 현임 공정택 교육감이 마구잡이로 학군을 없애려는 게 걱정된다. 현행 학군제를 유지하면서 단계적으로 보완해나가겠다.
 
“학교를 주민교육의 광장으로”
- 교육감에게 주어진 권한은 아니지만, 사회교육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혀달라.
= 학교를 고리로 주민들이 모여야 한다. 방학, 주말, 방과 후에 학교는 주민교육의 광장이 되어야 한다. 또, 노동자들의 재교육과 취업을 위해서도 학교가 노력해야 한다. 사회교육의 제도적 책임이 교육감에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정책방향의 실현을 위해 정부, 지자체와 협력해나가겠다.
 
- 중고생들이 촛불집회를 시작하고 주도했다. 왜 그럴까? 전공인 문화커뮤니케이션의 측면에서 촛불집회를 보자면 어떤가?
= 우리 나라 대의민주주의가 너무 경직돼 있어서 뽑고 나면 유권자와 소통하지 않기 때문에 인터넷 광장문화가 그 빈틈을 메우려는 것이 촛불집회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광장문화가 만들어지고, 미디어 정보를 수용만 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정보를 생산하고 있는데, 이런 현상은 인류문화사적으로도 중요한 계기다. 학생들이 그런 디지털문화의 주역이다 보니 더 빠르고 더 적극적으로 임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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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경복 예비후보, "이명박 정부 잘못된 정책 바꾸겠다" (참세상, 유영주 기자, 2008년06월26일 18시25분)
서울시교육감 선거 출마, 기자간담회서 '5대 정책방향' 제시
 
7월 30일 처음으로 주민 직선으로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주경복 예비후보가 출마의 변과 함께 정책 발표 기자간담회를 오늘(25일) 오전 11시 선거사무실에서 가졌다. 주경복 예비후보는 출마에 즈음한 입장을 발표하고 제1차 정책공약으로 '평등교육 5대 정책방향'을 제시했다. 
 
▲  사진/ 김용욱 기자 
 
주경복 예비후보가 제시한 5대 정책방향은 △5%를 위한 불평등 교육이 아니라 평등교육, 교육 복지 혁명 △사교육비 조장정책 폐지 및 학교와 지역사회가 아이를 돌볼 것 △학생 인권이 살아 있는 학교, 건강한 학교 만들기 △학부모, 교사, 시민의 참여 확대 △서울교육 청렴도 꼴찌 탈출 등이다. 주경복 예비후보의 5대 정책방향은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과 많은 부분 충돌하지만, 교육 관련 단체들이 적극 지지할 것으로 보여 일찍부터 당선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로 등록하거나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은 주경복 예비후보를 포함해 7명, 교육감은 관련 선거법 개정으로 주민 직선을 통해 한 차례 최다수 득표로 선출된다. 현재 예비후보로 거론되는 사람은 공정택 현 서울시 교육감, 김성동 대통령사회복지교육비서관, 이규석 중앙대교육대학원 교수, 이영만 호원대 교수, 이인규 아름다운학교운동본부 상임대표, 박장옥 한국청소년연합 자문위원, 주경복 건국대 교수 등이다.
 
이들 후보들이 교육 정책의 바로미터가 될 교육공공성에 어떠한 태도를 취할 지는 모든 후보들이 정책 발표를 한 후 비교되겠지만, 주경복 교수를 제외한 나머지 예비후보들은 대부분 교육시장화를 적극 또는 부분적으로 수용하는 입장을 보일 것으로 알려져 '다 대 일'의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기자간담회에서 "이명박 정부의 잘못된 정책 바꾸겠다" 일성

주경복 예비후보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출마 배경으로 “이명박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바꾸고, 물질주의 시장 이야기만 하는 서울의 교육을 바꾸기 위해서”라고 압축해서 말했다.
 
주경복 예비후보는 “깨끗한 서울교육, 창조적인 서울교육을 반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하고 “외고를 폐지할 것이고, 초등학교 때부터 전체 학생의 등수를 매기는 초등 일제고사를 중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불법찬조금과 촌지, 각종 리배이트를 막아 학교 부조리를 몰아내고, 친환경 급식과 학교의 주인인 학부모, 학생, 교사가 학교장 선출 등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전교조나 정치권의 지원이 있는 지를 묻는 질문에 주경복 예비후보는 “전교조는 선거법상 선거에 공식 간여할 수 없으나, 정책과 행정 비전에서 내용적으로 상통하는 면은 많을 것”이라고 말해 선거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의 지원이 가능함을 시사했다. 주경복 예비후보는 정치권에 대해서도 “진보개혁적인 정치인들이 개별적으로 저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는 이야기는 듣고 있다”고 답했다.
 
선본 실무자에 따르면 주경복 예비후보가 의장을 지낸 민주화를위한교수협의회와 참교육학부모회 서울지부,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등이 지지할 것을 결정했고, 학교급식네트워크, 도서관네트워크, 장애인교육권연대 등 교육 관련 단체와 각 지역의 학부모 시민조직들이 후보 추대 및 지지 의사를 밝히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지지의 배경에는 최근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을 ‘미친소’에 비유해 ‘미친교육’이라 표현하며 비판하는 촛불시위에서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주경복 예비후보는 외고 폐지가 전면 폐지인가를 묻는 질문에 “외고는 원래 외국어를 잘 공부해서 외국어 전문가를 만드는 것이 본래 취지였는데, 지금은 입시학원처럼 되어버렸다”며 “2년 동안 다 없애기 어려울지 모르나, 협의할 부분은 협의하고 필요한 경우에 국민의 여론을 통해 싸울 부분은 싸울 생각”이라고 답했다.
 
또한 교원평가에 대해서는 교육감 권한이 아니라고 전제하면서도 “교원평가 역시 평가의 본질적인 부분이 왜곡돼 부적격 교사와 교사의 줄 세우기 같은 문제를 낳고 있는데, 교원의 질의 문제는 교원의 양성체계와 재교육, 교육지원시스템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주경복 예비후보는 교원 출신이 아니라는 점이 약점이라는 지적을 자문한 후 “교육감은 실무자가 아니므로, 현장의 인맥으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에 오히려 더 과감하고 합리적으로 업무를 추진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  사진/ 김용욱 기자  
 
기자간담회에 자리를 같이 한 김정명신 함께교육 공동회장은 “학생은 상품이 아니고 학교는 공장이 아닌데, (현 교육정책은) 경쟁과 다양성을 강조하면서 아이와 학교를 서열화로 몰고 있다”고 말하고 “일곱 명의 예비후보는 교육철학으로 대별된다. 학생에 인권을 되돌려주는 교육, 실제 입시교육 현장에서 공교육을 통해, 학생과 학부모와 교사의 정신적 육체적 부담을 덜어주고 교육이 어떤 것인지를 질문하며 교육감 후보 선거를 대해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피력했다.
 
서울시교육감 후보 등록은 7월 15-16일이며, 17일부터 선거운동에 돌입, 30일 주민 직선으로 선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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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01 10:41 2008/07/01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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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토성 쌓는 새로운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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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광화문 앞 시위에서 시민토성 쌓기는 일종의 놀이였다. 시위에 참여한 일반시민들이 물대포와 소화기를 난사하는 경찰에 앞자리에서 맞서기는 어려운 상황에서, 길바닥에 앉아 광우병 국민대책회의가 이끄는 대로 구호만 외치기는 따분한 상황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찾아낸 결과였다.
 
시민들이 두 세줄로 연도하여 모래주머니를 나르게 된 것은 집단지성의 결과였다. 공사장에서부터 광화문까지 상당한 거리가 있었기 때문에 시민들이 왔다갔다 하면서 모래주머니를 나르더라도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 분명했고, 두 손에 모래주머니를 들고 나르는 것 또한 힘에 부쳤다. 그래서 공사장 근처에서 줄을 서서 손에서 손으로 모래주머니를 전달하여 옮기는 것이 낫다는 말이 나왔고, 그것이 거대한 인간 컨베이어벨트의 구성으로 이어진 것이다.
 
다들 진지하면서도 재미있는 표정이었다. 가끔씩 구호도 외치고... 아마 이러한 것이 집단지성이 아닐까 싶다. 오토바이나 리어커에 모래주머니를 나르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이 '모래주머니 나르기 인간띠잇기'로 전달되었다.
 
11시가 조금 못되어서 시민토성은 닭장차에 쉽게 오를 수 있는 수준에까지 쌓였고, 시민들은 박수를 치면서 인간띠잇기를 허물었다. 다들 시위에 와서 무엇인가 했다는 표정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쌓아올리자마자 경찰은 소화기와 물대포를 쏘면서 경찰차에 시민들이 올라오는 것을 저지하였다. 아마도 광화문 네거리에서 소화기와 물대포를 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 싶다.
 
모래주머니를 나르면서도 시민토성을 쌓는 것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에 대해 의문이 있었다. 단지 경찰의 저지선을 뚫지 못하고 정체되어 있는 시위대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한 카드에 불과한 것으로 보였다. 그렇게 시민토성을 쌓아서 경찰차에 올라가더라도 이를 넘어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아니 올라가는 것 자체에 대한 논란은 없더라도 시민들이 얼마나 많이 올라갈 것인가도 의문스러워 보였다.
 
결국 시민토성 쌓기는 상징적인 의식일 뿐이었다. 하지만 그건 절박함의 반영이기도 하다. 그 만큼 50번째를 맞이한 촛불시위는 또다른 진화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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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위 '국민토성쌓기'…'인간 컨베이어벨트' (프레시안, 김하영,김하나/기자, 2008-06-26 오후 11:00:43)
[포토]광화문부터 서울역사박물관까지 행렬  
  
▲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 경찰버스 벽 앞에 쌓이는 모래 주머니들. ⓒ프레시안

  
▲ ⓒ프레시안

  
▲ ⓒ프레시안

  
▲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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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레시안

  
▲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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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27 20:08 2008/06/27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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