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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10/04
    9/28~10/2, 카오슝, 대만.
    흑무

9/28~10/2, 카오슝, 대만.

딱 3년 전 추석에 다녀왔던 까오슝을 다시 다녀왔다. 이번에는 형과 함께 일하는 분의 가족들도 함께 다녀왔는데, 3년 전에도 이번에도 까오슝에 있는 동지의 가계부를 흔들고 피곤을 더 한 것 같아 미안하고 또 고맙다. 서울에 오면 잘해드려야지, 하고 형과 다짐했다는.

3년 전에 다녀왔을때, 사진을 찍은 곳 말고는 당최 어디를 갔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서 이번에는 그 날 그 날 간단히 적었다.

 

9.28 (금)

 

오후 8시 35분 만다린 항공의 까오슝 직항 비행기. 못갈뻔했다.

KIM이 성인데 KIIM이라고 쓴거다. 전체 예약을 내가 맡았었는데, 예약할 때 이름 변경이 안되는 항공사라고 계속 핸드폰 문자가 떠서 형과 나란히 앉아 5명의 이름을 꼼꼼히 확인했었다. 그런데도 발견 못했었다. 개코딱지 만한 I가 두개 들어가있을 줄이야...

룰루랄라, 희희낙낙하면서 티켓팅을 하러갔는데, 직원이 여권명과 항공권 이름이 달라서 티켓팅이 안된다는 거다. 벌벌떨며 확인하니 KIM이 KIIM으로 되있더라. 아 놔.........

한 시간을 데스크에 서있었다. 여행사 직원과 통화하는데, 이건 공항에서 새로 끊어야 한다고 한다. 그럼 가격이 확! 비싸진다. 근데 자리도 없단다. 티켓팅해주는 대한항공 직원은 보내는 것은 서약서를 쓰고 보내줄 수 있는데, 까오슝에서 돌아오는 건 힘들거라고 한다. 아놔....... 그래도 갈수만 있다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어쨌든 기다렸다. 형은 안 되면 넷이라 가란다, 난 형이 안되면 셋만 보낼 생각이었다. 근데 생각해보니 내 여권/항공권으로 형 사무실의 다른 분이 이것저것 물건 산게 있다. 아놔........ 이건 어쩌지........

한 시간을 기다리고 통화한 끝에 여기서는 서약서쓰고 나가고, 나가있는 동안 항공사에서 조치를 취해주는 것으로. 수수료는 4만원. 8시 35분 비행기인데 출국심사까지 마치니 7시반이다. 공항에 왜 이렇게 일찍 가야할까 고민했었는데, 이 날로 그 고민은 끝났다.

30분 늦게 떠서 가오슝에 도착하니 시차 반영해서 밤 11시. 딱 3년만에 서형님을 다시 만났다. 언니도 반갑다.

간단히 맥주한잔하고 취침.

 

9.29 (토)

 

1) 7시 기상. 8세 어린이가 있어서 언니가 밥을 해주었다. 오아~ 평상시에 안해먹는 밥이라는데...

2) 원주민 민속촌, 핑동.

대만에는 원주민이 있다. 60년 전엔가 국민당이 내려오면서 지금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원주민 여러 부족 중 15개 부족의 집을 모아놓은 곳이다. 공연은 1시간 정도, 15개 부족의 노래와 춤을 돌아가며 공연한다. 생각보다 공연 시간이 길어 놀랐고 그 큰 공연장에 냉방이 잘되어 놀랐다. 대만은 더운 곳이라 어딜가든 냉방은 잘 되는 듯. 공연도 재미있었다. 미국처럼 원주민에 대한 보조금이나 이런 게 있지는 않고, 채용시에(모든 기업은 아닌 것 같고) 원주민 몇 퍼센트 채용과 같은 게 있다고 한다.

3) 점심은 원래 편의점에서 간단히 떼울 계획이었는데 8세 어린이 덕분에 대만식 식사를~ 음식은 이상하게 다 잘맞다. 맛나다.

4) 진흙 온천, 타이난.

가는데 한시간반 정도 걸린다. 운전하느라 고생한 서형님에게 경배를. 3년 전에 갔던 지역인데 이번에는 좀 더 큰 곳이다. 진흙 온천을 비롯해 수영장까지 여기저기 들락날락 거리기 좋은 곳. 저녁은 대만 라면으로 간단히 먹고 다시 온천에서 놀기. 대만라면은 김치 라면을 먹었는데, 어딘가... 미묘하게 이상해.

5) 불과 물이 뿜어져나온다는 "화수동원"에 갔는데, 문 닫았다;;;; 서형님께서 못내 아쉬어 하셔서 우리는 모두 "화수동원"을 본것으로 하기로 했다.

6) 집에 도착. 로얄샬루트가 등장했다. 먹고 뻗어서 어떻게 잤는지도 기억안남. 둘째날부터 벌써.... 민폐.

 

9.30 (일)

 

1) 7시 기상. 열심히 술을 먹은 관계로 아침은 해장 라면. 술이 안깬다.

2) 컨딩 국립공원.

까오슝에서 2시간 반 정도 달려 컨딩 국립공원으로. 아시아에서 크기로 손꼽힌다는 해양박물관은 다른 가족만 가고(우린 갔었다, 3년 전에) 좀 더 달려 대만 최남단으로. 국립산림공원에 갔는데, 해양박물관에 간 식구들을 픽업해야하는터라 입구만 좀 거닐다 다시 해양박물관으로. 가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 점심. 대만은 세븐일레븐(세븐이라 부른다)과 패미리마트에서 아주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각종 공과금 납부를 비롯해 대만 사람들에게 아주 큰 삶의 일부라고 할까. 커피도 커피전문점처럼 내려주고, 각종 식사와 오뎅 부스 등등. 화장실도 사용할 수 있다.밥먹고 계속 차를 타고 다녀 배가 꺼지지 않은 나는 샐러드로 간단히, 형은 배고프다며 욕심내더니 돈까스와 팥죽과 샌드위치를 샀다. 서형님은 오뎅과 팥죽. 형은 팥죽과 샌드위치를 남겼다. 음식남기는거 나빠.

3) 집에 도착. 오후에는 아파트에 달린 수영장에서 물놀이. 8세 어린이는 당연히 물놀이를 좋아한다. 수영장과 헬스장, 안마의자, 탁구와 포켓볼 중에 수영장을 택해 놀았다. 이 아파트는 무척 비싼 편에 들어가는 아파트라 담배피우러 나가려면 무지 복잡하다. 아파트 안에서 담배피우면 벌금이 40만원이다. 열쇠를 받아서 엘레베이터를 타고 내려가서 아파트 문 2개를 나와서 피워야 한다. 들어갈때는 더 골때리는데, 열쇠가 없으면 엘레베이터에서 층이 눌러지지 않는다. 아파트 열쇠를 갖다대면 알아서 올라갈 층수가 눌리는 그따위... 가서 담배가 줄었다.

4) 물놀이 후 샤워하려고 보니 두드러기가 창궐. 해파리가 붙어있는 듯, 이리저리 뻗어나간 두드러기. 약간 패닉. 가끔씩 나타나는 이 놈의 정체를 알아야 한다. 한냉두르러기 인지, 운동 후에 나타나는 두드러기 인지. 아놔.......

5) 샤브샤브 부페. 서형님과 언니네와 친한 분이 사주셨다. 한 사람당 하나씩 주어지는 냄비. 샤브샤브 국물을 무엇으로 어떻게 낼 것인지를 두고 싸우지 않아도 되어서 좋음.

6) 먹고나서 빵빵해진 배를 달래기 위해 산책. 공원은 넓다. 여기저기 벤치에는 연인들. 불을 잘 안켜서 깜깜하단다. 최악의 출산율을 보이고 있는 대만에서 정부의 출산율 높이기 술책이 아닌지.

7) 또 술. 오늘은 적당히.

 

10.1 (월)

 

1) 7시반 기상. 출발.

2) 동산 휴게소. 한 시간 반을 달려 휴게소 도착. 역시 여기도 세븐의 천국. 완퉁스프(만두국)와 쌀국수. 역시 맛있다.

3) 두 시간을 더 달려 일월담 도착. 산위에 있는 호수인데, 바다처럼 넓다. 케이블 탑승. 죽을 뻔했다. 엄마도 아빠도 고소공포증이 있는 나는 고소공포증을 피할 수 없다. 산을 넘나드는 케이블인지라 전망은 너무 좋은데, 충분히 살펴보지 못해 아쉽. 배를 탈까 했는데 시간이 안맞아 패스. 멧돼지 고기를 비롯한 허름한 여행지 식당에서 또 신나게 먹다.

4) 놀이동산. 일월담 입장권만 끊으면 놀이동산도 무료. 나와 연애하고 결혼해서 사는 동안 한 번도 놀이동산에 갈 수 없었던 형은 신났다.

5) 집으로 세시간. 저녁은 대만식 식사. 맛있다. 맛있다.

6) 마지막 밤을 아쉬워 하며 또 술. 맛있게. 오늘도 로얄살루트 21. 서형님과 함께 일하는 여든이 넘은 호선생님이 이 술은 보약이라며, 매일 먹으면 좋다고 하셨다고... 3년치 로얄살루트를 다 먹은 듯.

7) 아침저녁으로 틀어주는 음악. 서형님의 스피커는 내가 갖고 싶은 바로 그것. 완전 탐난다. 스피커에 대한 상담 진행.

 

10.2 (화)

 

1) 어제 온것 같은데 오늘 간단다.

2) 9시. 야생원숭이가 사는 산에 산책을 갔다. 원숭이만 보고 얼른 가야하는데 오늘따라 원숭이가 없다. 아쉬움을 뒤로한채 내려갈려는 차, 나무 위에서 원숭이가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음을 깨달았다. 여자와 아이에게는 막 대하는 원숭이. 가방도 훔쳐가는 원숭이.

3) 형의 티켓은 처리되었음을 한국 여행사와 통화하여 확인했다. 5명 중에 형 티켓이라 다행. 다른 가족 티켓이었으면 난 울었을 거다.

4) 형이 노래를~ 노래를~ 불렀던 대만 바나나를 트럭에서 사먹다. 한국 바나나가 더 맛있다는 것이 형의 결론. 풋.

5) 이제 머리 감으러 고고. 안마도 해주고 아주 오랫동안 머리안마를 하며 감겨주는 미용실이다. 대만 미용실은 다 이런단다. 아.... 머리 안마를 받으면 나는 눈이 풀린다. 너무 좋아.......

6) 점심은 호선생님이 사주셨다. 3년 전에 갔던 그 일식집에서. 여기서 또 로얄살루트.

대만의 술 예의는 (1) 혼자 마시면 안된다 (2) 자기 술잔은 알아서 채워놓는다, 그래서 "와킹따개" 라고 하면 "나는 여러분에게 경의를 표하며 함께 술을 먹자"뭐 이런 뜻이다. 그래서 다 같이 먹는. 전날 저녁먹으며 서형님이 알려준 것인데, 나는 습관이 되어서인지 긴장이 좀 풀리니까 나도 모르게 술잔에 손이 가더라.

7) 85층 타워 전망대로 고고. 이번 명절을 나 없이 보낸 형님에게 엽서를 쓰고 이제 공항으로.

 

서형님, 서언니, 빠빠.

한국에서 만나요.

 

- 오면 함께 가자 : 남한산성(+보신탕), 인천 홍어, 용인 놀이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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