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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이다.
뒤척이다 깨어나보니 새벽 4시가 조금 넘은 시간.
웬지 바로 잠이 들것 같지 않아 노트북을 켰다.
새벽부터 여기저기 친구들의 블로그를 방문하고, 댓글들도 확인하고
신문기사도 훑어보다가 문득 새벽부터 뭘하고 있는거야?? 하고 스스로에게 반문도 했다가
내 블로그에 다시 컴백
어제로 작년 7월부터 시작되었던 마을 재생에너지 농부학교 프로그램을 마쳤다.
얼떨결에 시작한 일이 시골마을에서 잔잔한 물결을 일으켰고, 꽤 여러사람들이 기후변화,
재생에너지, 에너지자립, 적정기술에 대한 자기고민을 시작한 듯 하다.
평가서에 베어있는 고민의 흔적 혹은 상기된 이야기들이 이런 느낌을 내게 전달해주었다.
어제의 마지막 실습은 하루종일 이어진 태양열 조리기 만들기..
형식적이거나 단순 교육적인거 말고, 실용적이고 상상력을 자극할 만한 그런
조리기를 만들고 싶어서 최교랑 여기저기 둘러보고 찾아봐서 집에 하나 만들어 놓고
어제 드디어 그 모델을 선보이며 에너지학교 수강생들이랑 만들었다.
반응이야 완전 뜨거웠으나, 이것이 얼마나 실생활에 밀접하게 이용될 수 있을까
뭐~~ 그런것이 숙제 아닐까 생각해봤다.
사실.. 오늘부터 에너지 농부학교 최종보서 작성을 시작해야 한다. 결산도 결산이고
그간 있었던 프로그램 정리부터, 평가서까지 생각하면 일이 아직도 많이 밀렸는데 그것 때문에
새벽잠이 달아나 버린 것 같다. 배는 만삭.. 이제 4주후에 아이가 나올텐데.. 그전에 얼릉얼릉
마무리를 해야한다는 강박이 어제 마지막 강좌를 마치고 계속 들었나부다. 살짝 소심한
완벽주의 스타일이라 일을 버는.. 그런 거시기 체질 이라고나 할까??
여하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너지학교를 하면서 삶의 활력도 좀 생겼고, 오랜시간동안
말.. 책.. 이론을 중심으로 활동했던 것을 구체적인 현장에서 사람들이랑 펼치니
그 안에서 생기는 에너지와 상상력은 책과 말속에서 나오는 그것보다는 훨씬 구체적이고
내 체질과도 맞다는 느낌이 굉장히 강렬해진다. 어쨌든 재밌었다.
돌이켜 보면 귀농 2년차, 아는 사람도 별로 없이 지역에서 일을 벌린걸 보면
무대뽀는 무대뽀지 싶다. 덕분에 마을도 엄청 친근해지고, 사람들도 잘 알게 되었고..
다시금 떠오르는건 인생 뭐있냐? 그냥 달리는거지.. 느낌대로 가는거지 하는 말들이
진실이 아닐까 착각하게 하는 순간이 오버랩된다.
여하튼 새벽이다.
함께 일해준 친구들한테도 고맙고, 최교한테도 고맙고.. 으쌰~~ 생뚱맞은 감사표현같으나
(마치 연말 시상식처럼ㅋㅋ).. 잘 마친것 정말 좋고.. 고마운것도 맞으니까..^^
댓글 목록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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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했고, 수고했어. 한번 해볼까...시작했던 게...이렇게 훌륭한 결과를 만들었네. 수진은 어디서 뭘해도 잘 할거야. 몸 무리 안 가게 보고서 마무리 잘하고~~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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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누가 그러더라고, 느낌 직감 이런거, 그간 살아오면서 경험으로 체득된 것들이 쌓여 그렇게 표현되는거라구. 누구의 시선 이런게 아니라, 어떤 순간에 가장.. 자기에게 잘 맞는 선택과, 행동을 할 수 있게 하는 것. 그래서 자기의 느낌과 직감같은건 굉장히 귀기울여 듣고, 지지해줄 필요가 있는거라구.. ㅎ. 고생했어. 멋져!! ㅎ녹색마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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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나오면 나도 하나 얻고 싶은데.. 귀농하기전에 하던일이 대안에너지쪽이라서.. 나두 마을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있거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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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과찬의 말씀^^ 오늘저녁 비행기지?? 잘 다녀오셩~~은영/지나고 보니 진짜 소박하게~~ 별 욕심없이 한 사업이라서 그냥 저냥 뿌듯해^^ 나름 배운것도 있고 말이야. 객관적 평가가 어떻게 나오는가와 별 상관없이 그냥 일하나 마친게 나름 홀가분하네^^
녹마/당신같은 베테랑 활동가가 우리 보고서 보면 별 도움이 안될턴데..상용이 늘 녹마 칭찬하면서 수진누나는 프로젝트해본적 없구나 하며 핀잔을 주곤했거덩.. 뭐 별 도움이 안될지라도 혹여나 참고할 게 있다면 하나 보내줄께..^^
달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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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다.. 수진. 지난 여름에 수진네 집에 가서 수진이야기를 들으면서도 감동이었는데.. (후기는 언제쓰나) 읽으면서 나도 뭔가 에너지를 받는 느낌. 나도 그런 사람이 되도록 새해에는 노력해야지! 에헴.twe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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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내려간지 이제 2년이라니... 믿기지 않아... 너무 많은 일이 있었잖아^^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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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군..부끄부끄~~ 왜들 이러셩^^트위티..그러게~~이제 3년차 되었으.. 만으로 2년 꼬박지났고..너무 훌쩍 지나버린거 있지??
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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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그러게.. 수재민도 되었고.. 귀여운 그녀석이랑 강아지들이랑.. 맛난 고구마랑 곶감, 겨울 해외여행, 에너지 농부학교, 그리고 임신까지.. 무지 많은 일이 있었넹. 수진쓰~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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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건.. 그러고보니 그러네..며칠전 보일러 노화로 보일러실이 물에 잠기는 겨울철 2차 수해를 입었으며, 수도 계량기도 동파되는 아찔한 상황에 자동차 정기검진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아가지고 곶감판돈으로 차를 고쳐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우..가끔씩 룰루랄라 하고 있을 때 한꺼번에 극한(?)상황이 밀려오는거 있지??여튼.. 보고싶다 나희야^^선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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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일을 하셨군...귀농 2년차 완전 부럽군....나도 시골(?)로 내려가려고 생각중....아직은 실천으로 옮기기는 어렵더군....맘 같아서는 당장 내려가고 싶으나...아직은 때가 아닌듯....당신네 부부가 부럽기만 하군....나도 빨리 가야지....시골은 1순위 제주도...2순위는 내 고향 전남 보성이 될듯한데....조만간 애 나으러 오면 얼굴 볼수 있겠군... 건강하게 순산하시게...
최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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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차일세... 여기서 보니 반갑구먼 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