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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미국

이번 학기에 "인권과 건강"이라는 강좌를 청강하고 있다. 놀라운 사실을 하나 알았는데... 미국이 아직도 "경제사회문화적 권리 협약"을 비준하지 않았단다. 카자흐스탄, 라오스를 비롯하여 아직 7개 국가가 남아 있는데 그 중 하나였던 것이다. 놀라움은 거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여성에 대한 모든 형태의 차별 금지 협약"을 비준하지 않은 전세계 유일한 국가일 뿐더러, 소말리아와 더불어 "아동 권리 협약"을 비준하지 않은 유일한 국가.... 그동안 앰네스티 소식지 번역을 하면서 자주 접했던 미국 관련 내용은 국제형사재판소 딴지 거는 문제와 사형제도 존속 문제였고... 이런 기본 협약들마저 아직 비준하지 않았으리라고는 "차마" 생각도 해보지 않았었다. 더구나 아동권리 협약마저 비준하지 않았다는 건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일인데, 강사인 소피아의 해석에 따르자면 아동권이 시민/정치적 권리와 경제/사회/문화적 권리를 뭉뚱그려 포괄하고 있기 때문이란다. 이게 뭔 소리? 시민/정치권이 대부분 "국가가 *** 를 하지 않는다" (이를테면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 같은 권리로 이루어져 있다면, 경제/사회/문화적 권리는 이를 보장하기 위해"국가가 ***를 해줘야 한다"는게 기본 원칙이다.(이를테면 기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바로 이 것. 국가가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무언가 개인을 위해 해줘야 한다는 거를 이들은 견딜 수 없다는 거다. 일단 아동권리 협약을 비준한다면 지금처럼 공적 사회보장 시스템이 없는 것, 이를테면 의료보험 없는 어린이들이 넘쳐나는 상황은 협약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소말리아와 동류 취급을 받으면 어때? 내 눈에 흙이 들어가지 않는 이상 이런 일 절대 할 수 없지! 거 참... 미국 정말 대단한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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