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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소통

이 분명하면 좋겠다. 일명 김치냉장고 사건을 통해 다시금 깨달은 교훈이다.


1. 사건의 개요 1) 언니네 집에 가서 베란다에 놓인 번쩍번쩍 김치냉장고 발견 "오호.. 저게 뭐여? 이게 말로만 듣던 딤채구먼.." 일순 정적 ??? 2) 저녁 먹으러 식당에 가는 길, 언니가 바람처럼 달려와 나에게 귓속말을... "사실은, 어머니가 저 김치냉장고를 보냈는데, 나는 너무 부담스럽다. 집안에 보태드린 것도 없는데 어떻게 저걸 그냥 받냐. 내가 돈을 줄테니 이번 겨울에 부모님 모시고 여행이라도 다녀와라. 우리식구 (오빠 식구 4인)가 모두 움직이려면 비용이 너무 많이 드니까 고모가 대신... 사실 김치냉장고 저리 큰 거 필요도 없었는데..." 3) 저녁에 집에 와서 심문 시작 "엄마, 언니네 냉장고 사줬어? 그걸 뭘 나한테 비밀로 하냐?" "내가 사준 거 아냐, 그냥 효경 엄마가 필요하다고 하길래 *** 소개시켜 주고, 기왕 살거 좀 큰 걸루 하라고 내가 조금 보태준거지. 내가 돈이 어딨어?" 흠. 귀신을 속이지... 그 허둥대는 태도와 미묘한 떨림 ㅎㅎㅎ 4) 이틀 뒤 엄마의 이메일 제목: "딸 미안해" 내용인 즉슨, 오빠네가 어렵게 집장만 할 때 돈도 한 푼 못 보태주고 그동안 마음이 아팠는데, 내가 드린 생활비를 조금씩 모아둔게 있어서 그걸로 이번 겨울에 냉장고를 하나 사주고 싶었다. 하지만 딸이 준 돈으로 사주는게 미안해서 비밀로 하려고 했다. 나쁜 뜻은 아니니 딸이 이해해라, 미안하다... 2. 별 것도 아닌 일을 가지고 뭘 저렇게 두 양반이.... 부모가 자식한테 죄 지은 것도 아닌데 뭘 자꾸 해줘야 한다는 괴이한 생각을 가진 엄마도 답답하고 (누구네는 아들 집을 사줬다더라, 누구네는 딸한테 차를 사줬다더라 등등등... 이런 이야기하면서 혼자 막 미안해함... 나로서는 이해 불가...), 사 주고 싶으면 그냥 사주면 되지 그걸 또 뭘 비밀로 해? 언젠가 알게 될 것을... 기왕 사서 보낸 냉장고 고맙다고 하면서 잘 쓰면 되지, 그걸 또 굳이 상응하는 비용으로, 그것도 엄마 몰래 갚겠다는 언니는 또 뭐야... 꼭 이렇게 복잡하게 살아야 하나? 분명하고 공개적인 의사소통은 공적 영역에서만 필요한 게 아니다. 아우, 골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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