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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 글 (2004.8.28)

한 때 공부는 혼자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물론 반 정도는 사실이었다. 학비 조달이 학창 시절 가장 중요한 화두였고, 수업은 대개 나홀로 자습... (결국 학비 마련해서 자습했다는 소리구만 -_-)
 
하지만 어느 순간인가, 갑자기 깨달음을 얻었던 것 같다.
주변의 수많은 사람들이 보내준 애정, 격려, 지지, 비판, 가르침.. 이런 것이 없었으면 지금의 내 모습(?)이 가능했을까.
고등학생 때 학비를 지원해준 이름모를 후원자. 그 존재에 대해서 한 번도 궁금해하지 않았다는게 지금으로서는 더욱 미스테리다. 싸가지가 없는 것인지, 둔감한 것인지...  물론, 대학시절 ** 장학회는 개인적으로 전혀 고마움이 없었다. 오히려 "적의 군량미"를 소진시켜야 한다는 기괴한 생각은 했지만...
대학 선택의 기로에서 "결정적" 조언을 해주신 선생님. 만일 원래 뜻대로 ** 공대에 진학했다면 지금 뭐하고 있을까나
대학 시절, 삶의 화두를 함께 고민했던 선/후배와 친구들... 그리고 항상 따뜻한 마음으로 피붙이의 정을 느끼게 해 준 의보사 식구들... 실제로 이들 덕분에 겨우 인간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어서 만난 예방의학/보건학계의 스승, 선후배와 동료들... 이들의 포괄적이면서도 구체적인 가르침은 소위 학문하는 자로서의 정체성을 만들어나가는데 근간이 되었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공부하러 떠나는 이 길에....
주변의 많은 분들이 보여준 따뜻한 마음(이런 표현 닭살이지만 사실..)에 진심으로 고마움을 느낀다.
누군가가 학문을 한다는 것은 본인의 재능이나 노력을 통해 스스로 무얼 한다기보다 주변 사람들의 사적, 혹은 사회의 공적 투자를 통해 "사회적 존재"로서 다듬어지고, 이에 대해 사회적 임무를 떠안는 것 아닐까?
적어도, 이 사람들에게, 사회에게 "배신(?)"을 때릴 수는 없다는 소박한 마음으로라도 열심히 살아가야하지 않을까 싶다. 
 
이제, 마지막.... 짐 점검을 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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