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일석사조!

오늘 볼일이 있어 모처럼 모교에 들렀다. 업무를 보고, 내친 김에 2년 반을 꾸준히도 미뤄오던 이비인후과 방문을 했다. 원래는 중이염 수술 후, 6개월 쯤 있다가 검진을 한 번 했어야 하는데 미국에 있느라 그것도 못하고 다녀와서도 어영부영.... 이비인후과 전임의를 하고 있는 서클 후배 L이 성심성의껏 귀를 파줬다. 귓밥이 한무더기 ㅎㅎㅎㅎㅎㅎㅎ 내가 면봉으로는 감히 꺼낼 수도 없었던 3년 묵은 딱지들도 깔끔히 처리해줬다. 선배가 자원방래했다고 다른 아이(?)들한테도 연락을 한 것 같았다. 중간에 다른 후배한테 확인 전화가 왔는데... 이 인간이 대답하길, "야, 나 ### 누나 귀 파는 중이야. 응.. 그리로 와" 마치 금광을 캐듯 어찌나 열심히 파는지, 조금 아프긴 했지만 참아줬다. 그는 내가 궁금해할까봐 내 귓속에 있던 존재들을 모아 보여주기까지 했다 ㅎㅎ 덕분에 귀가 뻥 뚤린 느낌이다. 뭐 이명은 여전하다만... 다행이 수술 후 상태는 아주 좋은 편이란다... 3년 묵은 걱정 해결!!! 로비의 찻집에서 오랜만에 동기, 후배들과 쥬스 한 잔씩 했다. 두런두런 사람들 안부를 나누다가, 전광석화처럼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있었으니!!! 성수노동자 건강센터 월세 후원금을 걷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CMS 약정서 한장씩 나눠주니 다들 순순히 쓴다 ㅎㅎㅎ 거의 오토매틱.... (어제 대전 출장왔던 K 도 약정서 하나 쓰고 올라갔다.) 어쨌든, 다들 전임의 신분이라 월급이 많지 않아 소액 후원을 하기로 했다. 벌이가 나아지면 증액하겠다고 했으니 기대해볼 일이다! 상담 프로그램에도 기꺼이 참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런 후원이나 무료 검진 지원 부탁할 때마다 발벗고 도와주는 이 '평범한' 의사들을 보면, 사람들이 이런 최소한의 배려와 성의만 가지고 살아도 세상이 참 좋아질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업무도 처리하고, 숙원사업인 귀파기도 해결하고, 좋아하는 사람들 얼굴도 본데다 심지어 돈까지 걷어왔으니, 정말 알찬 하루가 아닌가 싶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