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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우면 안 될까?

0. 선사시대 인간들에게는 고독감이 없었을까? 어쩌면 고독이란, 자의식이 충분히 발전하고 나서야 생길 수 있는 고도의 인지기능일지도 모르겠다. 최근 몇 달 동안 집 앞에 생겨난 바 Bar 들을 바라보며, 퇴근길 궁금증이 끊이질 않았다. 도대체 한국 사회 아저씨들은 무엇으로 사는가? 이 아파트 숲 속에 저토록 많은 bar 들의 존재가 영 불가사의다. 동네에서, 조명이 밝혀지면 밖에서도 웬만큼 들여다보이는 1층 bar에, 홀로 앉은 아자씨들이 아가씨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술을 마신다. (지난 주인가 한겨레 21에도 이와 비슷한 사례들이 소개되기는 했다.)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걸까? 회사 이야기, 가족 이야기? 아무런 이해관계 없이 이야기를 들어주고 이해해주는 이가 없는 건 아닐까?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던 시구는 아마도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여전히 고독하다'로 바뀌어야 할 듯 싶다. 사람들은 외롭다... ㅡ.ㅡ 0. 얼마 전 지인들이, (마치 비타민을 먹듯) Prozac을 먹는다는 소리를 전해듣고 허거덕했다. 평화롭고 행복한 생활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들에게 왜 Prozac 이 필요한 걸까??? 우울증은 우리 시대 진정한 전염병이라도 되는 것일까??? 0. 항상 성실하고 우직한 모습을 보여왔던 부산의 Y 샘이 본인이 '심리적 유고' 상태라고 이야기하는 걸 들었다. 나는, 햇볕이 잘 안 드는 반 지하 사무실의 조건 때문에 발생한 우발적 사건이라고 진단했다. 작금의 한국 사회와 주변 상황을 보며 느꼈던 작은 절망들이 그야말로 '티끌모아 태산'을 이룬 결과 아닐까 싶기는 하다. 부산의 단풍은 어때요, 물어보니, 모르겠단다. ㅡ.ㅡ 메마른 마음 속에 은행잎 하나 들어앉을 틈이 없나보다 ㅜ.ㅜ 0. 우리는 뭐하러 사나? 길지도 않은 인생, 좀, 즐겁게, 서로와 공감하며 살아가면 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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