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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수적인가?

나름대로 진보적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아왔는데.. 가끔은 생활 속의 내모습은 의외로 보수적인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인류생태학 수업을 같이 듣는 인도 여학생이 있는데, 의상이 영.. 당혹스럽다. 나는 그런 골반바지는 브리트니 스피어스나 입고 다니는 줄 알았지, 일반인(ㅜ.ㅜ) 도 입는 줄은 몰랐다. 서 있을 때는 그냥 견딜만 한데 앉으면 바지 허리 선이 심하게(!!!) 내려간다. 한번은 도대체 어디까지 내려가나 봤더니 거의 Iliac crest 높이에 근접한 듯.. 물론 상의의  길이는 짧기 때문에 등짝-허리-엉덩이 일부까지 훤하게 드러내놓고 앉아 있는 걸 보면 마음이 참으로 심란하다. 그 뿐이랴.. 윗옷을 보면, 스판 섬유의 놀라운 기능을 확인할 수 있다. 저렇게 조여대면 숨쉬기는 괜찮을까 하는 걱정마저 들때가 있다. 어쩜 숨쉬기가 힘들어서 윗단추를 그렇게 많이 풀어놓는 건지도 모르겠다는 추측도 해보았다. 그 아가씨가 옷을 입고 수업하던, 홀라당 벗고 수업하던 사실 아무 상관도 없는데.. 왜 이리 맘에 안 드는거야...

 

한 2-3주 전의 일이었던 것 같다. 관계사를 이용한 대화연습을 하는데 50도 훨씬 넘은 브라질 아줌마가 나한테 "네가 마지막으로 춤추러 갔던 것은 언제니?" 하고 물어보았다. 음.. 언제였더라. 아마도 문* 형 결혼식 때 였던거 같은데.. 춤을 추러 갔다기보다 나이트에 가서 술을 마시고 왔지... (그 때 생각하면 정말 웃겼다. 새신랑만 신나서 머리에 넥타이 두르고 광란의 스테이지를 벌이고 우리 하객들은 그 시끄러운 음악 속에서 술잔을 기울이며 고담준론을 나누었다 ㅎㅎㅎ). 그래서 "약 5년 전 인거 같아" 하고 대답했더니 아줌마가 화들짝 놀라면서 옆에 앉은 페루 아줌마한테 "어머, 얘 정말 보수적이다. 춤을 춘지 5년 되었대. 나는 매주 두 세번은 춤추러 가는데.."  허걱..... 충격받았다. 보/수/라/니....

 

선배 언니 왈, 요즘에는 육체를, 욕망을 이야기해야 진보 명함을 내밀 수 있단다. 

그래요? ......... ㅡ.ㅡ

혼란스럽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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