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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여행_05

#6. 사막으로... 드디어 사막이다. 사실, 사막이 새로울 것은 없었다. 기자의 피라미드도, 사카라와 멤피스도 모두 나일강의 서안, 사막지대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밤이면 머리위로 쏟아지는 별들을 온몸으로 맞을 수 있는 미지의 끊없는 무한 공간 사막은 그와 달랐다. 도대체 어디서 그런 정보를 처음 얻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이집트 행을 경심하면서 당연히 사막에 가야 한다고 생각했었고, 러프가이드에 소개된 현지 가이드에게 다짜고짜 메일을 보냈었다. 일정과 비용은 순조롭게 정해졌고, 출국하기 일주일전, 나는 최종 점검차 확인 메일을 보냈다. 그런데 답이 없었다........ 황당했다. 이거 뭐냐....


다행히, 출국 이틀 전엔가 온 메일에는, 이집트 인터넷망의 해저 메인 케이블이 끊어져 온 나라가 지난 며칠간 인터넷 불통이었다는 소식과 함께, 카이로에서 확인 전화 한 번 하자는 이야기가 있었다. 우리는 시외버스를 타고 약 5시간 쯤 달려서 Baharya라는 오아시스 도시로 가야하고, 그쪽 터미널에서 크리스틴을 만나기로 되어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당연히(!) 사람들이 모두 사막투어를 떠나는 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호텔이나 택시 기사나 baharya 로 가는 시외버스를 언제, 어디에서 타야하는지 잘 모르고 있었다. 심지어 바하리야와 비슷한 이름의 다른 도시가 있다며 우리 행선지를 거듭 묻기도 했다. ㅡ.ㅡ 물론, 이 때 믿을 것은 역시 러프가이드!!! 카이로 시내 여러 개의 터미널 중 사막 지대로 가는 버스를 타는 곳과 대략의 시간표가 나와있었다. 하지만 시간표는 현지에서 확인하는 게 좋을 것 같아, 호텔 프런트에서 알아온 전화번호로 터미널에 전화를 했다. 나의 소박한 전화 한통으로 터미널이 일대 아수라장에 빠진 것을 나는 직감할 수 있었다. 전화 받으신 이나, 주변에 있는 이들이 모두 영어를 못 하는 상황이었다. 누구 영어할 줄 아는 사람 있냐는 것으로 짐작되는 요란한 고함소리와 한 대여섯 사람이 각자의 짧은 영어로 시간표를 설명하는 그 대혼란이 10여분간 지속되었다. ㅡ.ㅡ 결국, 눈치코치로 출발 시간은 겨우 이해했으나 (역시 책과는 달랐다), 내 등짝에는 땀이 흥건하게 고여버렸다. ㅜ.ㅜ 나도 같이 소리지르느라...... 담날 아침, 호텔에서 체크아웃하면서 우리는 아라비아 문자로 우리의 행선지, 출발시간을 적어달라고 했다. 만일을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그리고 그 전날 밤에 열심히 아라빅 숫자를 외웠다. 아라비아 숫자가 이쪽 지역에서 시작되었다고 하지만, 실제 이들이 쓰는 숫자는 우리가 아는 그 숫자가 아니다. ㅜ.ㅜ 아침 일찍, Hamja 아빠의 택시가 우리를 픽업하러 왔는데, 황당하게도 터미널을 잘못 내려주셨다. 말하자면 고속버스 터미널이 아닌 마이크로 버스 (전세승합차) 정류장에 데려다 준것이다. 신기한 것은, 그 곳이 내가 어제 통화했던 바로 그 터미널이었고 우리가 나타나자마자 매표구에 있던 아자씨가 우리를 보며 '바하리야!'하고 반갑게 맞아주시더라는.... 하지만, 그리고나서 우리를 끌고 어디론가 가면서 뭐라 손짓발짓 설명을 하는데 당최 알아먹을 수가 있어야지.... 주변에 영어 쓰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고...... 심지어 어떤 이들이 자기네가 데려다주겠다며 우리를 마이크로버스에 막 태우려고 해서, 이건 무슨 백주 납치극이냐 하면서 완전 신경질까지 냈는데...... 결국 나중에 알고 보니, 버스터미널은 길 건너편에 있었고, 이 양반들은 우리를 거기까지 데려다주겠다는 거였다. ㅜ.ㅜ 우쨌든 우여곡절끝에... 터미널에 도착해 적어온 종이 보여주고 표 두장 산 다음 버스를 기둘렸다. 역시... 제 시간에 나타나지는 않았다. 고속버스 인줄 알았더니만 (우리는 일반일까 우등일까 토론을 벌였는데), 나타난 것은 시외버스.... 좌석이 참..... 심지어 서서 가는 승객들까지 있었다. 버스는 시내를 빠져나가 곧바로 황량한 사맘 도로를 달려 남서쪽으로 이동했다. 나는 교통수단에만 올라타면 곧바로 잠이 드는 편인데,머리의 무게를 잘 감당하지 못해 옆으로 '쓰러지는' 경우가 흔하다. 기차나 비행기 통로쪽에 앉아 있다가 승무원의 진로를 방해해서 친구들이 부끄러워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이번에도 역시나... 통로를 가로질러 반대편 좌석까지 쓰러져 있는 나를 JK가 구해주었다. 인양작업 중 잠이 깨면서 JK와 눈이 마주쳐 깜딱 놀랐다 ㅎㅎㅎ 무려 다섯 시간을 달리는데, 중간에 휴게소 비스무레한 것이 하나 있었다. 진짜 허허 벌판에 가건물 하나 덜렁.... 나름 매점도 있었다. 버스에서 내리니 크리스틴의 남편인 에히야가 우리를 맡아줄 가이드 모하메드와 함께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본격적인 출발에 앞서 크리스틴 아줌마 옆집(?)에서 점심을 함께 먹었다. 빵과 양고기카레, 계란후라이, 그리고 로얄젤리 (?벌집 자른 것)... 차까지 마시고, 우리는 드디어 출발했다. 일정을 도와줄거라며 오사마 (한 열 서너살?)가 함께 따라나섰다. 드디어 사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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