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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가 필요한 이들...

전화가 한 통 왔는데, 난데없고 황당해서 어이와 전의를 동시에 상실해버렸다...

 

H 형이 최근 힘든 일이 있었단다.

아까 갑자기 전화해서 신세한탄을 늘어놓더니

왜 후배들끼리만 자주 연락해서 만나고 자기한테 생전 연락도 안 하냐고 툴툴댄다.

 

사실 학생 때 후배들을 정말 챙겨주곤 했는데, 더불어 잔소리도 엄청나게 심했더랬다.

선배라기보다는 잔소리많은 큰형, 큰오빠 스타일?

친 오빠한테 가부장적 잔소리라고는 들어본 적이 없이 살았던 나는 그 형과 싸움도 무진장 했다 ㅡ.ㅡ

 

평생 가야 내가 안부 전화 한통 안 하기 때문에 친히 전화하셨단다.

'아, 형 왜 그러세요~' 했더니만 새삼스럽게 왜 '오빠'가 아니라 '형'이라 부르냐고 생떼를...

푸핫 하고 웃음이 터져서 혼났다 ㅎㅎㅎ

이제 와서 갑자기 무슨 호칭 타령???

애 둘 딸린 아자씨가 형이면 어떻고 오빠면 어떨 것이며, 심지어 아자씨라고 부른 들 무슨 상관이람....

 

하여간 난데없는 오빠 vs. 형 논쟁으로 전화기가 뜨끈뜨끈해지도록 통화를 했다.

논쟁이랄 것도 없는 것이, 마구 우겨대니까 뭐 싸우고 말 것도 없음... 그저 웃음만 ㅎㅎㅎ

 

어쨌든 이래저래 들어보니, 형이 심란한 상황인 것 맞는 것 같다.

선배이긴 하지만, 학생 때부터 상처 입는 광경들을 옆에서 다 지켜보았고, 심지어 전공의 1년차 때 의국에서 말도 못할 구박을 받는 모습도 때마침 그 과를 돌던 중이라 리얼로 다 목격했었다. 후배가 옆에 있다고 태연하거나 쎈 척 할 만한 여유조차 없던 시절... .  ㅡ.ㅡ

형이 지금 어떤 상태일지 대략 짐작은 간다.

 

이번 추석에 올라가면 위로의 술자리 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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