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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념'이라는 이데올로기

요며칠 경험한 (새롭지는 않지만) 난감한 상황...

 

#1. '엄마는 우리 집에서 제일 한가한 사람이예요' 

 

연수를 가게 된 남편을 따라 현재 미국에 머무르고 있는 대학원 후배 1인.

얼마 전 그 집 여덟살짜리 딸래미랑 전화통화를 하게 되었다. 

"엄마가 논문도 쓰고 힘들테니까 동생도 잘 돌보고, 엄마 공부할 수 있게 시간 좀 줘" 했더니만 득달같이 대답한다. "엄마는 우리가 학교가고 아빠 일하러 가면 집에서 빨래나 하는 제일 한가한 사람이예요..." ㅜ.ㅜ

 

허거덕했지만 굴하지 않고, "아빠 연구하는 것만큼 엄마 공부도 중요하니까, 아빠보고 집안일좀 거들라고 니가 말해" 했더니만, 아빠가 논문쓰느라 얼마나 바쁜데 그러냐며 나를 나무란다... ㅜ.ㅜ

 

그녀가 어떻게 생활하고 있을지는 나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함께 진행하던 논문의 1차 심사결과가 왔는데, 그 '한가한 엄마'가 과연 언제 시간을 내서 그것을 수정할 수 있을지..... 이건 뭐 어디서부터 어떻게..... OTL

 

#2. "국가경쟁력"

 

고 3들이 생각하는 저출산 고령화 대책의 핵심은 '국가경쟁력 확보'인가보다.

지구촌 인구가 폭발하기 전인데 왜 한국만 인구를 늘려야 되냐고, 청년 실업이 백만인데 자꾸 더 낳기만 하면 어쩌냐고, 지식기반/서비스로 경제구조가 바뀌면 힘쓸 일이 줄어서 노인도 일할 수 있을텐데 왜 노인인구 증가가 부정적이기만 한거냐고 반문해도, 한참을 주저리주저리 하다가 '그래도 국가경쟁력'으로 돌아온다. ㅜ.ㅜ 막상 국가경쟁력이 도대체 뭐냐고 물어보면 답도 못하고.... 어이구.......

 

뭐 고등학생들한테 큰 기대를 하는 건 아니지만, 어느 누구도 저출산이라는 현상이 젠더/노동의 이슈라는 것을 이야기하지 않더라. 그나마 좀 나아가면 사교육비를 줄여서 경제적 부담을 줄여야 된다는 정도? 개중에는 여성들의 인식을 제고시키는 캠페인을 해야 한다니, 원, 조선시대로 돌아가자는 말인가???

 

하긴, 누구를 나무라겠나....

이들만 특별히 이런 생각을 가진게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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