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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메모

지난 추석 즈음부터 보았던 영화들 단상...

원래 어제 밤에 포스팅하다가 홀라당 날아가서 급 좌절했었음 ㅡ.ㅡ

 

#1. El Sistema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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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발이 오그라드는 구석이 없지는 않았으나

   시종 엄마 미소를 짓지 않을 수 없었던 영화!

  

   혼자가 아니라 함께 했을 때 삶은 더 아름답다는 것과

   진흙 속에서도 연꽃은 아름답게 피어오른다는 것을 보여줌.

   한 사람만의 노력으로 세상이 변화하지는 않지만

   그 한 사람으로부터

   요원의 들불처럼 꿈들이 전염되었을 때 세상은 변하기 시작!

 

   사실, 다시금 점증하는 폭력 때문에 상황이 그닥 좋지 않다는

   베네수엘라의 현실과 겹치면서,

   저것만으로 되겠느냐 하는 회의가 들면서도,

   그 속에서 저런 움직임이 얼마나 소중할까 하는 생각이 더 들더라....

  

 

귀가 저질이라 어떤 연주가 훌륭한 연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연주자들 스스로가 저토록 즐거워하고 몰입할 수 있는 연주라면 듣는 사람도 무척이나 행복...

그리고, 미처 몰랐는데 두다멜 잘 생겼더라는 ㅋㅋ

 

근데 올해 서울 평화상 수상자가 엘 시스테마 창립자 호세 안토니오 박사라는 소식은 매우 뜬금없었음!!!

 

 

#2. 하얀 리본 (미카엘 하네케,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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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때아닌 공포 영화.... ㅜ.ㅜ

 

점증하는 미움과 미묘한(!) 폭력, 곧 터질것 같은 긴장 때문에 후덜덜...

나는 너무도 깍뜻한, 깡마른 백인 아이들의 모습에서

[몬스터]의 "요한"을 떠올렸고,

주먹도끼는

대담무쌍하게 선생님과 마주한 아이들이

돌연  "쳐키"로 돌변할까봐 전전긍긍..

 

전쟁은 어느 날 우발적으로 일어난 것이 아니라,

이런 억압과 폭력, 미워하는 마음들이 쌓여 폭발한 것...

 

마치 치과 드릴 소리마냥 갈등이 '쌩으로' 충돌하고

서로 잡아먹히지 않으려 악다구니 쓰는 한국사회를 보면

일촉즉발 전쟁이 일어난다 해도 전혀 어색할 것 같지 않다....

 

영화는 정말 수작이고... 아쉬운 점이라기보다 분노를 자아낸 것은

겨울 설원을 배경으로 하는 흑백 영화에 흰색 자막.....심지어 영어도 아닌 독일어 영화였는데 말이지...

영화 보다가 관객들이 다 목을 빼고 이리저리 혹시나 자막 한자 더 볼 수 있을까 애쓰던 장면은 진지한 영화몰입을 방해하는 왕 걸림돌이었음.... 영화사는 각성해야 함!!!

 

 

#3. V for Vendetta (제임스 맥티그, 2006)

 

사용자 삽입 이미지  처음 개봉했을 때 그닥 평이 좋지 않았던 것 같은데

  추석 연휴에 보니 상당히 짜임새 있는 영화...

  그래서 찾아보니 워쇼스키 남매(!)가 극본을 썼고,

   IMDB 평점도 8.1이나 된다.

  심지어 Sci-Fi 부문 랭킹 25위 (현재 1위는 인셉션!!!)

 

  요즘 한국의 상황과 겹쳐지면서 심하게 몰입할 수 있는 영화...

  한편으로는 밝고 맑은 프로퍼갠더,

  다른 한편으로는 극도의 공포를 조장하는

  한국의 TV 를 보고 있는 듯...

  YTN 뉴스를 아침 저녁으로 보는데, 광고들이 아주 가관이다.

  무슨 국정홍보채널도 아니고...

  저렇게 많은 공익 광고들은 머리털나고 처음인것 같다.

 

 

 

마지막에 생뚱맞은 로맨스가 옥의 티이기는 했으나,

알고도 속아주던 시민들에서, 가면을 쓰고 광장으로 나아가는 시민에서, 결국은 가면을 벗어던지는  시민으로 거듭나는 모습은 나름 뭉클...

 

배우 목소리가 낯익다 해서 찾아보니 휴고 위빙이다....

[매트릭스]의 스미스 요원이자, [반지의 제왕]에서 요정 왕... 심지어 [트랜스포머]에서 메가트론을 맡아주셨으니, 인간계와 요정계, 가상현실세계, 로봇계 두루두루 심하게 선악을 오가느라 바쁘시다. ㅋㅋ

 

어쨌든, 영화든 소설이든...

진공 속에 존재하는 게 아니라 현실의 맥락에서 해석되고 반추될 때 뜻하지 아니한 의미를 (원작자가 의도했는지 아닌지는 확인할 길이 없으나) 찾게 되는 것 같다.

 

#4. 방가? 방가! (육상효,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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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어설픈 듯하고, 코미디 특유의 과장된 상황이 있지만

마구 재밌게 본 영화...

 

정말,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는 표현을 쓸밖에....

 

정치적 현실을 외면한 채

상황을 너무 낭만적으로 그렸다는 비판도 있으나

나는 이런 접근이 오히려 좋아 보인다.

이주 노동자들의 소소한 일상이 있고,

그와 별로 다르지 않은 영세사업장 한국인 노동자들의 삶이 있고...

또 못된 마음과 착한 마음이 서로 싸우기도 하고,

심지어 그 못된 마음들이 가끔은 이해되기도 하고...

 

현실이 언제나 슬픈 것만도 아니고,

또 현실이 슬프다고 영화도 슬프게만 그려야 진실인건 아니다.

웃음을 통해 우리 주변을 진지하게 돌아보도록 만드는 것도 내공이다...

 

영화보고 나오면서

학생 때 필리핀 꽃미남으로 인정받던 한 후배의 근황이 잠깐 궁금해졌더랬다. ㅋㅋ

 

 

#5. 계몽영화 (박동훈, 2009)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음.........

  "과연 우리는 잘 살고 있습니까?"

  과연..... 과연......

 

  정말, 고민 던져주기로는 블록버스터 급...

  플롯과 연기, 심지어 카메라워크와 편집까지 '딱 맞는 ' 영화...

 

  한국사회 주류는 어떻게 형성되었는가?

  그리고 그들을 지탱해온 힘,

  그들의 삶의 동력은 무엇인가를 보여줌

 

 

 

 

 

사실, 이 혼란의 시대,

 나부터, 내 가족부터 살고봐야겠다는 생존의 논리와

 주변부로 밀려나는 순간 나락이 기다리고 있다는

 위기와 공포감은  주류, 혹은 우파의 전유물만은 아니다.

 

이해는 했지만,  그들도 나름 아픔이 있구나라며 연민이 들지는 않았고

그러한 모습들이 비단 우파 주류를 넘어 온 사회에 넘실댄다는 사실이 그저 무겁게 느껴질 뿐...

'너네들의' 이야기라고 쉽게 비웃어줄 수 없다는 것이 오늘날 한국의 비극...

 

이 영화는 공동체 상영도 한다니 많이들 보았으면 좋겠다.

영화를 보고나서 머리속이 한없이 복잡해지는 상황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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