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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친구라고 하지만, 나머지는 "그냥 아는 사이"일 뿐이라고 주장하는 일군의 패거리가 있다. ㅋㅋ
친구 없는 그녀의 '강제된' 친구들로서 그네의 박사학위 취득을 기념하는 여행을 기획한 것이 어언 3년 전의 일이다.
사실, 박사라는 것이 쉽게 끝내는 사람도 있고 (나같은 날나리 박사 ㅡ.ㅡ) 또 남유달리 곡절이 많은 이들도 있는 법인데, 이 자는 장장 10여년에 걸쳐서 겨우 박사를 따게 되었고, 그것이 단지 주제를 제대로 못 정하거나 논문 쓰는 과정의 우여곡절 때문만은 아니었다. 논문은 오히려 쉽게 쓴 편이라고도 할 수 있다. (물론 호들갑스러운 논문신공에 주변에서 유탄맞은 나같은 피해자도 있다!). 문제는 논문을 쓰러 복귀하기까지의 파란만장했던 인생사였다.
여기에 쓰기도 뭣한 일들, 주변에서 쉽게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이 그네에게 일어났고, 지켜보는 사람도 기가 막힌 고난의 행군이 이어졌더랬다. 어쩌면 박사원정대라는 괴이한 프로젝트는 그 힘든 시기를 견뎌냈음에 대한 일종의 축하 의식이자, 빨리 논문을 쓰도록 독려하는 일종의 당근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논문은 시작도 하기 전부터, 북해도를 거쳐 (그런데 일본 지진 때문에 꽝), 안나푸르나에 막히고 (험한 지형 회피하는 자들), 스위스 알프스에서 다시 좌절 (비용이 넘 비싸 ㅜ.ㅜ).... 을 거듭한 끝에 뉴질랜드 남섬으로 최종 여정을 결정했다. 프로도가 절대반지를 들고 떠났던 모르도르 산에, 우리는 박사학위를 들고 가리라...
epidmiology, health economics, biostatistics..... 전공분야만 들으면 뭔가 화려할 것 같지만, 이런 고급 학문과는 전혀 상관없는 드라이빙 스킬, 요리 스킬, 가이드 스킬을 시전하며 박사 네 명이 원정대 길에 올랐다. 출장이 아닌, 비교적 장기간의 해외여행이 처음인 따끈따끈 햇박사님께서는 집결한 공항에서부터 한국에 돌아오기까지 조증 상태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프로도를 따르는 샘의 마음으로 그 모든 소란을 묵묵히 견뎌냈다 ㅋㅋ
@ day 0
환승을 위해 지체한 싱가포르 공항에서 길을 잃은 박사원정대....
학위가 다 무슨 소용인가 한숨을 쉬며 정처없이 헤메이다 발견한 생명의 코코넛...
이렇게 열심히 긁어먹을 수가 없더란 말이지...
@ day1
Christchurch 도착했으나, 비용절감차 밑반찬을 잔뜩 챙겨온 햇박사가 검역에 걸려 고초를 당함 ㅋㅋ
차를 렌트하여 겁없는 P 박사가 먼저 운전하심. 운전석이 오른쪽이고 깜빡이/와이퍼 방향도 다르고, 무엇보다 우회전에 유념해야 했기에, 우회전만 나오면 모든 사람이 합창으로 "크게크게 오른쪽"을 외치는 바람에 운전자 괴로워함 .... 길에 진입하거나 회전할 때마다 차 안이 떠나가도록 사람들이 소리를 지름.. 그래서인지 (?) 여행 내내 한 번도 사고가 난 적이 없었음 ㅋㅋ
시내 슈퍼에서 저녁 먹거리 장을 보고, 커피 한 잔 마시고, 시내를 빠져나가 드넓은 목초지와 양떼들을 바라보면서 여행 실감...
첫 기착지는 Lake Tekapo....
갖가지 색깔의 라벤더들과 목초지들, 저멀리 설산이 보이는 도로를 한참이나 달려
믿을 수없이 불쑥 파란 색으로 나타난 호수에 모두들 괴성을 지름.. 물론 단연 햇박사의 목청이 우렁찼음.
호수에 연접한 숙소에 짐을 풀고, 전속 셰프 햇박사가 해준 램스테이크를 먹은 후 본격적 경치 감상...
일부는 온천으로, 일부는 호수로 산책을....
이날 밤에는 별관측 투어..
뉴질랜드에서 가장 큰 반사망원경을 보유하고 있다는 MOA 천문관측대에 가서 쏟아지는 별들을 보면서 따뜻한 코코아 한 잔... 나는 막연히 북반구 별들이 안 보일 것으로 생각하고 StarWalk 에서 오리온 자리가 보이길래 앱이 위치를 잘못 파악하고 있는 줄로 착각... 하지만 그게 아니었지.. ㅡ.ㅡ
오리온 자리는 물론 잘 보이고, 남반구에서 북극성 대신 이정표로 사용되는 남십자성을 새로이 알게 되었음. 별자리에는 나만 관심있어하고 나머지는 안내하는 이의 초강력 레이저포인터에 더욱 관심을 드러냄 ㅋㅋ p 는 당장이라도 홈쇼핑에 주문할 기세였음... ㅋㅋㅋㅋ 망원경에 비친 달의 표면은 너무나 밝았고, 산꼭대기 천문대까지 전조등도 끄고 버스를 몰아가는 할배 운전자한테 우리는 경의를 표함....
다 좋은데... 두시가 넘어서 관측이 끝나고 새벽 세 시에야 겨우 잠에 들 수 있었음..
인천공항 떠난지 30시간이 넘어서 겨우 잠자리에 들고... 다들 괴로워 미치려 함.... ㅡ.ㅡ
@ day2
Lake Tekapo 를 떠나 Te Anau 로 이동..
숙소를 출발한지 얼마 안 되 나타난 Lake Pukaki에 또한번 모두들 깜놀...
어떻게 저런 물빛이 나올 수 있냐며 토론하던 끝에, 혹시 관광객 나타날 일정에 맞춰 안료를 뿌리는 것 아니냐는 음모론까지 제기됨.... 정말 믿을 수 없는 색채...
과일 산지로 유명하다는 Cromwell 을 지나면서,
간식으로 먹을 과일들을 좀 사고, mixed berry icecream 시식.... 이건 세상 어디에서도 맛보지 못한 환상의 맛.....
반지원정대인가, 식신원정대인가......ㅡ.ㅡ
이윽고 Queenstown 들어섰는데, 한적한 국도만 지나온 우리에게 여긴 너무 혼잡한 대도시....
마침 내가 운전중이었는데, 일행들이 우왕좌왕 주소 찾고 이전까지 경험한 적이 없는 무려 신호등 때문에 패닉에 빠져 소리를 지르는 통에 나는 정신이 쏙 빠짐.. ㅡ.ㅡ
어찌어찌 차를 세우고 유명하다는 Fergburger 에서 버거를 맛나게 먹은 후 곤돌라 타고 산에 오름...
그곳에서 또 아름다운 Lake Wakatipu 목격.....
이 곳에서 Te Anau 로 이동하는 길도 천상의 코스...
정말 여행 마무리에 생각한 것이지만, 자연경관은 정말 뉴질랜드가 갑이라는 생각....
이렇게 아름다운 길을 이동하는 와중에 커피가 마시고 싶으면 아름다운 장소에 차를 세우고
셰프 햇박사가 쪼그리고 앉아 보온병에 담아온 물로 커피를 드립해주심 ㅋㅋ
드디어 Te Anau 도착...
가장 수심이 깊은 호수라고 함...
역시 풍경이 아름다움... 말할 필요가 없음.. ㅡ.ㅡ
하지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모두들 배가 고파 실신 일보 직전...
차 안에서 미리 고기 양념을 해서 도착해 바로 구워먹자는 막말까지 출현....
쾌적한 숙소에서 값싼 쇠고기 스테이크 구워서 샐러드에 지역 특산 pinot noir 곁들여 포식....
그리고는 산책.......
그렇게 여행의 전반부가 저물어감......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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