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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세의 종교

코로나19 유행 대국에서 가장 예상치 못했던 것은 사이비 종교집단에 의한 폭발.

아무리 잘 막아낸다 해도 지역사회에 산발적으로 클러스터가 생길 것이라고 우려하기는 했지만, 이렇게 미친 듯한 전파는 정말 상상도 못했음.

아시모프 할배의 파운데이션에서 the Mule의 등장에 가까운 돌발변수.

 

21세기에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허술하기 그지없는  종교에 빠져드는 것을 보면, SF 소설이 그려내는 초절정과학문명 시대에 여전히 괴상한 컬트가 횡행하는게 그닥 비현실적 설정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음. 이를테면 [라츠드 제국] 시리즈 같은 경우도 그렇고, 아서 클라크 작품들도 마찬가지.

 

주류 기독교에서는 이들 집단이 '이단'이라는 것을 강조하며 선긋기를 하고 있지만, 이단이냐 아니냐는 교리를 둘러싼 해석의 차이니까 어차피 내 알 바 아님. 어차피 허무맹랑한 가상의 존재를 믿는거야 똑같은데, 누가 좀더 그럴 듯한 설명틀을 갖느냐의 차이 아니겠남. 그래봤자 해당 종교 바깥 사람들한테야 아무 의미도 없는 것.

이단의 폐해를 드러내기 위해 사회적 해악을 강조하는 것도 좀 어이없음. 이건 이단이고 정통이고를 떠나 세속적 윤리와 도덕 기준에서도 크게 벗어나는 행위들이라 굳이 이단 가져다 붙일 것도 없음. 이를테면 불법 다단계판매업자들과 유사한 사기, 재산갈취, 유인협박.. 이런거 종교 교리 들먹이지 않아도 이미 세속 기준에서도 문제이고 불법적 행위들 아닌감.

 

대한민국에 재림예수가 최소 50명이라니, 이 좁은 한반도에 무슨 축복인가 말여 ㅡ.ㅡ

 

정통이고 이단이고 상관말고, 믿음 가진 분들은 부디 모두(!) 천국 가셨으면 좋겠음.

그동안 휴머니스트들은 꺼지지 않는 지옥불을 무한동력으로 삼아 에어컨도 돌리고, 공기청정기도 돌리면서, 인간의 도덕규범을 논하며 살기 좋은 지옥 세상 만들어보자구. 아시모프, 아인슈타인, 스티븐 호킹  같은 셀럽들도 즐비하고, 내가 좋아하는 칼 세이건, 보네거트, 더글라스 아담스 같은 양반들도 다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설레기까지 한단 말야 

 

어후, 이 혼세마왕의 시대, 얼릉 좀 평화를 되찾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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