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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부일기_20200322

시절이 하 수상하여, 율도국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추진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바...

기본 중의 기본은 먹거리...  세상 어디를 가든 농사를 지을 줄 알아야 굶어죽지 않는다!!!

 

사실 작년 연말 송년회 때 임실  KM 샘 가족께서 흔쾌히 농사일을 할 수 있게 해주셔서 크게 마음 먹고 있었는데, 코로나 유행에 허리 삐끗, 강풍경보까지 겹쳐서 2주 이상 미뤄지다 드디어 파종을 위한 임실행.

 

마침 날씨도 더 없이 청명, 따뜻하고, 도심을 벗어나니 2m 물리적 거리를 두어야 할 사람의 발길 자체가 드물어서 정말 오랜만에 해방감...  전날까지만 해도 건조한 실내에서 계속 잔기침을 해서 걱정이었는데, 코가 뻥 뚤리고 목에 참기름 바른 느낌이라고나 할까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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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낭콩 서로 다른 종류로 세 이랑, 완두콩 한 이랑 심고 (맨날 이랑/고랑 헷갈림 ㅋ)

감자는 씨감자를 통째로 여섯 이랑 심었음. 원래 네 이랑 심으려고 번호표 1/4~  이렇게 시작했는데 갯수가 남아서 내친 김에 여섯 이랑 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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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급적 살충제나 제초제도 안 쓰고, 또 농촌 환경오염의 주범 중 하나인 비닐덮개도 안 쓰기 위해 시간과 돈을 엄청 들여서 두둑을 만들어두심...   게다가 비닐 대신 멀칭 용으로 사용하려고 겨울 전에 호밀도 심어두신 상태...

그래서 호미로 조금만 흙을 파봐도 지렁이 대박 많고 (혼비백산했음 ㅜ.ㅜ), 지렁이 미식가인 두더지 굴이 온통 연결되어 있음.

다행히, 두더지가 농작물을 직접 파먹는 건  아니라고 하는데 상업작물을 하는 농가에는 밭을 들쑤셔놓아 피해가 막대하다고 함...  뿌리가 상하는 일이 많다고...  그렇다고 덫을 놓거나 약을 뿌릴 수는 없는 일이고.. 일단 지켜봐야겠음. 근데 벌레 무서워 죽을 것 같음 ㅜ.ㅜ  다리가 2~4개의 범위를 벗어나는 동물류 모두 질색...

창창한 농부의 앞길을 벌레가 가로막고 있다....

 

점심에 맛난 삼겹살 먹고, 오후에는 겨울을 버텨낸 시금치 수확함. 자주 내려와 숙소로 사용할 방도 둘러보고, 산책하면서 매화도 감상하고....  거 참, 두시간만 움직이면 이토록 다른 세상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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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식구들 가져다줄 선물보따리 들고, 오후 느즈막히 귀향.

맨날 손꾸락 놀리며 키보드질만 하다가 오랜만에 호미질 좀 했다고 팔꿈치 관절이 아파.. 몹쓸 관절...

그래도 피곤한 와중에 시금치 다듬어서 스파게티 해먹고, 꺾어온 매화는 주먹도끼가 선물해준 우아한 미니어처 청자에 꽂아보았음.

모름지기 선비라면 매화! 옆의 접시는 진희가 이란 출장 다녀오며 선물해준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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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에 내려가서는 밥에 원없이 넣어 보고 싶은 호랑이강낭콩과

나만의 소득증대 작물로 계획 중인 수세미를 심을 예정 (지지대를 설치해야 한다!!!).

올해는 자주 내려가서 땀흘려 농작물도 가꾸고, 벌레랑도 좀 친해지고,

와이파이 팡팡 터지는 조용한 농가에서 음악 들으며 책도 열심히 읽어볼 생각...

미니벨로 하나 얻어서 읍내 장터에는 그거 타고 다녀야지.

헬멧도 사야하고, 장화도 사고 싶네 ㅋㅋ 농가의 미니멀라이프는 커녕 점점 더 살림이 늘어나게 생겼어 ㅋㅋ

벌써부터 날총은 코로나 때문에 벚꽃놀이도 못 간 마당에 날잡아 닭이나 삶아먹자 하고 ㅋㅋㅋㅋㅋ  이러다보면 빈한한 선비의 삶이 아니라 주지육림 탐관오리의 삶이 될지도 모르겠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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