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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악된 노동법 현장을 들쑤시다
하동발전소 일진에너지 노동조합 4주째 부분파업
87년 노동자 투쟁은 민주노조 건설과 동시에 노동법 개정투쟁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3자개입금지법도 철회시키고, 노동조합 정치활동도 가능하게 하였다. 그리고 근로시간 단축도 만들어 내었다.
그런데 우리들의 조건이 낳아지는 반면, 또 다른 악법이 생겨났다.(아니, 우리가 막아내는데 소홀하였다고 보는 것이 정확 할 것 같다.) 정리해고법, 파견법, 필수유지업무제도, 타임오프, 거기다 복수노조 허용은 교섭창구 단일화라는 새로운 악법으로 태어났다. 그리고 이렇게 개악된 노동법으로 인하여, 노동현장은 자본의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필수유지업무, 파업 무력화
공공부문은 더욱 심각한 지경으로 치닫고 있다. 일단 사측은 단협해지 부터 시작한다. 그러고 나서는 필수유지업무제도를 활용한다. 보통50-60%가 필수유지인원으로 결정된다. 그럼 파업 가능한 조합원이 최대 50%정도이다. 그런데 이것마저 무력화 할 수 있는 법의 내용이 있다. 필수유지업무제도는 파업참가 인원의 50%에 대해 대체근로를 할 수 있다. 그러니 업무의 75%는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이럴진데 어찌 노동조합의 파업이 사측을 타격할 수 있겠나?
발전, 철도, 가스등 많은 공공부문 노동조합이 힘들게 버티고 있다. 규모도 있고, 사회적 파급력이 있는 조직은 그것으로라도 버틸 수 있다. 그런데 규모도 작고, 사회적 파급력도 떨어지는 작은 조직은 정말 민주노조의 깃발을 지키기 위하여 마지막 목숨까지도 걸어야 되는 상황이다.
(사진=일진에너지노동조합)
일진에너지노조 부분파업 4주째
민주노총 경남본부에 속해있는 하동 발전소 내에 있는 일진에너지 노동조합이 그러한 형편이다. 일진에너지 노동조합은 2006년 설립되었으며, 조합원 105명의 중소노조이다. 단체협약 개정과 임금인상을 위한 2010년 단체교섭을 지난 6월부터 시작하여, 벌써 5개월이 지나고 있다. 현재 단체협약 3개 조항과 임금인상에 합의하지 못하여 쟁의를 진행 중이다. 단체협약은 법이 개악된 전임자 관련 타임오프 조항과, 인사조항, 그리고 징계조항이다. 임금인상은 노측요구안 11만원과 사측 5만원 인상안으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내용상 충분히 합의를 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합의가 되지 않는 것은 다름 아니라, 사측이 민주노조의 색깔을 바꾸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는 대화를 통한 해결을 기대하며 지금까지 교섭을 진행해오다, 더 이상 합의가 불가하다고 판단하고 지난 10월 초부터 부분파업을 진행하여 벌써 4주차를 지나고 있다.
사측은 개악된 노동법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필수유지업무제도를 통해 노조의 투쟁을 무력화 하고 있으며, 이번 기회를 통하여 노조의 중심 간부들을 해고하겠다는 입장을 내보이고 있다.
힘든 투쟁이 예견되고 있다. 하동 이다보니 지역적으로 동떨어진 곳이라 우리의 관심도 멀다. 민주노조 사수를 위한 일진에너지 투쟁에 많은 관심과 연대를 부탁드립니다.●
-배종철 (공공노조 경남본부 조직국장)
(사진=일진에너지노동조합)
(2010년 11월 1일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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