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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41호> 경남지부 6기 1년차 사업평가 - 2

 

경남지부 6기 1년차 사업 평가②

 

 

(지난호에서 계속)

경남지부 6기 1년차 사업 집행에서 드러난 주요 문제점은 무엇일까.

 

둘째, 산별노조 지역조직으로서 집중력을 만들지 못했다. 각 사업장은 나름대로 금속노조나 지부의 지침을 열심히 수행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몇몇 지회를 제외하고는 노조의 중요한 지침을 지회 차원에서 변경하여 시행하고 있는 게 일상사가 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관행에 대해 지부는 관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지침 따로, 지회 실천 따로

 

근본적으로는 규약․규정 등을 통해 제도적인 틀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규정이라는 게 그 필요성에 대한 현실적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가능하다는 점에서 규정을 마련하기 이전에 집행력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가 우선 고민되어야 한다.

 

큰 사업장보다는 작은 규모의 사업장의 경우 산별노조의 힘이 더욱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다. 그러나 파업을 하고 공동 집회에 참여해서 큰 사업장에서 잘 참여하지 않는 것을 보면, 그래서 결국 자기 지회에서 그에 따른 모든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것을 체험하고 나면 조합원들은 지부 차원이든 노조 차원이든 전체의 투쟁에 더 이상 적극 참여하지 않으려고 하게 된다.

 

한편 큰 사업장의 경우엔 또 다른 사정이 있다. 큰 사업장은 조직이 크다 보니 노조의 방침이나 결정이 조합원에게까지 전달되고 공감이 형성되는데 시간이 더 많이 걸리고 노조나 지부의 투쟁 일정대로 수행하기 어렵게 된다. 결국 지침이나 결정 사항을 수행하지 못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 지침을 잘 수행하는 작은 사업장들에게 볼 낯이 없게 된다. 이렇게 모든 지회들이 중앙으로 힘이 집중되기보다는 각 사업장 지회로 더욱 분산 고착화되고 있다.

 

하나의 지침이나 결정에 대해 일사불란한 집행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각 지회의 내부 사정을 내세우면서 지침이나 결정을 훼손할 때 산별노조는 올바로 설 수 없다. 이는 지회 내부 사정을 우선시하는 것 때문이다. 물론 현장의 의견이나 사정을 무시하면 안 되겠지만 그 보다도 전체적인 관점과 이익을 우선해야 한다. 조합원들에게 이런 의식을 강화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시간이 걸리고 많은 활동이 필요하지만 반드시 해야 하는 사업이다.

 

이를 위해 보다 적극적이고 촘촘한 선전과 교육활동이 이루어져야 한다. 각 지회의 집행력을 지부로 모으면 충분히 가능하다. 특히 지부 선전위원회 같은 것을 설치해서 지부 전체의 통일되고 집중적인 선전 사업을 펼쳐야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진=금속노조 경남지부)

 

집회 중심의 투쟁 최소화해야

 

셋째, 지부의 사업이 전시(展示) 사업으로 흐르고 있다. 사업을 책임지고 집행하는 사람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이 뭔가 그럴듯한 그림이 그려지는 사업 집행이다. 결과나 효과보다는 우선 눈에 뭔가 하는 듯이 보이는 집행이다.

 

집회 중심의 투쟁이 대표적인 경우다. 경남지부 간부들을 거의 일주일 내내 집회에 보낼 때도 있다. 이는 결국 간부들이 현장을 촘촘히 챙기는 시간을 빼앗게 되고, 현장 조합원의 동력을 만들 수 있는 준비가 안 되니 현장 투쟁력은 약하게 되고, 그러면 또다시 간부 중심의 투쟁, 즉 집회투쟁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집회 중심의 투쟁은 최소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집회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명확히 인식하는 게 필요하다. 집회의 목적은 그것을 통해 다음 투쟁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런데 단순한 규탄집회, 악질사업장 타격 투쟁, 철농, 천막농성, 항의방문, 삭발투쟁, 단식투쟁 등은 그로 인해 조직력이 강화되는 효과가 없다면 의미가 없는 것이다.

 

‘OOO 결의대회’도 너무 자주 한다. 결의대회를 통해 최소한 간부들의 결의가 실질적으로 강화되고 나아가 조합원들의 투쟁 의지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지 못 한다면 결의대회는 의미가 없다. 시간만 낭비하고 몸만 고되게 할 뿐이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는 조직을 잘게 쪼개서 결의를 높이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소규모 사업장은 지회장이 지부운영위원회의 결과를 즉시 간부들과 전체 조합원들에게 전달하는 구조이지만 대규모 사업장의 경우 중간에 한 단계가 더 있어서 시간이 걸리고 전달의 내용과 강도 등이 많이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큰 규모의 사업장에서는 50명 정도의 단위로 조직을 쪼개서 이들을 대표하는 간부들의 주간단위 정례회의를 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지부운영위원의 구성에 대해 재검토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사업 목표를 분명히 하자

 

넷째, 관성적인 사업 추진을 극복하지 못하였다. 경남지부는 대부분의 사업을 목표를 명확히 하지 않은 채 추진해왔다. 모든 사업은 궁극적으로 노동조합의 목표와 연결되어야 하는데도 많은 경우 그 자체로 목적이 되고 있는 것처럼 집행되었다.

 

각 부서의 사업들이 지부 전체의 목표와 연결되지 못한 것은 결국 지부 임원 등 지도부가 자기 역할을 제대로 못하게 만들었다. 각 부서나 위원회의 사업은 거의 독자적으로 집행되었다. 이럴 때 지도부, 특히 임원들은 사업의 방향과 기조를 정확히 제시해야 하는데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없는 것이다.

 

각종 사업에 따른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원인도 세부 사업의 구체적인 목표가 없기 때문이다. 지부 차원의 집회를 하는 경우에도 목표를 설정하지 않는다. 또 각 부서에서 수련회를 간다거나 행사 등 다양한 사업을 하지만 그것들이 어떤 목표를 가지고 그 목표를 관철하기 위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사전에 점검도, 사후에 평가도 없다.

 

경남지부는 12월 3일 제6기 2년차 대의원대회를 앞두고 있다. 경남지부가 6기 2년차에는 산별노조 지역지부의 올바른 모습을 찾아나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

 

(2010년 11월 17일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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