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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52호> 법 위에 군림하는 노동위원회의 노동탄압

 

법 위에 군림하는 노동위원회의 노동탄압

 

 

 

‘법보다 주먹이 가깝다’는 말이 있다. 흔히 조폭 세계에서나 쓰일법한 말이지만, 대한민국에서 약자들에게는 진리에 가까운 말이다. 노동현장도 예외는 아니다. 유성기업 등에서 불법적인 직장폐쇄 횡횡하지만 법원의 판단을 구하는 동안 노동자들은 용역깡패에 의해 무자비하게 폭행당하고 있다. 한진중공업에서 용역깡패는 법을 앞세워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폭행하고 공장 밖으로 내쫓았지만, 법원 판결문에 있는 노동조합 사무실 출입은 여전히 막혀있다.

 

노동위원회가 휘두르는 주먹

 

그런데 노동위원회가 노동자에게 휘두르는 주먹도 이에 만만치 않다. 특히 비정규직 차별시정, 복수노조 창구단일화 관련 주요 결정권이 노동위원회에 주어지는 등 노동위원회의 권한이 계속 강화되는 상황에서, 노동위원회의 반노동자적 횡포의 심각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복수노조 창구단일화와 관련해 핵심은 ‘교섭대표노조’가 되는 것이다. 법률에 법 시행 당시 이미 교섭중인 노조는 교섭대표노조로 인정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노동위원회는 법 시행일을 복수노조 창구단일화 규정 시행일인 2011년 7월 1일이 아니라 개정노동법 시행일인 2010년 1월 1일로 마음대로 해석하여 기존 노동조합의 교섭권을 박탈하려고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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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노동위원회의 이러한 반노동자적 행태에 대해 법원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서울중앙지법은 KEC 가처분 사건에서 법 시행일을 2011년 7월 1일로 보고 이미 교섭 중인 금속노조 KEC지회가 교섭대표노조라고 판정했다. 전주지법 역시 전북 대림교통 가처분 사건에서 같은 판결을 내렸다. 또 전주대․비전대 청소노동자로 구성된 공공운수노조 가처분 사건에서도 법원은 역시 같은 판결을 내렸다.

 

이렇게 법원의 판결이 일관되고 있는데도,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어용노조인 KEC의 기업별노조를 교섭대표노조로 결정했다. 그리고 중앙노동위원회도 이 같은 경북지노위의 결정을 유지했다. 결국 KEC에는 법원이 판정한 교섭대표노조와 노동위원회가 결정한 교섭대표노조가 따로 존재하는 희한한 상황이 발생했다. 이에 회사는 마지못해 두 노조와 모두 교섭하고 있지만, 당연히 금속노조 KEC지회와는 형식적으로 교섭할 뿐이다.

 

특히 전북 대림교통의 경우 전북택시일반노조 소속 민주노조가 파업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회사는 교섭창구 단일화를 강요하고, 노동위원회는 회사가 만든 어용노조를 교섭대표노조로 결정했다. 민주노조의 교섭과 파업권이 노동위원회의 자의적 대표교섭노조 결정 앞에서 무력화 될 상황에 처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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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위원회, 이대로 둘 것인가?

 

노동위원회는 법 위에 군림하면서 노동자에게 계속 주먹을 휘두르고 있는데, 우리는 주먹을 내뻗어 받아치기는커녕 손을 올려 얼굴을 막지도 않고 있다면 큰일이다. 민주노총 경남본부 차원의 노동위원회 대응이 그만큼 시급하다.

 

우선적으로 노동위원회 근로자 위원을 재정비해야 한다. 근로자위원을 선정하면 그뿐 각자 알아서 활동하도록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근로자위원을 조직하고 민주노총 경남본부 차원의 노동위원회 대응 사업계획을 세워 조직적 대응을 해야 한다.

 

그리고 복수노조 창구단일화 관련된 일뿐만이 아니라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시정이나 부당해고 부당노동행위 구제심판 등 주로 미조직노동자들이 관련된 경남지방노동위원회 판결에 대해서도 눈 부릅뜨고 감시하고 문제제기 해야 한다.

 

물론 노동위원회 근로자위원들의 대응만으로는 부족하다. 사안에 따라서는 항의 집회, 농성 투쟁, 점거 투쟁 등 보다 적극적인 투쟁이 필요할 것이다. 법 위에 군림하는 노동위원회의 노동탄압, 더 이상 가만히 두고 보고만 해서는 안 된다.●

 

(2011년 9월 19일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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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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