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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미읍성...성벽을 걷다.

  • 등록일
    2005/03/08 06:10
  • 수정일
    2005/03/08 06:10

해미읍성을 갔다.

 

갈때마다

그 들넓은 성안에서 느껴지는 쓸쓸함이 만만찮은 곳이다.

 

 

워낙 유명하여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고

특히 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박해를 받은 곳으로도 유명하여

거의 성지가 되어버린 읍성이다.

 

원래는 충청병마절도사영이 있던 곳인데

충청병마절도사영이 내가 살고 있는 청주로 옮겨지면서 도시의 기능이 퇴락하고

따라서 읍성의 기능도 퇴락되었단다.....

 

집이나 도시나 그 운명이라는 것이

사람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무슨 필요에 의해 쓰임을 받다가도

비슷한 놈들끼리의 싸움에서 밀려나면 도태되기 마련이고

그런 도태를 경험하면 이렇게 옹색하게 변해버리니 말이다.

 

원래는 성벽 자체나 성읍이 지금 완벽한(?) 형태로 남아 있었던 것은 아니고

성의 남쪽문 즉, 진남문만 남아 있었고

성안에도 우체국이니 민가들이 들어와 있었단다.

그러던 것을 70년댄가 부터 지금처럼 복원을 시작하여

지금같이 횡한 모습이 되어버린 것이다.

 

차라리 복원을 할때 성벽을 복원하더라도 안의 민가들이 그냥 있었다면

이렇게 쓸쓸하거나 허망해 보이진 않을텐데............!

 

한 설명에는 이런 성벽 복원과 관광지화에

천주교가 무척 많은 노력을 했단다.

 

지금도 천주교 신자들을 목매달아 죽였다는 회회나무가 서있고

순교기념비가 옛 감옥터에 대리석으로 서있고 .............!!

 

 

하늘을 향해 묘하게 휘어져 있는 이 나무에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믿음, 자신의 신념을 위해

처절한 마음으로 세상을 벼렸다는 것이다.

이렇게 사람들의 피값으로 이 나무는 보호받고 있는 것이다.

 


입구인 진남문에서 성벽을 바라보는 느낌은

마치 거대한 과거의 벽에 턱하니 숨막히듯 부디치는 느낌이다.

세월을 켜켜히 쌓아 만든 이 돌덩이들의 무늬속에서

언제나 황당한 생각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간들의

여유없는 옹졸함을 비웃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나 할까 ........?

 

 

크고 작은 돌들 사이에서 간신히 자기자리를 차지한 듯 힘겹게 끼어있는 작은 돌들마저도

크기와 상관없이 똑같은 세월을 버티고 이렇게 떡하니 버티고 있는 것 아닌가 !

하지만 어디 인간세상이라는 것이 그러한가

 

특히 요즘처럼 신자유주의가 본격화한 상황에서

사람들은 세월에 도시라는 공간속에

아님 사람답게 살수 없어

소리소문없이 주위에서 증발해버리는 그런 삶을 살고 있지 않은가....!

 

어느 누구도 어떤 집단도

작지만 나름의 의미대로 살아가는 누군가를 손잡고

힘들지만 그 위치에서 함게 버티고 살아보자 손잡아 주는 이가 있겠는가.....

그러한 집단이 있겠는가..............!!

 



 

성안으로 들어가면 어디나 그렇듯 정면에 우뚝 서있는

화려하게 단청된 한옥을 바라볼 수 있다.

 

그러나 왠만하면

무시하고 바로 성벽으로 올라가 성을 성벽을 따라 한바퀴 돌아보길 권한다.

뭐 한옥이라곤 해도

거의다가 최근 몇십년안쪽에 복원해서

건축적 특징도 없이 그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크기가 웅장한 기형적인 느낌의

사람 흔적없는 세트장 같은 느낌밖에 없는 건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느니 인간도 어쩔 수 없는 무게를 지닌 성벽을 따라

성안의 횡함과

성밖의 분주함을 지켜보며 유유자적 흐느적 거리며 둘러보는 재미만한 것이 없다.



그렇게 늦은 오후시간에

시간에 구애받지 말고 느긋하게 저녁의 풍광을 즐기며

산책하듯 걸어보는 것 만큼 읍성의 그리고 성벽의 그리고 세월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방법이 어디 또 있으랴.......

 


 

그렇게 점점 더 어두워지는 시간속으로 사라져 보는 것 만큼

자신을 온전히 세월이라는 시간의 흐름속에 맡길 수 있는 방법이 또 있으랴....

 



 

그렇게 문루에 올라 지는 해를 바라보며

오늘 하루 아니 이제가지 살아 온 나만의 세월을 한번 반성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

 



성벽 넘어로 넘어가는 해를 보며

담배 한대 입에 물고

멍하니 사진기 들이대면서

그렇게 해미읍성을 어둠속에서 빠져 나왔다.

 

읍성을 빠져 나와 시장끼를 느끼면

순대국밥을 한번 드셔 보시길.....................^^

 

뭐 세월의 강을 건너 오느라 많이 들 힘들텐데

이럴때 뜨거운 순대국밥 한 그릇이면

새로운 원기가 보충되어

힘차게 구구질구질하지만

그래도 사람들의 인정이 있어서 살아볼만한

그런 삶을 힘차게 굳세게 살아 가고 살아 남을 수 있지 않을까 ?

 


 


읍성 바로 앞에 식당이 있는데

순대국밥이 맛있다.

 

내 기억으로는 다른 어느 곳 보다도 맛나게 먹은 기억이다.

후르릅 쩝쩝하면서....................헤헤헤

 

아 ! 순대 국밥의 맛에 취해

순대 사가지고 오는 것은 삼가는 것이 좋을 듯....

국밥은 맛있었는데

사가지고 와서 먹어보니

양도 적고

국밥맛과는 좀 다른

그저 그런 맛이더라......^^;;

 

국밥은 진짜로 맛났었는데......헤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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