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상태가 오락가락인데, 그래서인지 꿈도 뒤숭숭

 

어쩐 일인지, 꿈속에서 내가 처리해야할 시체가 4구가 있었다. -_-;

(그 이유는 나오지 않았던 것 같다. 다만 내가 만든 일이라는 자각은 있었다..)

내 집은 8층이었는데, 시체는 9층에도 11층에도 나눠져 있다. 다른 친구 한명도 사실을 알고 있다.

아무리 궁리해도, 한 구면 모를까 네 구나 되는 시체를 처리할 방법이 묘연해 답답해 하면서,

(토막을 내서 갖다 묻어도 네 구는 부피가 너무 커서 다른 주민들 눈에 안띄게 옮기는게 힘들고, 썩는데 시간도 오래걸리겠지라며 꽤 구체적인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나중엔 절망하고서, 말도 안된다며 이건 꿈이겠지라고 생각해봐도 꿈이 아닌걸 깨닫고, 아닌데 이게 현실일리가 없는데...를 반복하며 나락으로 떨어진다.

 

으으으음....

요즘, 잠이 든 것과 깨어있는 것의 중간 쯤에서 헤메는 일이 잦다.

꿈이라고 외쳐도 깨어나지 못하고 나니, 다신 돌아올 수 없는 낯선 곳으로 옮겨지는 것에 대해 가졌던 공포가 떠오른다. 이를테면, 어쩌다 발을 잘못딛어 다른 시공간으로 넘어갔는데, 그 세계에서 죽음도 없이 시간이 무한정 지속되면 어쩌나 하는 그런 공포. 장자의 비유 같이 이 세계가 일시적인 세계이고 오히려 넘어간 그곳이 '본래' 세계일지도 모를텐데, 이곳에서는 그런 공포 없이 살아가고 있는 건, 확실히 언젠가는 끝이 오겠다는 안도 때문인 것도 같다. 어느곳이 본래 세계인지는 그리 중요한 문제는 아닐까? 하지만 본래 세계에 대한 근거없는 믿음 때문에 공포감이 생기지는 않는다고 잘라말하기는 또 어렵지 않을까. 아예 꿈 혹 현실에서는 영속하는 시간에 대한 공포가 생기지 않고, 양편을 함께 인식하는 경계에 있을 때 깊은 무력감이 드는 걸 보면, 내가 발딛고 있는 곳이 허상일 수 있다는 빈틈이 보이는 순간 내 존재가 반투명해지고 주위 모든 것에 대한 의심과 붙잡을 것 없다는 막막함에 빠지는 것 같다. 이건 꿈/현실, 삶/죽음의 경계에만 있는 게 아니라 이 사회와 저 사회의 경계에도, 시대와 시대의 경계에도 있는 일이겠지. 어쩌면 철학이라는 건 자신을 끊임없이 이 경계에 내던지는 일일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