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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의 결혼

 오늘 우리 막내 삼촌이 결혼하신다. 우리 막내 삼촌은 내가 수능 보는 날마다 그 먼 안양까지 나를 새벽에 차를 태워 수험장에 들여보내 주신 분이다. 내가 수험생에서 벗어난 것이 얼마되지 않아서 그런지 이 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삼촌은 내가 어렸을 적부터 항상 옆에 계셨다. 사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모들과 삼촌들은 항상 나의 곁에 계셨다. 우리 가족이 외가 쪽을 더 편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게 된것같다. 내가 학교에 진학할 때에는 엿이며 떡이며 응원 전화며 어렸을 때부터 항상 나의 두번째 부모님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주신 분들이다.

 

 그래서 내가 잘될때나 열심히 공부할 때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중의 하나가 '나 잘되면 우리 이모랑 삼촌 호강시켜 드려야지. 자라면서 받은 은혜 꼭 갚아야지...'라는 생각이다.

 

어렸을 적 우리집은 작은 이모집과 가까이 살았었다. 엄마는 약국때문에 많이 바쁘셨기 때문에 학교에 돌아와서 우리 삼형제는 항상 이모집에 있었다. 방학 때 하루 종일 이모집에 있었던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오전에는 언니, 나, 동생 셋이 공부를 하고 점심을 먹고선 낮잠을 잤다. 일어나선 공부하고 만화보고. 내가 낮잠을 자다가 잠이 너무 안 와서 일어나려고 하니 작은 이모가 좀더 자라고 나를 붙잡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우리 엄마는 요리를 좀 못하시지만 큰 이모와 작은 이모는 요리를 아주 잘하신다. 어렸을 때부터 이모들이 해주는 맛난 음식들에 익숙해져서 우리 집 식탁에 맛있는 반찬이 오르면 우리 삼형제는 모두 이렇게 말한다. '이모가 반찬해 주셨어요?ㅋㅋ' 엄마가 우리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속상해 하시긴 하지만 일 때문에 살림엔 신경 못 쓰시는 엄마께 사실 우리가 무엇을 바라겠는가. 아침에 도시락 싸주시고 아침 밥 해주시는 것만두 감지덕지지.

 

 내일은 매화 구경을 간다. 어는 곳을 가든 벛꽃은 요즘 사방 천지에 많이 있지만 매화나무는 없다. 옛 시조와 가사에 많이 등장하는 것을 보면 귀하고 기품있는 꽃이라는 것에 이문이 없을 것이다. 내가 매화를 처음 본 것은 고등학교 때였다. 학교에 팔 길이 정도의 작은 매화나무가 있었는데 화단에 너무 작게 피어서 인지 기품이라든지 향기같은것은 느끼기 힘들었다.

빙자옥질. 매화의 그 청조하고 맑은 아름다움을 막연하게나마 닮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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