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한 생각...

from monologue 2009/05/25 03:55

소위 '한 국가의 수장'이라는, 한국 사회의 최고 권력자의 위치에 있었던 사람의 당혹스러운 자살 소식. "더 부정 부패한 사람들도 사는데 왜...."하며 다들 믿겨하지 않는 눈치,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수 많은 열사들의 죽음을 품고서도, 왜 이들의 죽음은 지 스스로 재수 없이 죽거나, 그저 안타까운 사고가 되어야 하는 건가 했었다. 유독 내가 목격한 열사들은 '개혁정권'이었다는 노무현 시기에 많았다는 아이러니. 그럼에도 그의 죽음이 슬프게 다가오는 이유는...

 

노무현이라는 사람, 아무런 지위도 권력도 없었던 그가 그 위치까지 올랐다는 건 얼마나 많은 타협과 거래를 해왔다는 걸까. 그런 과정들을 거치며 악몽과도 같은 '대한민국 사회'를 이끌겠다고 나선 사람, 결국 부르조아의 편에 있었고 그 편에 섰지만 부르조아들은 자기 편에 안 선다고 노발대발을 하며 탄핵까지 시켰더랬지.

 

난 그가, 지금에서야, 진보 운동을 모르는 이들 혹은 진보 운동 건너 편에 있는 사람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의 유형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 더욱 더 치열하게 두 진영들은 각축을 벌인 건 아닌가 한다는 것. 물론 지금은 후자의 분파에 눌려, 찍소리도 못 내고 있지만...탄핵 국면도, 인민전선이란 것도...생이 재가 되는 지금 같은 시점에들어서야 새로운 느낌으로 와 닿는다.

 

자리나 위치가 사람을 만든다. 고로 일개인의 죽음조차도, 그를 둘러싼 사회적 권력 관계 속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노무현의 죽음이기에 주목을 받지만, 그래서 강조되기도 하고 애써 잊혀지기도 하는 개인의 고통이 나에게는, 솔직히 느껴지는 것 같다. 영화평론가 유지나가 예술에서 가장 위대한 가치는 말 그대로 '위대한 종말'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였는데, 노무현의 죽음이 바로 그렇다고 하였다.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노무현의 죽음을 떠올리며 건배를 외치던 그녀의 모습, 다소 과장도 섞여 있다는 생각은 들지만...잊혀지지가 않는다.

 

그를 그토록 증오했으면서도

때로는 염두에 두지 않고 적으로 상정했으면서도

안타깝다. 눈물도 난다.

 

하...무언가를 주절주절 풀어야만

잠이 올 것 같은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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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25 03:55 2009/05/25 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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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것도...

from monologue 2009/01/16 01:28

며칠 째 은신 중이다.

 

내가 깊은 상처를 받은 사람인가, 그래도 사람은 사람이구나 하고서

 

생각해본다.

 

숨소리에 놀란다. 어떨 땐 숨을 쉴 수가 없어서 일어난다. 온 몸으로 열이 뿜어져 나오는가 싶더니

 

이윽고 눈과 코와 입과 열려져 있는 모든 몸의 구멍에서 물이 나온다.

 

그리고 다시 잠을 청한다.  하루 중엔 눈을 감는 시간이 제일 고통스럽다.

 

잠이 들기 위해선, 종종 웃음짓게 만드는 기억들에 천착해야만 한다.

 

저무는 가을녘, 당신과 함께 찾았던 운문사에서 마당을 쓸어보고 싶기도 하고

 

북적대는 서울 거리를 걷고 싶기도 하다.

 

눈 오는 날 얼어붙은 인사동 골목을 슬라이딩하면서

 

그리웠던 당신들과 소주 몇 잔을 기울이고프다.

 

행복했던, 그래서 마지막일 수밖에 없는 기억들,

 

주마등처럼 스쳐가면 어느 새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얼마나 더 멀리 내 아픔을 알려야만

 

이 소리없는 전쟁이 끝날 수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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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16 01:28 2009/01/16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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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두시 반,

from monologue 2009/01/16 01:17

새벽 2시 반

어제는 11시 반

자꾸 모르는 번호에게서 전화가...

전화를 걸면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술집인걸까

TV를 켜놓은 걸까

아예 없는 번호라 뜨기도 한다....

 

전화 너머의 당신은, 잊혀졌던 당신은

어쩌면 당신과 관계되었을지도 모를 어떤 문제들로

내가 심각하게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맛있는 화이트 초콜릿 케이크가 완성될 뻔한 찰나였다.

다들 맛있게 잘라 먹기만 하면 되는 거였는데...

 

망쳤다.

 

만들어놓아도 난 아무 맛을 느끼지 못한다.

아무 냄새도 맡지 못한다.

정신은 결박되어 있고, 몸은 꿈틀댄다.

 

당신의 하루, 혹은 잘못된 그리움들, 

나에게도 영향을 끼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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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16 01:17 2009/01/16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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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이 감.;

from monologue 2008/11/02 19:36

상태가 최악이다.

 

즐겁게 한 때를 보내면 늘

그에 뒤따르는 무기력과 회한이 찾아오나...

 

극복도 지겹고, 직면이나 대면이라는 말도 지겹다.

내가 대체 왜 그래야 하나.

내가 대체 왜 이래야 하나.

나는 늘 '왜'라는 것이 꼬리를 문다.

 

나에게 달려 있는 것이 너무도 많다.

여전히 어깨가 무겁다.

 

뭘까...

철 늦은 모기 떼가 괴롭히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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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02 19:36 2008/11/02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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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간 숙면

from monologue 2008/10/14 02:02

쇳가루가 귀에 들어가 염증이 나서

일찍 조퇴한 남편과 함께

이곳저곳 들르고나서

4시간 숙면을 취했다.

 

꼭 껴안고 4시간을 자고나니

오랜만에 숙면을...

 

약에 수면제가 들어 있어 나보다 더 오랜 시간을 자고도

또 자는 남편..

 

깨면 싸우고

잠들면 화해하는 일상,

 

나는 또 잠이 오지 않아

이곳저곳 서성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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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14 02:02 2008/10/14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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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에게 쓰는...

from monologue 2008/09/30 23:58

부산

누군가,

차디찬 고공에서 목을 매 숨진 어떤 열사를 생각할 것이고

누군가,

서울보다도 높은 고층 빌딩숲 사이 사이에 펼쳐진

남해바다를 상상하겠지요.

 

피곤함과 무력감과

긴장의 순간들로 하루를 채우니

저는 그저, 그런 도시의 모습이

멋져 보이기만 합니다.

 

매력적인 도시?부산에 들렀다 울산으로 오는 길은

사색에 잠기기 딱 좋은 길이지요.

 

칠흑같은 어둠이 낯설지 않은,

간혹가다 불이 켜진 오두막 같은 집들이

반가운 마을들,

문득, 그리움에 빠집니다.

 

길을 달리면 어느 새

아스팔트 멋드러지게 정리된

공업도시 울산이 나옵니다.

이제 2시간 코스로 다녀올 수 있는 여정은 한 큐에 익숙해지고  있으니,

제법 저도 이 곳 사람이 다 되었나봅니다.

 

바람에 스스스 흔들리는 나무를 보면

불빛에 비친 가지와 잎들이 참 화려해요.

꽃이 피었나 되새겨 보기도 합니다.

 

곧 잎은 지겠지만,

쌀쌀함이 아직 기분좋은,

그런 계절입니다.

 

힘들 때 힘이 되어 주어 감사하다는 말,

그리고 나 역시 당신의 힘듦을 이해하기 위해

더 가까이 다가서겠다는 말,

 

불혹의 생일이 가까이에 온

당신에게

그래도, '행복하자'는 말을

전해주고 싶습니다.

 

행복하이소~!

 

09.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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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30 23:58 2008/09/30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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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공항에서..

from monologue 2008/09/19 01:39

 

"외롭지 않니?"

"외롭지. 그러나 내 외로움도 내 것이잖아.

그렇지만 네 외로움은 네 것이 아닌 다른 사람들 것이야.

다른 사람이 만들어서 너에게 넘겨준 거야.

그것도 괜찮은 거 아냐?

중고품이긴 하지만, 외로움은 외로움이니까."

 

지독히도 외로운 일상에서 탈피할 수 있는 기회,

고향에 와서 가족을 만나는 시간,

어떨 땐 설익은 섬 사람, 

우리 여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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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19 01:39 2008/09/19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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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덕에서..

from monologue 2008/09/19 01:32

 

순이 삼촌,

저 세상에서는

마음 아파하지 말고 건강합서!

 

아프면 드러눕고,

배고프면 주워먹는 게

당연한 거 아니우꽈!

 

이데올로기의 잔혹함,

언제나 이를 견뎌야 했던 것은

무지몽매했던 대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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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19 01:32 2008/09/19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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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자르다

from monologue 2008/09/19 01:29

 

괜찮나?

나도 가끔 변신할 때가 있다고 크크

서울 올라간 김에 머리를 자르고

앗백에서 친구를 기다리며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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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19 01:29 2008/09/19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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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소와 앉은뱅이소’에 대처하는 공감의 자세



김기린 (장애여성공감 인권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비장애여성 활동가)




촛불집회에 가기 전, 사안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을 모으기 위해 간단한 세미나를 하면서 누군가 ‘미친소 싫소’라는 피켓이 몸서리치게 싫다고 말했습니다. 정신장애를 희화화하고 있는 ‘미친소’라는 말도 무섭고, 꽃을 달고 눈이 풀린 ‘미친’소의 이미지도 너무 불편하다고 말이에요.




육식동물에게 제멋대로 동물성 사료를 먹이고는 또 아파하는 소를 제멋대로 죽이고 있는 인간 자체도 무섭지만, 그런 소를 먹지 않을 권리만 요구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백프로 동의하기도 어렵다고요. 아프지 않게 건강하게 자기 생을 살아갈 소와 돼지와 닭의 권리는 누가 고민하나요.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아직도 삼겹살 냄새에 흔들리고, 육식을 멈추지 못하고 있는 우리도 반성하자는 얘기도 나왔고요. 아니, 이 모든 것은 멈출 수 없는 자본주의의 폐해가 아닌가요.




이윤추구가 전부인 시스템 안에서 먹을 것을 공장에서 찍어내면서 무엇을 더 바라냐고요. 이 끝없는 탐욕의 연쇄고리에서 한우만 예뻐하면 문제가 해결되나요. 한우를 예뻐하는 게 한우를 많이 먹어주는 거라고 생각하는 엽기적인 발상은 또 어떻구요. ‘앉은뱅이소’라는 말은 어떤가요? 선천성 골이형성부전증으로 걷지 못하는 우리 R언니와 M언니는 ‘앉은뱅이’가 아니던가요?




덕분에 앉은뱅이로 검색해 보았더니 ‘앉은뱅이 용쓴다’ , ‘앉은뱅이 앉으나마나’등의 속담이 십여 개가 나오네요. 휴우- 얼굴이 화끈거려요. 예비군복을 입고 여성과 노약자를 지켜준다는 군인아저씨들은 어떻구요. 아무리 좋은 의도에서 시작한 일이라고 할지라도, 우리는 ‘누군가의 보호’로부터 벗어나 단독자로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위해 거리에 나서는 것이 아니었던가요.




그래서 우리는 우리만의 생각을 담은 피켓을 여러장 만들었어요. - ‘미친소’는 장애편견을 강화합니다 - 보호는 통제의 또 다른 이름 - 우리는 예비군의 보호가 필요 없는 시위를 원합니다 - 육식을 멈추자, 탐욕을 멈추자 - 1%를 위한 정책을 멈추라 휠체어를 타고 수만 명이 모여 있는 거리로 나간다는 것은 비장애인이 거리 행진에 참여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용기를 필요로 하는 것 같아요.




평소에 지하철에서 모르는 타인에게 딱해서 어쩔 줄 모르는 시선과 빵, 사과 따위를 참으로 자주 받게 되는 우리인데 이날 지나가던 시민으로부터 받은 삶은 계란 한 봉지는 좀 남다르게 느껴졌어요. 거리에서 피켓을 들고 만나는 시민들의 ‘힘내세요!’ 하는 응원도 조금 달랐죠. 휠체어만 지나가면 그림된다며 마구 찍어가는 언론사 카메라는 역시 부담스러웠지만요.




어쨌든 우리는 여자들뿐이고, 육체적으로도 매우 약한 중증장애여성들이 많은 집단입니다. 사회 구조 안에서 우리의 취약성을 잘 알고 있고, 그럼에도 우리의 목소리를 끊임없이 내는 것이 우리만을 위한 일이 아니라고 믿고 있어요. 부모로부터 버림받고 보육원에서 아무 이유 없이 맞으면서 자란 언니, 학교 문턱에도 못 가보고 방송통신고등학교를 졸업한 언니, 매달 수급권으로 받는 돈을 통장에 모으는 재미로 사는 언니, 한번이라도 제대로 된 연애를 해보는 것이 소원인 언니, 걸핏하면 어린아이 취급하고 반말하는 낯선 이들과 매일같이 사투를 벌여야 하는 언니들이 모여 있는 곳입니다.




우리가 좀 더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는 ‘장애’에 대한 차별만 사라져서는 택도 없습니다. 옆 사람을 괴롭히는 문제가 내일은 나를 괴롭히게 될 것이라는 선견지명(?)을 가진 분들을 더 많이 만나고 싶습니다. 우리가 만든 피켓을 신기한 듯 보는 것이 아니라 적극 공감해 주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기도 하고요. 우리가 조금 더디고, 새로운 사람에 대한 낯가림도 심한데다, 지난한 논의와 끊임없는 문제제기로 공동행동에 누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도 조금은 있습니다.




이제와 고백하자면 장애여성공감은 연대 공포(!)를 가지고 있어요. 하지만 그래도 왠지 반차별 공동행동에 믿음이 가는 이유는 끊임없이 자신에 대한 성찰과 서로에 대한 애정을 업그레이드할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버려서인 걸까요. 집회 때 만난 우리와 같은 속도로 맞춰 걸어주던 그 깃발들의 마음을 느껴서일까요. 오래도록 서로에게 거울이 되어주고 비빌 언덕이 되어주는 연대체가 되기를 바래요. 물론 공감도 노력할게요.



http://chachacha.jinbo.net/bbs/board.php?bo_table=webzine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8/08/25 17:29 2008/08/25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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