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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생각_펌 - 2004/10/14 20:53

* 트랙백용 글은 아니었지만 뒤늦게 레니[말 3] 에 트랙백.

왠지 '아' 다르고 '어' 다른 세상을 본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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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경제학자 파레토가 제안한 80/20법칙.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어떤 놈이 부자일까?' 살펴보다가 전체중 20% 의 인간이 전체 부의 80%를 차지하고 있었다던 그 법칙.
빈익빈 부익부의 사회가 무엇인지 숫자로 가볍게 설명하는 그 법칙.



하지만 본인도 모르게 후세로 넘어오면서
이 사례 저 사례로 마구 확장되고 있는 형세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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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의 완두콩은 20%의 콩깍지에서 생산된다.
이탈리아땅의 80%는 인구의 20%가 소유하고 있다.
기업이윤의 80%는 종업원의 20%로 부터 나온다.
고객서비스문제의 80%는 고객중 20%로 부터 나온다.
의사결정의 80%는 회의시간중 20%에서 나온다.
범죄의 80%는 범죄자중 20%에 의해 저질러진다.
열심히 일하는 쥐 20%를 모아놓으면, 그중 80%는 다시 논다.
어느 이성의 20%가 반대 이성의 80%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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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처 : http://bioinfo.sarang.net/wiki/ParetoRule )

 

최근 거대한 온라인 네트워크가 그 무질서해보이는 세계에서 질서를 찾아가는 방식이 멱함수의 곡선과 일치한다는게 증명되면서, 역시나 비슷한 곡선을 자랑하는 80/20 법칙 역시 각광받고 있나보다.

 

하지만,
' 기업이윤의 80%는 종업원의 20%로 부터 나온다.
열심히 일하는 쥐 20%를 모아놓으면, 그중 80%는 다시 논다. '

이것이 무엇이다냐?

 

영업과 기획만이 돈을 번다고 생각하는 세상,
논다는 의미도 제대로 모르는 세상,
세상 모든 80%를 무의미하고 무가치한 것으로 만드는 세상,
그리하여 20%가 지배하는 세상,
그런 세상 한가운데 내가 던져져 있다.

 

뉴스를 들어도, 드라마를 봐도 20%의 삶과 문화를 홍보하고 향유하고 유도한다.
부모님도, 친구도, 동료도 20%의 삶과 문화를 이야기하고 추구한다.

 

2000년대에 노동운동을 하겠다고 껍죽대는 나에게 비춰진 자본주의의 진정 무서운 얼굴은

80%의 삶과 문화를 세상에서 지워버리는 것이다.

 

나는 80%로서, 내 삶과 문화를 정의하거나 가리킬 수 있을까?

 

예전 일본에서 근대 건축물을 보았던 때의 역설적인 감정이 떠오른다.
일제식민지와 6.25전쟁으로 인해 대한민국이 무엇을 잃었는지 깨달았을 때의 그 비참함.
인간의 삶과 문화를 깨끗이 지워주는 더러운 그 무엇들.


뭐지 뭐지(O_O)? 지금 전쟁중이었던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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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14 20:53 2004/10/14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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