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1/10'에 해당되는 글 1건
보육 | 노조 | 이야기 - 2004/11/10 00:11

아는 후배는 A 어린이집 교사.
A 어린이집은 A 노조가 사측과 단체협상 결과 얻어낸 소중한 성과중 하나이다.
노동자의 복리후생 증진을 위한 직장보육시설.



직장보육시설, 바라보기

 

직장보육시설은 주로 여건 좋은 회사에서 복지차원으로 행하고 재정지원도 담보되는 경우가 많아,
다른 보육시설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육환경이 좋은 편이다.

또한 직장환경에 맞춘 보육서비스 제공도 가능할터이니 노동자입장에서는 일반 보육시설보다 엄청나게 구미가 당길 거다.


특히 맞벌이 부부의 최대 탁아 난제는 근무시간의 유동성과 보육시설과의 거리일텐데,
시간 또는 거리 조건이 맞지 않아

여건 좋은 국공립시설이 있어도 못보내는 부모도 꽤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장보육시설이라면 직장의 특성에 맞춰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당연할텐데,
예를 들어 3교대하는 병원 간호사라면 어린이집 역시 시스템을 3교대로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좋은 취지로 만들어진 보육시설이지만, 그 안에서 일하는 보육노동자들에게는 좀 버거운 시스템이기도 하다.
이상하게도 보육은 가끔 왕따라는 느낌이 들때도 있는데,
회사가 만들든 노조가 만들든 개인이든 정부든(국민이겠지)간에
그 시설안의 노동자에 대해 바라보는 시선과 고민이 박하다싶다.

 

하루 8시간 일한 당신이 회사안에 붙어있는 어린이집에서 당신의 아이를 데려가는데 걸리는 시간이 단 1분이라도,
당신이 아이를 데려간후 바로 어린이집 문을 닫고 모두 퇴근한다하더라도,
어린이집 노동자들의 근무시간은 '8시간 + 1분'의 계산이 나온다.
그리고 물론 보육시설 노동자들의 '일'에는 아이들 귀가지도뿐 아니라 부모와의 대화, 귀가후 청소, 장부/물품 정리, 내일을 위한 교육/보육 준비 +@ 역시 포함된다.

 

분명 당신이 8시간을 근무한다면, 혹시나 당연한듯 야근을 밥먹듯 하고 있다면,
그러한 때에라도 당신의 아이는 안전하게 보호받고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
동시에 보육노동자 역시 당신이 원하는 하루 8시간 근무 쟁취의 권리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보육노동자들의 8시간 근무 쟁취, 교대제 근무 쟁취를 위한 함성은 평생 그칠 날이 없을 거다.

 

 

정규직화, 동일임금 동일노동(환경/시간)의 매력

 

누군가에게서 들었는데 항상 자신이 별볼일 없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특징중 하나가
"그래도 옆 직장 사람들보다 여기 대우가 훨씬 좋아!"란다.

 

A어린이집 교사인 후배가  말한다.
"그래도 여긴 민간시설보다 훨씬 좋아요."
에휴, 그래 안다, 알아.

 

오늘 발전노조 이야기를 듣다가 거기엔 보통 정규직보다 임금을 더 많이 받는 비정규직들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에도 있긴 있구나...)
실제 이들의 정규직화를 놓고 노조에서 투쟁을 전개해도 걔중엔 반대하는 세력도 만만치 않다는데, 2년마다 재고용 갱신의 불편함을 감수하고도 (상대적인) 고임금이 좋나보다.
그리고 자세히는 모릊만 이러저러한 유착등으로 인한 해고 위험률 저하도 영향이 있는듯 하고...

 

보육이 워낙 저임금, 고노동강도라서 하는 말... 이기도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정규직화를 통한 고용안정성 확보와 동일 노동조건 확보는 올바른 길 아닐까?

앞으로 세워질 많은 직장보육시설에서 정규직과 동일한 노동조건의 쟁취 요구를 절대 빼먹지 못할 것 같다.

 

혹시 주변에 어린이집이나 놀이방이 보이면, 들여다보면서 저 사람들의 근무시간과 노동의 강도를 잠시 상상해주시라.

해답으로 가는 길의 출발은 그곳이 시작 아닐까?

보육노동자를 바라보는 당신의 시선 변화가 8만 보육인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4/11/10 00:11 2004/11/10 00:11
TAG